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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애 21 랠리 씀

The Sound of Rain

아는 애
21













 봄의 끝자락을 알리는 비는 어쩐지 쓸쓸하기만 했다. 땅에서 숨 쉬는 모든 생물에겐 단비일 테지만 정국에겐 그저 삶의 빈 자락을 덧없이 메꾸는 소음에 불과했다. 더위를 머금은 습기는 털어내려 해도 털어지지 않는 지민 같았다. 돌아오겠다는 말을 끝으로 그에게선 어떠한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 정국은 의연하게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으나 막상 그가 완전히 비워진 나날은 어떤 것으로도 해갈할 수 없는 갈증이었다. 문득 이런 자신이 우습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래 기다려왔으면서, 아주 잠시 그의 곁을 차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못 견디게 힘들다는 것이.

 외로움이란 녀석과 친해질 법도 했건만, 다시 초면처럼 어색하기만 했다. 집안 곳곳에 묻어 있던 녀석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네가 언제 외롭지 않은 적이 있었냐는 듯. 정국은 참지 못해 술병을 집어 들었다가도 관두었다. 지민에게 약속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행복하게 있으라고 했으니까. 자신이 그러겠다고 약속했으니까. 한없이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다가도 꾹 참았다.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기껏 해봐야 텅 빈 집에서 홀로 운동을 하는 것밖에 없었지만. 뮤지컬 연습 외엔 딱히 다른 스케줄을 잡지 않았다.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면 한강을 내려다보며 머신 위를 달렸고, 땀에 흠뻑 젖은 채 육체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며 운동에 몰두했다. 지민이 언제 제 곁에 찾아올지 모르니, 언제 다시 만나더라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야속했지만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어째 운동만 계속 하냐.”

 집에 찾아온 사장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아마도 정국의 매니저를 통해 그의 일상에 대해 보고받은 모양이었다. 뮤지컬 연습이 끝나면 집에 틀어박혀서 운동만 해요, 라고 설명했으려나. 정국은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장을 향해 피식 웃으며 러닝머신의 속도를 올렸다.

 “정국아, 밖에 나가서 사람도 좀 만나고 그러지.”
 “아시잖아요. 저 친구 없는 거.”

 정국의 말에 사장은 알 만하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오랜 시간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정국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다. 7년간 함께 활동해온 그룹 멤버들과도 탈퇴 후로는 연락을 끊은 지 오래였다. 그룹 활동을 할 때도 딱히 다른 연예인들과 친분을 만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정국은 사적인 만남을 가질만한 상대가 없었다.

 “그 친구랑 뭐가 잘 안 돼?”

 눈치 빠른 사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정국은 틀어놓은 음악을 핑계 삼아 그의 말을 못 들은 체했다. 사장은 땀에 흠뻑 젖은 정국의 옆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솔로 앨범 내야지. 정국아.”
 “…….”

 정국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그룹에서 탈퇴한 후에도 정국의 개인 팬덤 크기는 어마어마했기에 솔로 활동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았다. 그 덕에 얼마 전 티켓 오픈한 뮤지컬은 빠르게 매진되었다. 물론 정국이 출연하는 회차에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정국이 소속사를 선택한 이유는 이후에 이어질 활동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당분간은… 보류할게요. 아시다시피 제가 좀 힘들었잖아요.”

 지민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간 가수가 된 걸 후회한 세월이 7년이었다. 지민을 잃은 순간부터 제 자신을 빈껍데기라고 생각했다. 자신과 지민을 둘 다 아프게 한 가수라는 정체성이 미워서, 그를 되찾기 전까진 절대로 재개할 수 없다. 나중에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때서야 홀가분하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에휴…. 그 사람이 그렇게 좋으냐, 이 녀석아.”
 “사장님 첫사랑 떠올려보세요.”
 “지금 마누라가 첫사랑이다. 인마.”
 “복 받으셨네요.”

 정국은 낮게 웃으며 달리고 있던 기계의 속도를 늦추었다. 천천히 느려지는 보드 위에서 거칠어진 숨을 천천히 가다듬었다. 타월을 집어 땀을 닦아낸 정국이 소파에 늘어지며 얼음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사장은 조용히 그의 옆에 앉아서 에어컨 전원을 켰다.

 “저 이사할까 봐요.”
 “갑자기 왜?”
 “집이 너무 크네요. 쓸데없이.”
 “몇 년을 잘 살더니 갑자기 집이 크다고?”
 “둘이 살기에 적당한 데로 갈래요. 알아봐주실래요? 집 근처에 아담한 공원이 있고, 단지 내에 벚꽃 나무가 많아서 벚꽃축제가 따로 필요 없는 데로요. 강남까지 출퇴근하기 쉬워야 하고… 음… 또 뭐가 있지. 요새는 뭘 좋아하는지 통 모르겠네.”
 “…….”
 “아는 게… 하나도 없어요.”

 정국은 바람소리를 내며 허탈하게 웃었다. 빈 시간을 꽉꽉 채울 수 있는 날이 온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지민에 대해 알아가고 싶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지민은 너무 어렸고, 지민이 알고 있는 자신 역시 너무 낡은 기억일 터였다. 서로에 대해 배워갈 것이 많다는 건 씁쓸했지만 묘한 설렘을 동반하기도 했다.

 “그러마. 한번 알아볼게. 좋은 데로.”
 “감사해요.”

 사장은 손을 뻗어 땀에 젖은 정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랜 동생을 대하듯 친근한 손길이었다.

 “아, 빨리 우리 사장님 돈 벌어다드려야 하는데.”
 “몰랐어? 전정국이 있는 것만으로도 재벌 예약인데.”
 “푸하하.”
 “느이 사장님 굶을까 봐 걱정되면 얼른 으쌰으쌰해.”
 “네. 그런 의미에서 광고는 적당한 거 다 받아주세요.”
 “진짜냐?”
 “전정국 여전히 잘나간다는 건 보여줘야 가오 살잖아요.”

 그 말에 사장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음, 그렇단 말이지?”

 그리고는 소파에 내던져 놓은 가방을 뒤적거려 광고 계약서 뭉치를 꺼내서 정국의 가슴팍에 안겨주었다. 곧바로 나온 사장의 반응에 정국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깔깔거렸다.

 “아, 형. 진짜.”
 “소속가수 눈치 이렇게까지 보는 사장은 나밖에 없을 거다.”
 “큰일 나셨다. 저 계속 사고만 칠 예정인데.”
 “이게 다 내 업보지. 돈만 많이 벌어다오.”
 “그럼요.”
 “몸과 마음 다 건강하게.”

 지민이 돌아올 때까지 정국은 고요히 제 몫을 해나가야 했다. 그게 지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험난한 여정을 돌고 돌며 지쳐 있을 그를 안아주기 위해, 정국은 흠 없는 남자가 되고자 천천히 발걸음을 떼었다.





*






 뮤지컬 연습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첫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는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길고 긴 연습을 감행했다. 한 세트의 연습이 끝나면 세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그렇게 하루에 두 번씩 리허설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연습실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티켓 매진 행렬로 벌써부터 몇 차례 공연이 추가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안에서 고역인 건 정국과 태형 두 사람뿐이었다.

 정국과 태형은 온종일 한 공간에서 마주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두 남자는 의도적으로 서로를 모른 체했지만, 신경은 상대에게 잔뜩 쏠려 있었다. 이유는 같았으나 감정은 조금 달랐다. 한 사람은 끝을 기다렸고 다른 한 사람은 시작을 기다렸다.

 태형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있는 정국의 열연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는 처절함의 끝을 달렸고, 표정이나 대사처리에는 군더더기 없는 감정이 실려 있었다. 사랑하는 이에게 버림받은 남자, 한결. 문득 궁금해졌다. 한결 역을 연기하고 있는 저 남자는 지민을 떠올리고 있을까. 현재진행형이던 사랑을 끝내야 하는 입장이 되니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정국의 입장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진 단 한 번도 그 감정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지도, 이입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저 남자와 지민은 대체 어떤 인연일 걸까. 어떤 사랑을 했던 걸까. 어째서 자신은 빼앗기는 게 아닌, 돌려주는 기분이 드는 걸까. 지민의 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자괴하게 만든 저 남자의 사랑이 궁금했다. 7년간의 사랑을 뒤흔들 만큼 단단한 그것이 대체 무엇에서부터 기인한 것인지. 만약 자신이 먼저 지민을 알았더라면 이길 수 있었을까.



 “뭐 하나 물어봐도 됩니까.”

 태형은 연습을 마친 후 화장실로 향하는 정국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다가 충동적으로 따라갔다.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있는 정국에게 먼저 말을 걸자 그의 행동이 멈췄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고개를 들어 거울을 바라보는 눈동자와 시선을 맞췄다.

 정국은 수도를 잠그고 핸드타월로 얼굴에 있는 물기를 닦으며 돌아보았다. 앞머리까지 다 젖어 있어 잔뜩 흐트러진 모습이었지만 눈동자에 담겨 있는 이채는 여전했다.

 “말씀하세요.”

 지난번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오늘 두 남자의 말투에는 서로를 향한 발톱이 숨겨져 있지 않았다.

 “지민이, 어렸을 땐 어땠나요?”
 “…….”
 “듣고 싶어요.”

 갑작스러운 태형의 말에 정국은 잠시 멍하게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었다. 이상하게도 그게 왜 궁금하냐고 되받아친다던가, 알 필요 없다고 경계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걸 묻는 태형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비틀린 웃음의 종류가 아니었다. 정말 궁금한 것을 묻는 어린아이처럼 어쩐지 천진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정국은 그의 모습을 보며 확신했다.
 아, 지금 그들은… 헤어지고 있구나.

 각자 다른 모습으로 아팠던 사람들이다. 세 사람은 그랬다. 정국은 그렇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건 태형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자의 청춘은 참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먹어치우기도 했으며 행복에 완전히 전복되기도 했다. 사랑, 그 어렵고도 쉬운 두 글자 때문에. 하지만 어느 한 쪽은 필멸의 운명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정국은 제 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한 발자국 가까이 다가갔다.

 “술, 드실래요?”



 포장마차 천막에 부딪치는 빗소리는 참 처연하기만 했다. 두 남자는 그걸 음악 삼아 아무 말 없이 각자의 술잔을 기울였다. 이상기후에 포장마차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듣는 이가 없어 쓸쓸한 2평짜리 천막 안은 무언가를 되짚거나 정리하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마치 참았던 이야기를 터뜨리고 돌아서는 대나무 숲처럼 말이다.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았다. 실은 이렇게 한 테이블에 앉아 있을만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은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태형은 술을 먹자는 정국의 제안에 따른 자신이 신기했고, 정국은 충동적으로 술자리를 제안한 자신에게 실소가 나올 뻔한 것을 꾹 참았다. 딸각, 쪼르륵. 자신의 술잔을 채우는 소리만 빗소리처럼 공간을 메웠다. 각자의 앞에 놓여 있는 소주병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가운데에 놓인 오뎅 탕은 누구도 손대지 않은 채 팅팅 불어가고 있었다.

 앉은 지 15분도 되지 않아 금세 소주 한 병을 각각 비워낸 탓에 취기가 빠르게 돌았다. 특히 주량이 얼마 되지 않는 태형은 벌써부터 시야가 겹쳐 보였고, 머릿속은 늘어진 필름을 재생한 것처럼 둔하기만 했다. 후욱, 술 냄새가 가득한 한숨을 푹 내쉰 태형이 테이블에 팔꿈치를 기대며 고개를 숙였다. 빈속에 때려 부은 소주 때문에 어지러운지 고개를 좌우로 몇 번 털어냈다. 정국은 그제야 그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정수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궁금해요.”

 먼저 입을 연 건 태형이었다. 여전히 정수리를 보이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태형을 확인하며 정국은 쥐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가 무엇을 궁금해 하고 있는지 모르지 않았다. 지민의 어린 시절을 알고 싶어 하는 그 심정은 자신이 느낀 것과 같았다. 정국은 자신이 없는 7년 동안의 지민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지민이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빛났어요. 그런데 자기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애였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자마자 목소리가 예뻐서 눈길이 갔는데, 하얗고 귀여운 얼굴은 더 눈에 띄었거든요.”
 “…….”
 “지민이에게 관심을 가진 애들이 많았을 거예요. 근데 의외로 외모와는 다르게 차가운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마 다들 쉽게 다가가진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랬거든요.”
 “하… 맞아요. 지민이, 인상이 차가웠는데….”
 “관심 받는 걸 워낙 싫어해서, 말을 걸고 싶어도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저는 그때 전교생이 다 아는 연습생이었거든요. 매점에서 나오다가 마주쳐도 제가 먼저 교실로 갈 때까지 기다렸어요. 절대로 나란히 걸으려고 하지 않았어요.”
 “…….”
 “지민이는 생각이 항상 많은 애였거든요. 안 해도 될 걱정도 미리 하는 편이고, 무언가를 결정하기까지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덕분에 사귀자는 고백에 대한 대답을 보름 뒤에 들을 수 있었죠. 손잡는 건 그로부터 한 달 뒤. 첫 뽀뽀는 3개월 뒤.”
 “푸흐…. 지민이답네요.”
 “속도는 느렸지만 깊었어요. 한번 마음먹고 나면 엄청 단단해졌거든요.”
 “…….”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어요.”

 정국은 10년 전 지민의 모습을 회상하며 미소 띤 얼굴로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태형은 축 내려뜨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풀린 눈꺼풀을 힘겹게 떴다. 정국과 눈을 마주쳤다.

 “음… 전정국 씨가 부럽네요.”

 태형은 입꼬리를 길게 늘려 웃었다. 뒤에 이어질 말은 차마 하지 못하고 감췄다. 당신은 지민이의 삶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첫 상대니까요. 사랑, 그리고 이별까지도 다 차지했네요. 어쩌면 모든 것의 마지막 상대가 될 수도 있으니… 정말 부러워요.

 “저는 김태형 씨가 부러운데요.”
 “…….”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시절에 옆에 있었잖아요.”

 그의 말에 태형은 바람소리를 내며 웃었다. 맞는 말이었다. 지민이 꽃처럼 피었던 청춘을 함께 보냈다. 그의 곁에서 다양한 모습을 지켜봤다. 치열했던 감정의 소용돌이를 함께 지나왔다. 둘의 시절은 반짝 지나가는 소나기였고, 가끔은 다 쓸어가 버릴 것처럼 매서운 폭우이기도 했다. 어떤 때는 가랑비처럼 은근하고 얄팍했다. 그러나 지금 돌이켜 보니 그 모든 건 장마의 한 부분이었다.

 정국 역시 태형에게 묻고 싶었다. 자신이 모르는 7년 동안의 지민이 어땠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태형의 눈이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눈에 가득 차오른 눈물을 보며 입술을 말아 물었다. 한 발자국씩 멀어지는 연습을 하고 있는 남자에게 그의 이야기를 묻는 것은 어쩌면 가혹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새 소주병을 딴 정국이 태형에게 팔을 뻗었다. 술을 따라주겠다는 행동에 태형은 잠시 멍하게 눈을 맞추다가 천천히 술잔을 들었다.

 쪼르륵.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국에게 받는 술잔이었다. 태형은 자그마한 잔에 투명하게 채워진 액체를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손등으로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또다시 볼을 타고 물줄기가 떨어졌다. 도저히 제어하기 어려웠는지 태형은 술잔을 든 채 제 팔목으로 눈을 가렸다. 술잔이 가늘게 요동쳤다. 정국은 하마터면 울컥 올라올 뻔한 눈물을 억지로 삼키며 고개를 돌렸다.

 “제가… 좀 취했네요.”

 태형은 잠긴 목소리를 억지로 가다듬으며 말했다.

 정국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태형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두 남자의 시선은 서로 엉키지 않고 다른 곳을 향한 채 한참이나 머물렀다. 아까보다 거세진 빗소리로 인해 포장마차 안의 침묵은 정적이 되지 못했다. 정국은 스스로 채운 자신의 잔을 들고 태형의 잔에 쨍,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이 역시 처음이자 마지막 건배가 될 터였다.

 “김태형 씨.”

 참 많이 돌아왔네요. 우리 세 사람.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건네는 정국의 진심이었다.





*






 여름을 맞아 회사의 신제품 음료가 출시됐다. 정신없이 바쁜 야근 레이스에서 가까스로 해방되어 기쁜 것도 잠시, 무시무시한 팀 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을 태형과 함께 보내려던 지민은 좌절하고 말았다. 태형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회식장소에 소처럼 끌려갔다. 다들 작정이라도 한 듯 회식 자리는 1차에서 끝나지 않았다. 위장이 비어 있을 시간을 조금도 주지 않은 채 3차 노래방에까지 끌려가 울렁이는 속을 부여잡았다.

 어떻게 집에 기어들어갔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주말 오후 3시가 훌쩍 지나 있었고, 타들어갈 것 같은 갈증과 두통, 위장 통증까지 겹쳐서 죽을 맛이었다.

 “으… 뭐지.”

 몸을 일으키려던 지민은 생각지도 못한 둔통에 허리를 붙잡고 다시 침대 위로 쓰러졌다. 겨우 뜬 눈을 비비며 제 몸을 살펴보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손으로 엉덩이 쪽을 더듬어보자 액체가 말라붙은 듯한 흔적이 있었다. 앞을 만져보다가 체모에 하얗게 말라붙어 있는 흔적도 발견했다. 필름이 완전이 끊겨버렸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태형아…….”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그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지민은 사막 한 가운데에 놓인 초식동물처럼 불쌍한 목소리로 “나 물….”하고 웅얼거려보았지만 태형의 대답이 없었다. 스르르 몸을 일으켜서 빈 거실을 확인하고는 신발장 앞까지 걸어갔다. 태형의 슬리퍼가 없었다.

 지민은 속옷을 입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기지개를 쫙 켜며 찌뿌둥한 몸을 스트레칭 했다. 회식 때 대체 얼마나 마셨던 걸까. 지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뎅뎅 울리는 관자놀이를 부여잡았다. 정신을 집중하곤 머릿속에 띄엄띄엄 조각 난 기억의 퍼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노래방에서 방방 뛰며 노래를 부르던 장면, 바깥에서 쭈그려 앉아 있던 자신의 몸을 들어 올리던 태형의 얼굴. 차 안에서 다짜고짜 태형에게 달려들었던 장면. 소파에 엎드린 채 신음을 크게 질렀던 장면. 침대 위에 앉아 태형의 목을 꽉 끌어안으며 매달렸던 기억.

 “으……. 알콜성 치매인가.”

 지민이 제 이마를 팡팡 때리며 자괴하고 있을 때,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태형이 나타났다. 그가 열린 방 문 앞을 지나다가 걸음을 멈추고 지민을 보며 웃었다.

 “깼네?”
 “아아… 나 기억 안 나.”
 “진짜 많이도 마셨더라.”
 “나 진상이었어?”
 “응. 색마 울보였어.”
 “으엑.”

 태형이 클클 웃으면서 주방으로 향했다. 색마 울보? 지민은 그 괴상한 말에 뜨악, 소리를 내며 머리를 털어냈다. 주방 쪽에서 태형이 “씻고 나와! 해장국 사왔어!”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민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욕실로 향했다.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물로 샤워하다 말고 입에서 신물이 나와서 변기를 붙잡고 묽은 위액을 한바탕 쏟아냈다. 안주 없이 술만 들입다 부었더니 투명하기 그지없었다.

 가벼운 반팔과 반바지 차림으로 나온 지민은 식탁 위에 차려져 있는 콩나물 국 앞에 앉으려다 말고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드레스 룸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다. 주말이니 태형이 세탁물을 챙기고 있나 싶었다. 지민은 무심코 그쪽으로 발을 돌렸다.

 “…….”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영 이해하기 힘든 것이었다. 태형이 큼직한 캐리어 하나에 옷을 개어 넣고 있었다. 문 앞에 나타난 지민을 대수롭지 않게 한 번 쳐다본 태형은 태연하게 하던 일을 계속 했다. 그가 챙기고 있는 것은 지민의 옷이었다. 철이 지나 입지 못하는 옷도 아니었고, 지민이 평소 출근할 때 입는 여름용 셔츠와 바지들이었다. 다림질이 잘 되어 있는 셔츠들은 아예 옷걸이와 세탁소 비닐에 쌓여진 채로 캐리어 안에 차곡차곡 쌓였다.

 “태형아.”

 뭐해? 하고 뒤이어 물으려던 지민의 입이 합 다물렸다. 날짜 감각이 없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그가 말했던 한 달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

 지민의 부름에 태형은 여상한 얼굴로 한 번 올려다보고는 잔잔한 미소를 띤 채로 지민의 옷을 계속해서 캐리어 안에 챙겨 넣었다. 지민은 드레스 룸 문 앞에 발목이 굳어 뿌리내린 사람처럼 얼어붙었다.

 “일단 너 당장 입는 옷들만 챙기고 있어.”
 “…….”
 “다른 짐은 천천히 부쳐줄게. 이 집 전세 만기가 아직 반 년 남아서 정리할 여유는 좀 있네. 가전이랑 가구는 어떻게 할래?”
 “…….”
 “나 본가 들어갈 거라 어차피 필요 없는데. 너도 필요 없지?”
 “태형아….”
 “내가 생각해 봤는데, 음…. 근처에 시설 하나가 있더라. 기부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어때? 너 신경 안 쓰이게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그의 태연한 목소리를 들으니 지민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생각지도 못했다. 그와의 마지막이 이렇게나 빨리 찾아오리라고는. 지난 추억들을 되새기며 태형에게 집중하다 보니 시간이 얼마나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도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사실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었다. 의도적으로 기한을 생각하려 들지 않았다. 정해진 시간을 생각하면 왠지 더 빨리 찾아올 것만 같아서, 발리 여행에서 돌아온 후로 한 달 후의 날짜가 언제인지 세어보지 않았다. 그저 매 순간 태형에게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불현 듯 찾아온 이별의 순간에 지민의 눈앞이 새카맣게 물들었다. 지민은 비틀거리며 태형의 앞에 주저앉았다.

 “태형아….”

 지민의 부름에도 태형은 눈을 맞추지 않고 고개를 피하며 지민의 옷가지를 챙겨 넣었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눈이 빨갰다. 그걸 보자마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태형아, 흐윽….”

 울음소리를 내자마자 태형이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마치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듯 재빨리 몸을 돌려 반대쪽 옷장을 열었다. 지민의 외출복들이 열을 맞춰 걸려 있었다. 태형은 팔을 뻗다 말고 옷장 손잡이를 꽉 쥔 채 고개를 떨어뜨렸다. 미동 없이 멈춰 선 태형의 뒷모습에 지민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태형의 넓은 어깨가 가늘게 떨려오고 있었다.

 “이렇게, 빨리… 흐읍, 안 돼. 태형아.”
 “…….”
 “앞으로 안 볼 사람처럼… 끅… 그러지 마.”

 지민은 주저앉은 채 엉망진창으로 울었다. 막상 마지막 순간이 찾아오니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 힘들었다.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등을 보이고 있는 태형에게 무릎으로 기어 다가갔다. 지민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은 모양새로 태형의 바지자락을 붙잡았다. 그러자 놀란 태형이 빠르게 돌아보며 눈물에 젖어 일그러진 얼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아랫입술을 얼마나 깨물었는지 울혈이 생겨 있었다.

 “박지민, 일어나….”
 “…태형아.”
 “우리 이제 못 봐. 나… 너 못 봐.”
 “흡….”

 그 말에 지민은 제 입을 틀어막으며 크게 터지려는 울음을 애써 삼켰다. 태형은 주먹 쥔 제 손가락을 이로 물며 고개를 돌렸다. 지민은 태형의 발밑에 꿇어앉아 매달리는 모양새로 그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울었다.

 태형은 미쳐버리겠다는 듯, 상체를 돌려 지민을 보지 않았다.

 “지민아, 우리 서로 모르는 사이 되는 거야.”
 “어떻게, 어떻게 그래? 아는데 어떻게 모르는 게 돼. 응?”
 “나는…… 너랑 친구로 못 지내.”
 “흐으… 태형아….”
 “정리하기로 했잖아. 너 이러면 나 더 아파 지민아.”

 어쩔 수 없다는 듯 태형은 지민을 떼어내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그리곤 옷장 안에 있는 지민의 옷을 모조리 꺼내 캐리어 안으로 아무렇게나 쑤셔 넣었다. 마치 화가 난 사람처럼 거칠게 그런 행동을 몇 번 반복하다가, 바닥을 짚은 채로 무너져 울고 있는 지민의 머리통을 내려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정신이 든 사람처럼 다급하게 지민의 몸을 안아 올렸다. 지민은 축 늘어진 채로 힘없이 태형이 하는 대로 끌려 올라왔다.

 태형은 지민을 옷장으로 밀치며 거칠게 입술을 부딪쳤다. 짭짤한 맛이 나는 키스가 이어지다가 힘겹게 떼어내고 코끝을 맞댄 채 호흡을 거칠게 가다듬었다. 화내듯 다가갔던 키스를 후회한다는 듯, 태형은 다시 조심스럽게 입술을 찾았다. 혀를 넓게 내어 아랫입술을 덧그리고, 달래듯 혀뿌리까지 깊숙하게 얽었다.



 침대 위에 마주보고 누운 두 사람은 마치 조각상처럼 굳은 채 서로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지막 잠자리를 하는 동안 어느덧 노을이 졌으며, 동공 가득 눈앞의 남자를 담아내는 동안 머지않아 어둠이 서서히 내려앉았다. 태형과 지민은 햇빛에, 노을에, 그리고 달빛에 물들어가는 서로의 살결을 한참이나 눈으로 쓸었다. 그러는 동안에 몇 번이나 눈물이 흘러 콧등을 스쳐 베개를 적셨다. 눈을 깜빡이는 시간도 아까웠다. 한 침대에 누워 하염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지막 밤이었다. 두 사람은 짙은 어둠이 깔려 서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아무 말 없이 눈을 맞췄다.

 지민은 빛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태형의 살결을 사랑했다. 그 위에 촘촘하게 나 있는 은빛의 솜털을 사랑했다. 눈꺼풀 아래의 점, 오똑한 코끝의 점, 아랫입술 라인에 얌전히 자리 잡은 점, 그리고 볼에 있는 점 또한 사랑했다. 강한 이목구비 뒤에 숨어 있는 따뜻한 미소를 사랑했다. 언제나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가지런한 치아를 드러내던 시원한 입매를 사랑했다. 변함없이 타오르던 눈빛을 사랑했으며 머리카락과 볼을 쓰다듬어주던 손길을 사랑했다.

 태형은 지민의 나른한 눈꺼풀을 사랑한다. 웃을 때마다 휘어지는 눈꼬리를 사랑한다. 말랑말랑한 코끝을 사랑한다. 간지러운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던 입술을 사랑한다. 결 좋은 머리카락과 그 아래에 뻗은 목선을 사랑한다. 곧은 척추 뼈와 한 품에 안겨오던 작은 몸을 사랑한다. 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넘치는 감정으로 고양감이 들게 했던, 자신을 낭만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던 박지민을… 사랑한다.





*






 감은 눈을 시리게 하는 햇살에 지민은 천천히 눈꺼풀을 들었다. 어느덧 어제와 다른 하루의 시작이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정적이 맴도는 방 안에는 태형의 향기 대신 설명할 수 없는 쓸쓸함만 채워져 있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태형이 가지런히 챙겨 놓은 캐리어였다. 그 위에는 알 수 없는 봉투가 올려져있었다.

 그걸 보자마자 지민은 침대 옆 협탁의 첫 번째 서랍을 열었다. 가지런히 넣어두었던 편지가 보이지 않았다. 태형에게 썼던 마지막 편지를 차마 전해줄 자신이 없어서 어설프게 감춰두었는데, 어떻게 안 것인지 주인을 제대로 찾아간 모양이었다.

 답장인 걸까.

 봉투를 열려던 지민의 손이 떨렸다. 잠시 숨을 멈추고 눈을 질끈 감았다. 마음은 이미 넝마가 되어 너덜너덜했지만 언제든 더 찢겨질 준비는 되어 있었다. 한참이나 망설이던 지민은 결심한 듯 어렵사리 봉투를 열었다. 그러나 그곳엔 편지 대신 다른 것이 있었다. 내용물을 확인하자마자 지민은 또다시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몸이 고장 난 것이 분명했다.


 < 뮤지컬 ‘Return’ VIP 초대권 >
 주연 : 전정국


 ‘둘러댔겠지. 너 절대 못 오게.’

 언젠가 태형이 단호하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나 티켓 위에 붙어 있는 포스트잇에는 그때완 다른 것이 적혀 있었다. 태형의 반듯한 필체를 보며 지민은 몸을 굽혀 침대 위에 꼬꾸라졌다.


 「 지민아.
  너무 오래 견디지는 마. 」


 그것은 그의 마지막 인사이자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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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아 ... 이별이 이렇게 아픈거였어 ㅜㅜ 못잃어 김태형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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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이가 정국이에게 가서 너무 좋은데 태형이 생각하면 너무 슬프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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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허허엉엉어엉엉엉ㅠㅠㅠㅠㅠㅠㅠ왜요!!!!도대체 왜 헤어지지 않으면 안되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엉ㅇ어엉엉 나 이 둘의 사랑이 너무 좋단 말이에요ㅠㅜㅜㅜ이 사랑들을 어떻게 골라 난 못 골라ㅠㅠ사랑은 온리 원? 아니야ㅜㅜ온리 투 하자 그냥ㅠㅠㅠㅠㅠㅠ아ㅠㅠㅠ태형아아ㅜㅠㅠ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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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아.....ㅜㅜㅜㅜㅡㅜㅜㅜㅜㅜㅜㅜ 너무 눈물이나서 지금 회사서 몰래 읽고있는데 죽을것같아요ㅜㅜㅜㅜㅜㅜ태형이 어뜨캐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ㅡ
메이  | 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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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아.... 흐어어어어어어어어어엉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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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교  | 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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