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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애 18 랠리 씀

Ólafur Arnalds - Near Light

아는 애
18













 “그 동안 잘 지냈어?”

 정국과 지민이 다시 만난 건 TV광고 촬영장에서였다. 지민이 대기실에 들어오자마자 정국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사람처럼 안부를 물었다. 닷새간 그의 집에 머물던 지민이 원래 자리로 돌아간 지 고작 사흘이 지났을 뿐이었다. 하루도 떨어져 있기 싫은 사람을 다른 이의 곁으로 보내야 한다는 건 정국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기다려왔음에도 그리움이란 감정은 통 면역이 생기지 않는 모양이다.

 지민은 제 허리를 대뜸 감아오는 정국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주위 눈치를 살폈다. 걱정과는 달리 이들에게 눈길을 주는 사람들은 없었다. 각자 바쁘게 준비하느라 다른 것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는 촬영장. 지민은 제 몸을 꽉 안은 채 살 냄새를 맡고 있는 정국의 등짝을 어색하게 쓸어주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러다 소문난다, 너.”
 “날 테면 나라지. 더 날 소문도 없는데.”
 “그래도….”
 “룸돌이, 사모님 킬러, 이런 것보다는 게이가 낫지 않을까? 지민아. 보고 싶었어. 그런 말 말고 나 보고 싶었다는 말 해줘.”

 어리광 피우는 목소리를 듣자 옛날 생각이 저절로 났다. 정국은 예전에도 지민에게만큼은 애교를 곧잘 부리곤 했다. 지민이 연습생 숙소 근처에 찾아오면 얼른 달려와서 보고 싶었다며 넘치는 표현을 해주고, 격주로 함께 밤을 보내는 날에는 손 탄 강아지처럼 자꾸만 안아달라고 조르며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연애다운 연애는 아니었기에 외로웠지만, 그가 주는 애정에 목마른 적은 없었다. 그래서였을까. 처음으로 연락이 되지 않았던 순간, 생살을 찢기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던 것이.

 “보고 싶었어.”
 “나도. 몇 번이나 찾아가고 싶더라. 너 보고 싶어서.”

 스물일곱, 스타가 된 이 남자는 아직도 지민을 향해 온전한 사랑을 보내고 있다. 지민은 제 자신에게 물었다. 이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고. 변한 적 없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정국 앞에서 자신은 변한 것투성이였으니, 두 개로 나뉜 마음의 방을 차마 비우지 못하는 스스로가 미웠다.

 부둥켜안고 있는 몸이 겨우 떨어져나가자 지민의 눈에 한 남자가 들어왔다. 멀찌감치 서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얼굴이 낯설지 않았다. 지민은 그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떠올리고 말았다. 체격이 크고 강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어 무섭게 느껴지던 그 얼굴을 잊을 리 없다. 보통 사람들이 해보지 못할 경험을 하게 해준 사람이었으니까.

 “오랜만이네요.”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상냥한 말투도 여전했다. 지민은 바짝 얼어붙은 채로 눈을 크게 떴다. 남자가 지민을 향해 걸어와 악수를 청했다. 내밀어진 손을 잡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굳어 있는 지민의 어깨에 정국의 손이 따뜻하게 내려앉았다.

 “괜찮아, 지민아.”

 ‘정국이랑 만나지 말아줄래?’
 ‘제가 왜 그래야 해요?’

 7년 전 어느 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너희가 얼마나 더 만날 것 같아. 정국이 인생 책임질 수 있어? 정국이 버려지면 너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갓 어른이 된 자신에게 처음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사람. 사랑밖에 모르는 나이였는데, 사랑이면 다 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었는데, 그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묵직한 것들을 떠안겨주었던 정국의 매니저였다. 시간이 많이 흘러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는데도 선뜻 내민 손을 잡지 못하겠다. 얼어붙어 있는 지민의 반응에 머쓱했는지 남자가 내밀었던 손을 거두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젠 새 소속사 사장님이야.”

 정국은 지민의 굳은 팔뚝을 쓸어주면서 매니저를 향해 눈짓했다. 정국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그룹을 탈퇴하면서 그도 함께 회사를 나왔다. 다년간의 연예계 매니지먼트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사를 차렸고, 며칠 전 정국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 1인 기획사로 막 발돋움을 하는 단계였다. 실장에서 사장으로 바뀐 직함이 아직은 조금 어색한지, 정국은 ‘사장님’이라는 단어를 말하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지민은 두 사람 사이에서 느껴지는 끈끈한 유대감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는 미안했어요. 어린 친구들한테 그러고 싶진 않았는데.”
 “아…….”
 “나도 월급쟁이였으니까요. 정국이 녀석 걱정도 됐고.”

 웃으며 말하는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민은 얼떨떨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국은 조용히 뒤에서 껴안아오며 귓가에 속삭였다. 내가 미친 짓 많이 할 때 다 받아준 사람이야. 예전엔 매니저 형이 너무 미웠는데, 지나고 나니까 용서가 되더라. 미워할 상대가 아니야. 이제 우리 방해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어 지민아.  

 ‘그리고 나중에, 나중에 만나. 그때도 정국이가 좋으면.’

 예전에 그가 했던 말대로 다시 만나고 말았다. 괜찮은 걸까. 지민은 아직도 두려움을 한 꺼풀 벗겨내지 못했다. 그런 지민을 이해한다는 듯, 이제 사장이 된 남자는 지민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망설이다가 천천히 그 손을 맞잡았을 때, 남자는 나지막이 말했다.

 “아무 걱정 말아요.”

 지민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모든 문제는 오직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광고 촬영 도중 연예정보프로그램 인터뷰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정국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다듬고 말끔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카메라 앞에 앉았다. 정국을 둘러싼 몇 개의 커다란 카메라와 리포터, 조명과 음향 스태프, 작가까지. 지민은 낯선 광경을 떨어져서 지켜보며 새삼 정국이 연예인이라는 것을 상기했다. 음료로 입을 축인 정국은 인터뷰 질문이 담겨 있는 대본을 훑어보더니 금세 촬영에 들어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촬영장 안에 있는 수많은 시선이 오직 정국에게로 집중되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정국은 조금도 긴장하는 모습 없이 자연스럽게 큐 사인을 받고 미소를 지었다.

 인터뷰 내용은 정국이 첫 주연으로 데뷔하는 뮤지컬에 대한 것이었다. 정국의 촬영장까지 찾아와 단독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아, 정국의 인기는 여전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질 나쁜 소문이 돌고, 그룹을 탈퇴하는 이상행보를 보이더라도 말이다. 지민은 조명 아래에 앉아 있는 정국이 조금 낯설었다. 카메라 뒤에 바짝 서서 모니터에 비치는 그의 얼굴을 뜯어보았다. 여전하면서도 여전한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생소했다.

 “정국 씨, 뮤지컬과 맡은 역할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Return’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남자의 복수극이라고 이미 많이 소개 된 것 같은데요. 저는 그 불쌍한 주인공 ‘한결’ 역을 맡아서 뜨거운 화제가 되었습니다.”

 발랄한 리포터의 질문에 정국은 귀엽게 웃으며 스스로 화제가 되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리포터와는 활동하면서 여러 번 마주치며 안면을 텄기에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정국의 능청스러운 대답에 인터뷰를 구경하던 사람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괜찮은 분위기였다. 지민은 분위기를 주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조용히 웃었다.

 “정국 씨는 항상 소년 같은 이미지였는데, 복수극의 주인공이라고 하니까 팬들이 조금 놀랐겠는데요? 이미지 변신을 노린 건가요?”
 “저 스물일곱 살이거든요.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낯부끄러운데… 아직도 팬 분들께서는 제가 소년이길 바라시나 봐요. 변신을 노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복수 연기가 쉽지 않을 텐데, 혹시 살면서 복수해본 경험이 있나요?”
 “네. 있어요. 철저하게 으깨줬죠.”

 아무렇지도 않은 대답에 리포터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감독이 컷 사인을 보냈다. 그리고는 같은 질문 부분을 다시 촬영하자고 말했다. ‘철저하게 으깨줬다’는 표현이 곤란하다는 뜻이었다. 정국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음료수를 마셨다.

 다시 큐 사인이 들렸다.

 “복수 연기가 쉽지 않을 텐데, 혹시 살면서 복수해본 경험이 있나요?”
 “음…. 뭐 비슷하게는 있어요.”
 “역시, 작은 경험이라도 연기에 도움이 되는 건가 봐요.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 사이에서 정국 씨 연기 칭찬이 자자하다던데요.”
 “작은 경험은 아니었어요. 제 인생을 통째로 흔들었거든요.”

 정국은 조명과 카메라 너머 서 있는 지민을 향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정국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다들 궁금한 표정이었다. 감독은 컷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지민은 마른 침을 꼴깍 삼키다가 근처에 서 있는 소속사 사장을 바라보았다. 우람한 팔뚝을 자랑하며 팔짱을 낀 그는 생각 외로 태연한 표정이었다.

 “데뷔 전부터 만나던 친구가 있었는데, 일 시작하면서 차였거든요.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죽겠다고 자해를 시도할 정도로. 근데 제가 다치면 그 애가 슬퍼할까봐 그러지도 못했어요.”
 “아…….”
 “저희를 떼어놓은 건 전 소속사였거든요. 그래서 재계약을 안 하는 복수를 했습니다. 엄청 통쾌한 경험이라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리포터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지나치게 솔직한 답변을 한 정국은 정작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마치 카메라가 지민이라도 되는 양.

 “다음엔 신파 연기도 해보고 싶네요. 잘할 자신 있거든요.”
 “아… 음….”
 “그런 표정 짓지 마세요. 이젠 괜찮아요.”
 “아아, 그런가요…?”
 “네. 다시 만나고 있거든요.”

 갑작스러운 열애 고백에 감독과 리포터는 이 건수를 잡아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다는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카메라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 지민은 불안한 얼굴로 정국을 바라보았다. 잠시 눈이 마주치는가 싶더니 정국은 작정한 사람처럼 말을 이었다.

 “제 소문이 많이 돌던데 사실인 건 하나도 없어요. 스무 살 때 헤어지고 지금까지 한 사람만 기다렸거든요. 뭐, 일단 제가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지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제 입술을 짓씹었다. 정국의 마지막 말은 모호한 감이 있었으나 분명히 게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방송에 인터뷰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둘째 치고, 촬영장에 있는 수많은 스태프의 귀가 두려웠다. 지민은 몸을 뻣뻣하게 굳힌 채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정국은 입꼬리를 올리며 소속사 사장에게 시선을 던졌다가 다시 지민에게 동공을 깊게 맞췄다. 아무것도 걱정할 것 없다는 듯.

 “사랑하는데 헤어지는 건 너무 슬퍼요. 비참해요.”
 “…….”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

 정적이 맴돌았다. 꽁꽁 얼어붙은 분위기를 깬 건 소속사 사장이었다. 그가 아무렇지도 않게 카메라 화각 안으로 쑥 모습을 내밀었다. 그리고는 렌즈를 향해 엑스 표시를 해보이며 빙긋 웃었다.

 “뮤지컬 내용 위주로만 다시 찍으시죠. 이게 방송 나가버리면 ‘투나잇 쇼’에서 할 말이 없어서 출연을 못하겠는데요. 하하.”

 방송계에 도가 터버린 사장은 여유롭게 웃으며 감독을 압박했다. 그건 같은 방송사의 간판 토크쇼 프로그램에 정국이 출연하기로 한 약속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숨어 있었다. 사장의 말뜻을 이해한 감독이 눈치 빠르게 촬영을 중단시켰다. 잠시 휴식시간이 생긴 탓에 촬영장 안은 다시 소란해졌다. 정국은 여상한 표정으로 음료를 빨대로 쪽쪽 빨며 지민에게로 걸어갔다.

 지민은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을 다스리며 정국을 올려다보았다. 눈썹을 꿈틀 움직이며 웃는 얼굴에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이 녀석이 저한테도 복수를 하고 있네요.”

 웃으면서 정국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며 사라지는 사장을 보니, 자신이 그의 곁에 없던 시간 동안 이들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어느 정도는 알 것도 같았다. 그리고 정국이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도.

 지민의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았다. 사랑하는데 헤어지는 건 너무 슬퍼요. 비참해요. 그가 했던 말을 곱씹을수록 슬픔이 몰아쳤다. 자꾸만 한 사람이 떠올랐다. 해바라기처럼 자신만을 향해 활짝 피어 있던 남자, 태형. 사랑하는데 헤어져야 하는 것은 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만약 자신이 정국에게로 완전히 가버린다면 말이다.

 “촬영 끝나고 같이 있어 줄 거지?”
 “…….”
 “오늘 마지막 촬영이네. 샴페인 마시자.”

 긍정도 부정도 하지 못하는 지민을 끌어안으며 향기를 가득 맡는 숨결이 목덜미에서 흩어졌다. 지민은 결국 자신이 정국을 거절하지 못할 거라는 걸 잘 알았다. 그의 집에서 함께 샴페인을 마시다가 입술이 맞붙고, 결국 나신이 되어 한참을 뒹굴 거라는 것도. 그가 주는 편안한 환락에서 벗어났을 때, 또다시 태형에 대한 죄책감으로 무너져버릴 것도.





*






 머릿속에 추가 들어 있는 것처럼 어지러운 나날들이 이어졌다. 태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자신을 대했고, 정국 역시 틈틈이 전화를 해서 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회사 광고 촬영을 모두 마치고 나면 자신에 대한 사무실 직원들의 관심이 사그라질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광고 아웃풋이 하나씩 생겨날 때마다 직원들은 지민을 붙잡고 정국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왔다. 얽혀 있는 두 남자의 문제만으로도 벅찼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어쩐지 짐이 늘어가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태형은 휴가를 썼다면서 날짜를 통보해왔다. 여행을 가자는 말이 빈 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민은 탁상달력을 체크하다가 인트라넷에 휴가 날짜를 올렸다. 얼마 전 정국의 집에서 지내느라 며칠 연차를 썼기에 가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휴가 승인이 났다. 암묵적으로 회사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커졌다는 것을 실감했다. 물론 지민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게 전정국의 영향이었다.

 온종일 정국과 태형에 대해 고민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지민은 오늘도 영혼의 반절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힘없이 회전문을 밀고 나왔다. 퇴근 시간이 한 시간도 더 지나 있었기에 건물 앞은 한산했다. 요즘은 어떻게든 집에 늦게 들어가기 위해 기를 썼다. 집에 가면 태형과 단 둘이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죄책감 때문에 그와 한 공간에 있는 것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태형과 둘이 있다가 혹시라도 정국의 연락이 올까 봐 두려운 이유가 컸다. 자신을 단 하루도 다른 남자의 곁에 보내고 싶지 않다던 정국으로선 많이 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지민은 정국에게도 태형에게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점점 지쳐가는 걸까.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지민은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끊임없이 저주했다. 나는 나쁜 놈이라고. 대책 없는 머저리라고.

 힘없이 건물을 빠져나오자마자 보인 것은 태형의 차였다.

 “지민아.”

 모습을 내밀자마자 태형은 운전석에서 내리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이렇듯 지민을 아무렇지 않게 대했다. 혼자서 그를 피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뼈저리게 다가왔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났어도 나타나지 않는 자신을 말없이 기다렸을 그를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뻐근해졌다.

 “아…. 전화하지. 많이 기다렸어?”
 “별로 안 기다렸어. 할 일 많았어?”
 “으응…. 너 온 줄 알았으면 일찍 나왔을 텐데.”
 “괜찮아. 그냥 드라이브나 할까 해서. 노래 듣고 있었어. 깜빡 잠들 뻔했네.”

 태형은 아이처럼 웃으며 지민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그의 커다란 손에 붙잡힌 채 조수석으로 향해 걸었다. 에스코트하며 차 문을 열어주는 손길에 차를 타려던 순간이었다. 갑자기 뒤에서 경적 소리가 났다. 지민은 숙이려던 몸을 세우고 고개를 돌렸다. 어쩐지 익숙한 소리라는 것은 그저 직감이 아니었다. 세워져 있는 먹색 포르쉐에서 정국의 모습이 나타났다. 지민은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숨을 흡 참았다.

 미소를 띠고 있던 태형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었다. 차에서 내린 정국이 지민을 향해 다가오다가 걸음을 멈췄다. 세 사람이 서 있는 도로변에 찬바람이 휑하게 불었다. 지민은 지금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지민아.”

 정국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자신의 손을 잡은 태형에게서 악력이 더해졌다. 마치 아무 데도 못 간다는 듯. 지민은 정국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만 벙긋거렸다.

 “이런, 한 발 늦었네.”

 태형을 똑바로 바라보며 정국이 감정을 억누르듯 낮게 말했다. 숨이 막힐 듯한 정적에 지민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려왔다. 눈앞에서 두 남자를 함께 볼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했다. 스무 살 때도 몇 번이나 이런 경우가 있었지만 여전히 면역이 없었다.

 “…….”

 정국에게 다가갈 수도, 태형의 차에 탈 수도 없었다. 그 순간 지민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단 하나, 도망치는 거였다.

 “지민아!”

 태형의 커다란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며 지민은 천천히 그들에게서 뒷걸음질 쳤다. 두 남자의 시선이 자신에게 붙어 있는 이 상황이 너무도 무서웠다. 커다란 죄책감과 함께 지민은 공황 상태에 빠진 것처럼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절대로, 누구도 따라갈 수 없다.

 “나, 나는… 나는… 못해….”

 지민은 아랫입술까지 떨며 그들에게서 필사적으로 멀어지려 했다. 구두의 뒤축이 보도블럭에 걸려 기우뚱 넘어질 뻔했지만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 자신의 움직임 하나에 크게 동요하는 두 남자를 보고 지민은 고개를 저었다.

 미안해. 미안해….

 그 길로 발이 닿는 대로 달렸다. 뒤에서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둘 중 누구의 것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다. 그저 지금 당장 눈앞의 이 상황에서 벗어나야했다. 도망치는 것은 전혀 해결되지 않는 방법이란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다. 누구 하나에게 상처를 줄 선택이라면 최대한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 그게 이기적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지만….



 겁먹은 눈으로 도망치다가 택시를 타고 사라지는 지민의 모습을 보며 태형은 눈을 질끈 감았다. 꽉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건 분노와 슬픔을 적당히 버무린 감정에 가까웠다. 태형의 짙은 눈썹이 찌푸려지며 미간 사이에 주름이 깊게 생겼다. 그가 커다란 눈을 번쩍 뜨며 제 앞에 보이는 정국에게 사나운 시선을 던졌다.

 “하….”

 정국은 제 차에 팔을 기댄 채 소매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지민을 몰아붙이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자신을 탓하고 있을까. 아니면 도망친 지민을 보며 충격에 빠져 있을까. 태형은 이를 악 물며 정국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두 남자의 눈에 물기가 차올랐다. 서로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기에 더 아팠다. 정국이 지민에게 어떤 의미인지, 태형이 지민에게 어떤 의미이지, 두 사람 모두 잔인할 만큼 잘 알고 있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서로의 존재를 증오하는 편이 나았을까.

 지민이 사라진 허허한 자리에는 두 남자의 눈물자국이 남았다. 뜨겁게, 그리고 외롭게.





*






 무작정 가까운 호텔로 들어갔다. 룸 안에 들어서자마자 허탈한 감정이 지민을 강타했다.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제 자신이 바보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침대에 드러누워 한참을 울었다. 울음소리를 내는 것도 자신에겐 허락되지 않은 일 같아서 꾹꾹 눌러 참아가며 울었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흐트러진 시트 위에 얼굴을 엉망으로 문질렀다. 몇 시간이 지나도록 눈물은 마를 줄을 몰랐다. 잠에서 덜 깬 사람처럼 몽롱한 상태로 끊임없이 두서없는 생각을 이어갔다.

 만날 수 없어.

 한참이 지나 지민에게 내려진 결론이었다.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누구 하나가 아플 거라면, 차라리 자기 자신조차 견디기 힘든 늪에 빠져버리는 게 낫겠지 싶었다. 모든 걸 정리해야겠다고, 그 누구도 만날 수 없다고, 지민은 그렇게 결론 내렸다. 평생 두 사람 모두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괴롭게 살아야 했다. 지난 7년은 세 사람 모두에게 지독한 상처를 남겼다. 그건 모두 자신이 자처한 일이었다.

 내가 행복할 자격이 어디 있어.
 누군가를 불행하게 하면서 그러면 안 되잖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애초부터 자신은 과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 자신의 선택으로 한 사람이 아파야 한다면, 차라리 모두가 아픈 것을 택하겠다. 그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자신은 절대로 행복해선 안 되니까. 가슴이 너덜너덜하게 찢어지더라도 평생 누더기 같은 상처를 품고 살아가겠다고.

 그런 결정을 내리고 정신을 차려 보니 창밖에는 여명이 물들고 있었다. 밤을 꼬박 새가며 운 탓에 눈자위가 따가울 정도로 부어올랐다.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제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진짜 못났다.”

 거울 속 못난이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 눈에 진물이 나도록 울면서 가시 같던 마음도 훌훌 털어낸 것일까.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지민은 전원을 꺼두었던 휴대폰을 켰다.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는 숫자를 보며 숨을 가다듬었다. 곧 밝아질 하늘은 태양빛의 시작이자 달빛의 종말일 터였다.





*






 내가 널 버리는 게 아니야.
 네가 날 버리는 거야.

 나 같은 거, 그냥 버려줘.
















(+) 오랜만이네요. 22편이 완결입니다!
http://twitter.com/Rallytriangle/status/112466136047267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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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이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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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맛곰돌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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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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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엠젱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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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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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is  | 190504  삭제
어차피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기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현실이든 아는애 글 속이든 지민이는 정국이꺼니깐
반반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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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벵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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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ee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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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n0707  | 1905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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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야꾸야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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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꼬  | 190505   
세상에 아는애가 올라왔다니.... 저 설문조사 링크 들어갔는데 투표는 안했어요. 도저히 하나만 고를수가 없어서.... 모두 써주세요(파워당당)
KML5813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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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침모드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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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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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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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1004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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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0326h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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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사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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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wn0309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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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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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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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hs1002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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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설탕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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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둔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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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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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ForJKJM  | 190505   
랠리님 아는애 너무 너무 기다렸어요 흑흑흑
혹시 결말이 이건가요 ㅠㅠ 아무도 택하지 못하는 지밈이 ㅜㅜ 이이이이이잉 ㅜㅜㅜ(앙탈중)
MoreForJKJM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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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kdwldo7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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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팡이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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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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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나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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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랑랑  | 190505   
아, 이도저도 못할 지민이의 상황~가슴이 아프네요. 랠리님이 어떻게 결말을 내실지 넘나 궁금합니다~!그런데 어떻게 세 작품을 동시에 집필하시는지 그게 더 궁금하고 존경스럽네요! 랠리님! 최고!! 👍👍👍
국민웅냥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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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lla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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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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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hi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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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성랠성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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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꾸꾸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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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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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기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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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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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ox  | 190505  삭제
오늘 가입하고 쭉 정주행 했어요ㅠㅠㅠ계속 보면서 둘 중에 누굴 어떻게 골라ㅠㅠㅠ하면서 봤는데 역시 지민이도....국민러지만 진짜 누구 하나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이네요ㅜㅜㅜ
골든클로젯ㅅ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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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꾸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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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 1905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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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ong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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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공주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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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뿌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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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윤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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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루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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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림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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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yu1293  | 190505  삭제
아 맘이 아프다 ㅠㅠㅠ 근데 어차피 지민는 국이꺼니까~ 국민 행복하자 이젠 재발 ㅠㅜㅜㅠ
치즈케익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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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엠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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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치미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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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국민빵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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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aipipi  | 19050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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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밥상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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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사랑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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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lda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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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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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랑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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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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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이찜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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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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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ooo57  | 190507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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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미꾹꾸  | 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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춉춉  | 19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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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킷  | 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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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5813km  | 19051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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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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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  | 191009   
아니야... 버리지 마.... ㅠㅠㅠㅠ
임당이  | 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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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교  | 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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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방팬  | 19121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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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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