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서적

ALL 돌연변이 (54) 아는 애 (27) 아마겟돈 (33)
돌연변이 39 랠리 씀

Ólafur Arnalds - Fyrsta

돌연변이
39











 105. 빛



 우리의 확률은 어디까지일까.

 해가 뜨기도 전에 잠에서 깬 형은 내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적거렸다. 익숙한 촉감에 저절로 눈이 떠진 나는 새벽의 푸르스름한 빛에 물든 당신을 바라본다. 눈꺼풀이 무겁다. 마주보고 있는 당신의 눈꺼풀도 잔뜩 부풀어 있다. 우리는 지난 밤 내내 떨어지면 죽을 것처럼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행복해서 울었고, 알 수 없는 서러움에 울었다. 울다가 입을 맞추고, 그러다가 웃음이 터지고, 축축한 속눈썹을 바라보며 또다시 울었다. 지금의 형처럼, 나도 아마 두 눈과 입술까지 퉁퉁 부은 몰골일 것이다.

 “나 쉬 마려워.”

 그의 어깨를 꽉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더니 내 귓가에 조용히 속삭인다. 나는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감으며 부스스하게 웃었다. 조금 더 꽉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려다가 이내 그를 가둬두었던 팔을 풀었다. 형은 내 볼에 입을 맞춰주곤 천천히 일어나서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을 때는 손에 짤막한 막대기 하나를 쥐고 있었다. 다시 내 품 안으로 들어와 안기며 눈앞에 그것을 들어 보인다. 자그마한 액정에는 빨간 색 줄 두 개가 그어져 있다.

 “아침 첫 소변으로 하면 더 정확하대….”

 생전 처음 보는 그것이 임신테스트기라는 걸 금방 눈치 챘다. 두 줄이 의미하는 것이 뭔지 몰랐으나, 형의 표정을 보니 알 것 같다.

 “세 번 했는데… 다 두 줄 나왔어. 어제 낮에 한 번, 저녁에 너 오기 전에 한 번, 그리고 지금.”
 “…….”
 “우리 정국이, 아빠 됐네.”

 아빠라는 말에 또다시 울컥 눈물이 나올 것 같다. 가까스로 참으며 형을 꽉 끌어안는다. 또 울었다가는 아예 눈이 떠지지 않을 것 같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형, 축하해.”
 “흐흥.”
 “지민아.”
 “…응.”
 “아……. 지민아…….”

 머릿속엔 여러 말들이 맴돈다.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 행복하게 해줄게. 평생 형만 바라볼게. 그러나 그의 이름 말고는 나올 수 없다. 어떤 단어도 지금 내 마음을 다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미사여구를 다 끌어다가 꾸미려고 해도 소용없을걸.

 나는 그의 마른 배 위에 입을 맞췄다. 그러자 형이 손바닥으로 뱃가죽을 살살 매만지며 말한다. 잔뜩 잠긴 목소리가 참 듣기 좋다.

 “아빠 닮아서 고집이 세다. 약을 먹었는데도 찾아왔잖아. 크게 될 녀석이야.”
 “…….”
 “누가 전정국 2세 아니랄까 봐.”

 신비롭다. 사랑하는 사람의 뱃속에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것이. 늘 숨겨야 하는 우리의 사랑에 첫 결실이 생긴 것이다.

 나는 형에게 팔베개를 내준 채로 팔을 당겨 머리통을 끌어안았다. 반질반질한 이마에 몇 번이나 입을 맞추면서 아직도 가시지 않는 감격의 여운을 즐긴다. 형은 내 품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내가 궁금해 하는 것들을 주저 없이 털어놓는다. 나는 눈을 감은 채 상상에 잠긴다. 지난 활동 기간에 부쩍 피곤해했던 모습을.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 머리만 기대면 금세 잠들었던 모습을. 내가 눈치 채지는 못했지만, 체향이 사라져서 홀로 당황스러워했을 그를.

 지난 달 러트 기간에 텅 빈 숙소에서 ‘충전’을 하는 동안 이 작은 생명체는 우리를 찾아왔다. 지난한 확률을 뚫고, 전정국과 박지민의 가족으로.

 “아기, 보러 갈래?”

 내게 뺨을 비비며 묻는 그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생각해야 할 많은 것들은 잠시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내년까지 꽉 채워져 있는 스케줄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앞으로의 가수생활은 어떻게 될지. 앞으로 헤쳐야 할 일들은 태산과 같으니, 지금 이 순간만큼은 먹먹하게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데에만 집중하고 싶다.

 형과 나 사이에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예상을 빗겨 나간다. 조물주가 우릴 만들 때 미리 정해놓은 것이라면 참 얄궂다고 말하겠다. 애초부터 우리의 힘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거였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애먼 마음을 먹지 않도록 해주지 그랬나. 어차피 이렇게 될 거였으면서 왜 매번 힘든 과정을 거치게 만드는 걸까. 그래서 나는 닥쳐온 모든 것들이 우릴 단련시키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런 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의 청사진이라면, 조금 더 굳게 마음먹을 것이다.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의연해지겠다고.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해가 뜨기도 전에 형을 태우고 운전대를 잡았다. 병원으로 향하는 내내 형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뭘 보고 있느냐고 묻자, 배시시 웃으며 아기용품을 파는 쇼핑몰 화면을 내게 보여준다.

 “태어나서 이런 거 처음 검색해 봐.”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웃고 있는 옆얼굴을 보니 또 눈물이 터질 것 같아서 입술을 꾹 말아 물었다. 형은 내내 미소 띤 얼굴로 엄지손가락을 바삐 움직인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자꾸만 시선이 간다. 정차할 때마다 차창에 팔을 받친 채 머리를 괴고, 혼자 입술을 오물거리며 눈동자를 굴리고 있는 박지민을 구경한다. 형은 임신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는 모양이다. 엄지로 액정을 긁다말고 뿌리가 자라난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갑자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앗, 이제 염색하면 안 되겠다. 어쩌지.”
 “염색하면 안 된대?”
 “아기한테 안 좋대.”
 “이제 술도 못 마시겠네. 지민 씨.”
 “괜찮아.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어.”

 우리는 의식적으로 가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고 있다. 당장 오늘 오후에 일본으로 출국하고, 며칠 뒤 연달아 콘서트가 있다. 그 전까지는 몇 번이고 리허설을 하며 땀을 흠뻑 흘려야 한다. 유난히 격렬하고 고된 이번 활동 안무들이 떠오른다. 공연 세트리스트를 곱씹으면 형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지금의 행복을 깨고 불안해지고 싶지 않아서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아마 형도 마찬가지겠지. 아기를 가진 몸으로 활동을 하는 게 걱정되어서 이것저것 찾아보는 것일 테니까.

 “아까 태형이한테 말했어.”
 “뭐라고 해?”
 “울더라.”

 친구가 아기를 가졌다는 말에 울어줄 수 있는 사람. 고맙게도 우리 두 사람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많다. 삶의 변주를 함께 노래하며 서로의 짐을 기꺼이 덜어줄 사람들이 적어도 다섯 명 있다. 그러니 우리는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이다.

 “대만 공연 끝나고 나면 선물 줄게.”
 “무슨 선물?”
 “형 생일 선물.”
 “뭐야. 나 벌써 선물 받았는데?”

 그가 웃으면서 제 배를 가리킨다. 당신은 우리의 결실을 선물이라고 말한다. 내 손을 끌어다가 자신의 배 위에 올려놓고 살살 문지르는 행동에 결국 내 눈시울은 또다시 붉어진다.

 “근데 선물 두 번 받으면 더 좋으니까, 기대할게.”
 “…….”
 “울보 아빠네.”
 “…안 울어.”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며 코를 훌쩍 들이마셨다. 그런데도 넘실거리는 감정은 도통 사그라지지 않는다. 나는 허공에다가 아아- 아- 하고 목청을 가다듬으며 딴청을 피워댄다. 형은 내가 귀엽다는 듯 뒤통수를 천천히 매만져준다. 목덜미에 닿는 손바닥의 온기를 느끼며 천천히 엑셀을 밟는다.

 “정국아아, 근데 선물이 뭐야?”
 “여행가는 거.”
 “우와아….”
 “도쿄 가자. 우리 둘이서만.”
 “아냐, 이젠 셋이야.”

 그래. 이젠 우리 셋.

 그 감격스러운 단어를 들으니 머릿속에는 훗날 우리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담한 정원이 있는 집에서 아기를 키우는 우리 둘. 거실 벽에는 나의 예쁜 부분과 형의 예쁜 부분을 골고루 닮은 아기의 사진이 한 가득 걸려있고, 침실 한 켠에는 아기 침대가 있는 상상. 보드라운 면 이불을 깔아놓은 바닥과, 그 위에서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우리의 아이. 형의 품에 안겨서 잠든 아기를 조심스레 침대에 눕혀주고, 이마에 입을 맞춰주는 우리 둘.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아 행복한 전정국과 박지민의 집.



 새벽녘에 도착한 병원 앞, 우리는 차 안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리고 병원 문이 열리자마자 얼굴을 꽁꽁 가린 채 가장 먼저 진료실로 향했다. 모니터에는 까만 공간이 떠 있다. 아기집 안에 미세한 점 하나가 보인다. 눈으로 직접 보니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누워 있는 형의 손을 꼭 잡은 채 모니터에 비친 태아의 모습을 눈을 담는다.

 하얀 점은 아기라고 하기엔 너무 자그마한 존재였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컴컴한 어둠 속을 밝히는 빛과 같았다.

 “수정된 지는 3주 가까이 되었네요.”

 의사의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9월 러트 때 생긴 아이다. 형이 내게 묻던 말이 떠오른다. 너 전정국도 전정국을 사랑해? 내가 박지민과 멤버들, 그리고 내 자신에게 풍족한 사랑을 받고 있을 때였다. 또한 DNA 가사로 수없이 운명을 말하고 있을 때, 그때였다. 형 말대로 아기는 우리의 인생에 선물처럼 찾아와준 것이다. 어쩌면 나를, 우리를, 더 단단하게 사랑하라고 온 것은 아닐까. 늘 결핍을 가지고 있는 나를 단숨에 치유하기 위해. 그런 신비로운 존재로.  





 106. 빚



 숙소 문 앞에는 장기간 해외 활동을 위한 캐리어가 한 가득 쌓여 있다. 중문을 열고 들어가면서도 나는 박지민의 손을 놓지 않았다. 비틀거리는 형 대신 꿇어앉아 신발을 벗겨주고, 그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집 안으로 들어선다. 숙소 안이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한창 출국할 준비를 분주하게 하고 있어야 할 형들이 보이지 않는다. 평소보다 더 느리게 걷는 형과 함께 기다란 복도를 지나 거실로 향했다.

 거실 소파 앞에 다다르자 보이는 풍경에 우리는 굳은 사람들처럼 제자리에 멈춰 서야 했다. 숨죽이고 있던 멤버들이 촛불을 켠 케이크를 들고 우릴 향해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늦게 와!”

 태형이 형이 다가와 박지민의 머리에 고깔모자를 씌운다. 나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눈동자를 굴려 형들을 살폈다. 조금 울었는지 형들의 눈가가 빨갛다. 그럼에도 얼굴엔 따스한 미소가 가득하다. 얼른 앉으라는 말에 태형이 형이 박지민을 팔을 잡고 소파 중앙에 앉힌다. 나는 덩그러니 선 채로 이들이 준비한 파티를 바라본다. 생크림 케이크 위에 올라와 있는 초 하나. 박지민의 생일은 내일이다. 그러니 이 파티는 다른 것을 의미한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박지민을 향해 형들이 한 마디씩 보탠다.

 “일본 가면 연습하느라 바빠서 모일 시간 없을 것 같길래 급하게 준비했어. 야, 아침에 빵집 문 열자마자 1등으로 샀다.”
 “우리 노래할까. 무슨 노래 불러야 하지?”
 “생일 축하송에 가사만 바꾸면 안 돼요?”
 “그럴까?”
 “형이 먼저 시작해요. 저 약간 그 단어 말하기 아직 좀 쑥스럽네.”

 멤버들은 박지민의 임신을 축하하기 위해 어설픈 자리를 만든 모양이다. ‘임신’이란 단어를 먼저 꺼내기가 쑥스러운지 태형이 형이 뒷목을 긁적인다.

 “쑥스러울 건 뭐여. 하나 둘 셋 넷 하면 동시에 시작해.”

 호석 형이 클클 웃으며 말했다. 역시 눈이 빨갛다. 태형이 형을 통해 박지민의 임신 소식을 듣고 그들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나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푹 숙였다. 호석이 형이 숫자를 세기 위해 손뼉을 치며 운을 띄운다. 형들이 따라서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정국이도 같이 축하해야 하는 거 아니야? 하며 윤기 형이 말하자 멤버들은 박수소릴 배경음악 삼아 몇 마디를 더 주고받는다. “그럼 아예 영어로 부르자. 콩글레츌레이션 어때.”, “그래 그게 낫겠다.”

 그리고 마침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숫자를 셌을 때, 별안간 박지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제 얼굴을 양 손으로 감싼 채 허리를 숙여 다리 위에 고개를 파묻는다. 그 모습은 누가 봐도 괴롭게 우는 것 같아서, 신나게 분위기를 띄우던 형들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어버린다.

 “…….”
 “…….”
 “지민아….”

 박지민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끙끙 참는 듯 흐느끼다가 이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울음을 참지 못하고 엉엉 울어버리고 만다. 거실은 찬물을 끼얹듯 조용해졌고, 나는 차마 더 바라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태아의 심장이 뛰지 않네요.’

 의사의 말은 내 머리를 거세게 치고 지나갔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이해가 되지 않아서 한동안 모니터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까만 공간 안에 있는 작은 빛을 향해 몇 번이나 커서를 옮기는 소리가 들렸다. 딸깍. 딸깍딸깍. 그러나 몇 번을 반복해도 심박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의사는 쓰고 있던 안경을 치켜 올리며 고개를 내리깔았다.

 나는 멍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베드 위에 누워 있는 형의 얼굴을 보았다. 그 역시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영혼이 빠져나간 듯한 동공. 멍하게 벌어진 입술은 어떤 말도 내뱉지 못하고 애처롭게 달싹였다. 내 몸 안에 돌고 있는 모든 피가 차갑게 식어갔다. 등줄기가 서늘하고,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머리가 아팠다. 그러다가 이내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리는 형의 얼굴을 마주하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계류유산이 진행 중입니다.’

 이 병원은 늘 우리에게 사형선고만 했다. 참 이상한 곳이다. 의사가 그 뒤에 여러 말들을 덧붙였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얼른 울고 있는 형에게로 다가갔다. 본능적인 예감이 들었다. 그가 무너져버릴 것 같다고. 어쩌면 이 차가운 진료실 안에서 녹아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허겁지겁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형의 몸이 뻣뻣했다. 마치 말라버린 나무조각처럼. 창백해진 형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급하게 끌어안고, 다시 그의 얼굴을 확인하고. 그렇게 여러 번 반복했다.

 ‘괜찮아….’
 ‘…….’
 ‘형, 괜찮아. 괜찮아….’

 울고 있는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다.



 소파 위에서 무너져 내릴 듯 다시 울고 있는 그에게 달려간다. 하얗게 굳어버린 형들을 지나쳐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얼른 고갤 묻고 있는 그의 뺨을 찾아 어른다. 눈물로 흠뻑 젖어 있는 앞볼에 정신없이 입을 맞춘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하염없이 울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괴롭다. 마음 같아선 함께 울며불며 소리 지르고 싶다. 내가 다짐했던 것은 한 순간에 무색해진다.

 왜 자꾸 우리에게 시련을 주는 거야?
 꼭 이런 식으로 길들여야 했어?
 신이 있다면 대답해.
 대체 언제까지 더 조련할 거야?

 바락바락 덤벼들며 떼를 쓰고 싶다. 그러나 한 마디도 뱉을 수 없어서 꾹 삼키고 삼킨다. 내가 함께 울어버리면 형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거란 걸 알기 때문이다.

 “괜찮아. 형. 괜찮아….”

 형의 지갑 안에는 초음파 사진이 있다. 얇은 종이 한 장에 담긴 우리의 결실은 그렇게 마음속에 빚만 남긴 채로 끝나버렸다. 진료실 안에서 한참을 소리 없이 울던 형은,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목소리를 냈다.

 ‘사진… 한 장만 받을 수 있을까요.’

 심장을 누가 난도질하는 것 같다.

 “괜찮아. 난… 형만 있으면 돼. 응?”
 “…….”
 “형, 지민아, 사랑해.”

 나는 형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어르고 달래며 위로한다. 사실 그것보다 더 하고 싶은 말은 많다. 우리 잘못 아니야. 원래 쉬운 일 아니잖아. 형, 아기는 또 가지면 돼. 아니, 난 형만 내 곁에 있으면 돼. 이번엔 인연이 아니었나 봐. 울지 마. 다 괜찮아. 하지만 덧붙일 수 없다. 지금은 어떤 말로도 그를 위로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아기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내 심장이 떨어지고 피가 식었던 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형의 충격이 컸을 테니까. 내게 임신 소식을 알리기 위해 반나절 동안 설렜을 당신. 우리 둘이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나보다 먼저 우리의 미래를 그렸을 당신. 얼마나 행복했으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자랑하며 수줍어했을 당신. 그걸 너무나도 잘 알기에.

 거실에는 무거운 공기가 내려앉는다. 이곳에 모인 남자들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운다. 한 사람은 이마를 짚은 채로, 한 사람은 몸을 돌린 채로, 한 사람은 천정을 보며, 한 사람은 세상을 잃은 것처럼 줄줄 눈물을 흘리며, 또 한 사람은 눈을 감고 아랫입술을 꽉 문 채로.





 107. 동화



 시간은 우릴 위해 멈춰주지 않는다.

 형은 일본에서 생일을 맞이했다. 멤버들 그 누구도 우리에게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대신 콘서트를 준비하는 내내 곁눈질로 박지민을 살폈다. 그날 이후로 형은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평소와 똑같이 행동했다. 다만 말 수가 줄었다. 일하는 데에 필요한 말 외에는 딱히 하지 않으며 얌전히 자리만 지켰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안무를 맞추는 그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형이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이겨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형은 하루 일과가 끝난 후 내 가슴팍에 안겨 누운 채로 멍하게 넋을 놓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등을 토닥여주거나 입을 맞춰주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애써 서로를 위로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흐른 아침, 형이 누워 있던 침대 시트가 붉은 피로 젖었다. 정말로 떠나간 것이다.

 침대에 앉아서 아랫배를 움켜잡고 있는 형을 발견하고, 벌떡 일어나 그를 들쳐 안았다. 형을 욕조에 앉혀놓고 정성껏 씻겼다. 옷에 묻은 핏물이 씻겨 내려가고, 이내 허리까지 차오른 욕조 물 안에서 형은 세운 무릎에 턱을 괴었다. 그리고는 피부를 문질러주는 내 손을 꼬옥 잡으며 말했다.

 “정국아, 나 이제 괜찮은 것 같아.”
 “…….”
 “애도할 시간이 필요했어. 하나도 준비가 안 된 부모였더라 우리.”
 “형.”
 “그래도 나, 확신이 생겼어.”
 “…….”
 “우린 결국에 정말로 행복할 거란 거.”

 맞다. 결국 행복해질 것이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정국아, 우리 이제 아프지 말자. 오래오래 고민해봤는데,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더라. 그러니까 이건 네가 알파여서도 아니고 내가 오메가여서도 아니야.”
 “…….”
 “우리가 가수여서도 아니고….”

 나는 신이라도 탓하고 싶었는데, 당신은 아니었나 보다. 우리여서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한계가 아니라고 한다.

 “그냥… 시작점에 서 있는 거야 우린.”
 “어떤 시작점이야?”
 “행복해지는 길.”
 “…….”
 “우리 몸과 마음이 준비가 되면 언제라도 갈 수 있는 길인 거야. 처음이라서 잠시 삐끗했던 건데, 그건 신호탄을 쏘기도 전에 달리려고 했기 때문이야.”

 형이 젖은 손으로 내 뺨을 매만진다. 그러다가 엄지로 내 앞볼을 훔친다. 나도 모르게 울고 있었나 보다.

 “하루 동안 정말 행복했어. 앞으로 얼마나 더 행복할지 가늠도 못 해볼 정도로 행복했어. 행복해하는 네 얼굴 보니까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
 “나도…. 나도 너무 행복했어.”

 찰랑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그가 몸을 움직여 내게 고개를 가까이 가져다 댄다. 코끝이 닿고, 뭉툭한 입술이 닿고, 이내 따뜻하고 말랑한 혀가 침범한다. 사랑하는 이의 따스한 온기가 내 몸을 휘감는다. 숨이 찬다. 버거운 접촉이 아님에도 파도처럼 밀려온다. 감정, 꿈이 아닌 현실, 미래에 담길 모든 이야기들까지.

 아쉽게 떨어진 입술을 내려다보다가 가까운 그의 눈동자에 시선을 고정한다. 다시 이채를 찾아 맑게 요동치고 있다. 당신의 눈빛이 나를 치유케 하고 말 거라고. 그러니 나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성숙한 남자가 되어야 한다. 상황이 우릴 만들기 전에 우리가 상황을 만들어가야 할 테니, 이제부터라도.

 “딱 오늘까지만 울게.”
 “응. 우리 정국이, 예쁘다.”

 동화책은 늘 행복하게 살았다는 문장으로 끝난다. 그러니 우리가 동화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려고.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난 후에는 누구에게나 행복한 사람들로 기억될 수 있게.





 108. 2017.10.28



 박지민과 함께 도쿄 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신은 창가 좌석에 앉아 멍하게 창밖을 바라본다. 구름 위를 날고 있는 풍경을 내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나는 찍고 있던 카메라를 내려놓고 조용히 당신의 손등을 찾아 잡았다. 그러자 당신이 나를 바라본다. 내 얼굴을 보며 빙긋 웃는다.

 당신의 작은 손 안에 들려 있던 자그마한 사진이 내 손으로 인해 가려진다. 당신은 미소 띤 얼굴과는 다르게 주먹을 꾹 쥔다. 당신의 손 안에서 구겨지고 있을 사진 한 장. 까만 공간 안에 찍혀 있는 하얀 점 하나. 나는 잔뜩 구겨졌을 그 추억을 떠올린다. 그러나 끝내 당신의 손에서 그것을 빼앗지 않는다.

 “이제 버릴 수 있을 것 같아. 사진.”
 “응.”

 그 말은 완전한 회복을 뜻했다.

 우리의 새로운 시작. 새로운 마음.
 그리고… 사랑을 대하는 새로운 방법.













(+) 올리기까지 엄청 힘들었어요. 큰 맘 먹고 올렸어요. 왜냐면 댓글이 다들... 행복해 하셔서... 죄 짓는 것 같아서... 그래서 새벽에 올리고 튑니다... 그러나 결국 행복할 것임을 예견하셨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외전에 원 없이 나오니까요... (방금 외전 다 씀)

다음 편이 완결이네요. 내일은 꼭 떠나보낼게요.


엘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gkdud0719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박세렌디피티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양양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침침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꼬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skyblue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BOM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바니쿡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김단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onlybts  | 190702  삭제
새벽에 자기전에 늘 찾아와요. 새 글이 올라 왔을까 하는 두근거림으로 찾아와요. 이번편은 많이 슬프네요ㅜㅜㅜ
그래도 마지막편은 행복할꺼라 믿습니다! 곧 완결 너무 기대되네요
국민애국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옴뇸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밤샘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춘향이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바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별명은서너개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소피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달집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감쥐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말챠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Dana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크으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만두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may.co++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밀국민빵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고구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민넘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청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방럽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Sky High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따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앙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qhs1002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천사아아아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슬루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연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토끼야강양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그린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자두몽몽44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장지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에미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칼리코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댜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주세요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냐옹냐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꿀꾹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로에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kming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andYou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꾹밍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냥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pulcherrima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삼색꼬냥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Kay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thetime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salz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아지.송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balmok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jeje5813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블랑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김선애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데스티니(정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이지수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뚜잇뚜잇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chsela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사랑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소프트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Jmjk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son0326h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뀨밍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제이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쓔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져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앙팡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건방진 꼬꼼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별빛한스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diayu1293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의 양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Yuyu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백진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라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잠탱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Lalla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파이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전박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lena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Jakie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치즈케익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망개천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blade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eneme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라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하늘바라기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이한나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오,늘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레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정세영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july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지민아만두먹쟝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꾹침모드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둥벵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미니모찌♡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김미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크리스찬침침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꾹찜영사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하치님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이런사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eum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레미레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아낭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민트쵸크쵸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Soooooo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아는애무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박옥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정혜숙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holdon_jmjk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찜과꾹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딸기맛곰돌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레기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pandergom40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유토피아  | 190702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애플망고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랄란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칌바라기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노을빛안개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국민만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박명화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gks0309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밍쿠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kmlove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lovely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국민드라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꽃짐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하늘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뽀잉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Miyo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챈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영원한사랑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새침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재이히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마린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침찜찌민월드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서지희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jmsk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올유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하니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Blare lee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정꾸정꾸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호텔리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나무사랑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엄지공주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노랭이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솔솔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팽아  | 190702   
비밀댓글입니다
kkong95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제이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먀키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kkotgil  | 190703  삭제
설마설마 했는데...😭😭😭
그래도 또다른 행복을 위하 시련 이려니 생각하고 완결로
꼬고~~💪👍
테피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김떡튀순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치미꾹꾸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보보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크으걸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송공주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토끼와강양이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912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윤충자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Gelda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김랑랑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연주  | 190703   
거의 모든 자연유산이 염색체의 이상으로 생긴다네요... 정국이와 지민이가 둘 다 아이에게 Y염색체를 물려줬을수도 있겠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짐마녀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근육망개  | 190703   
비밀댓글입니다
YENNY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하니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지젤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이피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찌무찌무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꾹이민이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제이엠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멍게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꼬마하늘  | 190704   
비밀댓글입니다
찜꾹  | 190705   
비밀댓글입니다
도토리  | 190705   
비밀댓글입니다
위엠젱  | 190705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은트루다  | 190706   
비밀댓글입니다
꼬모랑주  | 190706   
비밀댓글입니다
꾸꾸  | 190707   
비밀댓글입니다
안녕해  | 190707   
비밀댓글입니다
그럼난박지민  | 190708   
비밀댓글입니다
루나  | 190708   
비밀댓글입니다
instyle  | 190708   
비밀댓글입니다
콜라  | 190709   
비밀댓글입니다
Pmj  | 190709   
비밀댓글입니다
Jinhwa  | 190710   
비밀댓글입니다
푸른곰팡이  | 190711   
비밀댓글입니다
robin  | 190711   
비밀댓글입니다
천사들의맘  | 190711   
비밀댓글입니다
낭만여우  | 190712   
비밀댓글입니다
kikkyo  | 190712   
비밀댓글입니다
JOY502  | 190713   
비밀댓글입니다
메이  | 190713   
비밀댓글입니다
라잇  | 190715   
비밀댓글입니다
swan  | 190717   
비밀댓글입니다
탱탱  | 190721   
비밀댓글입니다
유담  | 190722   
비밀댓글입니다
소우주  | 190724   
비밀댓글입니다
kiyot  | 190724   
비밀댓글입니다
서열꼴찌 댕댕이  | 190724   
비밀댓글입니다
딸기침  | 190724   
비밀댓글입니다
영영  | 190725   
비밀댓글입니다
322호  | 190725   
비밀댓글입니다
toietmoi  | 190726   
비밀댓글입니다
totoro23  | 190727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국민  | 190729   
비밀댓글입니다
꾸기꾸깆  | 190729   
비밀댓글입니다
달밤  | 190731   
비밀댓글입니다
날개꽃  | 190801   
비밀댓글입니다
프로국민러  | 190802   
비밀댓글입니다
쭈야  | 190803   
비밀댓글입니다
탕트  | 190803   
비밀댓글입니다
밀크티  | 190804   
비밀댓글입니다
로미  | 190805   
비밀댓글입니다
ssunny  | 190805   
비밀댓글입니다
Hana  | 190806   
비밀댓글입니다
뿌우  | 190807   
비밀댓글입니다
스미레  | 190808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에게로  | 190811   
비밀댓글입니다
날개꽃  | 190814   
비밀댓글입니다
러블리찜  | 190820   
비밀댓글입니다
찜니조아23  | 190831   
비밀댓글입니다
퓨어  | 190907   
비밀댓글입니다
냐하하  | 191008   
비밀댓글입니다
노랑양말  | 191009   
비밀댓글입니다
샐꾹  | 191014   
비밀댓글입니다
라엘  | 191019   
비밀댓글입니다
데스티니  | 191031   
비밀댓글입니다
처음이슬  | 191103   
비밀댓글입니다
홍냥:D  | 191119   
비밀댓글입니다
혜시니  | 191122   
비밀댓글입니다
    : 보안코드 이미지 : 보안코드 입력폼 비밀글
목록으로
jack

오늘 하루동안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