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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21 랠리 씀

Moonlight Sonata

아마겟돈
21


‘사탄’과의 전쟁














 남준이 있는 제2아지트는 본부와 3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폐허가 된 지는 오래 되어 공장건물의 상태는 별로였고, 주먹구구식으로 설치해놓은 수많은 컨테이너가 늘어져 있다. 또한 땅을 파서 그 안에 설치해놓은 철물구조는 조악한 벙커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실상은 사망자와 사탄을 쑤셔 넣어 놓는 동굴에 가까웠다. 2주가 흐르면서 아지트 내에 하얀 방역복을 입은 군인이 늘었다. 아무래도 온 나라가 사탄바이러스에 뒤덮였으니 계엄군 역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또한 최근 들어 사탄들의 모습이 눈에 띄게 달라졌기 때문도 있다. 3기로 진화하면서부터 계엄군들이 잡아오는 사탄은 말 그대로 ‘강해졌다.’ 까만 숯 덩어리 같은 모습은 여전했지만 예전처럼 쉽게 부서지지 않았다. 계엄군들은 샘플링을 위해 데려온 사탄을 제압하기 위해 사슬을 이용했다. 이전에는 조금만 힘주어 건드려도 부식된 나무토막처럼 힘없이 나가떨어졌으나, 지금은 웬만한 공격이 아니고서야 당해낼 수 없었다. 또한 달리는 속도가 무척 빨라져서 다리에 총알을 박아 움직임을 제어해야 했다. 군인들에게 붙잡혀 사슬로 온몸이 꽁꽁 결박되고서도 무섭게 발버둥치는 건 예삿일이다. 사탄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제 앞에 있는 새로운 숙주들을 향해 이와 혀를 내밀었다. 몸을 부들부들 떨기도 했으며, 이를 딱딱 부딪쳐가며 위협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마치 발현하듯 진화하는 사탄을 보며 남준은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점점 강해지는 사탄이 혹시라도 지능까지 가지게 된다면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석진이 있는 본부로 계속 사탄바이러스 샘플을 보내는 걸 보면 생체실험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남준이 제2아지트에서 하는 일이라곤 군인들을 따라 사탄들을 처리하는 것뿐이었다.

 “김 선생, 빨리 와요.”

 이곳의 군인들은 남준을 그렇게 불렀다. 궂은일을 하는 입장에서 연구 가운을 입고 있는 것도 우스워서 벗은 지 오래다. 남준은 편안한 반팔 티셔츠와 트레이닝팬츠를 입은 채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군인들이 보급품으로 나오는 활동복 티셔츠와 반바지를 주었지만 그걸 입지 않은 것은 자존심 때문이었다. 남준은 늘 사탄굴 청소를 하는 이병과 함께 방독면을 챙기고 방역복과 보호 장구를 걸쳤다. 아직 가시지 않은 더위에 땀이 줄줄 흘렀으나 사탄굴에 들어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런 과정이 필요했다. 지독한 시취를 참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으며 굴 안에 돌아다니는 사탄에게 물리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다.

 “사탄굴 비우래요. 에이씨, 싹 다 태웁시다.”
 “…….”

 남준은 대꾸하는 것도 귀찮아 고개를 끄덕였다. 아지트로 데려온 생존자들이 죽으면 사탄굴 안에 던져 넣었다. 가끔 소란을 피우는 생존자가 있으면 산 채로 넣기도 했다. 계엄군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아무 짓이나 저질렀다. 남준은 그걸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탓했다. 쓸데없는 반항을 드러냈다가는 그들과 똑같이 사탄굴에 던져지고 말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계엄사령부에게 김석진 박사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나머지 연구원은 그렇지 못했다.  

 귀찮은 일은 아지트 안에 있는 말단 계급 병사들에게 시키곤 했는데, 사탄굴을 주기적으로 비우는 것 역시 이병이 맡았다. 변이한 지 오래된 사탄이나 시신들을 불을 질러 처리하고 나면 그곳에 새로이 잡아온 ‘3기 사탄’을 채워 넣을 것이다. 그리고 생존자 중에 사망이 발생하면 그곳에 또 던져진다. 끔찍했다.

 “우리 둘만 가는 건가요?”
 “예에. 다들 사냥 나갔어요. 부대 근처에 사탄 몰려왔대요.”

 강해진 사탄은 골칫거리였다. 최근 다른 아지트에 있는 군부대 전원이 사탄에 감염된 사건이 있었기에 다들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더 이상 가평 지역엔 생존자를 찾을 수 없는 모양이다. 진화한 사탄이 판을 치며 싱싱한 숙주가 가득한 군부대로 몰려왔다. 더 이상 부대 안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이병은 시너 통을 하나 건네곤 사탄굴을 향해 앞장서서 걸었다. 컨테이너 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부터 틈새로 새어나오는 지독한 시취에 얼른 방독면을 써야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더위에 부패한 시체가 널려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을 헤집고 돌아다니고 있을 사탄도 있을 테니 총을 챙기는 건 필수였다.
방독면을 쓴 채 들어서며 이병이 총 몇 방을 갈겼다. 그러자 괴성과 함께 굶주린 사탄들이 마구 몰려들었다.

 끄억, 꿰에엑, 크, 크어억.

 다리가 부서진 건지 비틀거리며 걷는 발소리에 이병은 침착하게 총을 겨누었다. 탕. 탕. 몇 번의 총성과 함께 다가오던 사탄들이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총이 없는 남준은 그저 이병의 뒤에서 잠자코 사탄을 처리하길 기다렸다.

 “지금 사탄들이 이놈들처럼 약하기만 했으면 얼마나 좋아요. 아주 징그러워 죽겠다니까요.”

 끄에엑!

 느릿한 놈들은 처리하기 쉬웠다. 순식간에 다섯 마리의 사탄을 해치운 이병이 주위를 둘러보며 경계하다가 총을 내렸다.

 “들어갑시다.”

 총을 쏘는 것도, 사탄을 공격해 없애는 것도, 군인에겐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였다. 어쩌면 사람을 상대로도 이런 공격 행위가 아무렇지 않아질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그렇게 되었겠지. 남준은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병은 입구부터 쌓여 있는 시체더미 위에 시너를 뿌렸다. 굴 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구더기가 들끓고 부패한 모습을 보는 게 고역이었다. 남준은 일부러 시선을 두지 않으려 노력하며 시너를 뿌렸다. 곧 이 굴은 화장터가 될 것이다. 밤새도록 땅굴 안이 타도록 내버려둔 후 날이 밝으면 소화 후 다시 사탄굴로 사용하게 된다.



 남준이 시너통을 들고 굴의 끄트머리에 도착했을 때였다. 그림자 진 구석에서 무언가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남준은 자신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 방역복과 보호장구를 하고 있지만 사탄과 일대일로 맞선 적은 없었기에 당황스러웠다.

 “…박 이병님.”
 “예.”
 “여기… 뭐가 있는데요.”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저 멀리서 시너를 뿌리고 있던 이병이 시너통을 내던지고 총을 들며 다가왔다.

 “사탄이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탄 같진 않았다. 사탄이라면 아까 들린 총소리에도 가만히 구석에 머물고 있을 리 없었다. 또한 이렇게 가까이에 사람이 있는데 소리 하나 내지 않고 숨죽일 리는 더더욱 없다. 마른 침이 꼴깍 넘어갔다. 그 순간 남준은 혹시 생존자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탄굴에 생존자를 넣은 건 2주 전이었다. 2주 동안 굴 안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 더더욱 사탄이 돌아다니는 곳이라면 말이다.

 이병이 성큼성큼 다가와 총을 철컥 장전했다. 남준은 생존자라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왠지 이상한 낌새를 지울 수 없었다. 그가 이병을 손바닥으로 막았다.

 “잠깐만요. 사람인 것 같은데요?”
 “에? 사람이 어떻게 살아 있어요. 다 죽어가는 사탄이겠죠. 비켜 봐요.”
 “하, 잠깐만요.”

 총을 견착하려는 걸 저지하자 이병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 합니까? 비켜요.”
 “확인만, 확인만 해봅시다.”
 “사람이면 뭐 어쩌게요. 어차피 죽여야 하는데.”

 이병이 심드렁하게 말하며 다시 총을 어깨높이로 들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구석에 있던 형체가 그늘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남준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다 죽어갈 것처럼 천천히 기어 나오는 모습은, 분명……

 “사… 살려… 주세요…….”
 “으악!”

 생존자가 틀림없었다. 모습을 드러낸 사람을 보고 놀란 이병이 반사적으로 한 발자국 뒷걸음 쳤다.

 “사람입니다!”
 “뭐, 뭐야. 어떻게 살아 있어?”

 당황한 이병이 떨리는 손으로 총을 겨누었다. 사람인 걸 확인하고 바로 총을 쏘려는 모습을 확인한 남준의 눈에 불길이 치솟았다. 무슨 용기가 생겼는지, 생존자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으윽!”

 남준은 제 앞에서 총을 들고 있는 이병의 목을 순식간에 조르며 총구가 천정을 향하도록 방향을 틀었다.

 탕!

 목이 졸려 놀란 이병이 방아쇠를 당겼다. 귀를 찢을 듯한 총성에 바닥을 기고 있던 생존자가 급히 두 귀를 틀어막았다. 남준은 온 힘을 다해 팔을 조여 이병의 목을 졸랐다. 이미 저질러버린 일이니, 군인을 놓아주는 즉시 자신이 죽을 것임을 안다. 돌이킬 수 없다. 남준은 어금니를 악 물며 팔에 힘을 더했다. 숨이 막히는지 방독면 안에 있는 이병의 얼굴이 시뻘겋게 찌그러졌다. 남준의 팔을 떼어내려 발버둥 쳤지만, 성인 남자가 작정하고 목을 조르는 것을 막아내긴 힘들었다. 점차 이병의 행동이 느려졌다. 남준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컥, 끄윽….”

 누군가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건 처음이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자신도 알게 모르게 미쳐버린 건 아닐까 싶다. 그가 마지막 힘을 더해 팔을 세게 조이자 마침내 이병의 움직임이 멈췄다.

 “하, 하아….”

 비로소 남준의 팔에 힘이 풀렸다. 죽은 것인지 기절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병의 몸이 인형처럼 바닥으로 힘없이 고꾸라졌다. 남준은 발 아래에 쓰러진 남자를 내려다보며 두 팔로 제 머리를 감쌌다. 순식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믿고 싶지 않다는 듯, 방독면을 벗어 던지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젠장, 젠장!”

 자신도 모르게 이성을 잃었다. 남준이 숨을 헉헉거리며 낮게 욕을 내뱉었다. 지금이라도 이 군인에게 숨을 불어넣어 조치를 해야 할까? 여러 생각들이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섞어 놓았으나 섣불리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다. 남준이 제자리에서 몸을 아무렇게나 빙글 돌리며 복잡한 머릿속을 가다듬으려 노력했다. 그때, 생존자가 그의 종아리를 잡으며 매달려왔다. 남준은 자신에게 닿는 접촉에 정신을 차렸다. 엉망이 된 몰골의 남자가 앙상한 손가락으로 방역복을 붙잡고 있었다.

 “사, 살려…… 하아, 하…….”

 말 몇 마디를 하기도 버거운지 죽을 것처럼 숨을 몰아쉬는 모습에 남준이 미간을 좁혔다. 시체 썩은 냄새와 시너 향이 뒤섞여 굴 안은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로 지독한 악취를 풍겼다. 남준이 소매로 코와 입을 틀어막으며 몸을 굽혀 앉았다. 볼이 홀쭉할 정도 마른 남자가 남준을 붙잡은 채 놓지 않으려 애썼다.

 마치 동아줄을 잡은 것처럼.

 “서, 선배… 살려, 살려… 주세요…….”





*






 의자에 기대어 앉은 정국의 몸엔 사슬이 묶여 있었다. 상의를 탈의한 채 맨몸으로 한쪽 팔만 내밀고 있는 그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결연해 보였으며, 단정한 눈동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석진은 방역복을 갖춰 입고 주사기를 집어든 채 침을 꼴깍 삼켰다. 제 앞에 앉아 스스로 생체실험을 자처하고 있는 정국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전 중위님,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죠.”
 “얼른 시작하세요.”
 “하….”

 석진이 입술을 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3기 사탄바이러스를 몸에 투여하는 것이 어느 정도 희망이 있는 건 사실이다. 바이러스가 *비리온(virion) 상태일 때와 숙주 안에 들어갔을 때의 차이는 확실히 있다. 그건 면역체계도 마찬가지였다. 샘플링한 혈액의 항체 반응과 체내에 있는 혈액의 반응 역시 다르다. 6할을 성공했던 것은 직접 투여로 그 확률을 올릴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확률이란 것은 아주 미세한 수치로도 완전히 뒤집어엎을 수 있다. 지금은 감염되느냐 이겨내느냐의 일대일 확률만 유효할 뿐이다. 그러니 정국이 선택한 것은 죽음의 갈림길에 선 모험이었다.

 * 비리온(virion) : 바이러스가 숙주 외부에 있을 때의 상태. 완전한 바이러스 입자이며 감염성을 가졌다.

 “사슬은 튼튼히 묶으셨죠.”
 “…예.”
 “만약 제가 사탄이 되면 얼른 연구실을 빠져나가셔야겠네요. 3기 사탄의 힘은 장난 아니라면서요.”
 “전 중위님.”
 “이겨냅니다. 저는.”

 정국은 피식 웃으며 뻗은 팔을 흔들었다. 어서 주사를 놓으라는 의미였다. 주사기를 든 석진의 손이 떨렸다. 내밀어진 정국의 팔에 두드러진 혈관을 보며 니들을 가까이 가져가다가 떼어내기를 반복했다.

 “박사님 강단이 부족하시네요.”
 “너무한 거 아닌가요? 전 중위님 감염되면 저는 죄책감이 들 겁니다.”
 “죄책감이 1, 면역체를 잃은 허망함은 9겠죠.”
 “참나.”
 “제가 이긴다고 했습니다.”
 “…….”
 “치료제 만드셔야죠. 얼른요.”

 석진은 그의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이런 실험을 결정했다고 했다. 그게 참 미련하다고 생각했다.

 “하… 그래요. 저는 잘못 없습니다. 계엄사령관도 허락한 거니까… 난 몰라요. 난 군인아저씨들 시키는 대로 한 거예요.”
 “네. 이 상황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처음부터.”
 “…….”
 “사탄의 잘못이죠.”

 정국이 도청기가 있는 방향을 향해 턱을 까딱했다. 그리곤 입모양으로 말했다. ‘저놈들이 사탄이니까.’
석진이 아랫입술을 꽉 물며 정국의 혈관에 바늘을 꽂았다. 그리고는 바이러스 입자를 꾸욱 밀어 넣었다.

 “윽….”

 정국이 침음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의자에 묶여 있는 그의 팔이 요동하며 순식간에 새까맣게 물들었다. 석진은 장갑 낀 손을 얼른 떼어내며 그의 의자에서 세 발자국 물러났다. 바이러스는 빠른 속도로 정국의 몸을 침투하며 그의 신체부위를 변이시켰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손끝부터 어깨까지 숯처럼 바뀌었고 그의 팔에 있는 핏줄은 제멋대로 날뛰었다.

 “하, 윽! 으으…….”

 괴로운지 턱을 위로 치켜든 정국이 이를 악 물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을 보이지 않겠다는 듯 입을 꾹 다문 채로 거친 숨을 쏟아냈다. 정국의 목에는 힘줄이 불거졌고 상체는 잔뜩 힘을 주어 근육의 모양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의 몸이 잘게 떨리며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후으… 윽!”

 어깨를 타고 목까지 올라가기 시작한 변이에 석진은 차마 더 보지 못하고 몸을 돌렸다. 이대로 허무하게 끝나는 건가. 처음 정국의 영상을 보았을 때보다 더 빠른 속도였다. 진화한 바이러스는 무시무시했다. 등 뒤에서 정국이 괴로워하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석진은 차라리 눈을 질끈 감아야 했다. 그가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했지만 그건 사람의 힘으로 조절할 수 없는 것이다.

 “미치겠군.”

 애초에 그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사령관에게 보고하는 게 아니었다. 정국은 이 실험의 성공률이 무척 높다고 보고하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령관이 위험한 모험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대재앙이 내린 나라에서 치료제라는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사령관에게 정국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였기에.



 정국의 신음이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성대를 긁는 소리는 짐승의 포효 같기도 했다. 석진은 뒤를 돌아 그를 확인하는 게 무서웠다. 그의 소리가 괴로움에 떠는 신음인지 사탄이 된 후의 소리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석진이 조용히 고개를 내젓다가 문득 실험실의 문 쪽을 바라보았다. 문에 나 있는 창문으로 계엄사령관 김통수의 얼굴이 비쳤다. 실험실 안의 장면을 들여다보고 있던 그와 눈을 마주쳤다.

 ‘나쁜 자식.’

 석진은 아랫입술을 씹으며 안경 너머로 사령관을 노려보았다.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정국을 지켜보던 김통수가 이내 석진에게로 시선을 맞추었다. 그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띄워졌다. 그 표정을 확인한 순간, 석진은 재빠르게 정국을 향해 몸을 돌렸다.

 “하아, 하아….”
 “…….”
 “봤죠. 내가 이긴다고 했잖아.”

 믿기 힘들 만큼 멀쩡한 정국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석진은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석진이 안경을 벗으며 마른세수를 했다. 한숨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저 오래 살고 싶거든요. 전 중위님. 제 명에 못 살겠네요.”

 석진의 한탄 섞인 말에 정국이 기분 좋은 듯 웃었다. 거칠게 터지는 날숨과 함께 얼굴에는 사나운 미소가 가득했다. 땀에 젖은 얼굴, 모세혈관이 터져 빨갛게 충혈 된 눈, 광기가 서린 눈빛, 씨근대는 가슴근육.

 “전정국 중위, 바이러스 투여 실험 성공.”
 “…….”
 “이라고 보고하시죠.”



 그는 다시 살아 돌아온 구원자였다.





*






 정국은 비틀거리며 숙소 안으로 들어섰다. 온몸에 진이 빠져 침상으로 쓰러지듯 누운 그가 천정을 멍하게 바라보며 눈을 껌뻑거렸다.

 “지민아.”

 듣는 이 없는 이름을 부르며 한숨을 뱉었다. 자신의 팔을 뻗어 오늘 감염되었다가 돌아온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까맣게 변이한 사탄의 육신은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혈액을 타고 몸에 퍼지는 기운 역시 이전에 감염되었을 때보다 훨씬 강렬했다. 몸 안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고통. 그리고 변이한 몸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 움직임은 차라리 팔을 잘라내고 싶을 정도였다. 심장에 가까워질수록 극심한 고통은 주체하지 못하고 날뛰었다. 이 벼락같은 통증은 앞으로도 계속 겪어야 할 테니 적응해야 했다. 만약 고통마저 적응해버린다면 자신은 더 이상 인간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치료제가 완성되고 지민을 되찾을 때까지 계엄군 중대를 통솔해야 한다. 어쩌면 쓰레기 같은 짓거리를 나서서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국에겐 그 어떤 것도 지민보다 비교우위에 둘 수 없었다. 죽어도 상관없는 세상에 숨통을 붙이고 살아남을 이유는 오직 지민 하나였다.

 ‘선배 때문에 살았어요.’
 ‘혼자 안 둘게 이제.’
 ‘선배가 계속 나를 살려….’
 ‘어. 앞으로도 계속 살릴 거야.’

 언젠가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자신이 없었으면 벌써 청평호에 빠져 죽었을 거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반드시 살게 해주겠다고 했다. 정국은 그 약속을 지켜야 했다. 죽어도 좋을 순간에 살고 싶게 만들어준 것은 서로에게 해당하는 것이었다.

 쭉 펴고 있는 손가락 사이사이에 지민의 귀여운 손가락이 깍지를 껴오는 상상을 했다. 환상처럼 눈앞에 그려지는 모습에 정국은 터져 나오는 울음을 삼키지 못하고 흘려냈다.

 ‘선배….’
 ‘정국아.’
 ‘…사랑해요.’

 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러 침상을 적셨다. 지민의 앞에서는 이렇게 우는 모습을 보여준 적 없지만, 실은 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몇 번이나 이렇게 엉망으로 울고 싶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하니 눈물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정국은 힘이 풀린 팔로 눈가를 꾹 누르며 이를 악 물었다.



 쾅! 소리와 함께 정국이 묵는 숙소 문이 열렸다. 누군가가 무례하게 문을 걷어차며 열었음에도 그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아이같이 울고 있었다. 어느덧 성큼성큼 다가온 그림자가 정국의 몸 위를 덮쳤다. 거칠게 멱살을 잡고 끌어올리는 힘에 정국은 하릴없이 몸을 일으켜 침상 옆 벽에 꽉 짓눌려야 했다.

 “전정국.”

 눈물이 가득한 눈동자를 들자 화난 표정의 형이 있었다. 정호는 울고 있는 정국을 보며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멱살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정국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대답하지 않으며 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그러자 정호가 멱살을 쥐고 세게 흔들었다. 정국의 몸이 벽으로 다시 짓눌렸다.

 “사령관 만나고 오는 길이야. 너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
 “실험? 바이러스 투여? 미쳤어?”

 정호는 조금 전 사령관을 통해 정국이 진화한 바이러스를 몸에 투여한 사실을 들었다. 김통수가 덧붙이는 말에는 이 결정을 한 건 정국 스스로였다는 것도 담겨져 있었다. 정호는 분노가 끓어오르는지 씩씩거리며 정국을 몰아붙였다.

 “내가 너 계엄군 되라고 한 건 살리기 위해서였어. 위험한 짓거리 하라는 게 아니고!”
 “알아.”
 “아는 자식이 그래? 지금 네가 무슨 멍청한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어? 설마 네 몸뚱어리가 세상을 구할 거라는 망상에 심취한 건가?”
 “아니. 내가 구할 사람은 하나야.”
 “시발, 그게 무슨 개 같은 소리야!”
 “사탄굴에 던졌다는 그 사람, 내가 살릴 거니까.”
 “친구 다 버리라고 했지. 이 멍청한 새끼.”

 정호의 말에 정국이 콧잔등에 주름을 잡으며 거칠게 그의 손을 떼어냈다. 엉망이 된 셔츠 깃은 곧 찢어질 것처럼 너덜거렸다.

 “친구 아니라고 했잖아.”
 “뭐?”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형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만든 거야. 나랑 같이 있게 해도 됐잖아. 왜, 왜! 지민이를 대체 왜! 형이 뭔데!”
 “이 자식이.”
 “걔 없으면 나 죽어. 지민이 못 살려내면 나 그냥 죽을 거거든.”
 “하….”

 정호는 들끓는 열로 눈앞이 핑 도는지 한숨을 터뜨렸다. 정국의 눈가에 그렁그렁 매달려 있던 눈물이 또다시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정호는 그의 어깨를 꽉 쥐며 탄식하듯 물었다.

 “전정국. 그럼 나는.”
 “…….”
 “너 죽으면 나는?”
 “…….”
 “딱 하나 남은 가족이야. 이런 좆같은 상황에 둘 다 살아남은 것도 기적인데, 우린 이 안에 같이 있다고. 내가 네 영상 봤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바이러스는 계속 퍼져 가는데 서울에 있을 너는 연락도 안 되고. 시발. 내가 얼마나 참담했는데. 그런 네가 가평에서 쫓기고 있다는 거 알고 내가… 내가 진짜…….”

 울음을 참으며 하는 형의 말에 정국은 잡힌 어깨를 씩씩거리며 심호흡했다. 정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형이 미웠다. 자신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만큼 좌절감을 안겨주었으니까.

 “형은 이럴 자격 없어.”
 “…뭐라고?”
 “이제 내 형 아니라며.”

 서늘하게 대답하는 정국을 보며 정호의 얼굴이 좌절감으로 물들었다.

 “전정호 소령님. 작전명령이나 내려주시죠.”
 “너…”
 “내일은 뭘 할까요. 생존자를 찾아 총질하면 되겠습니까? 아, 총알 아깝죠. 사탄 밥으로 던지면 되겠습니까?”

 정국의 어깨를 잡은 정호의 손에 힘이 풀렸다. 독기가 가득한 정국의 눈빛에 할 말을 잃었다. 더 정확히는, 그러면서도 울분이 가득한 동생의 얼굴을 보는 게 서글펐다.





*






 “선배… 선배…….”

 남준은 침상에 누워 있는 지민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사경을 헤매는 사람처럼 축 늘어진 채 ‘선배’만 찾고 있는 것을 보니 한숨이 터졌다. 사탄굴 안에 먹을 것이 있을 리는 없고, 그나마 흘러 들어오는 빗물로 간신히 목을 축이며 2주 동안 버텼을 그였다. 그것도 부패한 시체와 돌아다니는 사탄 사이에서 말이다. 피골이 상접한 모습과 아무렇게나 아물어 있는 상처, 그리고 시취가 배어 도저히 참아줄 수 없을 정도의 옷만 봐도 그간의 고통스러운 하루하루가 예상 되었다.

 멀쩡히 서서 씻을 힘도 남아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남준은 그를 안아들고 좁은 샤워부스 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씻겼다. 악취가 밴 옷은 내다 버렸고, 대신 보급품으로 나온 군 생활복을 입혀놓았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뭐라도 먹여보려 했으나, 2주간 굶은 사람의 입에 함부로 음식을 넣어줄 수는 없었다. 남준은 이온음료를 그의 입 안으로 조금씩 흘려보내주며 정성껏 보살폈다.



 사탄굴에서 그를 데리고 빠져나오려 할 때, 바닥에 쓰러진 이병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다행히 죽진 않고 기절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자신이 저지른 일을 들킬 수는 없으니 곧 죽을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남준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병의 몸에 남은 시너를 뿌렸다. 지민을 업은 채 지포라이터를 켜 굴의 중앙에 던지는 순간, 자신이 단단히 미쳐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사태에 정상적인 것은 하나도 없으니 차라리 차악을 택하는 게 나았다. 생존자를 보고 망설임 없이 총을 쏘려던 계엄군을 없애는 게 무고한 사람을 죽게 두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더 이상 선과 악 두 가지로 분리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었다.

 다행히 부대 바깥에 몰려든 사탄으로 인해 아지트 안에는 계엄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남준은 지민을 업은 채 조심스레 숙소로 향했다. 중간에 지나가는 계엄군을 발견했을 때는 건물 뒤에 가까스로 몸을 숨기며 심호흡을 해야 했다. 숨이 멎어버릴 것 같은 긴장감을 세 번쯤 경험한 뒤에야 무사히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사탄굴은 내일까지 활활 타오를 것이다. 그 안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흔적들만 남을 테니 계엄군 하나를 처리한 것은 쉽게 들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워낙 사탄 감염이 많은 상황이니 이병 하나가 사라졌다고 해도 다른 의심을 품을 사람은 없다. 그러니 앞으로의 문제는 이 생존자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였다.

 좁은 방 한 칸에 그의 몸을 숨겨둘 곳은 행거형 옷장뿐이다. 하지만 생존자를 방에 숨겨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 만약 들킨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사탄굴 안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에 대한 이야기를 쉽사리 보고할 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버렸다. 하지만 만약 이 남자가 면역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우선은 사탄굴 안에서 살아남은 것에 대해 확인해야 했다.



 “정신이 들어요?”

 늦은 밤 가까스로 정신이 든 지민은 천천히 눈꺼풀을 열었다. 아직 동공이 풀려 있었다. 남준은 식당에서 챙겨온 쌀밥에 물을 부어 불리다 말고 지민을 보았다. 자신이 누워있는 이곳이 어디인지, 무슨 상황인지, 애써 파악하려는 듯 눈동자가 흔들렸다. 남준은 물에 불어터진 밥풀을 휘휘 저으며 다가와 침상에 앉았다. 그러자 지민은 남준을 경계하며 몸을 움츠렸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려 손을 뻗던 남준은 지민의 태도에 손바닥을 보이며 멋쩍게 웃었다.

 “겁먹지 마세요. 제가 그쪽을 사탄굴에서 꺼내드렸거든요.”
 “…….”
 “저는 김남준 연구원입니다. 치료제를 개발하러 계엄사령부에 들어왔는데, 음…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여기서 잡일을 도맡고 있죠.”
 “…….”
 “아, 물론 그쪽을 구한 게 잡일이란 뜻은 아니고요.”

 지민은 여전히 경계를 지우지 못하며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남준은 민망해져서 입술을 축이다가, 죽처럼 흐물흐물해진 밥그릇을 내밀었다.

 “일단 이거 들어요. 오래 굶으신 것 같아서 바로 다른 걸 드린 순 없네요. 보기엔 이래도 미음이라고 생각하세요. 어서요.”
 “…….”
 “아, 먹여드려야 하나?”

 남준이 숟가락으로 밥을 퍼서 내밀자 그제야 지민은 밥그릇과 숟가락을 받아들었다. 천천히 입 안으로 음식이 들어가자 잠시 미간에 주름이 생기더니 이내 급하게 퍼먹기 시작했다.

 “천천히 드세요.”

 2주 만에 먹는 음식이었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미음에 불과했지만 지민은 살기 위해 먹었다. 부패한 시체더미 옆에서 악취에 시달리며 몇 번이나 위장이 뒤집어지도록 구토를 했고, 나중에는 후각이 마비되어 냄새조차 맡지 못했다. 다행히 종종 비가 내려 굴 안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고였던 덕분에 지민은 흙탕물을 마셔가며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 끔찍한 환경에 차라리 이대로 죽었으면 싶었지만 마음대로 그러지 못했다. 어디선가 살아 있을 정국을 떠올리며 이를 악 물고 버텼다.

 “…정국.”

 지민은 미음을 삼키다 말고 정국의 이름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무언가에 홀린 듯 남준의 손등을 붙잡고 몸을 떨며 말했다.

 “정국, 정국이….”
 “예?”
 “정국이… 선배. 정국 선배….”

 남준은 그의 입에서 나온 낯선 이름에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는 면역체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기에 정국의 이름 역시 처음 들어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민이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경을 헤매는 내내 ‘선배’를 찾아댔고 그 선배의 이름이 정국이라는 것 정도는 짐작했지만, 그저 단순하게 보고 싶은 사람을 찾는 줄로만 알았다.

 “그쪽 이름은 뭔가요?”
 “선배… 선배.”
 “이봐요. 이름이요. 그쪽에게 궁금한 게 많아요.”

 어떻게 사탄굴에서 살아남은 걸까. 분명히 사탄은 굴 안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녔다. 그들이 생존자를 알아채지 못했을 리 없다. 남준은 어깨를 쥐며 조용히 속삭였다.

 “그쪽은 지금 사탄굴에서 살아남았어요. 설명이 필요해요.”
 “…박지민.”
 “박지민? 그쪽 이름인가요?”

 남준의 물음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박지민 씨. 잘 들어요. 일단 정신부터 차려야 해요. 제가 지금 지민 씨를 숨기고 있거든요.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요.”
 “…….”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아요?”

 지민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지민 씨가 어떻게 살아남은 건지 말해주세요. 그럼 제가 그 선배라는 분을 찾아볼게요.”

 남준의 말에 지민의 눈이 크게 뜨였다. 정국을 찾아준다는 말에 지민의 눈동자에 눈물이 금세 차올랐다.

 “모르겠어요….”
 “모르겠다고요?”
 “사탄이… 오지 않았어요.”

 지민의 말에 남준이 의아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떴다. 지민은 사탄굴 안에 있었던 상황을 떠올리며 어깨를 움츠렸다. 그의 숨이 점점 거칠어졌다. 무서운 장면을 본 사람처럼 몸을 떨더니 이내 남준의 팔을 세게 붙잡으며 말했다.

 “사탄이 저를 물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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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세상에 왜 지민이를 물지 않는걸까요....저번에도 의아힌긴 했지만 흠.. 그래도 지민이가 다행히 살아있으니 어서 이 둘이 만났으면 좋겠어요ㅠ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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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블리  | 190813  삭제
아... 대박적 예감이... 뭔가 치료제와 백신 커플 탄생하는 걸까요??? 담편 읽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댑니당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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