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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03 랠리 씀

The 2nd Law: Isolated System

아마겟돈
03


‘사탄바이러스’와의 전쟁











 발병 후 6시간째



 “뭐야? 경춘선 폐쇄됐다며?”
 “마지막 열찬가?”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 열차의 모습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정국은 불안한 예감에 맥박이 빠르게 날뛰는 것을 느꼈다. 경춘선의 노선도를 빠르게 떠올렸다. 감염자가 나타났다던 춘천역에서부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강촌역, 굴봉산역, 가평역을 차례로 지나왔을 열차. 과연 저 열차 안이 무사할까? 정국은 순간 봉고를 몰고 청평역으로 온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택시와 버스를 피했으면서 멍청하게 지하철 탈 생각을 했다니.

 “저거 타면 안 돼. 가자.”
 “에? 왜요?”
 “빨리!”

 정국은 길게 설명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해서 지민의 손을 잡은 채로 계단을 내려가려 했다. 그러나 후배 놈 하나가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다.

 “선배! 저게 마지막 열차면 어떻게 해요?!”
 
 불안한 상태에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열차가 코앞까지 들어온 상황이다. 정국이 들어오고 있는 열차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열차 첫 량 운전석에 앉아 있는 기관사의 얼굴이 까맣게 물들어 있는 모습이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으악! 다 변했어!”

 마찬가지로 들어오고 있는 열차 안의 승객들이 온통 새까맣게 변이되어 있는 광경을 발견한 후배들이 비명을 질렀다. 이제 저 열차가 멈추고 문이 열리는 순간, 좀비 떼들이 우르르 몰려나올 것이다. 콘도에서 마주친 사탄들은 속도가 매우 빨랐다. 정국이 지민을 붙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뛰어!”

 녀석들이 재빨리 짐을 챙기며 우다다다 계단을 향해 달렸다.

 “일단 봉고 세워둔 데로 가!”

 정국이 크게 소리치며 지민을 끌었다. 지민이 숨을 몰아쉬며 속도를 맞춰 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조금 버거웠는지, 정국의 달리기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악! 지민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발목이 꺾인 채로 두 계단을 목각인형처럼 미끄러졌다. 놀란 정국이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지민의 팔을 잡아 당겼다. 간신히 계단을 구를 뻔한 위기를 모면한 지민은 바닥에 주저앉아 제 발목을 감쌌다.

 “윽….”
 “괜찮아?”

 지민이 아픈지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국은 다급히 계단 위를 올려다보았다. 아직도 열차가 들어오고 있는지 덜컹 덜컹 소리가 났다. 이제 저 소리가 멈추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좀비 떼의 공격을 받을 것이다.

 “어어어?”

 그때, 정국의 뒤에서 계단을 달려 내려오고 있던 후배 하나가 계단 중간에 넘어져 있는 지민의 몸을 급하게 피하려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주춤했다. 결국 녀석이 지민의 등짝에 다리가 걸려서 넘어지면서 계단을 한 바퀴 굴렀다. 쾅 소리가 날 정도로 계단 모서리에 등을 부딪친 녀석이 아파서 씩씩거리다가 고개를 홱 돌려 지민을 노려봤다.

 “이 씨발, 기분 나쁜 새끼!”

 정국은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열 받은 표정의 후배 놈이 앉아 있는 지민을 향해 발길질 했다. 녀석의 신발 코에 옆구리를 차인 지민이 힘없이 옆으로 쓰러졌다.

 “처음부터 맘에 안 들었어! 도움도 안 되는 새끼가 걸림돌 되진 말아야지!”

 다시 한 번 지민을 향해 발길질을 하려 하는 순간, 정국이 힘을 주어 녀석의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제 앞에서 지민을 향해 폭언과 발길질을 하다니. 이 후배 놈은 고작 스물한 살이었다. 정국이 힘 있게 손을 휘두르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고개가 돌아갔고, 입 안이 터졌는지 피가 새어나왔다.

 “미친놈아, 죽고 싶어?”
 “하… 선배! 왜 저 새끼만 감싸고도세요!”
 “지금 이럴 상황이야? 정신 차려!”

 그 순간 위쪽에서 안내 멘트가 들렸다.
 「 스크린 도어가 열립니다. 」

 치익- 하며 문 열리는 소리가 함께 났다. 정국이 재빨리 쓰러져 있는 지민을 들어 안았다. 아무리 지민이 가볍다고는 하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남자의 몸을 앞으로 들어 안는 것은 정국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국의 팔뚝에 힘줄이 바짝 솟았다. 지민은 미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표정으로 정국의 목에 팔을 둘러 감았다. ‘걸림돌 되진 말아야지!’ 후배 놈의 말이 충격이었는지 머릿속에 웅웅 맴도는 것 같다.

 정국이 속도를 내어 지민을 안은 채로 달려 내려갔다. 쿠에에에엑, 끄억, 쾌엑, 크윽. 사탄들의 역겨운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열차에서 내려 쏟아져 나왔다. 계단을 내려가는 이들의 발자국 소리를 따라 정신없이 따라 왔다. 정국이 이를 악 물며 달렸다. 등짝에 멘 커다란 배낭, 크로스로 멘 지민의 가방, 그리고 품에 안고 있는 지민까지. 힘겨웠으나 못할 것도 없었다. 평소 달리기가 빠른 정국이었지만 지금은 종마처럼 질주하는 수준이었다. 지민은 정국에게 안긴 채로 정신없이 흔들리는 제 몸에 눈을 질끈 감았다.

 어느덧 계단을 내려와 청평역의 로비를 달렸다. 긴 다리로 개찰구를 단번에 뛰어넘었다. 바로 눈앞에 유리문이 보였다. 어쩐 일인지 먼저 달아난 녀석들이 봉고를 세워둔 곳으로 가지 않고 유리문 앞에 모여 있었다. 정국이 땀을 줄줄 흘리며 속도를 더 냈다. 그리고 마침내 유리문 통과.

 “선배! 아악!!!”

 유리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던 녀석들이 개찰구 너머 쪽을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아까 지민에게 걸려 넘어진 후배 녀석이 사탄 여러 마리에게 붙잡힌 채로 몸을 부자연스럽게 꺾었다. 순식간에 까만 괴물들이 몰려들었다. 마치 먹잇감을 찾은 동물들처럼 허겁지겁 매달리다가, 녀석의 목이 물어 뜯기자마자 목표물을 바꾸기 위해 몸을 들었다. 그 잔인한 광경에 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봉고로 안 가고 여기서 뭐해!”
 “너 안 왔는데 어떻게 먼저 가냐?”

 어느새 후배들과 아무렇지 않게 섞여 있는 진규가 정국에게 유리문 위를 가리켰다. 높은 문 위쪽에 셔터가 매달려 있었다. 아무래도 셔터를 쳐서 사탄들이 빠져나오는 걸 막아야겠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정국이 지민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허리를 굽혀 그의 가랑이 사이에 목을 끼워 넣었다. 순식간에 지민을 목마 태우자, 다른 녀석들도 재빠르게 정국의 행동을 따라했다. 이제 여덟 명이 된 인원들은 짝을 맞춰서 네 개의 목마를 만들었다.

 “팔 뻗어서 당겨, 할 수 있지?”

 정국이 발꿈치를 들며 지민에게 묻자, 작게 끄덕이고는 팔을 뻗었다. 후배들도 재빨리 팔을 뻗어 위에 매달려 있는 셔터를 내리려고 힘썼다. 다들 팔이 닿지 않아 낑낑거린다. 어느덧 사탄 떼들이 개찰구 앞까지 도착했다. 카드를 찍지 않아 자그마한 개폐문이 다리를 가로막자 앞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무래도 지능은 영 꽝인 모양이다. 그러나 itx 열차 전용 출입구가 열려있던 탓에 그 틈으로 다시 달려 나오기 시작했다.

 “윽… 손이 안 닿아요. 조금만 더…”

 다급한 상황. 다들 좀비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랴, 위에 매달려 있는 셔터를 확인하랴 정신이 없었다. 그때, 후배 하나를 목마 태운 진규가 결연하게 소리쳤다.

 “하나, 둘, 셋 하면 제자리에서 뛰자. 그럼 닿을 수 있지?”

 웬일로 진규가 도움 되는 말을 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카운트를 셌다. 하나, 둘, 셋! 구호에 맞춰서 목마를 태운 채로 최대한 높게 제자리 뛰기를 하자 털컥- 소리와 함께 지민의 손이 셔터에 닿았다. 지민이 콧잔등을 찡그리며 있는 힘껏 셔터를 당겼다. 키가 작은 다른 후배들도 지민이 당긴 셔터를 손으로 잡고 힘차게 내렸다.

 “내려! 내려!”

 순식간이었다. 안쪽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는 사탄의 떼가 시커멓게 코앞까지 등장했다. 목마에 탄 이들이 급하게 바닥으로 발을 뗐다. 괴물들이 바깥 유리문을 밀고 나왔다. 거리는 1m.

 안 돼. 안 돼.

 모두가 눈을 질끈 감으며 셔터를 바닥까지 쑥 잡아 당겼다. 탈칵. 바닥까지 내려온 셔터의 고리를 진규가 재빨리 바닥에 고정하고 잠갔다.

 “하아… 하아…”

 쿠아아아악, 크으, 크으, 케엑.

 간발의 차이로 셔터가 잠기고, 사탄들이 새까만 팔을 그 틈 사이로 내밀며 괴상한 소리를 냈다. 정국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이 기괴한 장면을 눈에 담았다. 놈들이 턱을 딱딱거리며 철창을 마구 씹어댔지만 소용없었다. 입술이 없는 사탄들이 새까만 혀를 내밀고 흰자는 번뜩이며 밖으로 나오기 위해 몸부림 쳤다. 단단하게 잠긴 철창 셔터를 사이에 두고 학생회 인원들이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다.

 “진짜… 존나 끔찍하다.”

 진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숨을 헉헉거렸다. 정국은 셔터 너머의 사탄들을 가만히 응시했다. 모두 셔터에 붙어 있는데, 저 멀리 개찰구 너머, 까만 나무토막처럼 덩그러니 누워 변이해 있는 후배 녀석이 보였다. 녀석이 물린 건 30초도 채 안 됐을 것이다. 그럼 전신 마비까지 30초 미만이라는 소리다. 정국은 휴대폰 시계를 확인했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13분. 정국이 눈을 날카롭게 뜨며 사탄으로 변한 후배의 모습을 지켜봤다. 잠시 후 미동 없이 굳어 있던 녀석이 딱, 딱, 고개를 꺾으며 각성을 시작했다. 정국이 다시 시간을 확인했다. 2시 15분. 2분 만에 각성. 빠르다. 각성한 후배가 까만 입을 벌리며 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소음이 가득한 셔터 쪽을 향해 공격적으로 달려왔다.

 아까 콘도 안에서 짐을 챙길 때까지도 긴 시간 각성하지 않았던 사탄이, 이제는 감염 후 2분 만에 각성하기 시작한다. 속도가 너무 빠르다. 어쩌면 점점 더 각성하는 시간이 빨라질 수도 있다. 이 끔찍한 바이러스가 진화를 하는 것일까.  

 - 아들!! 무사했어?!

 갑자기 진규가 영상통화를 걸었다. 화면에 엄마의 얼굴이 뜨자마자 진규가 눈물을 질질 흘리기 시작했다.

 “엄마아, 허엉, 엄마, 나 어떻게 해. 흐엉.”

 진규가 서럽게 울자 후배들도 하나둘씩 폰을 들어 가족들에게 연락을 시작했다. 그 중에는 이미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가 수 없이 와 있는 걸 미처 확인 못한 경우도 있었다. 아마 실시간 뉴스속보를 접한 부모님들은 가평으로 MT를 간 자식들 걱정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것이다.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된 모습을 보다가 정국은 가만히 서 있는 지민에게 눈을 맞췄다.

 “후배님은 연락 안 해?”
 “저는… 가족 없어요.”
 
 표정 없이 대답하는 지민을 보며 정국이 뒷목을 긁적였다.

 “어. 나돈데. 형 하나 있는데 직업군인이야.”

 여섯 명의 녀석들이 가족들과 통화하는 소릴 들으며 두 사람은 가만히 철창 너머 좀비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청평역 근처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무척 평화로웠다. 정국은 시간을 확인했다. 언제 어떻게 좀비가 나타날지 모르니 안심해서는 안 된다. 정국이 후배들의 어깨를 툭툭 두들기며 이제 그만 전화를 끊으라고 눈치를 주었다. 녀석들이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아쉽게 통화를 마쳤다.

 “엄마, 이거 보이지. 이거 좀비야. 허엉, 너무 징그럽지. 영상통화 화면 캡쳐 해줘. 나 쟤네랑 셀카 찍… 여보세요? 엄마, 엄마?”

 진규가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며 철장 너머 좀비들과 셀카를 찍듯 팔을 뻗어 포즈를 취하다가 갑자기 끊어진 전화 연결에 입을 삐죽 내밀었다.

 “진규야. 얼른 이동하자.”
 “알겠어… 어? 잠깐만! 폰이 갑자기 안 터지네?”

 폰을 내려다보며 하는 진규의 말에 다른 후배들도 다 같이 휴대폰을 확인했다.

 ‘서비스 지역이 아닙니다.’

 모두의 휴대폰에 신호가 사라졌다. 모바일 데이터도 마찬가지였다. 급하게 와이파이를 찾아 연결해보려고 했지만, 연결 가능한 와이파이가 단 한 개도 뜨지 않았다. 정국은 제 휴대폰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이건 나라에서 고의로 통신 전체를 끊어버린 것이 분명했다.

 “…계엄령.”

 계엄령이 선포되자마자 모든 통신 차단.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그래야 하지? 교통은 그렇다 쳐도 통신까지 폐쇄할 이유가 대체 뭐지? 이 지역을 정말로 고립시키려는 움직임인 것일까.

 “아, 이제 뉴스도 확인 못하잖아! 어떡해!”
 “무섭다. 하아, 끔찍해.”

 학생회 인원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정국은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지민의 손을 꽉 잡았다.

 “일단 가자. 가보자.”

 자신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마음이 여린 진규 녀석이나 후배들이 더 두려워할 것이다. 정국은 마음을 굳게 먹으려고 다짐하면서 두려움을 떨쳐냈다. 그러나 손끝이 떨려오는 것은 감출 수 없었다. 정국이 미세하게 손을 떨자, 손을 잡고 있던 지민이 정국의 얼굴을 힐끔 봤다. 숨을 거칠게 쉬며 봉고를 세워놓았던 곳으로 뚜벅 뚜벅 걷는 정국의 옆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손을 뻗었다.

 “…괜찮을 거예요.”

 그리곤 정국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바닥으로 훔쳐 주었다. 잠시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정국의 까만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 이내 대답 대신 지민의 손을 꽉 쥐었다.





*






 좌절이었다. 세워두었던 봉고 근처에 수십 마리의 사탄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시동을 걸어둔 채로 세워두었기에 탈탈거리는 엔진 소리를 듣고 온 모양이다. 사탄 떼가 삐걱삐걱 어슬렁어슬렁 차 주위를 맴돌다가, 차 유리창에 이마를 박기도 하고, 소리가 나는 엔진룸을 향해 보닛에 이빨을 박아 넣기도 했다. 정국이 그 광경을 멀리서 먼저 확인하고 손을 들어 뒤따라오던 후배들에게 침묵하라는 듯 급하게 신호를 보냈다. 뒤늦게 봉고 주위에 모여든 사탄들을 발견한 녀석들이 비명을 꾹 삼키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정국이 귓속말을 하듯 조용하게 속삭였다.

 “지금 우린 무기가 없어. 저것들을 다 없애고 차에 모두 탈 수 있는 확률보다는, 물려서 좀비가 될 확률이 더 클 거야.”

 후배들이 소리를 차마 내지 못하고 입 모양으로만 ‘어떻게 해요!’ 하고 속삭였다. 정국이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큰길 쪽으로 나가보는 게 좋을까. 일단 큰길 쪽은 소음이 넘칠 테니 사탄들이 몰려들 확률이 적을 것 같기도 했다.

 “일단 큰길로 가자. 가면서 방법 찾아보자.”

 정국이 발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며 왔던 걸음을 옮겼다. 모두들 봉고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사탄들이 듣지 못하게 숨죽이며 그의 뒤를 따랐다. 걷는 내내 좀비들이 따라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느라 신경증에 걸릴 것만 같았다.

 여덟 명의 인원은 큰길 쪽으로 나왔다. 도로 곳곳에 반파 된 차들이 널브러져 있긴 했지만, 그 안에 타 있던 변이 된 사람들은 어디에 간 건지 다행히 보이지 않았다. 정국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청평역 임시 역사주차장’을 발견했다. 거기엔 차들이 몇 대 세워져 있었는데, 그 중에 카셰어링 업체의 시트지가 붙어져 있는 차 한 대가 보였다. 운전석이 활짝 열려 있는 상태였다. 정국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민의 손을 붙잡은 채로 달렸다.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도 그를 따라 달렸다.

 다행히 시동이 걸려 있었는데, 다만 그 차 주변을 사탄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아마 셰어링카에 타려는 순간 변이한 모양이다. 사탄으로 변한 채 엔진 소리에 기웃거리고 있는 불쌍한 사람. 하지만 이제 저건 더 이상 사람이 아닌 좀비일 뿐이다. 정국이 조용히 바닥에 있던 커다란 돌을 하나 주웠다. 그러자 뒤에 있던 후배들도 따라서 돌을 주웠다.

 “한 마리 정돈 처리할 수 있겠지?”

 정국이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돌을 던졌다. 세게 날아간 돌이 사탄의 머리에 퍽하고 맞았다. 그러자 괴상한 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거렸다.

 “나이스 샷!”

 진규가 촐싹거리며 좋아하자 그 소리를 듣고 사탄이 방향을 틀어 달려오기 시작했다. 으어어어어, 소리를 내던 후배들이 제 손에 들려 있는 돌을 마구잡이로 던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빗나가는 것이 절반이 넘었다. 순식간에 가까워진 사탄 때문에 다들 워, 워, 소리를 내며 몸을 피했다. 정국은 돌 하나를 더 집어 들었다. 어느새 사탄이 후배 한 놈을 향해 퀘에엑, 크엑. 소리를 내며 달려들고 있었다. 정국이 조금 더 힘을 주어 사탄의 목을 겨냥했다. 퍽! 소리와 함께 돌이 사탄의 목 정 중앙을 파고들었다. 괴성을 지르며 괴로워하는 사탄이 부서진 나무 조각처럼 덜렁거리는 머리통을 주체하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정국은 그 틈을 타 그 뒤통수에 대고 다리를 쭉 뻗어 발끝으로 높게 찼다. 그러자 달랑달랑하던 모가지가 떨어져 나가고, 이내 사탄의 움직임이 멈췄다.

 “정국아, 너 군대에서 야구 했어? 아님 태권도?”
 “넌 제발 입 좀 다물어.”

 정국은 진규에게 핀잔을 주며 시동이 걸려 있는 ‘모닝’ 안을 둘러보았다. 아무리 봐도 여덟 명이 타기엔 무리가 있다.

 “운전할 줄 아는 사람?”

 그의 물음에 후배 두 명이 손을 들었다. 둘 다 지민만큼 체구가 작은 녀석들이었다. 진규는 키가 작지만 통통한 편이고, 또 다른 후배 둘은 정국보다 체구가 컸다. 나머지 한 명은 보통 체격. 아무리 계산을 해보아도 비좁은 ‘모닝’ 안에 최대로 끼어 탈 수 있는 인원은 여섯 명. 어쩌면 일곱 명. 정국은 이미 자신을 배제한 채로 생각하고 있었다.

 “너희 먼저 가. 일단 무조건 여기서 벗어나. 이정표만 보면서 가. 서울 방향으로. 잘하면 일곱 명까지 탈 수 있겠다. 나는 어떻게든 뒤따라갈게.”

 그러자 진규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그럼 나도 안 가. 내가 또 의리가 있거든.”

 정국이 그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그럼 후배들 먼저 가는 걸로 하자.”

 그 말에 후배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먼저 차를 타고 떠나라는 말에 선뜻 나설 수 없는 건, 미안한 감정과 함께 여태 따랐던 정국이 없이 가야한다는 두려움이 뒤섞였기 때문이다.

 “얼른, 시간 없어. 뭐해? 한 놈 운전대 얼른 잡아!”

 정국이 소리치자 후배들이 우물쭈물하며 ‘모닝’에 타기 시작했다. 한 녀석이 운전대를 잡고, 덩치 큰 놈이 조수석에 앉았다. 나머지 셋이 차례로 뒷좌석으로 몸을 구겨 넣었다. 비좁은 뒷좌석은 남자 셋이 앉자 빈틈없이 꽉 찼다. 지민은 멀뚱히 서 있기만 했다. 그러자 뒷좌석 끄트머리에 앉은 후배 하나가 지민을 향해 손짓했다.

 “빨리 타! 끼어 타도 되고, 무릎에 앉아도 돼!”

 지민이 그 말에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떼서 뒷좌석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발목을 다쳐 절뚝거리며 걷는 지민의 뒷모습을 보며, 정국은 자꾸만 아쉬워지는 마음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여기서 헤어지면 앞으로 이들을 다시 만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순간. 정국은 왜 자꾸 지민이 눈에 밟히는 건지 몰랐다. 가슴 속이 답답했다. 그를 업고, 안고, 손을 잡고 돌아다녔던 시간이 길어서일까. 그래서 정이 든 모양이다. 정국은 일부러 지민 쪽을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며 발로 땅바닥을 툭툭 찼다.

 “아, 빨리 타!”

 느릿한 지민의 행동이 답답했는지 후배 놈이 신경질을 부렸다. 지민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탁, 소리와 함께 뒷좌석의 문이 닫혔다. ‘탔구나.’ 정국은 아쉬운 감정이 표정에 나타나지 않게 노력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가만히 서 있는 지민의 뒷모습을 발견하고 말았다. 지민은 차에 타지 않고 뒷좌석 문을 닫아준 것이다.

 “후배님, 왜 안 타?”
 “…….”
 “빨리 타.”

 정국이 감정을 숨기며 차갑게 말하자 지민이 자신의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붉은 빛을 띠던 입술이 금세 핏기가 가셔 하얗게 변했다가 돌아왔다. 지민이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진짜 가요?”
 “…뭐?”
 “선배랑 같이 갈래요.”

 그리고는 지민이 보닛을 두 번 두드리며 운전석에 있던 후배에게 얼른 가라고 손짓했다.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녀석이 기어를 넣으며 천천히 엑셀을 밟았다. 다섯 명을 태운 ‘모닝’이 천천히 임시 역사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진규는 촐싹거리며 차 뒷 꽁무니를 향해 양 손을 흔들어댔다.

 정국은 조금 굳은 표정으로 지민을 바라보았다.

 “근데 제가 걸림돌이 되는 거면…”
 “…….”
 “그냥 버리고 가세요.”

 지민이 핏기 없는 얼굴로 자신의 다친 발목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리깐 눈매는 차분해 보였지만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정국이 허공을 향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 소리에 후배들을 배웅하던 진규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진규가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주차장에 서 있는 차들을 구경하는 척하며 슬슬 자리를 피해주었다.

 “…….”
 “…….”

 정국과 지민은 한참 말이 없었다. 정국은 지민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걸림돌이 되면 버리고 가라고? 그 말에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후배님이 걸림돌까진 아니고, 짐이긴 하지.”
 “…….”
 “픽 쓰러지고, 넘어지고, 비리비리하니까.”

 어쩐지 차갑게 느껴지는 정국의 말에 지민이 입술을 말아 물었다. 어느새 눈썹 끝이 축 처지며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럼 진짜 버리고 가도 돼?”
 
 정국의 물음에 지민은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해 봐. 나 진짜 가?”

 지민은 두 번째 물음에도 답하지 못하고 제 손끝을 매만졌다. 조금 아까 자신이 정국에게 물었던 것과 같은 말이었다. ‘저 진짜 가요?’ 아까는 무슨 용기가 생겨서 그렇게 물어봤을까. 정작 정국이 묻고 있는 이 순간에는 대답도 못하면서 말이다.

 한참 대답을 기다리던 정국이 두 발자국 가까이 지민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제 손을 만지고 있는 지민의 팔을 끌어다가 품에 꽉 안았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지민은 숨을 참았다. 정국의 손이 제 목덜미를 감싸서 가슴팍 가까이 끌어당기고 있었다.

 “농담이야. 미쳤어?”
 “…….”
 “내가 후배님을 왜 버려.”

 귓가에 닿아 있는 정국의 가슴팍에서부터 그의 목소리가 웅웅 울렸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온몸에 긴장이 풀려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민은 자기도 모르게 정국의 가슴팍에 이마를 묻었다. 콘도에서 술에 취해 있던 화장실에서처럼, 끌어안고 잠들었던 그날 밤처럼.



 “하아… 저것들이 눈 맞았네.”

 간지럽게 포옹하고 있는 장면을 본 진규만 외로워지는 순간이었다.

 










(+) 좀비 빙자 국민 연애 욕망물..
월/수 연재합니다. 심심하면 더 가져올 수도 있구요..(머쓱)

dnjsdnl  | 190227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최성희  | 190227   
비밀댓글입니다
소피아  | 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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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트리  | 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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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고구마  | 19022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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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꾸  | 190228   
미쳤네...이선생님 그냥미치셨네... 랠리님... 아니 님이라고 하는것고 솔직히 너무 오바고 랠리신..랠신..아니 신 그냥 갓. 지저스. 무슨말이 필요해. 오마 이 갓. 오 지져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드신거예요???!!!
정말ㅠㅠㅠㅠㅠ (입틀막 ㅠㅠㅠㅠ 미치셨습다ㅜㅜㅜ
너무..이것은 마치 이제 약간 이것은 라잌 마치 오 지져스 이건 그냥 이제 그냥 영화예요 ( 겨우 이딴소리할라고 주접떨엇냐)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진짜 진심 이정도면 랠리님 변이된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이거 인간의 흐름이 아닙니다. 어뜨케 이런글을 쓰세요 미치셨슴다. 아니 월화수목토....? 정말 미친 일정이네요
야관문이라도 드세요? 와 진짜ㅠㅠㅠㅠㅠㅠㅠ
쓰는 모든 글마다 사랑합니다 ㅠㅜ
그냥 몇줄 휘 갈겨주셔도 무릎꿇고 읽을거예요.
사랑과 열정을 갓랠리님께 ♡
예로미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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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짐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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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리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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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zel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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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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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 190228   
눈앞에서 펼쳐지는 지옥? 지옥이 아니면 뭐라고 해야 될까요?암튼. 묘사된 좀비얼굴들 자동으로 떠올라 몸서리 치다가 진규든 누구든 잡혀서 물어뜯길까 조마조마하다가 눈맞은 지민이와 정국이의 운명을 걱정하고 있는 저..
근데 정국이 이 순간 왜케 섹시하냐며!!!!!!!!!!! 돌겠다증말....
내가 후배님을 왜 버리녜.. 밑도끝도 없는 책임 쩔고요.
짐되면 버리고 가라는 되도않는 소리로 유혹 하는 지민이의 연애기술!!!! 하..배워야해. 배워야합니다.. 평생 국민 공부할래..ㅠㅠㅠ

암튼..큼큼..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둘 사이에서 외로운 진규.. 토닥토닥)
정혜숙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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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 19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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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  | 1903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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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꾸꾸정  | 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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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없이 못 살아  | 19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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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니미니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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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캬캬  | 19050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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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미놀  | 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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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꾹  | 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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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영  | 19071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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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밤  | 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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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블루  | 190716  삭제
솔직히 처음에 좀비물이라고 해서
거기에 국민이 어떻게 녹아들까 궁금했는데
걱정은 괜한 짓거리였음을....ㅠㅠ
넘넘 애틋하고 재미지고 살떨리고
영화화했다면 최소천만일듯 ㅠㅠ
하경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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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 190724   
눈맞았네 눈맞았어 >_<
눈만 맞음 아쉬운데여? 꺄~
꾹꾹뀩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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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30077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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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yot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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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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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kjim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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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샥  | 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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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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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불가  | 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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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기꾸깆  | 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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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봄에  | 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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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리  |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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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난  | 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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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반  | 19082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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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xxkmxn  | 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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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i9901  | 19082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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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리얼!  | 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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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박이  | 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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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민  | 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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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yu  | 190904   
갑자기 진지해져서 죄송한데요..아마겟돈은 미친거예요 미쳤어요 예..미친거 맞아요..아마겟돈 못본사람 없게 해주세요 진짜 진심 꼭 봐야합니다. 제발 주변에 널리 널리 너~~어~~~얼~~~리~~~이~~~ 퍼트려주세요 꼭 봐야한다고! 안보면 후회한다고!! 제에발..ㅜㅜ
키위  | 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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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 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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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  | 19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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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 19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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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민하세얌  | 19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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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로  | 19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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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이  | 19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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뇨핸슨  | 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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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맨  | 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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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도르마무  | 1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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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넌밍  | 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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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닝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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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tufina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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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꾸기  | 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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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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