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서적

ALL 돌연변이 (54) 아는 애 (27) 아마겟돈 (33)
돌연변이 32 랠리 씀

Tracey Chattaway - Nightsky

돌연변이
32













 89. 후유증



 종합선물세트 같은 당신이 이번엔 내게 슬픔을 안겨줬다. 이런 감정도 당신이 준 것이니 감사하게 받아 마셔야 하는 건가. 당신은 내 사랑 방식이 잘못된 거라고 말한다. 내가 조금 더 솔직해져야 했을까. 그게 설사 당신의 마음을 진창으로 밀어 넣는 일일지라도? 가혹하다. 나는 절대로 당신을 아프게 할 수 없다.

 기울어진 사랑?

 한 나절이 다 지나도록 나는 방에 틀어박혀서 그가 한 말들을 곱씹었다. 책상 위에는 주워 담은 약통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당신이 오메가가 되었을 때 나는 홀로 다짐했다. 절대로 당신의 발에 오물이 묻게 하지 않겠다고. 돌연변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고도 마음대로 슬퍼하지 못했던 당신을 안다. 마치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듯, 의연하게 사랑을 말하던 입술을 기억한다. 그러니 내가 이래도 되는 거잖아. 무엇이 기울어졌다는 걸까.

 “정국아, 저녁 먹어.”

 문 밖에서 석진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드세요. 저는 됐어요.”

 나는 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지금 박지민의 얼굴을 본다면 눈물부터 쏟아질 것 같다. 당신은 나를 단숨에 지옥으로 떨어뜨렸다. 이런 다툼은 처음이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은 그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냐며 화를 쏟아낼 것 같기도 하고, 제발 내게 그러지 말라고 애원할 것 같기도 하다.

 24시간 같이 살면서 원하면 언제든 볼 수 있던 박지민인데, 오늘은 너무도 멀리 있는 사람 같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고작 하루 얼굴을 보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내 정신은 너덜너덜해진다. 방에 틀어박혀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참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에게 자존심을 부리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그냥… 그렇다. 설명할 수 없는 기분.

 미안하다고 할까?

 아니다. 내 생각은 변함없으니 그 사과는 거짓이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앞으로 혹시 당신에게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대신 감당하지 않겠다는 뜻이 될 테니까. 도저히 그 말은 못 해주겠다. 실은 우리의 싸움은 누구 한 사람이 사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내심 그가 내 방문을 두드린다면 금방 녹아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형도 나처럼 많이 화가 났겠지. 그가 화내는 이유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해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나는 네 허락 없이는 고민도 하면 안 돼?’
 ‘내가 네 아이 갖는 게 싫어?’

 그의 말들이 머릿속에 휘몰아친다.

 ‘난 네 것이 아니야. 정국아.’

 “젠장….”

 그를 향한 야속함은 점점 더 분노로 번지기 시작한다.

 내가 어떻게 했어야 했는데. 형의 몸은 이제 임신이 가능하니까 아기가 생기지 않게 조심하자고 말했어야 해? 우리 사이에 아기가 생기지 않게 이 약을 꼭 챙겨먹으라고 말했어야 했냐고. 내가 어떻게 그렇게 말해. 오메가가 되었을 때도 내 앞에서 웃어주던 형인데, 그런 형에게 당신이 얼마나 비참한 존재인지 설명하라고? 나와 관계를 맺을 때마다 불안해하는 꼴을 나보고 지켜보라고?

 나는 절대 못 그래.
 그러니 내 사랑이 틀렸다고 말하지 마. 제발.



 “와, 뭐가 이렇게 덥냐.”
 “내일이면 9월인데 야밤에 에어컨은 좀 오버 아닐까요.”
 “날짜랑 시간이 무슨 상관이야? 에어의 컨디션이 문제지.”
 “오, 에어컨이 에어 컨디셔너였어요? 난 에어 컨트롤러인 줄.”
 “이 친구, 에어를 컨트롤하다니. SF스러운걸?”
 “엥, 갑자기 SF는 또 뭔 소리예요.”

 주방에서 생수를 들이켜고 있는데 석진 형과 호석이 형이 실없이 주고받는 말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중에서 내일이면 9월이라는 말에 머릿속이 멍해졌다. 내 생일이다. 아마 이대로라면 최악의 생일이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일 정국이 생일이잖아.”
 “그러네? 정국아, 뭐 먹으러 갈래?”

 형들이 내게 시선을 집중한다. 나는 온종일 쫄쫄 굶었지만 입맛이 뚝 떨어져서 배가 고픈 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냥 확 술이나 진탕 마시고 싶은 기분이 든다. 시큰둥한 얼굴로 냉장고에 누가 넣어둔 맥주 캔을 꺼냈다. 탈칵 소리와 함께 캔을 따서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자 형들이 눈을 둥그렇게 뜨며 쳐다본다.

 “쟤 왜 저래.”
 “정국아, 너 무슨 일 있어? 하루 종일 왜 그래.”

 금세 비어버린 맥주 캔을 구겨서 휴지통 안으로 던져 넣고 눈을 돌렸다. 거실과 멤버들의 방 쪽을 슥 돌아보았다. 소파 위에 누워서 폰을 만지고 있는 태형이 형. 바닥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던 석진 형과 호석이 형. 닫힌 방 문 너머로 음악이 들리는 걸 보니, 아마도 작업 중일 윤기 형. 그리고 코 고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일찍 잠들었을 남준 형. 아…. 박지민이 안 보인다.

 “지민이? 나갔는데.”

 그를 찾는 내 눈빛을 읽었는지 석진 형이 말했다. 반사적으로 어디 갔냐고 물으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아무런 대꾸 없이 조용히 방으로 향했다. 옷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는 내 방의 꼬락서니를 보니 뜬금없이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하….”

 이 시간에 또 나갔다고?

 밤중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다. 아마도 박지민은 또 술을 마시는 모양이다. 내가 지금 술이 고픈 것처럼 그 역시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괜히 신경질이 나서 걸려 있는 반팔 티셔츠들을 걷어 구석에 처박았다. 나는 버림받은 개처럼 침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폰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다. 두 시간 후면 내 생일이다. 기어코 당신은 내게 최악의 날을 선물하려는 모양이다. 밉다. 박지민.



 소음이 들려 번쩍 눈을 떴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나 보다. 현관문을 여닫는 소리와 함께 불규칙적인 걸음소리가 들렸다. 어제와 같다. 인사불성이 된 모양인지 쿵 소리와 함께 바닥에 넘어지고는 작게 앓는 신음이 들린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다 말고 정신을 차렸다. 아마 술에 취한 그의 모습을 보면 더 화가 날 것 같다. 나는 닫혀 있는 문을 차마 열지 못하고 그 너머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참 혼자서 소란을 떨던 박지민이 건너편 문을 열고 들어간다. 새벽 세 시. 내가 이 시간까지 잠들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 술김에도 내 방을 들어와 보지 않는다. 온몸에 기운이 빠진다.

 이럴 때 마음을 터놓고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만큼 가까운 친구가 없다. 형이 언제나 내 곁을 채워줘서 외로움 따위 느끼지 못했다. 외톨이 같은 돌연변이의 삶에 필요한 것은 오직 박지민 하나였다.

 문득 두려워졌다. 이러다가 우리가 헤어지면 어떻게 하지? 그럼 나는 살 수가 없는데. 그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놓인다면 나는 금세 시들고 말 것이다. 어쩌면 온몸이 활활 타버릴 수도 있고 줄줄 녹아 흐를 수도 있다. 하얀 잿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겠지. 끔찍한 생각이다. 자정. 그리고 하루가 바뀌고 나서까지 나는 지옥문 앞에서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아우성친다.





 90. Night sky



 최악의 생일이다. 술독에 빠져버린 박지민은 늦은 오후가 되어서 눈을 겨우 떴다. 바깥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나는 여전히 방에 처박힌 채로 온 신경을 쏟았다.

 “어제 술 많이 마셨어?”
 “응.”
 “이따가 정국이 생일이라고 와규 먹으러 가재.”
 “아…. 나는 속이 좀 안 좋아서.”
 “엉? 너 안 간다고? 진짜로?”
 “응. 사실 약속도 있고.”
 “헐….”

 태형이 형은 놀랐는지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엉망진창이다. 이상한 기 싸움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울컥하는 마음에 방문을 벌컥 열었다. 그의 싸늘한 눈빛이 내게 닿는다.

 “…….”

 내가 여기서 화를 내버린다면, 왠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우리 사이가 잘못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터져 나오려는 말을 가까스로 삼키고 주방에 가서 밥을 펐다. 냉장고에 있는 김치만 달랑 꺼내서 늦은 점심으로 때웠다.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다. 씹는 행위는 내게 그따위 감상만 남기고 있다. 아무런 의지가 없다. 그저 이렇게 숨 쉬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역겨울 뿐.

 설거지를 하던 석진 형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민아.”
 “네?”
 “너희가 싸운 건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멤버 생일에 다 같이 모여서 밥 먹는 자리에 빠지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
 “…….”
 “약속은 그 뒤로 미뤄도 되잖아.”
 “…네. 알겠어요.”

 나는 5분 만에 밥 한 공기를 비우고는 벌떡 일어났다.

 “저녁 식사는 다음에 해요. 생일 뭐 별거라고.”
 “뭐? 그래도 생일인데?”
 “저도 사실 약속 잡았어요.”
 “인마, 그래도…”
 “바로 또 출국하니까 사람 만날 시간이 마땅치 않아서요. 죄송해요. 해외 가서 제가 쏠게요.”

 얼빠진 형들을 지나치며 몰래 박지민을 훔쳐봤다. 그의 표정이 알 수 없게 일그러졌다. 속이 더부룩해서 토할 것 같다. 나한테 다른 약속은 개뿔. 그딴 게 애초에 있을 리가 없다는 건 박지민도 알고 있을 것이다. 차갑게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얼른 도망치고 싶었다. 찬물로 대충 샤워를 하고 멀쩡한 외출복을 갖춰 입었다. 진짜로 누구를 만나러 가는 사람마냥 가방까지 챙겨 들고는 신발장에서 운동화를 골랐다. 벌써 나가냐는 석진 형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새 신발을 꺼내 신었다.

 “…….”

 현관 앞에 서 있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던 박지민이 아랫입술을 씹는다. 조금 놀랐는지 눈에는 힘이 들어가 있고,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 표정을 짓는다. 나는 잠시 그에게 눈을 맞추다가 돌아섰다. 우리는 대체 어디까지 어긋날까. 여기서 멈춰야 한다는 걸 알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나는 순식간에 떠돌이가 됐다.

 차를 끌고 목적지 없이 무작정 밟았다. 충동적으로 핸들을 꺾다가 다리를 건넜고, 정신을 차려 보니 처음 보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대로 부산까지 가버릴까. 아니면 동해로 가서 바다를 볼까. 그게 무슨 소용이지? 전정국,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야. 언제까지 청승 떨고 있을 건데. 그럼 어떻게 해. 내가 뭘 해야 하는데. 박지민을 잃고 싶어? 이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잖아. 그럼, 그럼 대체 어쩌라는 거야.

 내 안에서 많은 녀석들이 소란을 떤다. 처음 하는 사랑은 나를 바보로 만든다. 사랑하면 누구나 겪는 것일까? 모르겠다. 부질없는 혼란 속에 잠겨 있는 동안 차는 점점 더 박지민에게서 멀어져간다. 그게 꼭 진짜로 내 처지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 공포스럽다. 나는 미친놈처럼 주먹으로 핸들을 때리며 화낸다. 빈 도로 위에서 위험한 질주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낯설다. 홧김에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 러트가 왔을 때만큼이나 심장이 뛴다. 쿵쿵 울리는 소리는 괴성을 토하는 엔진소리를 집어 삼킨다. 충동. 충동. 충동.

 “답답해….”

 도저히 통제하지 못할 지경에 다다른 전정국은 결국 박지민에게로 향한다. 어차피 박지민이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 너 어디야.
 “…답답하다고.”
 - 운전하고 있어?
 “미치겠어. 형.”
 - 어디 가는데?
 “나 미치겠어. 박지민.”

 그의 목소리 대신 한숨이 길게 울린다. 좁은 차 안에 가득 차서 내 목을 조르는 것 같다.

 “내가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데? 가르쳐줘. 나보고 틀렸다고 하지 말고, 잘못 됐다고 하지 말고. 응? 나… 터질 것 같아. 형. 지금 터져서 죽을 것 같아. 답답해. 미친놈 같아.”
 - 정국아, 차 세워.
 “형…. 내가 진짜로 이상한 거야? 그래?”
 - 차… 세워.
 “내가 계속 그러면 버릴 거야? 형이 내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떠날 거야? 그럼 나 죽을 거야. 내 마음 왜 몰라? 알잖아. 누구보다 잘 알잖아!”

 그 순간 빵-! 하며 귀를 찢는 경적 소리가 들렸다. 아무렇게나 차선을 밟으며 질주하는 내 옆을 지나가던 차가 무섭게 나를 위협한다. 나는 입술을 꽉 물며 얼른 핸들을 바로잡는다. 정신까지 휘청거릴 정도로 놀라는 바람에 피가 뜨겁게 솟구치는 기분이다.

 - 이 새끼야! 차 세워 얼른!

 잔뜩 화가 나서 악을 쓰는 그의 목소리에 갈피를 못 잡고 있던 정신이 천천히 돌아온다. 하마터면 도로 한 가운데에 차를 세울 뻔했다.

 “화내지 마. 나한테 화내지 마.”
 - 전정국, 너 진짜 혼날래?
 “화내지 말라고!”
 - 넌… 미안하다는 말이 그렇게 어려워?

 그래. 어렵다. 그 말은 못해줄 것 같으니까. 고집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집착? 소유욕? 그런 괴상한 단어를 다 갖다 붙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나를 위해 촉진제를 맞았던 것이 당신의 사랑 방식인 것처럼, 이것도 내 사랑의 방법 중 하나니까.

 - 대답도 안 하네. 그래. 비뚤어지든 말든 네 마음대로 해. 생각할 시간 갖자. 대신 다치지 마. 그럼 너 다시는 안 봐. 죽을 때까지.
 “…….”
 - 아니, 나도 그만큼 다칠 거니까 그렇게 알아.

 툭 끊어진 전화에 텅 빈 눈을 들어 차창 밖 하늘을 바라본다. 미숙한 사랑을 탓하듯 어둠이 밀려든다. 나를 책망하다가 기꺼이 콱 잡아먹으려는가 보다.





 91. mayday mayday



 숙소 근처 골목에서 오래도록 담배를 피웠다. 독한 맛과 낯선 냄새에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목구멍이 찢어질 것만 같다. 기침을 하면서도 오기를 부리는 애새끼처럼 그렇게 나를 혹사시켰다. 정신을 차리고 차를 돌려 숙소에 왔지만 박지민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깊은 어둠 속에 털썩 앉아 언제 올지 모르는 그를 기다렸다.

 헐레벌떡 숙소로 돌아온 내게 태형이 형이 다가왔다.

 ‘정국아. 지민이랑 화해하면 안 돼?’

 생각보다 우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태형이 형은, 이번에도 우리가 싸운 비밀에 대해 알고 있었다. 약통을 집어던지며 싸우던 그 순간 방 문 밖에서 모든 것을 듣고 울먹이던 표정이 떠올랐다.

 ‘지민이랑 안 싸우면 안 될까?’
 ‘…….’
 ‘그… 지민이… 아기 가질 수 있는 거, 그거… 나도 들었어. 엿들은 건 미안한데 어쩌다보니까….’
 ‘형, 신경 쓰지 마요.’
 ‘나도 끼어들고 싶진 않은데… 약간 걱정돼서 그래.’
 ‘…….’
 ‘지민이가 엉엉 우는 거… 딱 두 번 봤는데 다 너 때문이었어.’
 ‘…….’
 ‘처음엔 너도 자길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였고, 두 번째는 어제였어. 지민이는 자기가 오메가인 걸 알았을 때도 그렇게 안 울었단 말이야.’
 ‘…….’
 ‘어제는 울면서 그랬어. 정국이가 자기 맘을 몰라준다고. 그러면서 엄청 많이 울었어. 너희가 왜 싸운 건지 아는데, 그냥… 내가 보기엔 둘 다 대화가 필요한 것 같아.’

 형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바닥만 내려다보았다. 대화. 나는 우리 사이에 대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 결국 내 사랑 방식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나 보다. 박지민이 엉엉 우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 처음 내게 고백했을 때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다시는 슬퍼서 우는 일이 없게 해주고 싶었는데. 분명 그랬는데.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시간은 새벽을 향하고 있었다. 예상대로 술을 진탕 마신 박지민이 택시에서 내린다. 얼마나 취한 건지, 택시 문도 제대로 닫지 못해서 다시 열었다 닫는 것을 반복한다. 그의 모습을 발견하자마자 심장이 쿵쿵 뛴다. 고작 하루, 우리 사이가 뒤틀린 채 지속된 것만으로도 못 견디게 그립다. 천천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박지민에게로 다가갔다. 이 작은 고양이를 부축해서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갈 생각에 가까이 가려는 순간, 그가 몸을 돌리며 터덜터덜 걷기 시작한다. 잔뜩 취해서는 어디로 가려는 걸까.

 비틀거리는 그의 그림자를 밟는다. 어깨에 크로스로 걸쳐 놓은 가방 끈을 꽉 잡은 채로 삐거덕거리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걷는다. 얼마나 많이 마신 건지, 내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한다. 땅바닥만 보며 걷는 모습은 위태로워 보이고, 아래로 쭉 뻗은 뒷목은 밤중에도 하얗기만 해서 왠지 춥게 느껴진다. 9월 초의 더위에도 땀 한 방울 맺히지 않고 보송보송한 저 살결을 당장이라도 만지고 싶다. 참지 못하고 손을 뻗으려는 순간, 그가 걸음을 멈춘다.

 어깨가 흔들릴 정도로 한숨을 깊게 내쉬고는 다시 비틀거리며 걷는다. 뻗으려던 손을 바지 주머니 안에 감추고 가만히 그의 뒤를 따랐다. 박지민은 세 걸음 뒤에 있는 나를 알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웅얼거리며 편의점으로 향한다. 편의점 문을 열기 전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털며 술기운을 쫓아낸다. 밝은 형광등이 가득한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서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고, 잠시 고민하더니 캔 맥주 두 개를 집어다가 품에 안는다. 나는 건물 밖에서 유리 너머의 그를 조용히 관찰했다.

 그리고 또다시 시작된 걸음. 비닐봉투를 손가락에 달랑달랑 끼운 채 숙소로 발걸음을 돌린다. 바보 같은 형. 나는 세 걸음 떨어진 이곳에서도 형의 체향을 맡을 수 있는데, 대체 얼마나 많이 마셨으면 내 체향도 맡지 못하는 걸까.

 “전정국… 전정국.”

 그가 혼자 있을 때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릴 듣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는 걷다 말고 또다시 걸음을 멈춰서 내 이름 세 글자를 술주정처럼 내뱉는다. 잠시 뒤 내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체리 이모티콘이 액정에 둥둥 떠 있다.

 “…….”

 나는 통화버튼을 누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야… 전정국….”
 “…….”
 “너… 어디야.”
 “…….”
 “어쭈. 대답 안 하지…. 치사하게.”

 당장 다가가서 저 작은 어깨를 꽉 감싸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문득 내 옷에 배어 있을 담배냄새가 신경 쓰였다. 나는 폰을 귀에 댄 채로 조용히 그의 뒤통수를 바라보기로 했다. 뒷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깎아서 더 동그랗게 보이는 금색 머리통. 하늘거리는 티셔츠의 맵시. 곧은 척추. 내가 좋아하는 것투성이다. 단 하나도 좋지 않은 부분이 없다.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만 빼고 말이다.

 “집에… 아직도 안 들어갔어? 엉…?”
 “…….”
 “생일도 다 지나버렸네.”
 “…….”
 “진짜…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
 “너 미워. 전정국.”

 그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그를 돌려 세워서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다리가 굳어버린 것처럼 또 말을 듣지 않는다.

 박지민이… 울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들고 나온 비닐봉투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팽개친 채로 손목으로 자신의 눈을 가린다. 훌쩍이는 소리와 함께 선 자리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낸다. 아무도 없는 새벽의 거리. 간간이 들어와 있는 주황빛 가로등 아래에 덩그러니 서서 울기만 한다. 울음소리 안에 내 이름이 섞여 있는 듯하다. 나는 그 작은 모습을 보며 하얗게 굳어버린다.

 뭐가 이렇게 어려울까. 사랑이 참 어렵다. 형도 나처럼 힘든 거지? 사랑에 매몰되는 방법부터 모든 감정을 아름답게만 갈무리할 방법을 알고 싶다. 나는 당장 울고 있는 박지민을 안아주는 것도 힘드니까. 내 안에 뒤섞여 있는 감정들이 자꾸만 나를 가로막는다. 술에 취한 당신이 또다시 내게 못된 말을 할까봐 겁이 난다. 생각할 시간을 갖자는 말 다음으로 무슨 말이 나올지 몰라서 무섭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로 출국 길에 올랐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비행기에서도 따로 앉았다. 내내 저기압인 우리 둘 사이를 눈치 챈 형들은 더 이상 식사자리 이야기를 꺼내며 곤란하게 만들지 않았다. 이대로 호텔에 도착하면 나는 또다시 사방이 가로막힌 벽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내내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반복해도 결론은 하나다.
 형이 내 사랑을 이해해해주길 바란다는 것.

 다음 날 있을 공연을 위해 연습실에 모였을 때, 나는 단번에 알아챘다. 그가 억지로 페로몬을 꽉 닫아놓았다는 것을. 내게 자신의 존재를 조금도 드러내고 싶지 않다는 뜻인가. 그런 생각에까지 치닫자 손끝이 떨려왔다. 나를 항상 행복하게 만들던 그의 체향이 사그라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끔찍한 이별을 떠올린다. 우리의 관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건 결국 나 하나인 거야?

 ‘상대방을 질리게 만들 위험이 있지.’

 그 순간 왜 또 최영진의 메시지가 떠올랐는지. 어쩌면 그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 내 옆에 박지민이 없는 날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인정하고 말았다. 내 앞에서 체향을 숨기는 박지민 때문에 끝없이 추락한다. 그러다가 곧 또 다른 결론 하나를 내렸다. 내가 먼저 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



 늦은 밤 복도를 달려 박지민의 룸 앞에 섰다. 급하게 도어 벨을 눌렀지만 대답이 없다. 나는 문을 주먹으로 두드리면서 그를 불러댔다.

 “형!”

 반응 없는 그의 태도에 머리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기분이다. 문득 떠올랐다. 그동안 박지민은 숱하게 내 방문을 두드렸다. 몇 번이나 내가 있는 곳의 초인종을 누르고, 두드리고, 내 이름을 부르며 애원했었다. 지금 이렇게 가슴이 답답하고 힘든 기분을 그는 몇 번이나 나를 상대로 겪었다. 가슴 속이 폭발할 것만 같다. 형도 이랬던 거야? 대답 없는 나를 부르면서 다 폭파시켜버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났어? 내가 문을 열어주면 당장 무릎이라도 꿇을 수 있을 기분이 들 정도로 처절했어?

 “…….”

 열 번도 넘게 울리는 도어 벨 소리 끝에 그의 인기척이 들린다. 나는 화난 사람처럼 씩씩거리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서 눈을 부릅뜬다. 느릿한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순간이 야속하리만치 길다. 굳게 닫혀 있던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미친 황소처럼 그의 몸을 밀며 안으로 쳐들어간다. 주춤하며 뒷걸음치는 형의 허리를 붙잡고 늘어지며 발밑에 매달린다.

 “전정국.”

 잔뜩 잠긴 목소리로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 나는 형의 앞에 무릎을 꿇은 채로 그의 다리춤에 얼굴을 묻었다. 심장이 폭발할 것 같다. 나를 떼어내려는 듯 몸을 움직이는 그를 꽈악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내 머릿속엔 박지민이 전정국을 버린다는 시나리오로 가득 찼다. 내게 보여준 적 없는 서늘한 표정, 말투, 그리고 뿌리치려는 미세한 움직임까지, 나를 결국 미치게 만들려나 보다.

 “놓고, 이것 좀 놓고…”
 “나랑 헤어질 거야?”
 “…뭐?”
 “그럼 나 죽는다고 했지.”
 “하….”

 내 말을 들은 그가 신경질적으로 나를 떼어낸다. 그의 힘에 나는 뒤로 밀려나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쓰러진 몸을 일으켜 세우려 하자 갑자기 베개가 내 얼굴로 날아온다. 묵직한 기운에 고개가 틀어진다.

 “미친…….”

 형이 화난 듯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다. 다시 그에게 시선을 맞추려 하자 다시 베개가 날아온다. 퍽. 퍽. 둔탁한 소리를 내며 그가 베개로 나를 수없이 내려친다.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그가 날 때리는 것을 가만히 받기로 했다.

 “사흘, 사흘 걸렸어! 너!”
 “…….”
 “이렇게 찾아오는 데 사흘! 그런데 뭐? 헤어질 거냐고?”
 “…….”
 “이 멍청한 자식이!”
 “때려. 더 때려.”
 “뭐?!”
 “나 형한테 안 미안해. 그러니까 더 때려.”

 그가 베개를 높이 쳐든 채로 행동을 멈췄다. 베개에 맞아 엉망이 된 앞머리가 눈을 찌른다. 나는 그의 앞에 다시 곧게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든다. 눈이 빨갛게 충혈 된 그와 눈을 마주친다.

 “나 형한테 안 미안하다고.”
 “…뭐?”
 “앞으로도 나는 형 아픈 거 못 봐. 힘든 거 못 봐. 걱정하는 것도, 슬퍼하는 것도 절대로 못 봐요. 그러니까 안 미안해. 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할 거야.”
 “그럼 대체 왜 왔어 이 새끼야!!”

 그가 베개를 바닥으로 집어던지며 소리를 꽥 질렀다. 내내 참고 있던 울음이 덜컥 올라오려 한다. 코끝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매워지고, 꽉 깨문 어금니 사이로 신음 같은 흐느낌이 터졌다. 왜 왔냐고? 그걸, 그걸 몰라서 물어?

 “형이… 흐… 나 버릴까 봐…….”

 나는 결국 바보처럼 질질 울고 만다. 내가 울음을 터뜨리자마자 그의 눈에서도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아랫입술이 하얗게 될 정도로 세게 씹은 채로 나를 노려본다.

 “그러니까… 흑, 버리지만 말고 그냥… 나 때려….”
 “이…… 바보가…….”
 “맞아. 나 바보야….”
 “이 나쁜… 고집불통.”
 “알아. 다 맞아.”
 “너… 정말…….”
 “사랑해. 형.”
 “…….”
 “사랑하는 마음밖에 없어. 형한테. 그거 말곤… 없어.”

 답답하고 화가 났는지 바닥에 발을 구르며 감정을 표출하는 당신이 보인다. 가까이에 있는 주먹이 꽉 쥐어진다. 힘에 못 이겨 부들부들 떨려오는 손이 위로 들린다. 당신이 나를 원망하며 때린다면 얼마든지 맞아줄 수 있다. 대신 고집쟁이라서 싫다는 말은 하지 마. 내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만 하지 마.

 처분을 달게 기다리던 내게 고통 대신 찾아온 건 거센 힘이었다. 그가 내 몸을 바닥으로 거칠게 밀어 눕히고는 올라타서 다급하게 입을 맞춰 온다. 아……. 마치 갈증 끝에 물을 만난 사람처럼 앓는 소리가 터졌다. 내 앞에서 최선을 다해 감추고 있던 그의 페로몬이 나를 천천히 휘감는다. 달큼하고 매운 체리 향이 퍼지는 게 좋아서 몸에 경련이 올 지경이다.

 “…흐…읍.”

 내 위에 있는 당신의 작은 몸을 세게 끌어안고 틈이 없을 만큼 당긴다. 숨 쉴 공간 하나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아서 거칠게 머리통을 붙잡고 입술을 짓이긴다. 이걸 당신의 용서라고 받아들여도 될까. 나를 이해해주겠다는 뜻으로. 내 방식을 알겠다고 해줄 거야?

 당신이 내 멱살을 움켜쥔다. 뜨거운 물이 자꾸만 얼굴로 떨어진다. 그가 내려주는 입맞춤으로도 부족하다. 나는 몸을 돌려 손쉽게 당신의 위에 올라탄다. 까슬까슬한 카펫을 손으로 누르며 당신의 얼굴을 내려다본다.

 “…학, 하아.”
 “하…….”

 막혔던 숨통이 터지며 우리는 물에 빠졌던 사람처럼 거칠게 호흡을 가다듬는다. 투박했던 입술의 접촉 때문인지 당신의 아랫입술이 빨갛게 부풀었다. 눈물이 흐르고 있는 관자놀이를 엄지로 쓰다듬어 주며 가만히 눈을 맞췄다. 어느 한 쪽 눈의 이채도 허투루 놓치고 싶지 않아서 끊임없이 당신의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번갈아 바라본다. 어느 곳을 봐도 그 안엔 내가 가득 담겨 있다.

 “…너 기억 나?”
 “하아… 하….”
 “네가… 그랬잖아. 왜 나보고 슬픈 것도 참느냐고.”
 “…….”
 “나는… 네가 죄책감 갖는 게 싫다고 했었지.”
 “…….”
 “그때 네가 참지 말라고 했어. 너 좋아하면 좋아하는 것만 하라고 했어. 네가 그랬어.”
 “알아.”
 “근데 너는 왜 혼자 감당하려고 해?”
 “달라.”
 “뭐가 달라?”
 “나는 참는 게 아니야. 좋아서 그러는 거야.”
 “하…. 정국아.”
 “형 사랑할수록 더 그럴 거야. 같이 아프기 싫어. 혼자 힘들 거야. 죄책감 아니야. 그냥 그게 내 사랑이야. 박지민, 그래서 내가 싫어?”
 “넌 진짜… 머저리야.”

 멍청이. 바보. 고집불통. 머저리. 그 다음은? 당신이 욕이랍시고 내게 쏟아내는 말들에 헛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당신을, 아직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그래. 마음대로 생각해. 싫어하지만 마.”

 뭐라고 대답하려는 그의 입술을 다시 물고 집요하게 빨았다. 내 얼굴을 양손으로 꽉 잡은 손길에 힘이 들어간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던 여린 혓바닥을 이로 깨물어가며 끊임없이 찾아든다. 고개를 비틀며 꿈틀거리는 당신의 허리를 꽉 감아 잡자 바닥에 붙어 있던 등과 엉덩이가 공중에 뜨며 유연하게 휜다. 나는 조급증에 걸린 사람처럼 손을 떨며 당신의 바지를 황급히 벗겨 내린다.

 “흐읏….”

 갑작스레 맨살을 어루만지는 손길에 당신은 고개를 젖히며 신음한다. 곧게 뻗은 목덜미를 깨물며 순식간에 나체가 된 엉덩이를 주무른다. 조금 더 짙어진 체향에 넋을 놓아버릴 것 같다. 고작 사흘. 아니, 만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토록 애가 타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당신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이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까. 내 호흡까지 주관해버릴 정도로 박지민의 존재는 내 삶 그 자체이기에.

 “아, 흐… 아파.”

 다급하게 바지와 속옷을 허벅지에 걸친 채로 당신의 몸 안에 찾아들었다. 뻑뻑한 삽입에 새된 소리를 냈지만 이내 나를 흠뻑 감싼 체액 때문에 어렵지 않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당신의 마른 다리를 붙잡아 올리며 좁은 몸 속 깊은 곳까지 단번에 욱여넣는다. 당신이 바닥의 카펫을 손톱으로 긁으며 바르작거린다. 러트가 온 사람처럼 이성을 잃을 것만 같다. 눈앞이 희뿌옇다. 오로지 당신을 다시 가까이 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차올라서, 좀처럼 행동을 간수하기 힘들다.

 “읏… 정국, 아…!”

 거센 움직임에 당신의 몸은 계속해서 힘없이 밀려 올라간다. 나는 몸을 잔뜩 웅크려서 당신을 내 안에 가두며 짐승처럼 끊임없이 움직인다. 조금 더. 더. 더 많이. 이것도 충동이겠지. 나를 잠재우는 것도 충동하게 하는 것도 모두 당신 하나뿐이다.

 빠르게 전개된 행위에 머리끝까지 쾌감이 차오른다. 나는 당신의 몸 안에 급하게 사정했다. 참아야겠다는 생각도 여유도 없었다. 단지 다툼으로 인해 가슴 속에 쌓여왔던 무언가를 이렇게라도 분출하고 싶었다. 뜨겁게 사정하는 순간 거짓말처럼 또 눈물이 터졌다.

 “흐…. 자기 멋대로지….”
 “…….”
 “이기적인 놈.”
 “알아. 그래도 안 미안해.”
 “넌 나를 사랑한다면서, 내 마음 하나도 몰라.”

 당신이 몸을 돌려 나를 눕히고는 다시 내 위에 올라탔다. 우리가 연결되어 있는 몸의 일부가 뜨겁다. 채 벗지 못한 내 속옷과 하의는 당신이 흘린 체액으로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몸 위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부드러운 몸 안으로 내 것이 더 깊게 닿는다. 살가죽이 얇은 골반을 붙잡고 몸을 조금씩 띄워가며 다시 움직였다. 언제 토해냈냐는 듯, 다시 무섭도록 단단해지는 신체의 변화에 당신의 콧잔등이 일그러진다.

 “아흑…. 열 받아.”

 내 위에서 들썩이던 당신이 목을 조를 것처럼 양 손으로 내 쇄골 부위를 짚는다. 치받는 힘에 흔들리는 몸을 지탱하고자 내 가슴팍과 목을 아무렇게나 쥐어뜯는다. 화가 풀리지 않는지 끙끙거리며 계속해서 나를 향해 화를 낸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는 나를 원망스럽게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꼬리. 목을 끌어당겨 끊임없이 얼굴 이곳저곳에 입을 맞춰주며 한참 동안 반복된 행위에 온 신경을 쏟아 붓는다.



 바닥을 아무렇게나 뒹굴며 짐승처럼 거칠게 섹스하던 우리는 세 번을 더 사정한 후에야 가까스로 멈췄다. 태풍처럼 순식간에 휘몰아친 상황에 엉망이 된 우리는 몸이 뒤엉킨 채로 바닥에 늘어져 가느다란 숨을 뱉었다. 쉽게 가시지 않는 쾌감과 감정의 여운에 송두리째 푹 담긴 채로 이것이 꿈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대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이게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공중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멍하게 떠돌고 있는 생각의 흐름을 끊은 건 당신의 목소리였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당신의 가슴팍 가까이에서부터 조금 쉰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아기 생기면 누가 힘들대?”
 “…….”
 “너랑 나 사이에 아기가 생기면 내가 괴로워?”
 “…그럼 아니라는 거야?”
 “나 또 욕 나올 것 같아.”

 두근. 두근. 두근. 빠른 속도로 뛰는 심장 위에 얼굴을 묻었다. 당신이 하는 말이 무엇인지 한 글자 한 글자 새기고 싶은데, 자꾸만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다.

 “정국아. 아기가 생겨도 난 슬퍼하지 않아.”
 “…….”
 “놀란 건 맞지만 그뿐이야. 결국 난 행복할 거라고 결론 내렸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깟 거 다 포기할 수 있어. 가수? 명예? 네가 내 가족이 되면… 내가 우리 가족을 품게 되면… 다 버릴 수 있다고.”

 당신이 내 얼굴을 잡아들며 억지로 자신의 얼굴을 보게 한다. 뿌연 시야에는 차분한 목소리와는 달리 숨이 넘어갈 것처럼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대체 뭐라고 하는 걸까.

 “그러니까 네가 짊어질 것 따위 없어.”
 “…하.”
 “아직도 지 마음이 더 크다고 생각하겠지.”
 “…….”
 “열 받아. 진짜….”

 당신은 지금….

 “내 마음 몰라 넌. 이 등신아.”

 내 전제가 틀렸다고 말한다. 나 혼자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것을 말한다. 당신의 마음이 나보다 크다고 말한다. 슬프지 않다고, 힘들지 않다고, 아기가 생겨도 행복할 거라고 말한다. 나를 위해서 다 버릴 수 있다고 말한다.

 “네 맘대로 기울지 마. 내 사랑도 똑같아.”

 설명할 수 없는 끔찍한 기분이 들어 무너져 내렸다. 나는 여태 당신의 마음을 멋대로 단정했던 걸까. 더 이상 어떤 말도, 어떤 생각도 이어나갈 수가 없다. 탈력감과 허무함이 밀려온다. 온갖 얕은 감정들이 속에서 날뛰며 나를 먹어치운다.

 지난 며칠 나를 삼켰던 고뇌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Kay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말랑망개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이은비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이지수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델라  | 19052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망콜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양양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Navy61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쇼지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국퐁민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912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뀨밍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에미쵸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forest0101  | 19052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꾸꾸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하경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바림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밈밍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김미지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이봄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새침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하늘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익애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국민맘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우체국  | 19052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김아미  | 19052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사사국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나무사랑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카니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유리알이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유리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별명은서너개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skyblue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깜까미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 190522   
비밀댓글입니다
오,늘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딸기침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장지은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버거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말챠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Honeyybee05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messiahjun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andYou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아는애무새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이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소피아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꾹바라기  | 190523   
엉엉 우리 애기들 영원히 행복만 해야 해
2세들로 축구팀 만들때까지 홧팅
jj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qhs1002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제이링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옴뇸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데스티니(정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한예슬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김선애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짐른우주최고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레이닝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김수현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로에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고구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pulcherrima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그린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오구오규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주세요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파이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빵빠레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수직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지미니미니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레미레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Soooooo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소프티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sol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만두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찌미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diayu1293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thetime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꾹침모드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lovely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포동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크으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라잇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Dna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나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누나아지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져니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우브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강양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김아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Lalla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son0326h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밍쿠키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A.cake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그린티1013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기린린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Qwert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Lovelyjim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날망치러온나의구원자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YENNY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라떼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삼색꼬냥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Sky High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온전한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푸른고래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냐옹냐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달집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포멜로파라디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kkong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코코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레나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민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hhjj3520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꿀꾹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물고기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소돔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국에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kmbarista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봉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박하사탕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뚜잇뚜잇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Jmjk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바사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국민러버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졔좀봐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jk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송공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salz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망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rolla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문라이트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죠니뎁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전박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백진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그럼난박지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랠리님최고  | 190523  삭제
랠리 작가님의 글태기 고민을 트윗에서 봐서인지 이번회는 더 눈물이 났어요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수 있는 글을 쓴다는건 훌륭한 재능이세요. 이북으로 내실수 있다면 당장 구매할텐데 집에 소장본을 둘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불온서적안에서라도 결제해서 영원히 보고싶은 글을 쓰시는 랠리님 최고입니다.
부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정세영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정혜숙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최미란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jena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rkdwldo7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둥벵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two_j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애국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레몬트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자나하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꾹찜영사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호텔리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이런사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정꾸꾸정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녹차케익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춉춉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박옥분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Hazel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앙팡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바다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소이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슈크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하늘바라기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천사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다니니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감동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Blare lee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nicespace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ㅇㅅㅎ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ㄲㄹㄹ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다니니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citizen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아낭케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MoreForJKJM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totoro23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감동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양파깡이a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김낭낭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msooe38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PrimeNo.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카니  | 190523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엄지공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팝팝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야시비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Ym K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령음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miming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히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짐짐꾹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소와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gks0309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댜림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밀국민빵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yonee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마른장작  | 190523   
비밀댓글입니다
푸른곰팡이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라임국민~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파프리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멜랑콜리아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eckhart  | 190524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먀키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블랑  | 190524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이한나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Miyo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냥이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치미꾹꾸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찌민100꾸기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망개떡 만드는 달토끼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귀찮  | 190524   
아따 이놈들 정말 의미그대로 치고박고(????) 싸우며 화해하는군여. 좋다좋다 딱좋다♡♡♡♡
랠리님 사랑합니다 랠리님 덕분에 이 나이에?? 짐른전 선입장도 신청하고!!! 제가 검은마스크 쓰고 싸인받으러 갈꺼예요!!!!
근데 이번편 성인 걸어야하지 않으시나여? ㅋㅋㅋ 왜때문에, 아무도 말씀안하시는겨? 이 욕망의 노예들 ㅋㅋㅋㅋㅋ
앙달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드리오네  | 190524   
국민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정민이 생기면 말해 이 누나가 회사 다 때려치고 정민이 키울께.
꿀벌이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Daha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구름엔  | 190524   
비밀댓글입니다
미능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김시언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이나라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vanessa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이야앗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Kimbob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앙버터_꾹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굥이JK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김제이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짐니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오국이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천사들의맘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노수정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카유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macadamia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동동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당근있어요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sophie  | 190525   
큰일이에요 가수와 명예 버릴 수 있다는 지민이의 대사에 왜 제가 버림받은 거 같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느낌이 드는지 ㅋㅋㅋㅋㅋㅋㅋ 몰입감이 엄청납니다 랠리님 ㅋㅋ쿠ㅜㅜㅜㅠ 글 항상 잘보고있어요!! 직접 뵈러 가지는 못하지만 소장본 내시면 꼭 살게요 암튼 이번 작품 돌연변이도 쭉 응원합니당💜
노을빛안개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재이히히  | 190525   
비밀댓글입니다
챈챈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최진아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KML5813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lena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balmok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may.co++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오소리♥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서지희  | 190526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침침  | 190526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춘향이즴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JOY502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꼬모랑주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궁민뱅크  | 190526   
비밀댓글입니다
kkukku77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orja1900  | 190527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eum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레츠기릿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붉은꽃단비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꽃짐니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미니꾹이꺼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kkong95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kiyot  | 190527   
비밀댓글입니다
근육망개  | 190528   
비밀댓글입니다
Dana  | 190528   
비밀댓글입니다
koook_1108  | 190528   
비밀댓글입니다
박키티  | 190529   
비밀댓글입니다
clean  | 190530   
비밀댓글입니다
비비  | 190530   
비밀댓글입니다
aeae  | 190530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꾸도르  | 190530   
비밀댓글입니다
hero1004  | 190530   
비밀댓글입니다
luna719  | 190531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팽아  | 190531   
비밀댓글입니다
J  | 190531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키위  | 190531   
비밀댓글입니다
하늘보리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솔솔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송공주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두루룹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thdalswn5715  | 190601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모도리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April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robin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국민만세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Yujin  | 190601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주세요  | 190602   
비밀댓글입니다
제이엠  | 190603   
비밀댓글입니다
쌀보리  | 190603   
비밀댓글입니다
Artemis22  | 190603   
비밀댓글입니다
잿빛  | 190605   
비밀댓글입니다
제이  | 190606   
비밀댓글입니다
 | 190607   
비밀댓글입니다
하니  | 190608   
비밀댓글입니다
사멀  | 190608   
비밀댓글입니다
kikkyo  | 190610   
비밀댓글입니다
Purple♡  | 190611   
정국이 레알 집착공이군홍홍♡♡
꾹밍  | 190614   
비밀댓글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 190618   
비밀댓글입니다
꾹이민이  | 190620   
비밀댓글입니다
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21   
비밀댓글입니다
미야미야  | 190621   
비밀댓글입니다
강아지고양이병아리  | 190621   
비밀댓글입니다
짐마녀  | 190623   
비밀댓글입니다
토끼와강양이  | 190625   
비밀댓글입니다
찜꾹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루나  | 190708   
비밀댓글입니다
서열꼴찌 댕댕이  | 190724   
비밀댓글입니다
딸기침  | 190724   
비밀댓글입니다
영영  | 190725   
비밀댓글입니다
꾸기꾸깆  | 190729   
비밀댓글입니다
유빈  | 190730   
비밀댓글입니다
bomi9901  | 190731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달밤  | 190731   
비밀댓글입니다
날개꽃  | 190731   
비밀댓글입니다
짐니짐니  | 190731   
비밀댓글입니다
탕트  | 190801   
비밀댓글입니다
짱쫀쫀쫀득  | 190804   
비밀댓글입니다
밀크티  | 190804   
비밀댓글입니다
Hana  | 190805   
비밀댓글입니다
스미레  | 190806   
비밀댓글입니다
파스쿠침  | 190811   
비밀댓글입니다
날개꽃  | 190814   
비밀댓글입니다
찜니조아23  | 190815   
비밀댓글입니다
제프준  | 190819   
비밀댓글입니다
리안  | 190819   
비밀댓글입니다
러블리찜  | 190820   
비밀댓글입니다
일삼  | 190830   
비밀댓글입니다
다이  | 190904   
비밀댓글입니다
꾹♡민  | 190904   
비밀댓글입니다
퓨어  | 190907   
비밀댓글입니다
Jimnotic  | 190907   
비밀댓글입니다
꾹침영원히사랑하자  | 190928   
비밀댓글입니다
오픈엔디드  | 190930   
비밀댓글입니다
비비드윤  | 190930   
비밀댓글입니다
은색목걸이  | 191002   
비밀댓글입니다
냐하하  | 191007   
비밀댓글입니다
노랑양말  | 191009   
비밀댓글입니다
라엘  | 191010   
비밀댓글입니다
코알라  | 191019   
비밀댓글입니다
soyaa  | 191028   
비밀댓글입니다
wooring  | 191101   
비밀댓글입니다
스터닝  | 191103   
비밀댓글입니다
구구  | 191110   
비밀댓글입니다
구구  | 191110   
비밀댓글입니다
홍냥:D  | 191118   
비밀댓글입니다
wooring  | 191213   
비밀댓글입니다
    : 보안코드 이미지 : 보안코드 입력폼 비밀글
목록으로
jack

오늘 하루동안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