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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05 下 랠리 씀

BGM: Kai Engel - Silence

돌연변이
05 下




 






 19. 자각



 ‘좋아하는 걸까’라는 문장이 ‘좋아한다’가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처음엔 내가 남자를 좋아할 수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한 번도 그런 적 없었으니까. 혹시 이건 내가 알파이기 때문일까. 미친 호르몬이 나를 완전히 뒤흔들어 놓는 바람에 엉망이 된 건 아닐까. 아니면 내가 딱히 여자를 만나보지 못해서일까.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내가 돌연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와 비슷한 혼란이었다.

 자신이 없었다. 버거운 과제가 하나 늘어난 거다. 감히 정체를 숨기고 가수활동을 하는 돌연변이 새끼가 이젠 남자까지 좋아한다고? 내가 그걸 언제까지 삼키며 살 수 있을까 두려웠다. 이 감정은 산산조각 난 멘탈을 잘게 부수며 확인사살을 해댔다. 끊임없이. 거기에 박지민의 애틋한 태도도 한 스푼 더해졌다.

 “넌 목소리가 어쩜 그렇게 예쁘냐.”

 녹음실에 앉아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박지민이 다짜고짜 내 목을 끌어안으며 그랬다. 나는 당황한 티를 내지 않으려 보고 있던 유튜브 화면이나 스크롤하며 태연한 척했다.

 “딱 듣기 좋은 목소리인 것 같아. 너처럼 부르고 싶다.”

 형은 내 어깨에 턱을 올려놓은 채로 오늘 녹음할 곡의 한 소절을 불렀다. 누군가를 칭찬하는 일에 익숙한 사람은 그걸 듣는 사람의 마음을 절대 모를 거다. 나는 아직도 형의 다정한 말투에 영 적응하지 못했다. 중학생 때 숫기가 없던 나는 같은 반 여자 애들과 말을 제대로 섞어본 적이 없었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라고 해봐야 기껏 두세 명이 다였는데 우리가 주로 노는 방식은 축구를 하거나, 축구를 하거나, 또 축구를 하는 거였다. 말보다는 거칠게 몸을 부딪치며 친해지던 시절. 그렇기에 누군가가 내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칭찬을 하고, 간지러운 스킨십을 하는 것에 면역이 없다.

 “음이 높아서 이 부분이 잘 안 돼.”
 “…연습하면 되겠죠.”
 “뭐라노. 다 가진 놈은 절대 몰라.”

 형이 장난스럽게 내 목 울대 부분을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어떻게 반응을 해줄까 하다가, 혀를 내밀며 켁 하는 소리를 내어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럼 내 별것도 없는 반응에 그가 허리를 접어가며 웃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형의 몸이 내게로 자꾸 안기듯 떨어졌다.

 귓가에 나긋하게 흥얼거리던 박지민의 목소리, 더운 숨, 덜 마른 머리카락, 거기서 나는 샴푸 냄새, 팔이 닿는 감촉, 접촉, 접촉, 접촉…. 그래 이 빌어먹을 감정은 이 형이 유난스럽게 굴기 때문이다. 남자와 낯간지러운 걸 해본 적 없었던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단속하며 몇 번의 시험을 쳐보기로 했다. 그건 나 혼자 출제하고 나 혼자 답을 내야 하는 고독한 놀이였다.



 “머야?”
 “형 뒷모습이 잘생겨서요.”
 “아, 옷에 흘렸어.”

 주방에서 우유를 마시는 태형이 형에게 다짜고짜 백허그를 했고,

 “어어어, 아그야 뭐하는데.”
 “형 이마가 오늘따라 반질거리고 예쁘네요.”
 “아무리 배고파도 이건 먹는 거 아니다?”

 호석이 형의 얼굴을 부여잡고 무작정 이마에 뽀뽀를 시도했으며,
 
 “형 손이…”
 “…….”
 “…….”
 “…들어가 자라.”

 노트북을 만지고 있는 윤기 형의 손을 잡아보기도 했다.

 다른 형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스킨십을 시도했다. 석진이 형을 포옹했다가 느끼하게 장난치며 등을 쓸어오기에 황급히 달아났고,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남준이 형의 볼에 뽀뽀를 해보려고 다가갔을 때는 등 뒤에 소름이 꽂히기까지 했다. 퀘스트를 깨듯 한 명씩 해치우다가 마지막엔 박지민 앞에 섰다. 어색한 걸음으로 다가가 눈을 마주치자마자 존재감도 없었던 심장이 발작을 하기 시작했다.

 “응?”

 멀뚱히 서 있는 나를 올려다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얼굴을 마주보았을 뿐이다. 난 차마 어떤 말이나 행동도 시도해보지 못하고 뒷걸음 쳤다. 다섯 명의 남자들과 평소에 잘 하지 않는 접촉을 해보며 생겼던 안도감이 순식간에 지워졌다.

 “왜? 할 말 있는 거 아냐?”
 “아, 아니에요. 까먹었어요.”

 오물거리는 입술을 자꾸만 눈으로 쫓을까 봐 고개를 숙이고 멍청하게 뺨이나 긁었다. 그러자 박지민이 내 손을 잡아서 떼어내고는 깍지를 꼈다. 그리고는,

 “정국아, 편의점 같이 가자.”

 하며 나를 잡아당기는 것이다. 졸지에 손을 붙잡힌 채로 신발장으로 질질 끌려갔다. 잡았던 손은 금방 떨어져 나갔지만 편의점에 다녀오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뜀박질을 한 것처럼 숨이 찼다. 걷다가 어깨나 팔이 닿으면 오히려 내 마음이 유난스러워졌다. 그건 분명히 아랫도리의 반응과는 다른 것이었다. 허무하게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박지민을 좋아하고 있다고.

 그걸 인정하고 나니 박지민을 향한 마음이 밀물처럼 나를 덮쳤다. 당신은 대체 어떤 달이기에 나를 쉴 새 없이 끄는 걸까.



 몸이 닿는 것에 침착해질 수 있는가. 나는 순식간에 또 다른 문제에 빠져들었다. 내게 러트가 온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이성을 제어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사이클을 맞이한 돌연변이는 미친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율이 내게 말해주었던 것을 떠올렸다. ‘그 아저씨도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눈이 돌아 있더라.’ 나도 그렇게 될 게 분명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내 상황에서, 과연 발정이 나 돌아버린 내가 행동을 참아낼 수 있을까. 지금 이렇게 조금씩 닿는 것만으로도 민감해지는데 말이다.

 “…….”

 친형이 군대에 가기 전 알려줬던 숫자의 나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페로몬 억제약이나 주사약물을 구할 때 연락하면 된다고 했던 브로커의 전화번호였다. 알파로 발현한지 어느덧 2년 반. 그동안 내 신체는 끊임없이 변화했고, 호르몬 과다분비로 목이 쉰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다. 점점 더 짙어진 체향 때문에 향수를 아무리 뿌려도 도저히 덮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러트사이클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세 번의 신호음이 울리고 상대 쪽에서 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에 준비했던 말들이 목구멍에 콱 막혀서 나오지 않았다. 내가 대답을 않고 우물쭈물하고 있자,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지 사내가 다시 한 번 부드러운 목소리로 편하게 말씀하셔도 돼요, 하고 덧붙였다.

 “혹시…”
 - 네.
 “사람도 구해주시나요?”

 나는 체온처럼 붙어 있는 박지민을 감당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선택을 해야 했다.

 - 안 될 것 없지요.

 또다시 율과 같은 경우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익명의 오메가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마음이 통하고 정을 주고 혹시 모를 아픔을 겪게 되는 일 따위, 한 번으로 족하니까. 차라리 기계처럼 해결할 것이다. 환자가 치료를 받듯, 오메가와의 성 행위에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을 것이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 대신 필요를 따라 이용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는 꼭 확인하고 싶었다. 내가 진짜로 남자와도 가능할까. 상상하며 자위하는 것 말고, 진짜 그 행위가.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게 가능하다면, 나를 끔찍한 벽장 속에 몰아넣은 채 살아갈 것이다. 당신이 달이라면 나는 지구다. 당신이 내 주위를 맴돌며 감정을 부풀리고 끌어당겨도, 끊임없이 자전하며 외면해볼 것이다. 무구한 당신은 절대로 모르도록.
 




 20. 야속한 장난



 악의 없는 사람이 툭 던진 돌에도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 나는 지금 호석이 형이 던진 돌에 맞아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진짜로 그럴 줄이야.

 “오늘은 둘이 샤워를 하며 찐한 우정을 다지거라, 브로.”

 맙소사.



 다음 앨범 촬영을 위해 지방에 내려왔다. 나의 기분은 내내 들떠 있었다. 그건 이동하는 동안 박지민이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들었기 때문이다. 또 유채꽃이 만개한 곳에 앉아 박지민과 서로의 관자놀이를 맞대는 촬영을 했기 때문이고, 차가운 봄바람에 얼어붙은 박지민이 춥다며 자꾸 내 품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내 겉옷을 툭 건네주는 정도로 무뚝뚝한 척했지만, 실은 내 옷을 입고 방방 뛰는 그가 귀여워서 바다를 향해 괴성을 지르고 싶은 마음이 잔뜩 들었다.

 그는 태형이 형의 등에 업히거나 업어주고 부둥켜안는 장난을 해서 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그런 것쯤은 괜찮았다.

 ‘정국이 오늘 진짜 잘생겼다.’

 박지민이 이런 말을 하며 내 얼굴을 만져줬으니까. 마냥 좋기만 했었다고 정말로. 그러나 하루의 끝에는 크나큰 시련이 찾아왔다. 나와 박지민이 쓰게 된 방 안에 호석이 형이 찾아와, 박지민과 같이 샤워를 하지 않으면 유난스럽고 이상한 놈이 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아… 굳이요?”
 “지민이 방금 들어갔어. 얼른 들어가 봐.”
 “아, 형. 그게 아니고…”
 “지민이랑 샤워 못해서 아쉬웠다며.”

 아니, 아쉬웠다는 게 아닌데….

 기억력이 좋은 호석이 형이 오지랖을 부렸다. 예전에 내가 박지민과 샤워를 해본 적 있느냐고 질문했던 걸 쓸데없이 기억해주는 바람에 말이다. 졸지에 나는 멤버 형과 같이 샤워를 하지 못해서 형제의 우애를 의심하며 꽁해 있는 철부지 막내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기 지민이 빤스 챙겨 들어가. 아까 가져다 달라고 했어.”

 호석이 형이 박지민의 하얀색 팬티를 내게 휙 던졌다. 아, 이거 정말 큰일이었다. 빼도 박도 못하고 함께 샤워를 해야 하다니. 박지민의 나체를 처음 봤던 날을 떠올렸다. 내게 앞모습을 숨기며 뒤돌아 선 채로 당황했었다. 그게 나를 미치게 만든 시발점이었는데.

 꾸물꾸물 티셔츠를 벗으며 한숨이 터졌다. 갑자기 욕실에 쳐들어가면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그때처럼 오늘도 당황할까. 혹시 형의 나체를 보고 신체 반응이 오면 어떻게 하지. 걱정이 머릿속에 줄줄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궁금하고 기대되어 심장이 쿵쿵거렸다.

 “형, 저 들어가요.”
 “어?!”

 호텔 욕실 문을 두드리자 당황한 박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에 든 박지민의 팬티와 티셔츠를 꽉 움켜쥐었다. 들어오라던가 들어오지 말라던가 하는 대답이 없었다. 나는 초조하게 입술을 물고 뭐 마려운 놈처럼 문 앞에 멀뚱히 서 있었다. 그러자 호석이 형이 뭐하냐고 나를 재촉했다. 아주 좋은 핑계거리가 되었다. 나는 무뢰한처럼 욕실 문을 열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반투명한 샤워 부스 안에서 형의 젖은 머리통이 빼꼼 튀어나왔다. 시선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입고 있던 바지와 속옷을 벗었다.

 “…갑자기 왜?”
 “그냥요. 찝찝해서 못 기다리겠어요.”

 태연한 척 대답하자 머리만 내민 형이 발갛게 익은 얼굴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나는 발가벗은 채로 샤워부스로 향했다. 내 걸음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비척비척 걷고 있었겠지. 내가 가까이 오자 형이 그때처럼 몸을 돌려 벽에 바짝 붙었다. 나는 그를 모른 척하며 떨어지는 물 아래로 몸을 들이댔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물을 흠뻑 뒤집어쓰며 거칠게 세수했다.

 형이 뒤로 돈 채로 샤워 볼을 쥐며 꼼지락거렸다. 우리의 거리가 무척 가까워 그의 전신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차라리 다행인 걸까. 나는 눈앞에 보이는 형의 작은 어깨와 마른 등줄기를 눈으로 훑었다. 그리고 시선이 그의 엉덩이 골까지 내려갔을 때는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올려야 했다. 자칫 잘못하면 형과 함께 샤워를 하다가 발기해버린 이상한 놈인 걸 들켜버릴 수도 있다.

 “등, 해줄까요?”

 욕실에 물소리만 나는 것이 영 어색하여 내가 먼저 물었다. 늘 침묵을 싫어하는 건 형 쪽이었는데, 오늘은 어쩐지 내가 먼저 어른스러운 척하고 싶었다. 내 물음에 작은 뒤통수가 끄덕인다. 나는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샤워 볼을 빼앗아 그의 등에 거품을 잔뜩 묻혀주었다. 형이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찔거릴 때마다 등과 옆구리에 붙어 있는 근육들이 음영을 나타냈다가 사라졌다. 나는 마치 절반밖에 안 보이는 사람처럼 굴며 형의 몸을 슥삭 문질렀다.

 “이제 됐어.”

 형이 고개만 살짝 돌려 내 손에 들린 샤워 볼을 다시 가져갔다. 그리고는 느릿하게 가슴과 배에 그걸 문지르기 시작했다. 나는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을 등지고 그걸 가만히 구경했다. 그러다가 형이 허리를 숙여 자신의 다리에 거품을 바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쑥 낮아진 그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꽤 선정적인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충동적으로 형의 양쪽 골반에 손을 짚었다.

 순식간에 머릿속엔 그의 허리춤을 붙잡고 뒤에서 성기를 박아 넣는 상상이 펼쳐졌다. 그러자마자 귀 뒤쪽에서부터 페로몬이 질질 새는 게 느껴진다. 가랑이 사이가 저릿하고 내장까지 피가 도는 느낌. 알파의 충동이 아니라 이 사람이 좋아서 그런 거다. 좋아서. 박지민이 좋아서.

 “…….”
 “…….”
 “아… 넘어질까 봐.”

 골반을 붙든 내 양 손 위에 그의 손이 다급하게 감싸왔다. 나는 황급히 손을 떼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손바닥을 보였다. 형이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차라리 평소처럼 목소리를 깔고 내게 더한 장난을 쳐왔으면 좋을 뻔했다. 정국아, 뽀뽀해줄까? 이래가며. 그럼 이 숨 막히는 분위기를 깨고 모든 걸 장난으로 치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 꺼진 침대에 누워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았다. 옆 침대에는 또다시 나를 미치게 하는 그가 잠들어 있다. 함께 샤워를 한 후 우리 사이에는 대화가 사라졌다. 박지민은 피곤하다는 혼잣말만 남기고 내게 등을 돌린 채 이불을 뒤집어썼다.

 나는 찬찬히 욕실 안을 떠올렸다. 나보다 먼저 샤워를 끝낸 형이 샤워부스를 빠져나가고, 세면대 앞에 뒤돌아 선 채로 수건으로 몸을 닦던 모습을. 내가 가져다 준 속옷에 다리를 끼워 입고, 그 얄팍한 천 쪼가리가 통통한 엉덩이에 꼭 맞아 팽팽하게 당겨지던 순간을. 그 아래로 길게 쭉 뻗은 살집 있는 허벅지를. 욕실의 온기에 익어 홍조가 가득한 얼굴을. 내 몸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내리깔던 눈꼬리를.

 그가 욕실을 나간 후, 내 양 손에 잡았던 허리춤을 떠올리며 수음 했던 나를. 형의 얼굴을 떠올리며 마침내 파정했던 나를. 뿌연 정액을 물에 흘려보내며 타일 벽에 머리를 박고 자괴했던 나를. 좁은 공간에 가득 찬 내 체향 때문에 코를 틀어막고 헛구역질 했던 나를. 그 순간에도 욕실 밖의 박지민이 다시 보고 싶어졌던 그 순간을.



 나는 문자 메시지 함을 열었다. 브로커에게서 왔던 문자에는 원하는 상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달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게 이상형을 묻는 것인가 잠시 고민하느라 답장하지 못했다. 남자를 상대로 이상형을 가져본 적이 없었으니 당연했다. 내가 내걸었던 조건은 단지 간단했을 뿐이다. 찾는 상대는 남자 오메가이며, 절대로 그 남자가 내 얼굴을 보아선 안 된다고. 다행히 이런 일에 프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는 내게 이유를 캐묻거나 개인적인 질문을 덧붙이지 않았다.  
  
 8시간 전에 온 메시지에 느릿하게 답장을 적기 시작했다.

 [ 키는 170 초반 대. 허리는 26인치 쯤. 엉덩이랑 허벅지가 통통하고… ]
 [ 아니, 그냥 귀여운 타입이었으면 좋겠어요. ]
 [ 작고 귀여운 타입. 근데 눈꼬리는 조금 야하고… ]
 [ 아니다. 척추 뼈가 곧고 자세가 예뻐서 보기 좋은… ]

 전정국 미쳤냐.

 어떤 문장을 써도 그건 박지민이었다. 나는 결국 메시지를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답장 보내는 것을 포기했다. 아무리 비슷한 사람을 데려오더라도 그게 당신이 될 순 없다. 어차피 누구도 당신을 대신할 수 없으니, 의미 없는 연결 따위 끊어버리는 편이 낫겠다.

 [ 아무나요. 그냥, 남자면 돼요. ]















Finesse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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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uvThem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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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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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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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삼색아람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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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채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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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뿌  | 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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뀨요미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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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러버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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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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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케익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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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뚜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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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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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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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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뇽꾸민뇽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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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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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zo97  | 18110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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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 18110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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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sar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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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손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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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숙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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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가캐리해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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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ji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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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라기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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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ini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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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EUN CHAE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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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시아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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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벵  | 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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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베리  | 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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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모드  | 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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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jkjm  | 1811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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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씨  | 1811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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꿍민러브  | 1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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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jmjk  | 1811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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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gen 66  | 1811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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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iiiM  |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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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오팔  |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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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라일락  | 181104   
정국이의 도장깨기와 샤워씬 최고입니다!
언제나 글을 열어보면 항상 상상 그 이상의 작품이있어요ㅜㅜ
rizeu28  | 1811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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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버터_꾹  |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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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프  |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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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림  | 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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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 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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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진  | 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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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꾸  | 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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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ke  | 181106   
1차의 미친사랑놀음에 빵 터져버렸네요 ㅋㅋㅋㅋ 그러게요 1차가 팬픽을 능가하니ㅠㅠㅠㅠ (하지만 전 랠리님의 2차도 몹시 사랑하는걸요ㅠㅠㅠ
어느시점의 국민 리퀘를 드려야하나 관자놀이에 손을 얹고 곰곰히 생각중입니다. 볼에 홍조가 오르네요... 조.. 조금 더 생각해보께염ㅎㅎ 다음편 너무 두근두근 기대되고 베일에 쌓인 쥐멘쒸 너무 궁금해죽겠어요!!!!!!!!!!!!!!!
춉춉  | 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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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쏘  | 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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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  | 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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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후메이쥬  | 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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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거  | 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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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국민  | 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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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 181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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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핏  | 1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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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빈  | 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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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 181112  삭제
랠리님 정녕 천재시죠? 어쩜 이런글을 ㅠ. ㅠ 띵작이네요 정말
흰망개  | 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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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  | 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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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뚜쁘니  | 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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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둥이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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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랑랑  | 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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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많은백수  | 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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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0velykm  | 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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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빈  | 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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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귤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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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비  | 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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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yssi  | 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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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미미  | 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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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xhild  | 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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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브  | 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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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이이모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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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유  | 1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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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멀  | 190607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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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님  |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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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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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 190613   
문체가.... 문장이.... 어느쪽에 계시죠? 절 한 번 올리겠습니다.
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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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돌이  | 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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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강양이  | 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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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말랑캔디  | 1907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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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yh  | 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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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꾹꾹이  | 1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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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이  | 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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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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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 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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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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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  | 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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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  | 191108   
어떤 문장을 써도 그건 박지민이었다...
다시 읽어보니 참 설레는 문장이네요 너무 좋아요~
츄우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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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엠젱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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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 1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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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멍  | 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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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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