불온서적

ALL 비환상 문학 (33) 만년설(說) (1)
비환상 문학 11 랠리 씀

Donawhale - 비오는 밤

비환상 문학
11
















  46. 서로 다른 우리가 만나



  지친 일과의 끝을 누군가가 맞아준다는 것은 낯설다. 오래 자취를 해온 내게 익숙한 것은 불 꺼진 집,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아 차가운 공기 같은 거였으니까. 한 번도 누군가가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 없다. 그래서 나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그 애의 모습에 몸이 바짝 굳어버렸다.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게 이런 걸까.

  몇 년 전, 일찍 장가간 친구 녀석의 총각파티에서 우리의 대화주제는 ‘결혼’이었다. 나는 그걸 딴 나라 이야기처럼 듣고 있었는데, 친구 하나가 대뜸 몇 살에 결혼하고 싶으냐고 묻는 바람에 화들짝 놀랐다. 내가 단 한 번도 결혼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단 사실을 그제야 깨달은 거다. 나는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하는 것이라고 배웠으므로.

  우리 지민이 여자 친구도 못 사귀고 그래서 언제 장가갈래.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그러는 바람에 나는 처음으로 내 미래에 대해 고민했다. 그때 결론지은 건 하나다. ‘나는 결혼을 할 수 없다.’ 그런 결론을 내린 게 고작 스물세 살 때였다.

  그때쯤부터 나는 혼자 살면서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연습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금세 혼자에 익숙해졌다. 그런 삶에 의문을 가져본 적도, 후회를 해본 적도 없다. 나는 늘 잔잔함을 동경했고 별 다른 결핍 없이 살고 있다고 자부했으니까. 그렇기에 지금 내 앞에 펼쳐지는 이 상황들이 낯설다. 내 공간에서 내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누군가의 존재라는 게.

  싱크대 앞에 있던 그 애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나를 돌아본다.

  “왔어요?”

  나는 현관에 가만히 서 있었다. 온기가 도는 집, 불이 켜진 식탁, 풍겨오는 맛있는 음식 냄새. 이 장면들이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애가 내게 쪼르르 달려와 포옹한다. 나는 여전히 선 채로 전정국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나는 조금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내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그 애의 모습이 너무 좋아서. 혹시 이게 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 애의 손에 이끌려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섰다. 이곳저곳 청소한 흔적이 보인다. 내가 학교에 가 있을 동안 쓸고 닦은 모양이다. 소파 위에 가지런히 정리된 인형들, 그리고 베란다의 빨랫줄에서부터 나는 향긋한 섬유유연제 향, 침대 위에 가지런히 개어져 있는 이불. 나는 옷을 갈아입으며 화장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본다. 묘한 표정이다.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 그건 무슨 표정이야. 누가 이렇게 물어온다면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빨리 와서 앉아요. 밥 먹자.”

  전정국이 내 방에 들어와 나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목덜미에 숨이 닿는다. 외로움에 익숙할 것처럼 보였던 그는, 사실 애정에 목마른 어린 소년일 뿐이다. 늘 품을 그리워하며 살갗이 닿기를 원한다. 그건 그 애가 육체적인 접촉을 갈망할 나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본 적 없는 그 애의 할아버지를 떠올려 본다. 분명히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을 테다. 정국이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는 그런 분이었을 것이다.

  식탁 위에는 밥이 차려져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계란 찜, 감자볶음, 콩나물 무침, 김치찌개.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그런대로 군침 도는 밥상이었다.

  “정국이 요리 잘 하는구나?”
  “잘하는 건 아니고 그럭저럭 먹을 만큼은 돼요.”

  그 애가 숟가락으로 밥을 한가득 퍼서 입에 넣는다. 나는 물끄러미 그걸 구경한다. 오물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나는 그 애에게 묻고 싶은 말이 많다. 정국아 오늘 하루 어땠어? 선생님 없을 동안 뭐했어? 빈 집에서 혼자 심심했겠다. 밥은 잘 챙겨 먹었니…. 그러나 묻는 것 대신 그 애가 차려주는 밥을 맛있게 먹는 것을 택한다.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왠지 신나 보이는 그 애의 표정이 다 알려주고 있으니까.

  내가 그렇게나 좋다고. 학교에 가지 못해도, 내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애의 그런 투명함이 내 잔잔하던 수면에 또다시 파장을 만든다.

  “선생님 출근하는 거 보니까 기분 되게 이상하더라.”
  “…….”
  “사실 아침에 깼는데 자는 척했어요.”
  “…왜?”
  “나 깨 있으면 선생님 학교 못갈 것 같아서.”

  너를 두고 혼자 나가려니 발이 안 떨어지긴 했다. 내가 왜 그러는지 너도 아는 모양이다. 스무 살의 전정국은 눈치가 빠르고 생각이 많다.

  “근데 왜 얘기하는 거냐면,”
  
  동그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본다.

  “이제 자는 척 안 하고 모닝키스 해주려고.”

  그러더니 콧잔등에 주름을 만들며 웃고는 다시 계란찜을 떠먹는다. 안도감이 든다. 내가 그 애를 좋아하는 게 다행이라서. 그 애도 나를 좋아한다는 게 다행이라서. 외로움에 익숙한 나와 익숙하지 않은 네가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서.




  
  47. 이 밤



  우리는 거실에 이불을 깔고 TV를 켰다. IPTV에 있는 최신 영화 칸을 뒤적거리다가 평점 좋은 것 하나를 골라낸다. 사실 영화 내용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불을 꺼 캄캄한 거실에 TV빛만 온전하다. 우리는 이불 위에 모로 누웠다. 그 애가 팔을 뻗어 내게 내밀었고, 나는 그 애의 단단한 팔을 베개 삼아 머리를 댔다. 따뜻한 가슴팍이 등 뒤에서 느껴진다. 내 몸을 뒤에서 폭 끌어안는 바람에 심장소리가 쿵쿵 들렸다. 밤 새 키스했으면서, 함께 누워 백허그를 하는 것만으로도 맥이 빨리 뛰는 게 제법 귀엽다.  
  
  “영화 보다가 잠들면 어쩌지.”
  “내가 안아서 데리고 들어가면 돼요.”
  “힘이 그렇게 세?”
  “당연하지.”

  나 스무 살이잖아요. 그 애가 내 귀에 속삭인다. 따뜻한 입김이 닿으니 몸 어딘가가 또 찌릿찌릿하다. 나는 점잖은 척을 해야 한다.

  “좋겠다. 스무 살이라서.”
  “쌤은 지금도 스무 살 같아요.”
  “위로가 안 돼.”
  “진짠데. 너무 귀엽고 예쁜데.”

  그 애가 팔로 내 배를 감싸 안는다. 그리고는 손바닥으로 내 배를 살살 만진다. 맨살을 만지는 게 아님에도, 나는 그 조심스러운 손길에 긴장해서 침을 꿀꺽 삼켰다. 자꾸만 내 목을 간지럽히는 콧바람 때문에 등줄기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왜 자꾸 만져.”
  “만지면 안 돼?”

  겨우 꺼낸 내 목소리에 당당하게 되물어 온다.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사랑하면 원래 만지고 싶은 거예요. 그것도 모르나.”

  하루하루 발견해가는 그 애의 모습이 재미있다. 어린 애 같았다가, 어른 같았다가, 수줍은 소년이었다가, 능청스러운 남자이기도 한 전정국. 문득 궁금해진다. 너에게도 나는 하루하루 재미있는 사람일 수 있을까. 나처럼 재미없는 사람도 너를 웃게 해줄 수 있을까.

  

  화면에 재생되고 있는 영화는 로맨스 장르였다. 시시콜콜한 남녀의 연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애정에 서툰 나는 당최 공감이 가지 않는다. 나를 상대로 첫사랑을 하고 있는 너도 집중이 되지 않는지, 너의 손가락이 내 입술을 매만진다. 나는 가만히 TV에 시선을 던진 채로 내 아랫입술을 만지작거리며 가지고 노는 손길을 느낀다. 나를 만지는 너의 손에 자꾸만 힘이 들어간다.  

  “영화 재밌어요?”
  “……아니.”
  “그만 볼까?”

  그 애가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내 몸을 잡아 돌린다. 나는 순식간에 그 애를 마주보고 누웠다. 그 애가 다시 손을 올려 내 아랫입술을 만지작거린다. 손끝으로 겉 입술을 문지르다가 입을 조금 벌려 입술 안쪽의 촉촉한 살에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나는 영화를 등진 채로, 날 만지는 네 얼굴을 구경한다. 네 눈동자에 TV화면이 비추어져서 별을 박은 것처럼 반짝인다. 네 표정은 마치, 뭔가에 홀린 사람 같다. 그 대상이 나라는 게 짜릿하다.

  “…….”
  “…….”

  네가 천천히 엄지손가락을 내 입 안에 밀어 넣는다. 입술을 살짝 짓누르고 들어온 엄지 끝이 닫혀있는 내 치아에 닿는다. 나는 눈을 들어 너를 보았다. 네 눈동자가 흔들린다. 잠깐의 고민 끝에 살짝 입을 벌렸다. 그러자 너의 손가락이 차근차근 내 입 안을 점령해온다. 나도 모르게 혀로 너의 손가락을 막아섰다. 혀끝에서 짭짤한 맛이 느껴진다. 네가 엄지로 내 혀를 조심스럽게 쓸어내린다. 당황스러움에 얼굴이 터질 것 같다. 그런데도 피할 수가 없다. 내게 똑바로 눈을 맞춘 채 손가락을 넣는 네가, 나는…….

  “싫어요?”

  네가 속삭인다. 나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 거실 벽이 TV에서 나오는 빛으로 일렁인다. 번쩍 번쩍. 화면이 바뀔 때마다 움직이는 빛 때문에 네 얼굴에도 그늘이 생겼다가, 다시 밝아졌다가, 자꾸만 변한다. 나는 너의 충동적인 행동을 거부하지 못한다. 그건 나도 역시 너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막고 있던 혀에 힘이 풀리자 순식간에 너의 손가락이 쑤욱 들어왔다. 나는 이게 어떤 행위를 연상시키고 있는 건지 알고 있기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고민했다. 네가 손가락을 조금 움직이며 내 혀를 찾아 따라다닌다. 나는 벌리고 있는 입술을 조금 다물어 너의 손가락을 물었다. 그러자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너의 목울대가 출렁인다. 대담하게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긴장을 많이 한 모양이다.

  내가 용기내서 네 엄지를 머금은 입술을 움직여가며 조심스레 빨았다. 네가 나를 삼켜버릴 듯이 눈을 맞춰온다. 입안에 들어와 있는 반질반질한 손톱을 혀로 살살 문지르며 핥았다. 내가 입술을 움직여 네 손가락을 깊숙이 빨았다가, 손끝까지 뱉어냈다가, 그렇게 서너 번을 반복했다. 네 입에서 하…. 하고 탄성이 터진다.  

  입 안에 깊게 들어온 손가락을 조금 힘 있게 빨아들였다. 내 맘과는 다르게 춥. 쭈웁. 손가락을 빠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렸다. 나는 이 행위에서 다른 것을 떠올렸다. 눈을 살포시 감았다. 내 입 안에 들어와 있는 손가락이 다른 것이라고 상상한다. 내가 그걸 물고 정성스레 핥아 올리는 거다. 그럼 네 입에서 처음 들어보는 신음이 터지고, 나는 더 힘 있게 너를 탐하고.


  “미치겠네….”
  “…….”
  “왜, 왜 거부 안 해요.”

  네가 손가락을 빼내고 내게 묻는다. 너는 고작 이런 걸 가지고 겁을 낸다. 나는 사실 너와 더한 것도 할 수 있는데.

  “좋으니까, 정국이가.”
  
  내 말에 네 눈이 금방 촉촉해진다. 어쩌면 네가 나보다 눈물이 많을지도 모른다.

  입을 맞춰온다. 네가 내 허리를 끌어안으며 혀를 깊게 밀어 넣는다. 나는 축축하고 뜨거운 감촉을 음미하며 네게 맞추어 나간다. 너는 당장 혀가 닿지 않으면 숨이 멎어버릴 것처럼 다급하게 군다. 너의 오똑한 코끝이 내게 마구 비벼진다. 우리의 맞닿은 몸에는 흥분이 가득 젖어있다. 네가 다리를 들어 내 몸 위에 올리더니 자연스럽게 내 몸 위에 올라탔다. 서로의 몸이 한 치의 공간도 없이 맞닿아 있기에 신체 변화를 알고 있음에도 굳이 아는 체하지 않는다. 눈을 감고 내게 쏟아져 내리듯 키스하는 너를 감상하며 편안하게 눈을 감는다.

  우리는 숨 쉴 틈도 없이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영화의 러닝 타임이 다 끝날 때까지.
  




  48. 관계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이번 주는 야자 감독을 하지 않아서 퇴근이 빠르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애를 밤늦게까지 혼자 집에 남겨둘 생각을 하면 까마득하다. 전정국은 나보다 훨씬 건장한 스무 살이지만, 가끔은 물가에 내놓은 아들 같단 생각을 한다. 그 애가 크고 작은 사고를 치거나 덜렁대는 편이 아닌데도 그랬다. 사랑을 하면 다 이런 것일까.

  퇴근 후 소파에 나란히 앉아 TV를 보다가 문득 창문을 때리는 빗소리가 들렸다. 그 애는 대뜸 파전이 먹고 싶다고 했다.

  “파전 좋아해?”
  “오징어 듬뿍 들어간 거요.”

  그 애와 함께 여가를 보내다 보니 조금씩 새로운 것에 관심이 생기곤 했다. 예를 들면 저녁에 그 애를 따라 맥주를 마시는 일이나, 밤 9시가 넘으면 야식을 찾는 것 말이다. 나는 먹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 편인데, 그 애는 먹성이 좋았다. 그러다 보니 함께 먹는 일이 잦았다. 내가 진짜 잘 먹는다고 칭찬을 하면, 그 애는 쩝쩝 먹으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키 더 클 거라서요, 하고.

  우리는 폐점 시간 직전에 마트로 향했다. 그 애가 자연스럽게 카트를 밀었다. 마트에 가족이 아닌 누군가와 함께 와본 적은 처음이었다. 항상 내 몫이던 카트를 넘기고 나니 손이 허전했다. 후드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마트를 어슬렁 걸어다녔다. 그러다가 멈춰 서서 식재료를 고르면, 그 애는 내 옆에 딱 붙어서 아무 말 없이 기다려준다. 나는 별 차이도 안 나는 버섯을 고르면서도 그 애에게 두 개를 다 들어 보이며 허락을 맡았다. 나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부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았으니까.

  “무슨 반찬 해줄까요?”
  “해주기는. 내가 할 거야.”
  “뭐야. 내가 밥 맨날 차려줄 거예요.”

  우리는 쓸데없는 실랑이를 한다.

  그 애는 신중한 표정으로 채소를 골라 카트에 담는다. 나는 그 어른스러움을 보는 게 좋아서 자꾸만 그 애를 힐끔거렸다. 까만 후드티를 뒤집어 쓴 그 애는 딱 자기 나이 같은 모습으로 마트를 구석구석 헤집고 돌아다녔다. 과자 코너에서는 심각한 표정으로 봉지를 들여다보며 고르는데, 그 모습이 웃겨서 나는 하마터면 귀를 붙잡고 입술 도장을 찍을 뻔했다. 전정국에게는 어른과 아이의 모습이 공존한다.

  폐점 시간 20분 전 쯤 되니 마트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생필품 진열장이 쭉 들어서있는 코너에 오자 그 애가 자동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러더니 슬쩍 내 허리에 손을 두른다. 내가 놀라 빠르게 주위를 훑어보니, 내 귀에다가 입술을 바짝 붙이고 속삭인다.

  “사람 없으니까 왠지 설레요.”
  “이런 스릴을… 즐기지는 말자.”
  “옙.”

  그 애가 장난스럽게 대답하며 미련 없이 떨어져나간다. 나는 그런 전정국이 웃겨서 킥킥댔다. 나는 말과는 다르게 그 애의 옆에 바짝 붙어 섰다. 어깨가 닿을 만큼 가깝게 선 채로 카트를 함께 밀었다. 손잡이를 잡은 그 애의 손 위로 내 손을 슬쩍 겹쳤다. 그러자 그 애가 나를 힐끔 보며 웃는다.

  “이런 스릴은 괜찮아요?”
  “응.”
  “참고할게요.”

  문 닫기 직전이라 가격이 50%나 내려간 스티커를 잔뜩 붙이고 있는 즉석 음식들을 주워 담았다. 쌤 이거 다 먹을 수 있어요? 하고 걱정스레 내게 묻는다. 아니, 이거 너 먹으라고. 내 대답에 그 애가 묘한 표정을 짓는다.

  “쌤 나 키워서 잡아먹으려고 그러지.”
  “더 클 게 남기는 했어?”
  “그럼요. 빨리 잡아먹히고 싶다.”

  나는 그 말에서 혼자 다른 뜻을 찾아내고는 얼굴을 붉혔다. 약간…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



  그 애가 쪼르르 맥주 코너로 달려가 맥주 캔 한 팩을 들고 온다. 어느새 카트 안에 물건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오징어 파전을 만들려다가 살림살이를 다 장만한 셈이다. 계산대 위에 끝없이 올라가는 물건과 함께 금액도 계속 치솟았다. 15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보고 지갑을 꺼내려는데, 그 애가 갑자기 제 주머니에서 지갑을 뒤적거렸다. 내가 놀라서 얼른 점원에게 내 카드를 넘겼다.

  “뭐야. 내가 낼 거예요.”
  “됐어. 엄청 많이 나왔으니까 다음에 간단하게 장 볼 때 내.”
  “…….”  

  그 애가 순식간에 입을 꾹 다문다. 나는 정신없이 바코드를 찍은 물건들을 비닐 봉투 안에 담았다. 전정국은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후드 티 앞주머니 안에 손을 찔러넣은 채 가만히 바라본다. 계산을 끝내고 카드와 영수증을 받아든 나는 비닐 봉투 두 개를 내려다보았다. 그 애는 그걸 들어주지 않고 휙 돌아서 걸어간다.

  “…?”

  나는 무거운 봉투 두 개를 낑낑거리며 들고는 그 뒤를 따랐다.

  “정국아!”

  내가 억지로 봉투를 질질 끌고 뒤를 쫓아가자, 발을 쿵쿵거리며 걷던 그 애가 별안간 걸음을 멈추더니 내 손에 들려 있는 봉투 두 개를 단숨에 빼앗아 간다. 그리곤 다시 주차장을 향해 걷는다.

  “하나 줘. 선생님이 들게.”
  “됐어요.”
  “왜 그래?”

  굳은 표정이 신경 쓰여 그 애의 팔을 붙잡았다. 전정국이 걷다 말고 멈춰서 나를 돌아본다. 그리곤 화난 표정으로 내 앞에서 한숨을 푹 쉰다.

  “나 선생님 제자예요?”
  “…그럼 아니야?”
  “그 뜻이 아니잖아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

  내 대답에 그 애가 비닐봉투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내 양 팔을 잡는다. 그리고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 밀며 다시 한번 묻는다.

  “제자예요? 남자예요?”

  나는 그제야 그 뜻을 알아듣는다.

  “남자.”
  “그럼 자존심 좀 세워줘요.”
  “…….”
  “나도 남자라고. 막 다 해주고 싶고 그런데.”

  아…. 내가 계산을 한 것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한 것 같다. 엄청 많이 나왔으니까 다음에 간단하게 장 볼 때 내. 이 말이 자존심을 건드렸을 수도 있다. 내 나름대로는, 여덟 살 어린 그 애와의 관계에서의 내 몫을 한 것뿐이었다. 그게 그 애에게는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건 생각지 못했다. 역시 연애라는 건… 어렵다.

  “어린 애 아니에요.”

  단단한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으응. 미안해. 선생님이 실수했어.”
  “…근데 바로 풀렸어. 쌤이 사과해서.”

  그 애가 내 뺨에 자기 뺨을 가져다 대고는 귓불에 입을 맞춘다. 나는 방금 사랑싸움을 한 건가 싶어 얼떨떨했다. 이런 싸움이라면 열 번도 더 해도 될 것 같다는 요상한 생각도 든다.



  야외에 있는 주차장을 가기 위해 문 앞에 섰다. 아직도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달랑달랑 들고 다니던 우산을 폈다. 그때 누군가가 날 부르는 소리가 났다.

  “어? 문학 쌤.”

  낯이 익는 녀석이다. 옆 반이었던가 옆옆 반이었던가. 확실히 내가 가르치는 아이였다. 내가 얼떨결에 어… 안녕. 하고 인사하자 그 녀석이 옆에 있던 엄마를 쿡 찌르며 말한다. 엄마, 우리 문학 쌤이야.

  “아… 안녕하세요.”

  나는 당황해서 매무새를 추스르며 꾸벅 인사했다. 어색한 인사말이 오갔다. 내가 전정국의 존재에 대해 상기시킬 때쯤, 녀석이 내 뒤에 있던 그 애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 저 형은…”

  그러더니 좋지 않은 표정으로 말끝을 늘였다. 나는 그 애를 돌아보았다. 전정국이 멀뚱히 선 채로 나와 그들을 번갈아 가며 본다. 앞에 있는 녀석이 전정국의 얼굴을 보고는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순간 판단이 잘 안 됐다. 당황스러움에 눈동자를 굴리며 아무렇게나 나오는 말을 뱉었다.

  “어어, 그… 정국이는….”
  
  왜 이 시간에 함께 있냐는 의심을 받으면 어쩌지. 나는 괜히 찔리는 마음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식은땀이 흐른다. 밤 11시가 다 되는 시간에 우리 반 애, 그것도 정학 상태인 아이와 함께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내가 뭐라고 변명할 수 있을까.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간다. 복잡하다.

  “그럼 가볼게요 쌤.”

  그때 갑자기 전정국이 내게 비닐봉투 하나를 넘겨주며 말한다. 표정이 어둡다.

  “반가웠어요.”
  “…….”
  “가까이 사니까 이런 데서 다 마주치고.”

  그 애가 내게 연기를 하며 꾸벅 인사를 하곤 뒤돌아서 마트 문을 나간다. 아직 밖에는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그 애는 후드를 뒤집어 쓴 채로 우산도 없이 빗속을 뛰어갔다.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그 애의 뒷모습을 보고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우리가 함께 타고 온 차가 저기 있는데 비를 맞으며 밖엘 뛰쳐나간 그 애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됐잖아.

  “아 문학 쌤 진짜 힘드시겠다. 저런 형이랑 가까이 살면 막 슈퍼 같은 데서도 마주칠 거 아니에요.”

  그러더니 그 녀석이 제 엄마에게 전정국에 대해 설명한다. 아까 그 형, 쫌 그런 형이거든. 유급 당했는데 이번에 정학도 먹었어. 사고 쳐서. 문학 쌤 네 반이야. 그러자 그 애의 엄마가 심각한 표정으로 그 얘길 듣고는 내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낸다.

  “선생님께서 힘드시겠네요.”
  “뭐… 아닙니다. 별로 힘들진 않아요.”

  그들이 무례하게 나를 격려한다. 나는 속이 끓어오르려는 것을 꾹 눌러 참는다. 나는 그들과 인사치레로 몇 마디를 더 나눈다. 그리고 무사히 그들과 헤어졌다. 심장이 요동쳤다. 나는 마트 밖으로 나서지 못한 채 덩그러니 문 앞에 서있었다. 빗줄기가 거세다. 넌 어디에 갔을까. 왜 도망치듯 달려갔을까.

  전화를 걸었다. 한참 통화음이 가더니 그 애가 전화를 받았다.

  “정국아, 어디야?”
  
  그러자 내 차 앞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나는 우산을 쓰고 헐레벌떡 차로 달려갔다. 그 애가 운전석 옆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마트 비닐 봉투를 가슴팍에 끌어안고, 뒤집어 쓴 후드는 흠뻑 젖은 채로 말이다.

  “왜 갔어. 그냥 있지. 비 오는데….”
  “쌤 곤란할까 봐.”
  “아니야.”
  “당황한 거 다 봤어요.”

  그 애가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그리곤 내 우산 속으로 들어온다.

  “나랑 가까운 거 알려지면 쌤만 손해잖아.”
  “손해라니….”
  “나 별 볼 일 없잖아요. 소문도 안 좋고.”
  “그런 말 하지 마.”
  “난 잃을 게 없는데, 쌤은 많고.”

  전정국이 웃는다. 그 뒤에 슬픔이 가득 담겨있다. 나는 내게 연기하며 인사하던 그 순간의 그 애 표정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모르겠다. 떠오르지 않는다. 그 순간 내가 너무 당황을 해선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당황한 내 모습을 보고 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엇이 우릴 이렇게 주춤거리게 만드는 걸까.

  “정국아, 미안해.”

  나는 결국 그 애에게 또 사과한다.

  잃을 게 많아서 미안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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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모모  | 180304   
비밀댓글입니다
bee  | 180304  삭제
감사해요! 넘 기다렸던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완전 천천히 꼼꼼하게 읽었어요. 사랑해요 랠리님
레몬향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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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망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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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Rang Lee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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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yot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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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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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백  | 180304   
랠리님 기다리고있습니다...얼른 다음편을 주세요...정확히 말하면 네모난포장재가 뜯기는 다음편을 주세요..ㅠ
해달지구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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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게께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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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환상국민  | 180304  삭제
항상 글을 읽기 전이면 전 편, 전 전 편부터 다시 읽고 와서 글 속 인물들의 입장에 빠져들어요. 비환상문학을 읽다보면 내리는 빗방울, 서로 마주보는 시선 속의 눈빛, 긴박감, 망설이는 감정 등등이 제가 직접 겪고 있는 것 만큼이나 생생하게 그려져요. 이런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인 것 같아요. 랠리 님 감사합니다ㅠㅠ 글 써주셔서... 너무나 즐겁고, 먹먹하게 읽고 있어요.
사랑해요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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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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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님스톸어  | 180304  삭제
오늘도 감사합니다 랠리쌤ㅜㅜ
숑슝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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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아미안해  | 180304  삭제
하윽..비문 너무 사랑해요 진짜..정말정말 좋아해여...
망글망글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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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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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304  삭제
감사합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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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짐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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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쟉뽀쟉  | 180304   
우선 잘 읽었어요 랠리님!!! 이번 편 너무 달콤하네요. 랠리님 글은 항상 느끼지만 약간 랠리님이 숟가락으로 설탕 10292929스푼을 제 입에 떠먹여주시는 기분입니다..너무 좋아서 미치겠어요!!!!! 지민이가 정국이 손가락 빠는 장면 보는데 없는 그것(?)이 서는 것 같아 몇 번을 다시 봤답니다..^^ 마지막이 슬프게 끝나서 이런 질문은 좀 망설여지지만 네모난 박스가 쓰이는 12편을 기대하며 잠에 들겠습니다♡ 랠리님 충성충성7
뚠구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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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zo97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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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mvm2244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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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오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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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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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a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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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0그릇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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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삼색아람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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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0704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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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버려  | 180304  삭제
안녕하세요 팽이가 되어버린 새럼입니다. 돌아버렸거든요.
선생님 사랑해요. 저 약간 ... 심각한 상태인 것같아요.
내리 혐생치여 썩은 얼굴이다가 비환상문학 업데이트 되는 날엔 장마뒤에 뜨는 햇살같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곤 합니다.
저의 미소지킴이 이십니다.
사랑해요... ㄴ ㅔ모난 ㅍ ㅗ 장 ㅈ ㅐ... 그 속으 ㅣ... ㅆ ㅓ클... 이 등장한다면 잇몸미소가 만개할 것같지만, 랠리님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주시던 온몸으로 박수칠 준비가 되어있어요.
hyejung1013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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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esoosoo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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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망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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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찌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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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성랠성  | 180304   
오케이...........비록 네모난 포장재는 없지만 너무 애틋하고 몰입잘돼고 고냥 대박 개쩔구.... 사실 관계라는 제목에서 좀 설레긴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랠리님 사랑하고 응원해요 너무 업로드에 부담 갖지 마시구요ㅜㅜㅜㅜ화이팅!!!!!!
Hola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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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구니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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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티1013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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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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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야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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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님사랑해요  | 180304  삭제
사랑합니다. 언제나ㅜㅠ랠리님 사랑해여어ㅓ
하니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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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밍  | 1803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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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트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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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ther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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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오카모  | 180304  삭제
흑ㄱ흑 랠리 센세 사랑합니다‥ㅠ
빵야  | 180304  삭제
이번에도 잘 보고 갑니다. 너무 설레요 랠리님,,
maio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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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키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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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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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  | 180304   
울고싶어요 진짜 너무너무 좋아해요 랠리님 그리고 비환상 문학도 정말 사랑해요...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다가도 가슴이 콕콕 쑤시네요...
콩삼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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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3  | 180304  삭제
랠리님덕에 요즘 심장이 간질간질합니다ㅠㅠㅠㅠㅠㅠ
다음편 기다리구있을게요!!!!
구너구너  |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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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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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밍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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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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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  | 180305   
ㅜㅜ진짜 랠리님 내가 많이 사랑해요
몽교  | 1803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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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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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김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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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내일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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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달  | 180305   
랠리님의 글은 저에게는 극장에서 상영하는 어떤 영화들 보다 유명 배우들이 나오는 시청률 잘 나오는 드라마들보다도 더 재밌고 달달하고 설레고 짜릿하고 감동적이고 눈물짓게 해요... 이런 제 마음 아실려나요 사랑합니다ㅠㅠ
life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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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tle  | 18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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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3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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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84  | 18030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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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  | 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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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침침  | 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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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  | 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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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굴  | 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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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 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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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307  삭제
랠리님 감사합니다.. 시선때문에 복잡한 제마음이 한번더 떠올랐어요..ㅠㅠ 관계에 있어 너무 힘든 순간들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차분하고 애틋한 분위기에 항상 흠뻑 젖어가요..좋은글
감사합니다~
빵꾸님  | 180308   
랠리님.. 한껏 위로되는 이글을 읽고나니 오히려 랠린님께 더 미안민음이 생기네요. 이런좋은 연성을 주ㅅ1는 분께 누가 돌을 던지는건지ㅜ
응답하라국민  | 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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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 180312  삭제
이제서야 정주행한 저는 바보예요 바보 ㅠㅠ 랠리 님 진짜 넘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여러모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쪼금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구 ㅠㅠ 사랑해요
니니냐냐뉴뉴  | 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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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룽  | 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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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지구  | 18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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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린아  | 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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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  | 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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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미  | 18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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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보라짐  | 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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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랑찜  | 18031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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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쿠키  | 1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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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쭈  | 180314  삭제
감사합니다ㅜㅜㅜ감사해여ㅜㅜㅜ
도르래햅번  | 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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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3  | 1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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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랑침침  | 1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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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 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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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okky  | 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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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원  | 18042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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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 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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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신  | 1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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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 18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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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나뮤  | 180507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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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 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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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림  | 180513   
잠시만요...아 진짜 비맞고 뛰어가는 정국이모습보고 지민이는 어떤생각을 했을지 ㅠㅠㅠㅠ
향수  | 1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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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놀라  | 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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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앗  | 1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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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미트  | 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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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미니밍  | 1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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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 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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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  | 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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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  | 180709   
아...정국이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 아려요ㅠㅠ
secondbite  | 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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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0719  삭제
아 재밌다 자야되는데...
프링  | 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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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랑랑  | 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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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00  | 1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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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  | 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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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기  | 180902  삭제
잃을 게 많아서 미안하다는데... 거기에 빗소리까지ㅜ 아흑 랠리님 감사합니다♡♡♡♡♡
cherryb_jm  | 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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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  | 1809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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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후메이쥬  | 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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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 18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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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꾸티  | 1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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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마트  | 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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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  | 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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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쟈  | 1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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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 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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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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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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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뛰찜인  | 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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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 1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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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이  | 181207  삭제
ㅜㅜ마트간대서 불안불안했어요ㅜ근데 마주쳤그나..어차피 겪어안할 일들이니..그래도 정국이 비맞고 도망치듯 가는장면이 맴찢이에요ㅜ
김민영  | 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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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화  | 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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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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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원  | 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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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영원하다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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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19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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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짐  | 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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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빈  | 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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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오  | 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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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룸  | 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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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m  | 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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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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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브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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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아이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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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유  | 1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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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 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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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xhild  | 190523  삭제
하 정국이의 사랑이 너무 깊다는 게 느껴지네요ㅠㅠㅠㅠㅠ 잃을 게 많아서 미안하다는 지민이도 가슴 아픔니더ㅠㅠㅠㅠㅠㅠ 하 이 둘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랠느님,,,
또르르  | 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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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라꿍  | 190528   
서로의 사랑이 느껴져서 제 마음까지도 따뜻해져요.
좋은글 감사해요 랠리님♡
김미지  | 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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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  | 19060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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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tae1230  | 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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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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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ho  | 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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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니럽  | 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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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찜영사해  |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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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밍  |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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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거  |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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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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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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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ny1013  | 19062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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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  | 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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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트  | 190707   
반려 정국 탄생한 곳 성지순례하러 왔습니다만..... 두 분 신혼일기 찍으시는 건가봐요...? 요섻 정국,, 우렁 정국...... 던던한 정국.......,,,,, 배려 정국... 네모 정국....... 학교동생들 앞에서의 형 정국과 지민샘 앞에서의 남자가 되고픈 정국의 갭이 설렘포인트에요 너무..
선생님 박지민의 자리도 지켜주고 본인이 받을 상처보다 지민이 아프고 곤란한게 싫어서 안심하게끔 보듬어 주는 모습이나.. 그니까 지민샘은 이제 네모 정국을 만나야 합니다.. 그니까 정국이는 지민샘 재우면 안되고요....!
지워리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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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니짐니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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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공주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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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기꾸깆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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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행복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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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꽃  | 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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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 1908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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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 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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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이  |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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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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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yu  | 190808   
흠..오늘 비정상 다보고 자야 될것같아요 내일 야근각인데 지각까지 할듯합니다만..ㅋㅋㅋㅋ
스미레  | 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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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 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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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난  | 190815   
세상의 편견은 무섭죠....마주쳤던 학생과 엄마가 나쁘다고 할수도 없는ㅜ 저도 다를것같지 않거든요

그건그렇고... 오늘 빨간날이라 자다깨서 마음껏 글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ㅎㅎㅎ
나라를 위해 몸과마음을 바쳐 오늘이 있게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해야겠어요!
제이  | 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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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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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얀  | 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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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토끼  | 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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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꾹  | 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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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  | 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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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찡이  | 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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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en  | 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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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꾸꾸  | 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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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notic  | 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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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귤  | 19090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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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ie  | 19091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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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자  | 19092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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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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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사랑빔  | 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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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 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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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교  | 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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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in  | 191103   
정국이는 마음이 진짜 넓은거 같아요... 저상황에 저렇게 반응할수있다는게..
구구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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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꼬물맘  | 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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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ring  | 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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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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