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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 28 完 랠리 씀

Melting Waltz - Abel Korzeniowski

아마겟돈
28 完


‘사탄’과의 전쟁














 정국은 지프의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자신에 대한 수배령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형의 사형 선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었다. 이틀 뒤라고 했다. 어쩌면 이런 라디오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자신을 불러들이기 위한 수작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백신을 숨겼다’는 정황까지 알리는 것으로 보아, 지민을 숨긴 일과 관련된 사람들 모두 화를 입었다는 게 조금 더 확실했다.

 열이 겨우 내려 조금 편안한 모습으로 잠든 지민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도망쳐서 단둘이 행복하게 살 거라고 다짐했던 게 겨우 일주일 전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그의 감정은 수없이 변했다. 이제는 형의 처형 소식까지 귀에 들리고 나니 혼란스러웠다. 만약 도망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지민은 여전히 정호의 쉘터에서 백신이 완성될 때까지 숨어 있었겠지. 치료제가 완성되었으니 자신은 4기 사탄 실험을 하게 됐을 것이다. 그까짓 거, 이겨낼 자신은 있었다. 사탄이 얼마나 진화하든 자신의 면역 유전자는 반드시 이겨낼 것이었다. 무척 고통스럽겠지만 어차피 삼 개월이 넘도록 반복했던 짓이니 조금 더 참을 수 있지 않았을까. 만약 그랬다면 몰래 지민을 만나며 사랑을 나누며 다른 계획을 도모하지 않았을까. 형, 그리고 김석진 박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말이다.

 “정국아….”

 어느새 잠에서 깬 지민은 굳은 얼굴의 정국을 발견하고 뺨을 매만졌다. 수심이 가득한 그의 표정을 올려다보다가 몸을 일으켜 그를 꽉 끌어안았다. 정국은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심정을 꾹 억누르며 지민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많이 걱정했어?”
 “응….”
 “미안해. 이제 안 아플게.”
 “지민아, 네가 아프니까… 내가 얼마나 무능력한지 깨달았어.”
 “…….”
 “같이 죽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 나는 사실 너랑 둘이 계속 살고 싶었나 봐. 바보 같은 욕심이지. 이렇게 도망쳤으면서.”

 정국의 목소리에는 울음이 가득 섞여 있었다. 지민은 미열이 도는 몸으로 그의 뒷목과 등을 매만져주다가 양 볼을 부여잡았다. 늘 자신을 지켜주던 강한 남자가 이제는 누구보다 약한 모습으로 울음을 참고 있었다. 지민은 그에게 무어라 말해야 좋을지 몰라 입을 벙긋거렸다. 사실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된 건 지민도 마찬가지였다. 자신 때문에 정국을 사지로 밀어 넣은 것 같았다. 그를 다시 만난 건 더없는 행복이었지만, 중대를 거느리며 충분히 안전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을 정국임을 알고 있다.

 “형이… 처형당한대.”
 “하아….”
 “어떻게 하지? 지민아…. 나 어떻게 해?”

 사랑이 대체 무엇이기에. 사실 살아 있어야 사랑도 할 수 있는 법이다. 하지만 자신은 무엇보다 정국의 선택이 우선이었기에 구태여 말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어차피 죽으려 했던 자신을 살린 게 정국이었으니, 이 목숨은 정국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정국아 나는….”
 “…….”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다 괜찮아.”
 “…흐윽.”
 “지금 당장 같이 죽자고 하면… 죽을 수 있어. 그런데 네가 살자고 하면… 살고 싶어져. 아니, 사실 오래오래 살고 싶어. 너랑.”
 “흑, 지민아….”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무엇을 하든 나는 네 곁에 있기만 하면 돼. 정국아, 그렇게 하자. 응? 울지 마….”

 누군가를 위로하는 것에 서툴렀던 지민은 어느새 정국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 언젠가 끊임없이 자신의 위로가 되어주었던 그에게 줄 수 있는 합당한 선물이다. 그리고 그게 자신의 진심이기도 했다.



 지민은 울고 있는 정국에게 입을 맞췄다. 맞닿은 입술 새로 정국의 억눌린 울음소리가 전해졌다. 지민은 뜨거운 혀를 얽으며 그의 몸 위로 올라탔다. 이 행위가 끝나고 나면 또다시 둘 사이에 기나긴 어둠이 찾아올 수도 있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불안이지만 반드시 지금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했다.

 늘 정국이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서툴지만 정성스럽게 그의 몸 이곳저곳을 입에 담았다. 뜨겁게 마주 닿은 온몸으로 사랑을 말했다. 서로의 몸이 또다시 하나로 연결 될 때까지. 그리고 같은 절정에 닿을 때까지.





*






 석진은 지하실에서 홀로 풀려난 채 연구실에 도착했다. 바이러스 발병 후 지금까지 늘 꼿꼿하던 그였는데, 처음으로 책상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야 했다. 주변에 있던 모든 이들이 어려움에 빠졌다. 정국과 지민은 생사도 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졌으며 정호는 감금된 채 처형을 앞두고 있었다. 그리고 남준은… 백신의 볼모가 되어 지하실에 갇혔다.

 만약 처음부터 사령관에게 순응했다면 어땠을까. 치료제를 배포하든 말든, 누군가에겐 쓰일 것이라며 연구원의 정의를 버렸으면 어땠을까. 지민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도 그저 백신을 만들면 그만이라고 여겼으면 어땠을까. 그러면 애꿎은 남준까지 고통 받을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지민의 효소로 만든 백신이 무효였더라면 남준은 그 자리에서 사탄이 되었을 것이다. 아찔했다.

 그래서 후회하는가? 냉정하게 생각해보려 노력했다. 아니다. 머릿속에 가득 차오르는 생각들을 단지 후회라고 정의할 수는 없었다. 양심을 모두 저버리고 그렇게 했더라도 지금 드는 감정과 똑같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지만 석진은 김통수가 말한 백신을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남준을 살릴 수 있는 길이었다. 어차피 지금 이 행위는 ‘null’ 튜브를 만들던 순간과 같을 뿐이다.

 김통수는 백신을 가졌으니 이제 두려울 게 없을 것이다. 두려움을 모르는 자들은 무모한 짓을 하는 법이다.

 자신이 만든 시약은 백신이 분명했으나 저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지민에겐 영원했으나, 다른 이에겐 영원하지 않다. 석진은 이것 또한 그들 스스로 지은 재앙이라고 생각했다. 신은 사탄바이러스를 만들었으나 저들은 스스로 사탄을 만들었다.



 석진은 남준이 감금된 곳으로 향했다. 창살 너머로 손을 뻗어 남준의 팔을 매만졌다. 백신과 사탄바이러스가 들어간 바늘 자국 두 개가 발갛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지쳐 있는 남준을 향해 말했다.

 “남준아, 괜찮을 거야.”






 처형일 하루 전



 소대장은 용산 쉘터를 빠져나오며 작전폰의 전원을 껐다. 이제 예정된 처형 날짜는 내일이었다. 그 안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국을 찾아야 했다. 그를 찾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함께 정호를 구하려다가 모두 총알받이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미쳐 날뛰는 사탄을 상대하다가 사탄이 되는 것보다는 나았다. 사령관의 명령 하에 더 잔인하고 미친 짓을 저지르다가, 언젠가는 정국처럼 버림받아 화를 입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를 따르는 몇몇 운전병들 역시 작전폰을 끄고 군용 트럭에 올랐다. 트럭에는 정원을 넘어서는 민간 군인들을 실었다. 그들은 해골부대의 군복을 입었고 손에는 무기가 들렸다. 정국의 수배령이 떨어졌으니 전국 곳곳의 부대들이 그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출정했다. 다행인 것은 가평에 있던 군부대는 모두 송파와 용산 쉘터, 그리고 서울에 마련된 주거 지역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은 즉 가평에는 상주하고 있는 군인들이 없다는 말이기도 했다.

 가장 앞장서서 가는 군 트럭에는 진규도 있었다. 진규는 호명산을 기억해냈다. 카라반 장박지로 들어가는 외진 숲길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






 정국은 자신의 제복 코트를 지민에게 입혔다. 사이즈가 맞지 않아 지민의 몸이 코트 안에 파묻힌 것을 보며 큭큭 웃음을 터뜨렸다.

 “아, 진짜 귀여워.”
 “으음…. 너무 큰데.”
 “이대로 보쌈해가는 것 같다.”

 지민의 몸에 팔을 둘러 감고 번쩍 들어올렸다. 그의 작은 몸은 포대자루처럼 정국의 어깨에 걸쳐진 채 힘없이 달랑거렸다. 정국은 그를 들어 안아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장난쳤다.

 아래턱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지만 제대로 된 겨울 의복은 한 벌뿐이었다. 여름에 시작된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춰버린 가평 시내에서는 겨울 의복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이불과 군용 담요로 지민을 꽁꽁 싸맸다.

 정국은 지프의 시동을 걸고 히터를 가득 틀었다. 이제 다시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이다.

 “어때. 떨려?”
 “응….”

 막상 카라반을 떠나려고 하니 두려워졌다. 이대로 서울에 도착하기 전 군인들에게 붙잡힐 수도 있다. 아니면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죽을 수도 있다. 그나마 조금 희망적인 것은 김통수가 백신의 존재를 안 이상 지민을 이대로 죽이진 않을 거란 점이다. 백신이 있으면 치료제는 필요 없어질 것이다. 또한 자신 말고도 다른 면역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 있을까? 정국은 자신이 죽더라도 지민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지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으나 실은 그 말에 자신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민만을 필요로 할 김통수를 반드시 없애는 것이 우선이었다.

 “우리… 괜찮겠지?”

 지민이 조심스레 물었다.

 “네가 두려우면 안 갈게. 여기 계속 있자.”

 정국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지민은 그를 향해 고개를 저었다.

 “정호 형… 살려야 하잖아.”
 “…….”
 “정국이한테 소중한 사람이니까, 나한테도 소중해.”

 그 말에 정국의 눈망울이 축축해졌다. 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형과 몇 번이나 몸싸움을 벌였지만, 실은 형을 온전히 미워할 수만은 없었다. 자신을 계엄군으로 만든 것도 안위를 위해서라는 걸 모르지 않았다. 지민을 사탄굴에 던지게 한 것은 행동강령 때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쉘터에 지민을 숨겨놓고 말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이 이렇게 도망칠 것을 막기 위함이다. 형이 원망스러웠지만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그렇기에 형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은 정국을 흔들리게 만들었다.

 “미안해.”
 “우리 정국이….”

 지민은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정국은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심호흡했다. 약하고 여린 연인이 지금 정국에겐 태산과 같은 존재였다.



 지프를 타고 출발하기 전, 정국은 마지막으로 청평호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청평호를 둘러싼 도로에 군용 트럭 여러 대가 줄지어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젠장.”

 정국은 얼른 지프에 앉아 있는 지민의 몸을 안아들었다. 갑자기 급해진 그의 행동에 지민이 얼굴엔 겁이 서렸다.

 “지금은 안 되겠어. 군인들이 나타났어. 일단 카라반 안에 있는 게 좋겠어. 얼마 가지도 못하고 바로 잡히고 말 거야.”

 정국은 카라반 안에 지민을 앉혀놓고는 지프에 올랐다. 줄 지어 서 있는 카라반 뒤편으로 지프를 옮겨 숨기곤 얼른 카라반 안으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갔다. 심장이 펄떡였다. 이대로 정호에게 가보지도 못한 채 내일을 맞이하면 어쩌지. 만약 이 카라반을 군인들에게 들키면 어떻게 될까. 침착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상기된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한참 뒤 요란한 엔진 소리가 카라반에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정국은 권총을 꽉 쥐고 창밖을 살폈다. 어떻게 장박지를 한 번에 찾은 걸까. 날뛰는 심장을 부여잡았다. 이윽고 여러 사람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더 믿기 힘든 목소릴 들었다.

 “정국아! 전정국!”

 그건 진규의 목소리였다.






 처형일



 열흘 만의 귀환이다. 정국은 자신이 탄 지프를 보호하며 앞뒤좌우로 줄지어서 이동하는 트럭을 보며 엑셀을 밟은 발에 힘을 주었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었다. 이제 날이 밝으면 정호의 사형 집행이 있다고 했다.

 카라반을 찾아온 진규와 소대장, 그리고 친위군들을 보며 정국은 살 길이 열렸다는 생각에 비로소 안도했다.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 죽음을 불사한 것이란 걸 모르지 않았다. 명백한 반역 행위였으며, 해골부대를 분열시키는 것이기도 했다.

 정호의 사형 집행이 벌어지는 곳은 용산 쉘터라고 했다. 굳이 군부대가 있는 용산에서 공개처형을 택한 이유는 뻔했다. 반역을 저지른 자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전시하기 위함이다. 그것으로 군 내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겠지. 어쩌면 또 다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기어를 잡은 정국의 손등 위로 지민의 손이 겹쳤다.

 “잘 될 거야.”

 맞는 말이다. 이제부터 자신과 2중대 역시 반군이다. 확보된 숫자는 한정적이고, 무력으로 승부할 경우 승산이 없다. 하지만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홀로 달려들기로 마음먹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 이 상황은 엄청난 축복이었다.





*






 날이 밝자 김통수는 모든 해골부대원을 집결시켰다. 넓은 용산공원 부지에는 군인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단상 위에는 초췌한 몰골의 전정호 소령이 무릎 꿇린 채 앉아 있었다. 살벌한 분위기에 사람들은 숨죽인 채로 초조해했다.

 아마도 어떤 식의 처형이 이루어질지 대부분 예상했을 것이다. 정호의 몸에는 사슬이 묶여 있었으며, 단상 위를 지키는 무장 군인들은 모두 방역복을 갖춰 입고 있었다.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는 해골부대원은 없었다. 모든 부대원이 보는 앞에서 정호를 사탄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몇 개월 동안 업신여기며 소탕해 왔던 사탄으로 만드는 것은 어떤 처벌보다 굴욕적이다. 이것을 전시하며 사령관의 뜻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 다시금 강조하며 공포를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백신을 맞은 김통수가 그에게 물리더라도 감염되지 않는 것을 보이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함이기도 했다.



 석진은 김통수가 말한 대로 ‘null’ 튜브를 완성했다. 단상 아래에서 무장 군인들에게 붙잡혀 있는 남준을 발견했다. 만약 석진이 명령을 어길 경우 남준을 응징하겠다는 의미였다. 석진은 김통수의 방식에 치가 떨렸다. 살면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부류였다.

 사탄. 그는 사탄 그 자체였다.




 “전정호 소령은 ‘영웅’이라는 계급을 이용해 반군 행위를 했다. 이는 즉결심판 사유에 해당한다.”

 마이크를 타고 들려오는 사령관의 목소리에 웅성거리던 사위는 순식간에 정적이 되었다.

 “본부는 그동안 부대원들과 시민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했다. 면역체인 전정국에게 중위 계급을 부여한 것 역시 치료제 실험에 응하는 대가였다. 그러나 이들 형제는 본부의 자비를 저버리고 반역을 도모했다. 전정국 중위는 완성된 치료제를 들고 달아나려 했지만 실패하고 숨어버렸다.”

 거짓말이었다. 석진은 주먹을 꽉 쥐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황당한 선동이었지만 이것이 아니라고 말할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또한 전정호 소령은 백신을 위한 또 다른 면역체를 발견했음에도 숨겼다. 이는 백신을 혼자 독차지하려는 행위다.”

 이것 역시 거짓이다. 김통수는 자신이 행동에 대한 명분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2중대원을 제외한 부대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자초지종을 모르는 이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는 연설이었다. 석진은 초조하게 입술을 씹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통수가 방역복을 입은 무장 군인에게 손짓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단상 위에 사슬로 꽁꽁 묶인 사탄이 등장했다. 그것을 본 부대원 전체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탄은 자신의 몸을 붙잡고 있는 군인들을 물어뜯고 싶은지 이를 딱딱거리며 거칠게 움직였다.

 방역복을 입지 않은 채 제복차림으로 서 있는 김통수는 갑자기 자신의 팔을 걷어붙였다. 며칠 전에 ‘null’ 튜브를 투여한 바늘 자국을 드러내며 마이크에 대고 고양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정호가 숨겼던 면역체로 만든 완벽한 백신을 투여했다. 백신의 효능은 저기 아래에 있는 김남준 연구원을 통해 이미 확인했으나, 부대원들에게 직접 보여주어야 그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통수는 석진에게서 받은 ‘null’ 튜브 하나를 꺼내들고 뒤편에 앉아 있는 참모총장 하나를 단상 위로 불렀다. 백신을 투여해준다는 말에 얼른 단상으로 올라온 사내를 보며 석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백신의 효능을 자랑하면서 김통수는 그 실험을 자신의 몸으로 직접 하지는 않았다. 비겁한 사람이다.  

 육군참모총장의 팔뚝에 ‘null’ 튜브를 주사했다. 김통수는 핏방울이 맺힌 팔을 지혈하는 사내의 몸을 냅다 사탄에게로 밀었다. 사슬에 묶인 사탄은 자신에게 가까이 온 참모총장을 물어뜯기 위해 괴성을 질렀으나, 점차 효소가 퍼져 혈액인자가 사라져가는 피를 인식했는지 이내 관심을 거두었다. 이것은 주사를 맞은 부위에 미처 지혈되지 못한 핏방울이 맺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놀라운 장면을 지켜보던 군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눈앞에서 백신의 효능이 증명되었다. 이것은 사탄으로 변이하던 몸이 제자리를 찾는 치료의 과정을 보는 것만큼이나 드라마틱했다. 그제야 석진이 만들어 온 튜브에 대한 의심을 거둔 모양인지 김통수의 표정이 풀어졌다.

 “이런 완벽한 백신의 완성을 막은 전정호를 처형한다. 이의 있나?”

 사령관의 우렁찬 소리에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석진은 초조하게 손톱 거스러미를 뜯었다.

 김통수가 사형 집행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방역복을 입은 군인들이 사탄의 뒷덜미를 잡고 정호에게로 이끌었다. 4기 사탄은 힘이 거세고 숙주에 대한 집착이 남달랐다.

 “안 돼….”

 석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는 다르게, 크웨엑! 하는 사탄의 괴성과 함께 단말마 비명이 들렸다. 그건 정호의 목소리였다.

 “윽! 아윽…!”

 사탄에게 팔뚝을 물어뜯긴 정호가 신음하며 바닥을 뒹굴었다. 잔인한 장면을 구경하던 부대원들은 입을 틀어막았다. 석진은 눈을 번쩍 떴다. 팔부터 시작된 시커먼 변이가 순식간에 정호의 어깨와 쇄골까지 점령했다.

 “제발… 제발….”

 석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대로 다 끝나는 것일까. 바닥에 몸을 부대끼며 고통에 신음하는 정호의 모습은 마치 정국을 보는 것 같았다. 석진은 차마 그걸 지켜볼 수 없어서 고개를 돌렸다. 그 와중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부대원들의 대열이 흐트러지며 웅성거림이 커졌다.

 “으… 흐으… 아윽!!”

 몸이 불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벌벌 떨던 정호의 몸에 또 다른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그것은 정국이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모습과 같았다. 혈관 하나하나를 태워 없애는 듯한 극심한 통증에 정호는 제 왼쪽 팔을 움켜쥐며 신음했다. 그러나 이내 원 상태로 돌아오기 시작하는 피부를 보며 이를 악물며 미소 지었다. 고통을 이길 때 오는 카타르시스, 그 자체였다.

 “뭐야?”

 당황한 김통수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런 장면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엉거주춤하는 모습을 보며 석진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제발, 제발!

 “크윽, 큭….”

 비로소 완벽하게 되돌아온 정호가 자신의 손목을 빙글빙글 돌리며 땀에 젖은 얼굴로 웃었다. 미친 사람처럼 웃으며 노려보는 얼굴에 김통수의 안면이 구겨졌다. 정국 하나뿐인 줄 알았던 면역체가 또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듯 머리를 굴리고 있는 모습이 볼만했다. 정호가 몸을 일으키자 단상을 둘러싸고 있던 군인들이 총을 들어 그를 향해 견착했다. 정호는 포위된 채 순순히 양 손을 올리며 항복을 표시했다.
김통수의 ‘즐거운 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석진은 돌아가는 시계 바늘을 초조하게 확인했다.



 탕!

 그때 갑자기 쉘터 입구 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연이어 밀고 들어오는 군용 트럭의 모습에 영문을 모르는 부대원들이 술렁였다. 효창공원에서부터 출발한 트럭들 사이에는 지프 한 대가 있었다. 수배령이 떨어진 지프의 차량번호를 확인하기도 전에 정국이 운전석에서 내렸다. 정국의 등장에 무장한 군인들은 총구의 방향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멀리서 정국을 확인한 김통수가 고성을 질렀다.

 “저 새끼 잡아!”

 그 소리와 함께 무장 군인들의 총이 한꺼번에 정국을 향해 겨누어졌다. 그와 동시에 트럭에 있던 민간 군인들 역시 총을 맞겨누었다.

 그때 어느 샌가 몸을 일으켜 단상으로 달려 나간 석진이 마이크를 붙잡고 급하게 소리쳤다.

 “총사령관을 믿지 마세요. 절대로 약을 배포하지 않을 겁니다!”

 갑작스러운 박사의 등장에 부대 안에는 순식간에 혼란이 찾아왔다. 당황한 김통수가 석진의 목을 옥죄며 공격했다. 그러나 석진은 안간힘을 써 그를 뜯어내고는 시뻘게진 얼굴로 마이크를 향해 소리쳤다.

 “절대로! 사령관을 믿지 마세요! 저 백신은 가짜입니다! 진짜 백신은 저에게 있습니다! 으윽!”

 결국 석진의 몸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분개한 김통수가 씩씩거리며 석진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난장판이 되었다. 석진은 우습다는 듯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김통수를 향해 조소를 날렸다.

 “김 박사.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죽고 싶은 건 당신이겠지.”
 “대체 어찌 감당하려고 이러지?”
 “곧 사라질 당신이 걱정할 일은 아니지.”
 “뭐야?”

 석진은 그에게 숨통을 틀어 잡힌 채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아까부터 이미 타임라인 안에 들어와 있었다. 이제는 오차범위 싸움이었다. 석진은 눈동자를 돌려 단상 위를 살폈다. 사슬에 붙잡혀 있는 사탄, 방역복을 입은 무장군인 여섯, 참모총장 하나, 김통수, 그리고 자신과 정호. 그리고 또다시 고개를 돌려 저 멀리 총을 맞겨누고 있는 무리 속에 서 있는 정국을 보았다. 차가운 바람이 불며 이내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했다.



 “으윽!”

 그때 갑자기 김통수가 관절을 틀며 신음을 흘렸다. 손끝에서부터 까만 변이가 시작되었다. 말초신경부터 시작된 바이러스 변이는 빠르게 그의 손등, 손목, 팔뚝을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김통수는 갑자기 제 몸에 일어나는 변이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비틀거리며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순식간에 퍼진 변이는 기다렸다는 듯 그의 신체를 좀먹기 시작했다. 석진은 그에게서 뒷걸음치며 ‘즐거운 쇼’를 구경했다. 무장 군인들의 총구는 어느새 사탄으로 변해가는 김통수를 향해 있었다.

 “아악! 아으으… 으윽!”

 괴롭게 몸을 뒤틀던 김통수가 4기 사탄의 모습으로 완전히 변이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이 채 되지 않았다. 말초부터 중추까지, 그리고 중추를 먹어치운 변이는 끝내 김통수를 하나의 완벽한 사탄으로 만들었다.



 석진은 항복하듯 손을 들고 있는 정호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이내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탕! 탕! 탕! 탕! 연이어 터지는 총성과 함께 사탄으로 변이한 김통수의 몸에 총알이 박혔다. 그는 자신의 충성스러운 부하들의 총에 생을 마감했다. 세 계절이 흐르는 동안 나라를 휘둘렀던 독재자의 말로였다.





 또한 새로운 구원자
 정국, 지민, 정호, 남준, 그리고 석진의 시작이었다.












 진실 1



 “마지막 기회입니다.”
 “…기회요?”
 “미리 알고 계세요, 그리고 준비하세요.”

 정호의 말에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죠?”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백신을 맞아 바이러스를 잠복하게 한다면, 그 효과는 영원합니까?”
 “아뇨. 영원한 건 지민 씨뿐입니다. 계속 생성되는 모든 피를 바꿀 순 없어요. 그래서 이 백신 역시 완벽하지 않습니다.”
 “잘 됐네요. 저는 김통수를 자극할 겁니다. 아마 김남준 연구원부터 잡아서 사실을 캐겠죠. 어쩌면 박사님일 수도 있고요.”
 “그럼… 어떻게 하죠?”
 “백신을 만들어두세요. 김통수가 눈 돌아가도록.”
 “그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박사님에게서 백신을 찾게 된다면 자신이 먼저 맞으려 들 겁니다. 백신의 효과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아는 사람은 저와 박사님뿐이잖아요.”
 “아….”
 “그 새끼가 스스로 자멸하게 할 방법은 박사님이 저보다 잘 아실 것 같네요.”









 진실 2



 석진은 고요한 실험실 안에서 조용히 그 ‘준비’를 시작했다.

 지민의 효소는 혈액의 성분을 바꿔 바이러스를 잠시 잠복하게 할 뿐, 완벽한 백신이 될 수 없다. 사람의 신체 안에 돌고 있는 혈액 전체를 영구적으로 바꿀 방법은 현대 기술론 불가하다. 새로운 혈액이 꾸준히 생성되기 때문이다. 혈액을 생성하는 조건은 신체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한번 생성된 적혈구는 약 4개월까지 유지가 가능하지만, 산소 함유량과 호르몬 등 다양한 변화에 따라 그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온전히 석진의 몫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김통수가 백신을 맞더라도 그 효과가 얼른 끝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왜냐하면, 석진이 만들어 놓을 튜브에는 사탄바이러스가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석진은 백신이라 불릴 약을 완성했다. 그 안에는 지민의 효소, 혈액 생성을 촉진할 조건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탄바이러스가 섞여 있다. 그러니 이 백신을 맞은 자는 동시에 사탄바이러스 잠복 상태에 돌입한다. 그리고 효소의 효과가 끝나고 새 혈액이 생성되는 즉시, 바이러스는 그 몸 안에서 활성화될 것이다.



 석진은 완성된 튜브 위에 큼직하게 글자를 썼다.


 ‘null’











 진실 3



 석진은 남준이 감금된 곳으로 향했다. 창살 너머로 손을 뻗어 남준의 팔을 매만졌다. 백신과 사탄바이러스가 들어간 바늘 자국 두 개가 발갛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지쳐 있는 남준을 향해 말했다.

 “남준아, 괜찮을 거야.”

 그는 군인들의 눈을 피해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소매에 숨겨온 치료제를 꺼내 남준에게 주사했다.

 “이게… 뭔가요?”
 “우리가 만든 치료제.”
 “이걸 왜….”
 “남준아, 그 자체로 완벽한 백신과 치료제는 없더라.”
 “…….”
 “백신을 맞아 잠복한 바이러스는 치료를 해줘야겠지. 지민 씨는 영원하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어요. 머리 아프네요.”
 “나중에 다 말해줄게. 조금만 참아.”











 이런 결말 1



 정호는 무모했다.

 정국에게 면역 희귀병 유전자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어쩌면 자신에게도 그것이 유전되어 있진 않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자신은 바이러스 발병 사태 이후로 너무 많은 죄를 지어왔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의 무모한 선택으로 인해 끝내 사탄이 된다고 하더라도 괜찮았다. 자신은 언젠가 ‘사탄’이 되어본 적 있던 사람이기에, 그 결말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업보. 정호는 그것이 자신의 업보라고 생각했다.

 모든 부대원이 보는 앞에서 처형한다고 했을 때, 그는 김통수가 자신을 사탄으로 만드는 능욕을 벌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니 미리 백신을 맞는 수는 쓰지 않았다. 만약 자신이 사탄이 된다면 마땅히 짊어져야 할 단죄였으며, 변이하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삶에 대한 빚이 될 터였다.



 끝내 그는 변이하지 않았다. 정호는 생각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동생이 받았을 고통을 조금 나눌걸 그랬다고. 돌이켜 보니 모든 것이 후회투성이였다.



 그러나 이 또한 괜찮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으니, 그걸로 괜찮았다.










 이런 결말 2



 정국은 지민과 함께 지프에 올랐다. 눈보라가 치는 밤이었다. 날리는 눈발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마음 놓고 전조등을 올렸다. 이제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나만으론 완벽할 수 없는 치료제와 백신은 마치 정국과 지민 같았다. 이들은 이제 떨어져서는 살 수 없으니,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합이 되어야 했다. 이제는 엉망이 되어버린 이 나라를 다시 정비하면서 말이다.

 “정국아…. 언제쯤 끝날까?”
 “글쎄. 끝나긴 할까?”

 두 사람을 태운 지프는 달리고 달리다가 어느 한적한 도로 끝에 도착했다. 폭발로 인해 끊겨버린 다리 앞에서 두 사람은 선 채로 눈을 맞았다. 얼어붙은 강을 건너면 주거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무저갱이 있다. 이 또한 앞으로 정리해야 할 숙제였다.

 “지민아, 두려워하지 마.”

 정국은 지민을 품에 꽉 끌어안았다. 컴컴해서 눈앞이 보이지 않는 밤, 오롯이 두 사람만이 서로의 안식이었다. 살갗에 온기를 나누며 속삭였다. 그 언젠가 전했던 말이기도 했다.


 “지민아, 서울 왔으니까 같이 살래?”
 “…….”
 “계속 지켜줄게. 영원히.”


 끄덕이는 연인의 작은 머리통을 보며 정국의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그 후로도 사탄은 계속해서 진화했다. 지능이 생겼고, 언어를 구사했으며, 도구를 사용했다. 마침내 그들에겐 ‘5기 사탄’이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살아남은 사람들 누구도 그들을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 그들을 일컫는 말은 오직 ‘신인류’였다.

 그렇게 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2년이었다.
















 아마겟돈 完
 시즌2로 이어집니다.









(+)

아마겟돈에 대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네요. 그건 후에 올라올 작가의 말에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숨 넘어가는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2에서 이어서 만나요.

ANPAN  | 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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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이 완결되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거기에 다시 새로운 시즌을 이야기하고요. 감사하고 계속 멋진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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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좀비물을 싫어하는 제가 주말 하루를 이 글을 읽는데 보내버릴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심지어 시즌2가 있다는 얘기에 설레기까지 합니다.
좋은 작품 내어 주셔서 감사하고, 다음 작품 기다리는 낙으로 살고 있겠습니다.
푹 쉬시고 시즌2와 함께 돌아와 주세요.
아엠왓아엠  | 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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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피  | 190906   
오마이갓.. 선생님 시즌 투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신 인류가 생긴거라면 이전의 인류는 그들 사이에서 어떤 위치인걸까요? 숨어사는지, 아니면 적당한 어떤 지위를 받고 살아간다던지•••

열심히 1기 완결까지 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랠리님! 건강하세요. 힘내세요🖤
전박이  | 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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