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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10 랠리 씀

Kai Engel – Nothing Lasts Forever

돌연변이
10












 36. Blackout



 정신이 몽롱해질 만큼 숨이 가빠온다. 샤워 부스 안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온몸이 녹아 없어질 것 같다. 나는 형의 몸을 잡아먹을 듯이 벽으로 밀어 붙이고는 짐승처럼 탐한다. 통통하게 부어오른 그의 아랫입술을 정신없이 빨며 겹쳐 잡은 우리의 손을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인다. 다른 손으론 박지민의 뒷목을 꽉 부여잡은 채로 안간힘을 쓴다. 박지민의 손이 내 성기를 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칠 것 같은데, 닿아 있는 잇새로 새끼 강아지처럼 끙끙대는 그의 신음을 듣자마자 머리가 펑 터져버릴 것 같다. 감당 안 되는 흥분감이다.

 “…으응, 하아….”
 “흐….”

 호흡을 조절하지 못하는 건 우리 둘 다 마찬가지다. 이런 종류의 스킨십에 익숙하지 않다는 걸 나타내듯, 고개를 비틀어 입술 사이에 틈이 생길 때마다 비집고 나오는 날숨. 나는 거칠어진 숨과 함께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는다. 형의 작은 손 안에 가득 들어찬 내 것은 점점 더 단단해져간다. 표피를 감싸고 있는 형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온 신경이 아래로 쏠린다. 위아래로 마찰하는 움직임은 계속 대담해지고, 나는 형의 입술로도 모자라 이제는 뾰족한 턱 끝을 입에 머금고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며 빤다. 물에 흠뻑 젖어 있는 그의 살결이 내 입안을 축축하게 적셔간다.

 “아아, 저, 정국… 아….”
 “하아, 으윽…”

 팔 근육이 당겨올 정도로 거칠게 손을 움직이다 보니 그의 목덜미를 움켜 쥔 손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박지민이 얼굴을 조금 찌푸리며 고개를 비튼다. 이 충동대로라면 그의 머리채라도 쥐어뜯을 수 있을 것 같다. 끝없이 절정으로 향해가는 성기의 감각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내 머리는 생각이라는 기능을 잊어버린 것처럼 오직 한 가지 감각만을 애타게 찾는다.

 그의 손을 감싸고 있는 내 손에 힘이 들어간다. 손끝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세게 압박을 가할수록 사정하고 싶은 욕구가 터져 나온다. 나는 본능적으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주 서 있는 그의 뱃가죽을 찌를 기세로 엉덩이를 밀어대는 내 모습은 흡사 발정 난 동물 같다. 그걸 알지만 절대로 멈출 수 없는 행위. 지금 나랑 이러고 있는 게 박지민이라고, 잊어선 안 된다고, 그렇게 되뇌던 순간은 벌써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순간 오로지 원초적인 욕망만 남아 있는 벌거숭이와 같다.

 붉게 부풀어 있는 성기 끝이 우리의 겹쳐진 손 위로 삐죽삐죽 모습을 내민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그의 턱 언저리를 베어 물다 말고 내 것을 내려다본다. 투명한 점액이 끄트머리에서 질질 새어나온다. 만약 형이 오메가였다면, 지금 이 샤워 부스 안에 진동하고 있는 내 페로몬 때문에 기절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흥분감이 어느 정도일까. 가늠해보지 못한 정도를 생각해본다. 아마 그 끝이 정해져 있는 거라면 지금이 아닐까. 박지민의 손. 그 작은 손 하나만으로 말이다.

 척척척, 규칙적인 소리를 내며 나는 마치 삽입섹스를 하듯 허리를 흔들어댄다. 흐느끼는 듯한 신음을 흘리며 박지민의 목을 쥐고 있던 손이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나는 어느새 그의 마른 등허리를 주무르며 절정의 순간을 찾아간다.

 “…쉿.”

 그때 박지민의 손이 내 입을 틀어막았다. 순식간에 먹먹했던 귀가 열리고,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낀다. 샤워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저벅저벅 들린다. 나는 순식간에 행동을 멈추고 내 입을 틀어막은 박지민의 눈을 바라본다. 이내 현실감이 들기 시작한다. 이곳이 우리 둘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
 “…….”

 우리는 거칠어진 숨을 억지로 참으며 귀를 기울인다. 불투명한 부스 안에 두 남자가 함께 있는 수상한 광경을 들키지 않으려 한 몸처럼 부둥켜안는다. 여전히 세게 떨어지고 있는 물줄기 소리 너머로 젖은 타일 바닥을 스치는 발소리가 들리고, 이내 그 소리는 제일 끝의 샤워 부스 문이 열리면서 사라진다. 쏴아, 하는 저 너머 소리와 함께 다시금 긴장이 풀린다.

 “…빨리 해.”

 박지민이 내 귓가에 대고 작게 속삭인다. 나는 그의 말뜻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내 입을 막고 있던 그의 손이 천천히 떨어져 내려가고, 겹쳐 있는 내 손등을 쓰다듬는다. 악력을 다해 쥐고 있던 내 손에 서서히 힘이 풀린다.

 그 다음부터는 그의 손이 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박지민의 둔부 살을 꽉 움켜쥔 채로 고개를 숙여 다시금 그에게 입을 맞춘다. 여태까지완 다르게 내 성기를 쥔 그의 손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해면체의 살갗을 쭉쭉 밀어 올리는 그의 손놀림이 나를 절정으로 거칠게 끌어당긴다. 다른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숨죽이며 하는 아찔한 행위는 나의 텐션을 급격하게 올려준다. 마침내 나는 형의 배 위에 하얀 정액을 분출해버리고 말았다. 그의 손에 기둥을 잡힌 채 울컥울컥 쏟아낸 체액은 아무렇게나 그의 살결 위를 어지럽혔다.  
  
 “흐으, 하아….”

 나는 뜀박질을 한 사람처럼 거칠어진 호흡을 가까스로 정돈하며 입술을 떼어낸다. 형의 하얀 뱃가죽 위와 자그마한 손에 흩뿌려진 불투명한 액체를 한참이나 내려다본다. 그가 자신의 손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샤워기 물에 대고 씻어낸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손을 뻗어 그의 배를 문지른다. 미끌미끌한 정액을 손으로 닦아주다가 우리의 시선이 다시금 부딪친다.
 
 활화산 같던 욕구가 잠잠해지고 난 후 찾아온 이성이 나를 욕하기 시작한다. 미친놈, 싸이코 새끼. 아마 내 얼굴은 자괴감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나, 정말…”
 “…….”
 “미친 것 같아요.”

 그러나 박지민은 양 손을 내 뺨에 올리며 미소를 설핏 내보인다.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 사람은 나인데, 도리어 그가 나를 위로하듯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미안해. 정국아.”

 미안하다면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나를 달래며 말이다.





 37. 돌이키지 마.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내내 고요했다. 여름밤의 날씨는 보송했던 피부를 금세 축축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조금 떨어져 걸으며 침묵을 지켰다. 자정이 넘은 시간, 어둡고 조용한 골목을 걷는 내내 우리의 머릿속은 서로 다르거나 혹은 비슷한 것들을 떠올리고 있었겠지.

 충동에 나약한 나는 결국 그런 짓까지 해버렸다. 말없이 떨어져 걷는 박지민이 신경 쓰여 견딜 수 없었다. 그 순간 저지르고 싶은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박지민이 나를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탓했지만, 실은 이미 알고 있다. 이건 온전히 내 탓이라는 것을. 내가 그에게 남다른 욕정을 품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일이다. 나를 사정하게 만든 그의 손인데, 그 공간을 벗어나니 차마 잡아줄 수가 없었다. 참 이상한 감정이다. 후회인 걸까. 내 마음은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의 모든 말과 행위에는 이토록 고뇌가 동반된다. 그냥 사랑만 할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
 “…….”

 혹시 후회해요? 나랑 그런 짓 해버린 거.
 되돌리고 싶어요? 없었던 일로 할까 우리.

 쉽사리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혹시라도 그렇다고 대답할까 봐.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고. 네가 조금 무서워지려고 한다고. 아까 내게 미안하다고 한 게 바로 그런 의미였다고. 만약 박지민이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또다시 깊은 자괴에 빠질 것이다. 밀어낼 줄도 당길 줄도 모르면서 본능만 충실히 따라가는 멍청이니까. 그럼에도, 꼭 묻고 싶다. 숙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왠지 두 번 다시 오늘 일에 대해 말하지 못한 채로 어그러질 것 같았다.

 나는 결국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나를 올려다보는 눈동자를 마주하자마자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지민이 형.”
 “응.”
 “…….”
 “…왜.”
 “아까…”
 “후회 하냐고?”

 박지민이 내 말을 가로채며 물었다. 나는 겨우 벌어진 입술을 꾹 다물어버렸다. 밤길을 걷는 내내 그도 나와 같은 고민에 빠진 모양이다. 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인데, 그 말이 마치 나를 향해 묻는 것 같다. 전정국, 너 후회해? 하고.

 “난 후회 안 해.”
 “…….”
 “너는 어떤데?”
 
 형의 단호한 대답은 나를 또 휘청거리게 만든다. 도대체 얼마나 고민했으면 그런 대답을 바로 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이젠 내가 대답할 차례다. 나는 할 수 있는 한 가장 솔직한 대답을 하고 싶었다.

 “모르겠어요.”

 이게 후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는데요.

 “근데 없었던 일로 하긴 싫어요.”
 
 처음이잖아요. 형도 나도. 돌이킬 수 없잖아.
 
 내 대답에 그가 한참이나 말없이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내게 잡힌 손목을 살며시 빼내더니 천천히 깍지를 끼어온다. 손가락 사이사이에 온기가 들어찬다. 이 현관문을 지나면 잡을 수 없는 손. 내 충동에 답해주던 손. 아까부터 잡아주고 싶었던 손. 그 따뜻한 손이 나를 어루만진다.

 “그럼 됐어. 평생 후회하지 마.”

 우리의 축축하고 뜨거웠던 행위에 대한 내 감정을, 당신은 또다시 명쾌하게 정의 내려준다. 후회가 아니라고. 그저 무서웠던 것뿐이라고.





 38. 데이트



 열흘간의 짧은 활동 스케줄이 잡혔다. 정신없이 바빠 운동하러 갈 시간이 없었던 건 다행이지 싶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매일 밤 충동을 못 이겨 박지민에게 손장난을 요구했을지도 모른다. 그저 욕망을 발산하는 방법으로 선택했던 운동인데, 이제는 헬스장을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그날의 샤워실이 떠올랐다. 내 것을 만져주던 형의 손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감촉. 나도 모르게 조금 더 많은 것을 꿈꾸기 시작했다. 이번엔 내가 형의 것을 만져주는 상상이다.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떤 소리를 낼까. 뚱뚱한 입술이 살짝 벌어지겠지. 그 사이로 달뜬 숨을 뱉으며. 나를 부둥켜안고 더 빨리 움직여달라고 조르기도 할까.  

 딱히 박지민과 단 둘이 이야기를 하거나 붙어 있을 시간이 없었다. 일과 중 형의 옆자리는 그의 절친한 친구의 몫이다. 내가 굳이 태형이 형 자리를 빼앗거나 틈새를 파고드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 다소 어색한 장면이다. 나는 굳이 그러지 못하고 먼발치에서 그를 지켜보았다.

 ‘지민이 왜. 뭘 그렇게 봐?’
 ‘아, 아니에요. 딴생각 하느라….’

 나도 모르게 넋을 놓고 쳐다본 모양인지, 호석이 형이 지나가는 소리로 그런 말을 하기도 했다. 나는 왜 박지민을 보며 이렇게 애가 타는 걸까. 생이별한 애인을 보는 기분이다. 따지고 보면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이럴 줄 알았다. 하나를 트면 자꾸만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될 거라고. 욕망이란 건 화마와 같아서, 작은 불씨로도 한 사람을 완전히 태워 없앨 수 있으니까.

 잠들기 전 이불 속에 숨어서 이어폰을 꼈다. 처음으로 남자끼리 섹스하는 동영상을 찾아봤다. 스스로를 달랠 작정으로 한 손은 이미 속옷 안에 들어가 있었는데, 처음 뜨는 화면을 보고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다갈색 피부에 근육이 빵빵한 외국인 형님들 둘이 뒤엉켜 무지막지하게 박아 넣는 장면이 예고도 없이 재생된 것이다. 당장 뒤로 가기를 누르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그런 영상은 전혀 이입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실은, 박지민과의 섹스를 떠올릴 수 있는 영상을 보고 싶은 거다.

 변태새끼처럼 동영상 사이트를 전전하다가 얼굴이 나오지 않는 동영상을 찾아냈다. 동양인에, 하얗고 마른 몸. 신음소리마저 박지민과 비슷했다. 그걸 발견하고는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잠그고, 이어폰을 낀 채로 수음했다. 한참을 그러다가 휴지 위에 사정을 하고 나면 현타가 밀려왔다. 대체, 뭐하는 짓거리인가.

 홀로 애달픈 마음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어찌나 날짜 감각이 없었는지, 새빨갛던 박지민의 머리카락에 물이 빠져 주황빛을 띨 때쯤이 돼서야 아차 했다. 벌써 7월을 맞이한 것이다. 언제 올지 모를 두 번째 러트 사이클에 대한 불안함을 가져야 하는 그런 시기 말이다.

 내 몸의 텐션이 점점 올라가는 걸 보니 사이클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혹시 내가 매일 박지민을 떠올리며 수음하다 보면 사이클이 더 빨리 찾아오기라도 할까 봐, 나는 그때부터 의식적으로 은밀한 장난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야한 동영상을 보는 건 생각보다 중독성이 강해서, 스케줄이 끝난 후 축난 몸을 눕히면서도 생각이 나곤 했다. 외로운 밤마다 박지민을 떠올리던 걸 갑자기 멈추려니 견디기가 힘들었다. 나는 차선책으로 유튜브를 열어 섹스 동영상 대신 박지민의 영상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최근 영상부터 하나하나 거슬러 올라갔다. 매일 보는 형인데, 마치 모르는 사람의 영상을 보는 기분이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나. 이런 표정도 있었나. 익숙하지 않은 부분들을 하나하나씩 찾아갔다. 나는 늘 카메라 앞에서 혼란을 내색하지 않으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 썼다. 그러니 나중에 가서는 멤버들이 무슨 말을 했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로지 내 문제에만 골몰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데뷔하고 2년이 지나는 동안 무대 모니터링 외에는 우리가 나온 영상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너무 무심했던 모양이다. 나는 내가 봐오던, 혹은 내가 잘 모르던 박지민의 사소한 모습들을 발견하면서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다.

 방송에 나왔던 모습부터 직캠까지 끝없이 뜨는 추천 영상들을 누르다 보니 어느덧 데뷔 초 영상에까지 다다랐다. 그의 옛 화면들 속에는 내 얼굴이 제법 빈번하게 나타났다. 나는 그걸 제 3자가 되어 구경하는 기분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눈을 꿈뻑이며 덤덤하게, 아무렇지 않게, 잔잔하게, 그렇게 한참이나 박지민의 옛 모습들을 눈에 담았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훌쩍거리고 있다는 걸 깨닫고야 만다. 언제나 함께 있었으면서 내가 절대로 눈치 채지 못한 지난 순간들. 나는 어쩐지 지옥으로 떨어질 것만 같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나를 아껴준 당신을 몰라봤기에.

 「 전 잘생긴 사람만 찍습니다. 」
 「 정구우우아. 형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
 「 제일 힘든 거, 정국이가 나 안 좋아하는 거. 」

 당신은 언제부터였을까.



 형의 프로필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고민한다. 새벽녘의 감성에 기대어 못이긴 척 메시지를 보내볼까. 죄책감은 다양한 형태로 나를 덮쳐 온다. 열아홉의 내가 겪기엔 너무 어려운 것 아닌가. 나는 또다시 나 말고 다른 것을 탓하려 든다. 이건 내가 어리니까, 어려서 그래.

 [ 자요? ]

 저 두 글자를 보내는 게 왜 이렇게 힘들었을까. 메시지 전송 버튼을 누른 나는 이내 심장이 쿵 떨어진다. 내가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조금의 지체도 없이 ‘숫자 1’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박지민도 나와 똑같은 순간에 대화창을 열어놓고 고민했던 걸까.

 [ 아니. ]

 무심하게 도착한 답장에 숨을 훅 몰아쉬었다. 내가 메시지를 보낸 건 당신이 보고 싶어서인데, 그 오글거리는 말을 당최 할 수 없다. 왜 안 자요. 아니. 얼른 자요. 라고 보낼까. 그게 뭐야. 그럴 거면 메시지를 왜 보냈어. 오늘 수고했어요? 아냐. 형한테 그런 말을 한 적 없잖아. 용건. 용건을 찾자…… 용건이 어디 있어, 이 시간에. 이 멍청한 놈. 나는 홀로 머저리 같은 독백을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3분이 지나가버렸다.

 [ 정국아. ]
 [ 만날까? ]  

 이런 상황에 면역이 없다. 지금껏 박지민과 일대일 메시지를 주고받은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메시지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입 안이 바싹 마른다. 배꼽 아래가 간질거린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남준이 형이 코를 고는 소리가 낮게 깔린 이 방 안에, 오히려 내 심장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 응? ]
 [ 옷 방으로 와. 만나자. ]



 모든 램프가 소등된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옷 방 앞에 섰다. 열려 있는 문 틈 사이로는 어떤 빛도 새어나오지 않는다. 어둠에 익숙한 눈으로 더듬더듬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옷이 잔뜩 걸려 있는 행거를 지나, 미로 같은 구석을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진짜로 박지민을 여기서 만나면, 나는 과연 괜찮을까. 모두가 잠든 시간에 도둑걸음으로 그를 만난다는 상황 자체가 나를 또다시 묘한 흥분감에 휩싸이게 한다.

 “…….”
 “…….”

 가장 구석, 컴컴한 곳까지 들어가자 가만히 서서 손끝을 물고 있는 박지민이 보인다. 나는 그와 세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더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빛 한 줄기 없는 어둠인데, 나를 향해 있는 그의 눈동자는 또렷하게 보인다. 나는 긴장감에 큼큼, 목을 가다듬으며 형에게 눈을 맞췄다. 이번엔 등줄기가 간지럽다.

 “손.”
 “…….”
 “손 줘.”

 그가 악수하듯 내게 손을 내민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가 나를 얼른 잡아끌더니 내 상체를 한가득 끌어안아 온다. 숨이 턱 막히고 설레어 기절할 지경이다. 둥둥둥. 맞닿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너도 내가 보고 싶었어?”

 그 말은 곧 형도 내가 보고 싶다는 뜻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지 못한 채로 목석 같이 그에게 안겨 있다. 박지민이 픽 웃으며 내 목덜미를 감싸 안는다. 나는 이 간지러운 상황에 숨이 가빠 죽을 것 같다. 같은 집, 옆옆 방. 그다지 멀지 않은 우리의 물리적 거리가 이 순간만큼은 지구와 달의 거리처럼 멀게 느껴졌다.

 “으응. 보고 싶었다구?”

 박지민이 내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나른하게 웃었다.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다 안다는 듯이 말이다.

 “오늘 힘들었는데, 피로가 씻겨나간다.”
 “…….”
 “우리 맨날 여기서 볼까.”
 
 형은 나와 무슨 사이가 되고 싶은 걸까.

 “형.”
 “으응.”
 “나는… 잘 모르겠어요.”
 “뭐가?”
 “형이랑 하고 싶은 게 뭔지는 알았는데, 어디까지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낮게 갈라져 삐끗 새는 내 목소리에 형이 몸통을 더 꽉 끌어안는다. 그의 향기가 밀려온다. 당신은 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나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 고뇌하며 자꾸만 어깃장을 놓는 나를 탓하지 않으며, 내가 돌연변이여서 그런 거라고 쉬운 핑계조차 대지 않는다.

 “나도. 나도 정국아. 아직 모르겠거든.”
 “네.”
 “근데 그런 건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내가… 진짜 나쁜 놈이에요.”
 “그럼 나도 나쁜 놈 하지 뭐.”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당신은.

 얇은 티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우리의 몸이 조금 더 서로를 가까이 당긴다. 눈꺼풀이 저절로 파르르 떨릴 만큼 긴장 되는 이 순간이 마치 우리의 처음인 듯싶다.

 “쿵. 쿵. 쿵. 전정국 심장 빨리 뛴다.”
 “…….”
 “좋은가 보다.”

 내 가슴팍에 뺨을 대고 심장소리를 들으며 배시시 나를 올려 보며 웃는 그의 얼굴을 감싸 잡았다. 그를 떼어내고 어둠 속에서 가만히 시선을 맞춘다. 치약 향이 나는 그의 입술 언저리에서 가만히 숨을 받아 마신다.

 “형이 이거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
 “그래서 하는 거예요.”

 어쩌면 당신이 오래 전부터 원했을, 그것을.

 조심스럽게 그에게 입을 맞춘다. 정말로 처음인 것처럼. 잊어버린 옛 시간 그 어디 즈음인 것처럼. 우리가 어디까지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막 같이 바싹 마른 공간에서 물 한 줄기를 찾는 마음으로. 쫀득하게 달라붙어 오는 형의 아랫입술을 입 안에 머금는다. 수줍게 고개를 내미는 혀를 찾아 톡, 톡, 신호를 보내면 깊게 내게로 밀려온다. 끝까지 모든 것을 털어놓지 않는 나를 원망하지도 않고, 그렇게 속없이 나를 또 허락한다.




 39. 메시지



 [ 너랑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어.]
 [ 정국아. 난 다 괜찮은 것 같아. ]

















(+) 헉헉. 넘 야한가? 헉헉. 성인 걸어야 하나? 헉헉

자나하리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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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깽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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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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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하리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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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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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티1013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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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식스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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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밤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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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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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챠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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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이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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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후메이쥬  | 19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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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 190108  삭제
너무 좋아요 ㅠㅠ
호텔리어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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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sskk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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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송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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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입니다.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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뀩췸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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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벵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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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화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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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벵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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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BTS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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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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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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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러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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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글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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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ke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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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e5813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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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라기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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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숙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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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o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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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삼색아람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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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꾸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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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al4322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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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화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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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비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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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만이내세상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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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kkyo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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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once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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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침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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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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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꾸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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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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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감자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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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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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망개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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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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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무찌무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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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애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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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ean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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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bts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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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호랑이어흥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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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림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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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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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4good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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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니세상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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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  | 190109   
진짜 랠리님은 글천재이신듯
일주일을 또 어찌 기다리나요ㅠ
덕분에 한동안 세월이 훅훅 지나갈듯요
jk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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쩰맄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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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  | 190109   
지민이가 오메가로 발현할때 정국이가 어떻게 반응할지 너무 궁금해져요..먼 미래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랠리님..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그라앙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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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MY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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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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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zo97  | 19010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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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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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y61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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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둥이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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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 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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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notic  | 1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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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lemonade  | 19121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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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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