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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애 9 [2막] 랠리 씀

아는 애
9

- 2막 -













 “박지민 씨, 이쪽으로.”
 “예!”

 지민은 얼마 전 취직한 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2년 가까이 취업 준비에 시달리다가 겨우 최종합격한 곳. 남들은 취업 준비 한두 시즌 만에 잘만 가던데 지민에겐 그게 유난히도 힘들었다. 그동안 쓴 자기소개서를 합치면 책 한 권이 나올 수도 있었다. 박지민의 인생에서 특별한 경험들을 적어야 하는데, 그때마다 고민이 들었다. 노트북 앞에 앉아 턱을 괴고 생각하다 보면 가끔 우울해지기도 했다. 사실 열렬한 사랑을 했고, 지독히 아픈 이별을 했고, 새로운 사람으로 치유 받았던 것 외에는 별다를 게 없었으니까. 전정국과 김태형의 이야기를 빼고 나면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거다. 고등학교 때랑 하나도 다를 바 없이.

 결국 취업 준비 4시즌을 넘어서야 간신히 최종합격 통지를 받았다. 그날 지민은 태형과 함께 술을 진탕 먹었다. 이미 삼 개월 전에 취업에 성공한 태형은 술에 잔뜩 취해 ‘취뽀’했다며 웅얼거리는 지민의 머리카락을 가만히 쓸어주었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발갛게 달아오른 뺨도 만져주고, 소주에 축축이 젖은 입술도 사랑스럽게 톡톡 건드렸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태형은 여전히 지민에게 다정한 사람이었다.

 “와아….”

 지민은 복사기 앞에 서서 탄식을 내뱉었다. 멋진 회사생활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인턴인 자신의 앞에 쌓이는 것은 복사와 스테이플러 찍는 업무뿐이었다. 그래 이런 거라도 감사히 해야지. 지민은 한숨을 푹 쉬며 종이를 만지작거렸다. 저 멀리 띄엄띄엄 놓여 있는 복사기마다 인턴 동기들이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사회생활 초년생. 그다지 멋없다는 걸 출근 며칠 만에 깨달아버렸다. 목에 걸린 사원증을 자랑스럽게 휘날리며 정신없이 회의하고 바쁜 업무를 하는 것은 그저 취업준비생의 환상일 뿐이었다.

 반면 먼저 취직한 태형은 첫 출근 날부터 무척 바빴다. 세 달 전까지만 해도 잘 먹고 잘 놀아서 자두같이 토실토실 올랐던 볼 살이 다 빠져 한껏 날카로워졌다. 밤 열 시가 넘어 퇴근하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술에 약한 주제에 틈만 나면 회식에 가야 한다고 해서 지민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도 만들었다. 회식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자리에 있는 술을 혼자 다 받아 마신 모양새로 비틀거리기 일쑤였다. 그때마다 지민은 현관 앞에 팔짱을 끼고 서서 태형을 노려보았고, 태형은 헤실헤실 웃으며 ‘마누라-’ 하며 애교를 부려댔다. 그때는 한창 지민이 취업준비로 예민해 있던 때였는데, 맨날 부르는 마누라라는 애칭이 심히 거슬려서 부러 더 태형을 타박하기도 했다. 집을 지키며 애인의 퇴근만 기다리고 있는 자기 자신이, 진짜로 살림하는 마누라가 된 것 같아서. 뾰로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투덜거리면 바보 같이 착한 애인은 무조건 미안하다며 그를 달랬다.

 “내일 아침에 기획 회의 있으니까 퇴근 전까지 책상에 올려 놔.”
 “퇴근… 전까지요?”
 “수고.”

 어깨를 주물러주고 지나가는 과장님의 목소리에 지민은 입술을 쭉 내밀었다. 이 많은 걸…. 퇴근 시간까지 한 시간도 안 남았는데요, 과장님. 그 말은 차마 나오지도 못하고 속으로 먹혀 들어갔다. 뒤에 앉아 있는 직원들끼리 대화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회식 때 뭐 먹는데?”, “전에 갔던 집으로 예약했다는데?” 어쩐지 들떠있는 분위기 속에 지민은 홀로 복사 버튼이나 눌러댔다. 자기만 빼고 다 알고 있던 회식. 일개 인턴에게 그런 정보를 미리 알려줄 정도로 친절한 사람은 없었다. 위잉- 거리며 종이를 뱉어내고 있는 복사기를 내려다보며 지민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나 오늘 회식이래ㅠㅠ 저녁은 같이 못 먹겠다. 야식 먹을까?]

 오랜만에 태형과 외식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태형의 일이 부쩍 바빠져 같이 저녁 먹는 시간이 사라진지 벌써 세 달이었다. 공연 기획 프로덕션에 조연출로 취직했다더니, 말만 조연출이지 실제로는 온갖 잡일을 다 도맡아 하는 막내였다. 요즘 들어 태형의 살이 쪽 빠진 이유는 그만큼 일이 힘들다는 뜻이겠지. 처음에는 퇴근과 동시에 회사에서 맡은 뮤지컬 이야기를 줄줄 풀어놓더니, 이젠 회사 이야기는 요만큼도 하지 않고 기절한 듯 잠들어버렸다. 그래서 간만에 생긴 데이트 기회에 설렜었는데,

 [아 다행이다ㅠㅠ 나도 오늘 회식ㅠㅠ 늦어ㅠㅠ 미안해]

 엥…. 태형의 답장에 지민은 기운이 쭉 빠졌다.

 [어쩔 수 없지. 술 너무 많이 마시지 말구]
 [응응]

 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상념에 빠졌다. 서로밖에 모르던 시절을 지나 어느덧 스물일곱. 사회생활에 발을 내디딘 커플의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고 있었다. 딱히 싫은 건 아닌데 그렇다고 좋지도 않고. 그냥 이상했다. 이렇게 우린 어른이 되는 걸까. 지민은 하릴없이 위아래 어금니만 딱딱 부딪치며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랬다.

 치열한 변화 끝에 찾아온 안정적인 삶. 이제 인생의 2부쯤 되는 막이 열리고 있었다. 또다시 맞이하게 된 변화. 그게 자신의 삶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지, 아직은 답을 찾을 수 없다. 지민은 그렇게 미궁 속으로 천천히 빠져 들어갔다.





*






 지민은 뒤늦게 회사를 나섰다. 직원들이 모두 빠져나가 텅 빈 사무실에서 마지막 복사까지 다 마쳤다. 시간을 보니 퇴근 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나 있었다. 폰을 열어보니 대리님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자리에 없네? 빨리 와] 문자가 온 시각은 5분 전이었다. 회식 자리에 없는 걸 한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깨달았다니. 지민은 새삼 자신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것에 실소가 터졌다. 인쇄물을 회의실에 가져다놓고는 급히 건물을 빠져나왔다. 첫 출근 날 환영 회식 이후로 열흘 만이었다. 회식 장소가 가물가물했는데 자세히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지도 앱을 켜고 겨우겨우 찾아갔다.

 번화가에 도착해 회식 장소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골목 건너편 쪽 횡단보도에 낯익은 얼굴이 빠르게 지나갔다.

 “어?”

 분명 태형이었다. 눈에 띄게 잘생겨서 멀리서 봐도 눈에 들어오는 이목구비. 무엇보다도 자신이 사준 니트 카디건을 입고 있으니 몰라볼 수가 없었다. 회식을 한다더니 이 근처에서 하나? 지민은 태형이 달려간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동그란 갈색 머리통이 큰 길 건너 편의점 안으로 쏙 들어갔다. 조금 다급해 보이는 행동을 보니, 분명히 또 잔심부름이나 하고 있을 게 눈에 훤했다.

 괜히 반가운 생각이 들어 태형의 번호를 눌렀다. 신호는 가는데, 정신이 없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민은 전화 거는 것을 포기하고 천천히 골목을 가로질러 건넜다. 회식의 메카라고 불리는 골목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가게 앞마다 수트 차림의 회사원들이 북적거렸다. 좁은 길 어귀에 큰 차들이 몇 대나 서 있었다.

 지민은 태형이 건너 간 횡단보도 쪽으로 향했다.

 [태태 나 너 봤어 횡단보도 앞에 있]

 툭. 메시지를 쓰던 지민의 손이 멈췄다. 숙이고 있던 머리가 누군가의 몸에 부딪쳤다.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걷다가 서 있던 사람의 등에 머리를 박은 것이다. 앞 사람의 까만 코트 자락을 보자마자 지민은 화들짝 놀랐다. 아아! 지민이 얼른 고개를 숙였다.

 “아, 죄송합니다. 죄송합…”

 사과를 하며 고개를 들자마자 지민의 말이 멈췄다.

 “…….”

 등에 느껴진 충격에 놀라 느릿하게 돌아보는 얼굴. 입술 사이에 끼워져 있는 담배에서는 연기가 폴폴 올라오고, 지민을 보자마자 미간을 좁히며 조금 커지는 눈동자.

 “아…….”



 순간 지민의 사고 회로가 멈췄다. 혹시 잘못 본 것인가 싶어 손등으로 눈을 비볐다. 그러나 눈앞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얼굴은 분명히 익숙했다.

 전정국.

 분명히 전정국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잊고 살았지만, 절대로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버릴 수 없는 얼굴. 꿈을 꾸고 있나? 지민은 순식간에 현실감을 잃고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 여기서 마주칠 수 있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이런 식으로 그와 마주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우연 따위, 절대로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되는 사람이었으니까.

 “…….”
 “…….”

 두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서로의 눈을 응시했다. 정국은 물고 있는 담배를 뺄 생각도 않은 채로 멍하게 서 있었다. 지민은 지금 자신의 표정이 어떤지, 서 있는 자세는 어떤지,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쪽을 힐끔거리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단지 자신을 표정 변화 없이 바라보고 있는 저 눈빛에 머릿속이 뒤엉켜가고 있을 뿐이었다.

 7년. 7년 만이다. 인사를 해야 할까?
 뭐라고 인사해야 하지.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아니, 이게 아닌데.

 이상하리만치 무표정한 정국의 얼굴을 보니 그런 말들은 다 불필요했다. 그가 무섭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민은 본능적으로 이 자리를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길 건너편 편의점에 있는 태형의 존재는 까맣게 잊었다. 그냥, 당장 여기서 벗어나야 한다고.



 “정국아 뭐해, 안 들어가고.”

 대뜸 들리는 사내의 목소리에 지민의 머리를 어지럽히던 생각의 흐름이 한 순간에 끊겼다. 주춤하며 뒷걸음치려던 지민의 발이 멈췄다. 정국이 눈을 거두고 옆 사람에게 시선을 던졌다가, 다시 지민을 바라보았다. 지민은 뻣뻣하게 굳은 채로 제자리에서 옴짝달싹 하지 못했다. 입술도, 손도, 발도, 신체 부위의 그 어느 것 하나도 제멋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뭐야, 아는 사람?”

 정국에게 말을 건 사내는 지민도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사람이었다. TV에서 봤던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런 식으로 길거리에서 쉽게 만날 사람은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마치 전정국처럼 말이다.

 - 위잉

 그 순간 지민이 쥐고 있던 폰에 진동이 울렸다. 액정을 보니 태형의 이름이 떠 있었다. 지민은 그 전화를 받지 못하고 한 발자국 뒷걸음 쳤다. 정국이 물고 있는 담배 끝에서 재가 후두둑 떨어졌다. 그가 하얀 손가락을 들어 담배를 잡고는 양 볼이 패일 정도로 깊게 연기를 들이마셨다.

 후욱- 정국이 뱉은 담배 연기가 지민의 얼굴 앞까지 허옇게 닿아왔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정국의 눈동자가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지민의 목에 아직까지 걸려 있던 사원증을 바라본다. 지민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사원증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정국이 꽁초를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워커를 신은 발로 문질렀다.

 “아니.”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7년 만에 듣는 목소리다.

 “모르는 사람.”



 다섯 글자가 귓전에 박혔다. 모르는 사람. 여전히 미성의 목소리로 그런 말을 했다. 그 언젠가는 자신의 귀에 사랑한다고 속삭이며 애교를 부렸던 그 목소리였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미건조한 미성을 듣는 순간 지민은 당장 달아나야 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움직여 돌아섰다. 손 안에 쥔 휴대폰에서는 여전히 진동이 윙윙 울렸다. 지민은 황급히 골목 반대편을 향해 달렸다.

 도망치는 꼴이 얼마나 우스울까. 그걸 알지만 더 견딜 수 없었다. 최악이었다. 마음의 준비를 조금도 하지 못한 채 마주치는 것도, 그 앞에서 바보 같이 얼어붙은 것도, 자신의 존재를 외면당하는 것도, 지민의 계획엔 없던 것이다. 환영할 수 없는 변화다.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던 그를 다시 마주친다는 건 꿈도 꿔본 적 없는 일이다.

 발이 닿는 대로 달리다가 낯선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불이 캄캄하게 꺼진 비상구에 들어서자마자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갔다. 지민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움켜쥐었다.

 [지민아 왜 전화했어?]

 태형의 메시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뒤통수를 비상구 벽에 찧었다. 아 시발. 시발! 지민이 낮게 욕을 내뱉었다. 왜 욕이 나오는지 자신도 잘 모르겠다. 나를 모른다고 해서? 그럼 뭐, 반갑다고 포옹이라도 해줄 줄 알았어? 정신 차려 미친놈아.

 지민은 한참이나 자괴했다.
 그리고 그건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정국은 자신의 앞에 놓인 서류들을 훑어보았다. 손에 잡히는 계약서마다 쉽게 제시할 수 없는 엄청난 금액들이 쓰여 있었다.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다지 큰 사건 사고 없이 지내다가 맞이한 데뷔 7년. 그 사이 인기는 끝을 모르고 치솟아 국내뿐 아니라 해외까지 점령했다. 그 중에서도 정국은 중심인물이었다. 데뷔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밀려드는 스케줄을 군말 없이 소화했고, 출연하는 곳마다 반응은 빵빵 터졌다. 지난 7년간 쉴 새 없이 활동했다. 사람들은 그를 열심히 하는 아이돌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건 정국의 껍데기에 해당하는 말이었다. 그의 영혼은 정처 없이 떠돌다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가수로서의 열정은 딱 데뷔한 해까지였다. 정국은 자신의 직업을 증오했다. 지민이 제 곁을 떠나던 그 순간부터, 그의 영혼도 함께 가버렸다. 계약서로 꼼짝없이 묶였기에 몸을 굴렸고,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 되었는지 피부로 체감하지도 못한 채 7년이 흘렀다. 정신을 차려보니 재계약 시점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무릎을 붙인 채로 불편하게 앉아 있는 회사 이사가 보였다. 계약서들을 살펴보던 정국은 피로감을 느꼈는지 손가락으로 눈언저리를 꾹꾹 눌렀다. 그러자 그가 얼른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가 얼음물이 가득 담긴 컵을 내왔다. 정국은 자연스럽게 그가 건넨 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좀 복잡하지? 뭐, 다른 조건들은 어느 회사나 다 비슷할 거야. 기간이랑 계약금만 보면 될 거야 정국아.”

 계약을 앞둔 정국은 완벽한 갑이었다. 그룹의 멤버들 모두가 원래 있던 회사와 자연스럽게 재계약을 했다. 오직 정국만 그걸 미루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신 차려. 걔는 울지도 않고 바로 너랑 헤어지겠다고 했어.’

 그 말을 직접 해준 게 바로 회사였으니까.



 정국은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한다. 지민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후 제정신이 아닌 채로 살던 자신에게 하던 말들을. 너무 많이 울어서 몸살까지 왔었다. 도저히 스케줄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파서 무대를 펑크 내고 입원실에 처박혀 있을 때, 매니저 형이 다그치듯 그랬다.

 ‘너도 좀 독해져. 어릴 때 잠깐 만났던 걸로 평생 후회할래?’

 약기운에 정신이 몽롱하던 와중에도 정국은 알 수 있었다. 지민이 자신에게 갑작스레 이별을 통보한 이유를. 헤어짐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그걸 알기 전까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랑만 먹고 산다는 말을 들어도 우습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 지민은 자신을 사랑했다.

 주삿바늘을 뽑고 깽판을 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한 매니저 형을 향해 물건을 집어 던졌다. 정신병자처럼 스스로를 최악으로 몰아갔다. 스케줄이 들어오는 족족 펑크를 내고 엉망진창으로 굴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어떻게 지민이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당신들이 우리 사이를 알아? 당신들이 뭔데 지민이의 선택을 강요해?

 정국은 미친 사람처럼 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민의 폰도, 자신이 준 비밀 폰도, 모두 전원이 꺼져 있었다. 돌아버릴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지민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빌고 싶었다. 제발 나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너 없으면 나 죽으니까. 나 그냥 가수 안 하겠다고. 네가 원하면 그렇게 하겠다고.

 그러나 단 한 발자국도 마음대로 갈 수 없었다. 너무 답답해서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그렇게 미친 사람처럼 괴로운 시간을 보낼 동안 단 한 번도 지민에게선 연락이 오지 않았다. 정국은 침대보를 부여잡고 울면서 이를 악 물었다. 박지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내가 널 어떻게 지켰는데. 내가 너와 우릴 지키려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덜컥 화가 났다.



 정국은 조금 더 오래 전 일을 떠올렸다. 지민과 만난다는 걸 처음 들켰을 때쯤이었나 보다. 어느 날 갑자기 알고 지내던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밤늦은 시간에 전화할 사이가 아닌데 무슨 일인가 싶었다. 그 누나는 예전에 같이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다른 기획사에서 데뷔한 사람이었다.

 ‘나 술을 너무 많이 마셨는데… 대리를 부를 상황이 아니라서.’

 평소에 절대 그런 부탁을 하지 않을 사람인데 이상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정국은 순진하게도 그 부름에 응했다. 그리고 다음날 스캔들이 떴다. 기다렸다는 듯 대문짝만하게 찍힌 사진과 함께. 그걸 본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 세계는 이런 거야. 이다음은 네가 만나는 그 남자애고.’
 ‘너랑 걔 둘 다 망가뜨리고 싶니?’

 끔찍한 협박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며 빙긋 웃는 이사의 말에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떨려왔다. 충격에 빠져 한참이나 틀어박혀 고민했다. 지민을 만나는 것이 그렇게 큰 죄가 되나? 남자를 사랑하면 안 돼? 내가 아이돌이라서? 정국은 괴로웠다. 스무 살,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회사에서 자신의 모든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 쉽게 그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지민이 다른 남자와 있는 것을 보았을 때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냥 친구일 거라고. 혹시 잠시 눈을 돌린 거라도 상관없다고. 자신이 그만큼 잘해주지 못하니까. 몰래 숙소를 빠져나가 찾아갈 때마다 그 남자애와 함께 있는 것을 봤지만, 그렇게 이해하려 애썼다. 지민의 선택이라면 얼마든지 존중하고 참을 수 있었다. 그때 알았다. 혹시 가수생활과 지민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자신은 결단코 지민을 선택하고 말 거라고. 그걸 깨달은 순간 몰래 휴대폰을 개통하고 기회를 엿봤다. 그렇게라도 그를 지키고 싶었다.

 그런데 당신들이 뭔데, 뭔데 그 애에게 종용해.
 내가… 내가 얼마나 우리를 지키고 싶었는데.

 분노는 곧 지민에게로 향하기도 했다. 그건 스스로 살리기 위한 방어기제였다.



 “나한테 한 짓 기억 안 나시나 봐요.”

 정국이 소파 위에서 다리를 꼬며 물었다. 빙긋 웃으며 하는 그의 말에 이사가 침을 꿀꺽 삼켰다. 정국은 건성으로 계약서를 다시 훑어보고는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소파 테이블 위에 종이를 내려놓았다.

 “볼펜 있으시죠?”
 “어? 어.”

 그의 물음에 이사가 황급히 안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냈다. 그걸 받아든 정국이 계약서 서명 란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만년필이 현란하게 돌아갔다. 한참을 말없이 펜을 돌리던 정국이 이내 결심한 듯 계약서 아랫부분에 끼적이기 시작했다.

 재계약을 안 해줄 것처럼 비싸게 굴더니 마음이 바뀐 모양인지 순순히 써내려가는 모습에 이사의 표정이 밝아졌다. 정국을 잃는다면 회사에 피해가 크다. 센터와 메인보컬을 맡았던 정국이 탈퇴하고 나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 이사는 가끔 회사가 정국을 너무 크게 키운 것 같아 후회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그에게 매달릴 줄 알았더라면 적당히 키웠을 것을. 그러나 계약서에 열심히 만년필을 굴리고 있는 정국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정국이 내미는 종이를 바라보며 그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GOOD BYE! 」



 “전정국! 너 진짜 이럴 거야?”

 이사가 참다못해 그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정국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느릿하게 기지개를 켰다. 마른 아랫배를 손끝으로 벅벅 긁으며 넓은 거실을 가로질러, 테라스 앞에 놓인 러닝머신 위에 올라섰다. 태연하게 버튼을 눌러 천천히 움직이는 기구 위에서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나 이제 자유롭게 살 거예요.”
 “…정국아!”
 “연기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연애도 하고.”
 “…….”
 “아 물론, 가수도 계속 해야죠.”
 “전정국….”
 “안녕히 가세요.”

 그 말을 끝으로 러닝머신의 속도가 빨라졌다. 자신을 황망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사의 시선을 무시한 채, 이어폰을 귀에 꽂아 넣었다. 귓가에 들리는 소리는 지민의 목소리였다. 스무 살의 앳된 목소리. 7년이 지나 음질이 별로였지만, 그 어떤 음악보다 달콤했던 박지민의 목소리. 마지막으로 들었던 그의 목소리.

 - 정국아.
 - 나 너랑 가고 싶은 곳이 있어.
 - 우리 놀이공원 가자.
 - 같이 가줄래?

 가끔은 화가 나고, 가끔은 미웠고, 가끔은 사무치게 그리웠다. 꾹꾹 참고 버텼다. 자유가 될 날을 위해. 언젠가는 다시 너를 되찾아 올 날을 위해.














(+)
맨날 자주 온다고 거짓말만 늘어놓는 것 같네요. 힝.
앞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을래요.
게으른 연재임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린티1013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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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무찌무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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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럴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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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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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zel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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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토끼  | 18092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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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뿌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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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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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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쯰민  | 18092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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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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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이언니  | 18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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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하는일류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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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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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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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꾸꾸  | 18092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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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 18092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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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울립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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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 180923  삭제
너무 힘들었겠어요. 이제 어쩌죠? ㅜㅜ
rimbts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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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나뭐해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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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  | 1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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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나아  | 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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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바라기  | 18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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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캬  | 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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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핏  | 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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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말을들어  | 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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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현  | 1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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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혜  | 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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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볼  | 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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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곰  | 18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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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ㅏㅇㅣ  | 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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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 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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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미  | 1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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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 1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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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j  | 18102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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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뇸뇸  | 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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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빠레  | 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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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일락  | 181101   
정국이가 지민이를 어떻게 다시 찾을지
정말 너무나 숨막히게 긴장돼요
빨리다음편을.....
쥐민쒸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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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sar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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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륵  | 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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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가로  | 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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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설탕  | 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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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주  | 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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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햇살  | 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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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꼬  | 18111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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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myya  | 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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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현  | 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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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함께하면  | 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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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 18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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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빈  | 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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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0velykm  | 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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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 1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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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blue  | 1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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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희  | 19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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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 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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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아줌마  | 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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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팡  | 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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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뱌  | 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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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ldud38  | 190418  삭제
너무슬프네요 계속눈물이나오네요 작가님 진짜 재미있습니다
꼬모랑주  | 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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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담  | 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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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국민빵  | 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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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니미니  | 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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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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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쥬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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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희  | 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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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stal Kim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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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밍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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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 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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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ny1013  | 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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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발꾸락  | 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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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꾸꾸  | 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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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AN  | 1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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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트  | 190704   
진짜 참사랑이다 .. 진짜로요 ... 마지막에 너무 슬프고 가섬팍 뚜드려 맞는것 마냥 아프고ㅠㅠ 어흑 정국이도 지민이도 이제 찾자.. 그동안 실컷 헤매었으니 이젠 각자 가야할 자리로, 둘이 만나야 할 시간으로, 영원히 함께여야 할 미래로... 랠리님 꼭..! 부디.....! 그렇게 맨들어 주십사...! 믿어 의심치 않고욧! 뭔가 정국이 시점으로 오면서 지금까지 뭉친 응어리같은게 조금 탁 하고 풀렸어요 여전히 무거운 응어리지만요..
소소  | 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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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  | 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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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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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지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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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늘바랄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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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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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니짐니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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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기꾸깆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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뇨핸슨  | 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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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여우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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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방글  | 190804  삭제
하. . 정주행중인데 너무 재밌어요ㅜㅜㅜ 진짜 슥슥읽히고 너무좋아요ㅠ.ㅠ
송영희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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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파  | 1908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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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침  | 19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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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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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  | 191009   
정구가 빨리와아아아아아 ㅜㅜㅜㅜ
스터닝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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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ssssfff  | 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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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교  | 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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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방팬  | 19121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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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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