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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애 22 完 랠리 씀

양수혁 - Plastic Rain

아는 애
22 完













 초여름의 불청객 같은 장마철이 지나갔다. 지민은 홀로 비를 피했으며, 가끔은 홀로 비를 맞았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한동안은 미친 사람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살갗을 에는 듯한 외로움에 한여름의 무더위를 느낄 새도 없었다. 모든 것이 지민에겐 춥기만 했다.

 “얘가 진짜 왜 이래.”

 또 비를 흠뻑 맞고 들어온 지민을 보며 엄마는 한숨을 푹 쉬었다. 심지어 그의 손에는 우산이 들려 있었다. 외로움은 한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0년 만인가. 아니다. 지민의 인생에서 두 남자를 알기 전에는 외롭다는 감정조차 알지 못했으니, 이 같은 생활은 평생에 처음이라는 말이 더 맞았다.

 본가에 들어온 지 어느덧 삼 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지민에게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먼저 툭하면 엄마 앞에서 눈물을 터뜨려 보는 이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널뛰는 감정을 이토록 절절하게 내보인 적이 없었기에 엄마는 낯선 지민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자 그녀는 어떤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민에게 태형과의 동거를 정리한 까닭을 묻거나, 대학시절 이야기를 하거나, 태형의 안부에 대해 꺼냈을 때마다 그가 울음을 터뜨린다는 공통점을 발견한 것이다.

 “너 태형이랑 무슨 일 있는 거지?”

 마침내 참다못한 엄마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을 때, 그는 금세 얼굴을 흠뻑 적시며 대답했다.

 “엄마, 태형이랑 나 7년 동안 사랑했어.”

 그 충격적인 말을 시작으로 지민은 그동안 빗장을 걸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것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태형과의 이야기부터 꽁꽁 숨겨두었던 정국의 이야기까지. 자신이 그들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지. 자신이 지금 왜 이렇게 엉망인 건지. 그토록 오랜 시간에 걸쳐 얽히고설킨 이야기에 온점을 찍을 때쯤엔 두 사람은 부둥켜안고 탈진할 만큼 울었다.

 그 이후로 더 이상 타인의 입에서 아픈 이름을 듣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민의 이상행동이 사라지진 못했다. 태형과의 추억은 망령처럼 떠돌며 지민의 일상을 하나하나 철저하게 망가뜨려 놓았다. 한 달간의 기억을 가지고 가겠다는 태형 역시 이렇게 힘들 것이 분명했다. 지민은 가슴의 한 구석이 태형과 연결이라도 된 것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애초에 7년을 정리하기에 한 달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한여름 더위로 치달아갈수록 태형과의 추억은 더 많이 생각났다. 처음 그와 함께 갔던 바다 여행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러다 보면 어김없이 정국에 대한 그리움으로 번지곤 했다. 유기체처럼 그 두 사람에 대한 기억은 야속하게 붙어 다녔다. 태형이 마지막으로 남긴 티켓을 들고 당장 정국에게 달려가고 싶다가도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아직도 채 씻어내지 못한 죄책감 때문이었다.

 언제쯤 괜찮아질까.

 평생토록 태형의 이름으로 가슴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그건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보내준 남자를 향한 인(印)이자, 죽음을 맞이한 7년에 대한 애도(哀悼)였다.



 두 번째 변화는 지민에게 운전면허와 친구가 생겼다는 점이다.

 퇴근 후 운전학원에 다녀야겠다는 지민의 말에, 엄마는 학원 다닐 필요 없이 옆집 애에게 강습을 받으라며 뜬금없는 소릴 했다. 얼마 전 마트에 가는 길에 옆집 애 차를 얻어 탔는데 운전을 기가 막히게 한다는 둥, 성격이 좋아서 운전 배우기 좋을 거라는 둥 구구절절 늘어놓는 소리에 무슨 일인가 싶었다.

 “아니, 오빠! 지금 차 선 물고 가잖아요!”
 “어어… 물고 간다고…?”
 “중앙선! 중앙선!”
 “아, 아니… 중앙선 안 밟고 있…”
 “오른쪽! 오빠! 꺾어요!”
 “꺾…”
 “악! 그렇게 많이 꺾으면 다 뒈지겠다!”

 옆집 애에게 운전을 배우라고 하길래 남자인 줄 알았더니 네 살 어린 여자 애였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 얼떨결에 만난 옆집 애는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에 아담한 체구와 프릴이 달린 원피스를 입고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인사했다. 태어나서 여자에게 한 순간도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지민으로서는 매우 낯선 장면이었다. 그러나 독학으로 연습면허 취득 후 엄마의 승용차로 도로주행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의외의 장면이 펼쳐졌다. 그녀의 성격이 터프하다 못해 걸걸했기 때문이다. 몇 번 도로주행 강습을 받는답시고 주말마다 약속을 잡아주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돌이켜 보니 그건 여자 친구를 만들어보라는 엄마의 농간이었다.

 “정민아, 너 너무 무서워.”
 “원래 위험한 건 빡세게 가르쳐야 한다고요.”
 “그건 그런데,”
 “그래야 나중에 운전하다가 허튼짓 안하죠. 하여간 요즘 운전하는 새끼들 다 글러먹었거든요. 가라로 배웠나. 아주 운전을 좆같이 해요.”
 “허업….”

 정민이 제법 괴팍한 성격을 가졌을 거라는 건 엄마도 미처 몰랐던 모양이다. 다행히 그녀의 눈에도 지민은 연애 대상이 아니었다. 엄마의 완벽한 실패였다.

 “오빠, 내가 알려준 거 다시 읊어 봐요.”
 “깜빡이를 켜고… 대가리부터 밀어 넣는다….”
 “그치. 그 다음.”
 “여유롭지만…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꾸만 기어에 손이 가려는 것을 꾹 참으며… 핸들을 두 손으로 잡은 채로 손가락을… 까딱이다가… 차가 정차하면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고…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치. 좀 빨리 대답할 수 없을까요? 다음.”
 “다른 점수를 안 까먹고… 주차는 대충… 박는다.”
 “그르치.”
 “진짜 이렇게 하면 합격이라고?”
 “당연하죠. 덜떨어지게 하면 안 돼요.”
 “덜떨어지……”
 “자, 파이팅!”

 믿거나 말거나 가르침에 응했더니 진짜로 한 번 만에 도로주행에 합격해버렸다. 비록 커트라인 점수에 아슬아슬했지만 말이다. 합격이 뜨자마자 정민은 귀여운 동물 대하듯 머리카락을 슥슥 쓰다듬어주기까지 했다. 어쨌거나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기에 그날 저녁 지민은 그녀에게 밥과 술을 샀고, 그 다음 날부터 정민은 지민이 게이인 것을 아는 유일한 여자 사람 친구가 되었다.

 ‘오빠, 술 들어가니 하는 말인데요. 혹시 남자 좋아해요?’
 ‘푸웁…! 뭐…?’
 ‘어머, 반응 보니 맞나봐. 역시 나의 참눈 칭찬해.’

 어처구니없는 경위로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세 번째 변화는 인터넷을 매우 자주 열어본다는 것이다.

 퇴근 후 잠들기 전까지 휴대폰을 쥐고 정국의 소식을 찾아다녔다. 벌써 그의 뮤지컬 공연이 시작된 지 삼 개월이 흘렀다. 정국의 SNS에 매일 접속했지만 그간 사진은 딱 한 장이 올라와 있었다. 뮤지컬 분장을 한 채로 수십 명이서 함께 찍은 단체사진 하나. 그마저도 그의 모습은 무척 작아서 확대를 하면 픽셀이 뭉개져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지민은 포털에 정국이 출연한 뮤지컬 후기를 검색해서 하나하나 읽었다. 그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꾸만 쌓여가는 그리움 때문에 점점 더 통제력을 잃어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옆집 정민과 자주 마주쳤다. 그녀가 아르바이트 후 귀가하는 시간과 겹쳤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먼지만 쌓여가던 엄마의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을 한 지 2주쯤 되었을 때였다. 주차를 한 후 시동을 끄기 전에 습관처럼 정국의 SNS에 접속했다. 여전히 소득은 없었다. 지민은 멍한 얼굴로 닳고 닳도록 보았던 그의 예전 피드를 훑었다. 그때 누군가가 차창을 똑똑 두들겼다.

 “오빠! 대박.”

 창문을 열자 정민이 놀란 얼굴로 지민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혹시 전정국 친구가 오빠예요?”
 “…….”

 그녀는 차창 너머로 지민이 정국의 피드를 보고 있던 장면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지민이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입을 벙긋거리자 정민이 얼른 제 휴대폰을 꺼내서 정국의 SNS를 열었다. 그리고는 정국과 지민이 함께 찍은 셀카를 열어서 번갈아 바라보았다.

 “대박. 완전 몰라봤었네. 어쩐지 낯이 익었어.”
 “…….”
 “왜 숨겼어요?”
 “……네가 안 물어봤잖아.”
 “아, 그랬지 참. 그래두! 우리 정국 오빠 베프면 온 세상에 자랑하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

 들뜬 얼굴로 정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는 공교롭게도 골수팬이었던 것이다. 지민은 순간 목이 타서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죄 지은 것도 아닌데 괜히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정민은 지민을 차에서 끌어내며 집으로 향하는 내내 정국에 대한 이야기를 조잘거렸다. 지민은 말없이 이야기를 들으며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누군가에게 정국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고등학생 때도 늘 자신을 ‘그냥 아는 애’정도의 위치로만 설정했었기에 이런 경험은 퍽 낯설었다.

 “정국 오빠 연기 완전 미쳤다니까요.”
 “…….”
 “5번이나 봤어요. 봐도 봐도 안 질려.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연기를 잘하지? 노래는 원래 대박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정국이 출연하는 뮤지컬 이야기로 번졌다. 지민은 가방 안에 늘 지니고 다니는 VIP 초대권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공연 날짜 확인도 하지 못했다. 차마 그걸 들고 그를 보러 갈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오빠도 공연 보고 왔죠?”
 “…아, 아니.”
 “뭐? 베프면서 아직도 공연을 안 봤다고요?”
 “으응…. 그렇게 됐어.”
 “어쩜 그래. 인류애 상실이다. 정국 오빠가 라디오에서 그랬는데. 공연을 꼭 봤으면 하는 친구가 있는데 안 올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그 주인공이 여기 있었네. 딱 걸렸어요.”

 아……. 지민은 정신이 멍해져서 대꾸도 하지 못했다.

 “저 사인 하나만 받아주면 안 돼요? TO 정민, 써가지고 밑에 PS에는 ‘나랑 죽을래, 사귈래.’ 이런 거 하나만요. 제 죽기 전 소원이에요. 흐엉.”
 “…….”

 지민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괜히 땀이 배어 나와서 입고 있는 셔츠를 잡고 펄럭였다. 한여름의 푹푹 찌는 날씨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정국 오빠 언제 만나요? 네?”
 “요즘은… 못 만나.”
 “엥, 왜요. 헤어졌어요?”
 “…어?”

 지민이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자 정민이 배를 잡으며 큭큭 웃었다.

 “왜 이렇게 놀라요. 농담도 못하겠네.”

 그러나 지민은 통 웃지 못했다.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 잔뜩 굳은 채 땅만 보고 걸었다. 꼭 돌아오겠다는 말에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정국을 떠올리니 가슴속이 막막해졌다. 어느덧 삼 개월이었다. 자신이 말한 대로 행복하게 있을까. 아니다. 결코 그러지 못할 것이다.

 집 앞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열기 전, 지민은 그녀에게 물었다.

 “그 라디오… 어떻게 듣는 거야?”

 축 처진 지민의 표정에 그녀는 토끼눈을 떴다.




*






 「 공연에 꼭 와줬으면 하는 친구가 있어요. 」
 「 꼭 와줘. 」

 지민은 그녀가 보내준 링크를 타고 들어가 라디오 녹음본을 들었다. 라디오 방송 내내 쾌활하던 정국의 목소리는 지민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한없이 가라앉았다. 지민은 이어폰을 낀 채 정국의 목소리를 반복해서 들었다. 전파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임에도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생생하기만 했다. 긴장한 듯한 목소리의 높낮이, 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알 수 없을 만큼 미세하게 떨리는 끝소리. 수줍음과 두려움이 함께 녹아 있는 정국의 음성이 계속해서 마음을 찔렀다. 꼭 와줘. 꼭 와줘. 음성 재생을 멈춘 후에도 환청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지민은 늘 품고 다니던 티켓을 조심스레 꺼내들었다. 오래 견디지 말라는 쪽지를 마주하는 것 역시 세 달 만이었다. 포스트잇을 천천히 떼어내고 티켓에 적혀 있는 내용을 확인했다.

 “하…….”

 날짜는 이미 한참이나 지나 있었다.

 오래 아프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행복하라는 듯, 태형은 그들의 마지막 날에서 멀지 않은 날짜의 티켓을 선물했다. 지민은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괴로워했다. 사랑은 사람을 참 버겁게 만든다. 알량하게도 만들고, 이기적으로도 만들고, 괴롭게도 만든다. 그러면서도 계속 하고 싶게 만든다. 삶이 송두리째 진창으로 처박힐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갈구하게 된다.

 청춘을 다 바쳤던 두 남자를 떠올릴 때마다 느꼈던 가슴 통증은 오늘도 여전했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견딜 만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걸까. 지민은 아무나 붙잡고 묻고 싶었다. 정말로 시간이 우리를 치유해줄 수 있느냐고.

 베개에 한참이나 얼굴을 파묻고 있던 지민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베개 밑에 늘 넣어두었던 구형 휴대폰을 꺼냈다. 그의 곁을 떠난 세 달간 전원을 켜지 못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부팅 시간이 유난히 느리게 느껴졌다. 깜빡거리며 움직이던 브랜드 로고가 사라지고 바탕화면이 뜨자, 톡 메신저 알람 하나가 떴다. 메시지를 보낼 사람은 한 명뿐이다.

 [ 박지민 자리 비워둘게. ]

 비어 있는 객석 1열 사진과 함께 도착한 메시지는 짤막했다. 여러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언제든 내게 와달라고. 나는 너의 자리가 채워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지민은 고개를 파묻으며 가느다란 한숨을 터뜨렸다.

 인터넷을 열어 그의 공연 날짜를 확인했다.

 “아… 어떻게 해….”

 참 야속하게도 오늘은 그의 마지막 공연이 있는 날이었다. 이미 한 시간 전에 공연은 시작되었다. 가슴속에 숨어 있는 무언가가 터져버릴 것처럼 다급하게 넘쳐 오르기 시작했다. 기어코 눈꺼풀 아래로 흘러내렸다. 볼이 뜨겁고 따가웠다. 뮤지컬의 제목이 ‘Return’인 것도, 그가 연기하는 ‘한결’도, 전부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정국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지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사람만 제자리로 돌아온다면 모든 것을 되돌려놓을 수 있게끔 만들어 놓고서는. 아마도 기나긴 부재 내내 기다렸을 것이다. 꼭 돌아가겠다고 약속해놓고 수없이 방황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지민아. 너무 오래 견디지는 마.’

 태형아. 그래도 될까?
 나 이제… 가도 돼?

 이미 대답을 들었던 질문을, 지민은 끊임없이 되뇌었다.





*






 로비는 고요했다. 굳게 닫힌 문은 정국과 지민의 공간을 분리했다. 로비에 달려 있는 작은 모니터에는 공연 중인 정국의 모습이 돌아다녔다.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았고, 그 주위에는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급하게 달려오는 바람에 헐떡이는 숨을 겨우 가다듬었다.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저 어서 가야한다는 일념으로 엑셀을 밟다 보니 어느샌가 그 안에 서 있었다.

 “공연… 곧 끝나나요?”

 게이트 앞 직원에게 묻자 아직 남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티켓을 확인해주겠다는 말에 지민이 어쩔 줄을 몰라 머뭇거렸다. 직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지도 못했다. 표가 없이는 공연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정국의 공연을 본다는 것은 그의 곁에 돌아간다는 뜻이었고, 그러려면 당연히 재회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지민은 관자놀이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의문이 서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직원을 뒤로하고 대기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잠시 미쳤었던 것 같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곳에 와버렸으니 말이다. 뜬금없이 실소가 터졌다. 지민은 폰을 열어 정국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공연 중인 그가 보지 못할 거라는 걸 알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죽어버릴 것 같았다.

 [ 공연을 보러왔는데, 티켓이 없어. ]
 [ 바보 같지. 나. ]

 이렇게 멍청한 말로 재회하고 싶진 않았다.

 지민은 벽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질끈 감았다. 하마터면 또 울어버릴 것 같아서 손으로 얼굴을 꼼꼼히 가렸다.





*






 “정국 씨, 어디 가요!”

 20분간의 인터미션. 정국은 휴대폰을 쥔 채로 급히 대기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의상과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짧은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었다. 마지막 공연이라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것이 같다고 생각했다. 늘 비어 있는 지민의 자리마저도 다를 것이 없었다. 그저 의연하게 기다리겠다고 했으면서 빈자리를 보며 서글퍼 했던 제 자신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삼 개월 만에 온 지민의 메시지는 정국의 머릿속을 순식간에 하얗게 만들었다.

 메이크업을 수정하다 말고 다급하게 나가는 모습에 모두들 의아한 얼굴로 정국을 주목했다. 메시지가 온 것은 15분 전이었다. 공연장 건물 어딘가에 지민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자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인터미션이 10여분 남짓 남았다는 것도, 자신이 곧 2부 무대에 서야 한다는 것도, 이곳을 벗어나면 수많은 관람객들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란 것도.

 “무슨 일이에요?”

 정국의 매니저가 다급하게 그를 붙잡았다. 넋이 나간 얼굴로 공연장 로비로 통하는 문을 열려던 순간이었다.

 “지민이… 지민이.”
 “네?”
 “지민이… 찾아야 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공연 의상과 메이크업을 갖춘 모습 그대로 나가려는 정국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지금 나가시면 안 돼요. 사람들 엄청 많아요.”
 “찾아야 돼….”
 “제발요…. 인터미션 10분도 안 남았어요. 네?”

 매니저와 실랑이 하는 사이 무대에 올라야 하는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말에 겨우 정신을 차린 정국이 문에 정수리를 쾅 박으며 괴로워했다. 얼른 지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초조하게 아랫입술을 씹으며 안절부절못하는 정국을 보며 매니저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대신 지민을 찾아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겨우 진정시키고는 정국을 스테이지로 올려 보낼 수 있었다.

 짧은 인터미션이 끝나고 막이 올랐다. 정국은 자꾸만 지민의 빈자리가 신경 쓰여 견딜 수 없었다. 감정 소모가 강한 2부에는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기에 그는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을 애써 참았다. 늦게라도 매니저와 함께 입장한 지민이 어디선가 자신을 보고 있을 거라고 되뇌었다.

 극 중 한결은 클라이맥스에 향하고 있었다. 정국은 상대역인 조이가 지민이라고 상상했다. 자신을 버렸던 사랑. 아프게 했던 사랑. 그러나 곧 되찾은 사랑. 어느덧 그의 시야는 캄캄하게 암전되고 오로지 조이와 1열의 빈자리에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다. 마치 그 빈자리의 주인공이 제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운명의 여신.
 배반하지 않아.
 우린 여전히 묶여 있어.

 돌아올 텐가?
 돌아갈까?
 엇갈린 시간은 모두 Return.
 
 다시 시작할까?
 같이 죽을까?
 각오한 시간은 모두 Return.



 한결 테마의 하이라이트 곡이 울려 퍼졌다. 감정이 가득 실린 노랫소리가 커다란 공연장을 꽉 채웠다. 정국은 자신의 머리 위로 강하게 비치는 조명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며 울었다. 관객들에겐 연기의 한 부분일 테지만 정국에겐 환희와 슬픔이 뒤섞여 처절하게 내지르는 비명과 같았다. 마지막 공연이라는 감상에 젖은 것인지 오늘따라 그의 목소리를 받쳐주는 하모니마저 다르게 들렸다. 모두가 고양되어 있었다. 비극 속의 카타르시스. 과연 이 비극은 갈무리될 수 있을까. 7년의 끝이 지민의 리턴이라면, 그간 아팠던 모든 것들은 영원한 행복을 위한 메타포로 치부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숨 가쁘게 달려온 러닝타임 끝에 찾아온 마지막 커튼콜. 밝아진 객석에 정국은 여전히 비어 있는 자리를 확인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은 오로지 슬픔이라고 설명하기는 힘들었다. 출연진들과 손을 잡고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쏟아지는 눈물을 그대로 두었다. 고장 난 것처럼 흐르는 눈물은 오늘이 마지막이어야 했으니까.



 “못 찾았어요…. 죄송해요.”

 대기실에서 분장을 지우는 내내 다리를 떨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매니저는 뒷목을 긁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정국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침을 꼴깍 삼켰다. 지민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받지 않았다. 피가 다 말라버릴 것 같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시간은 밤 10시를 향하고 있었다. 정국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다급히 옷을 챙겨 입었다.

 “정국 씨, 막공 파티 안 가?”
 “일이 좀 생겼어요. 죄송해요.”
 “아이, 그래도 주연인데… 어? 정국 씨!”

 정국은 동료들의 말을 더 길게 듣지 못하고 주차장을 향해 달렸다. 정신없이 차에 올라 시동을 켜자마자 다시 눈앞이 새카맣게 물들었다. 지민이 있을 만한 곳을 떠올리려 했지만 마땅히 생각나지 않았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너무도 없기 때문이었다.

 애꿎은 핸들을 내려치며 이마를 파묻었다.

 “지민아….”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답답해서 속이 타들어갈 것 같았다. 혹시 지민에게 온 메시지가 망상은 아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삼 개월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 그가 너무 그리워서, 바보 같은 꿈을 꾼 것일 수도 있겠다. 정국은 떨리는 손으로 다시 액정을 켰다. 하지만 두 눈에 똑똑히 보이는 것은 자신이 오래 전 보낸 메시지를 읽은 흔적과 함께 도착한 두 문장이었다.

 공연을 보러 왔는데, 티켓이 없어.
 바보 같지. 나.

 그 말을 곱씹어 보니 다른 뜻을 알 것 같다. 지민은 더 일찍 돌아오지 못해 미안해했다. 자신이 네 곁을 지킬 자격이 있느냐고 묻고 있었다. 정국은 입술을 깨물며 또다시 울었다.



 그때, 열어 놓은 대화창에 메시지가 떴다. 자신이 보냈던 것처럼, 익숙한 듯 낯선 사진 한 장과 함께 도착한 문장이었다.

 [ 기다릴게. ]

 ‘정문 들어와서 첫 번째 팝콘 가게 앞 벤치’

 사진은 이별했던 그곳을 가리키고 있었고, 짧은 문장은 시작을 말하고 있었다. 정국은 주체하지 못하고 흘러넘치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달렸다. 끝과 시작이 맞닿은 그곳을 향해서.





*






 폐장을 앞둔 시간이었음에도 놀이공원은 제 빛을 잃지 않았다. 그게 마치 늦지 않았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서, 정국은 지민을 향해 달리는 내내 벅차게 차오르는 감정을 참을 수 없었다. 자신을 슬픔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들었던 이 장소에 절대로 다시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무색해졌다. 기억을 더듬어 그곳으로 향하는 정국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뒤범벅이었다. 그러나 엉망이 된 얼굴쯤은 아무렇지 않았다.

 푹푹 찌는 더위는 그날을 떠올리게 했다. 정국은 벤치에 앉아 있는 인영을 확인하는 순간 걸음을 멈췄다. 거칠어진 숨을 가다듬었다. 인생에서 자신을 설레게 했던 유일한 남자가 시선의 끝에 앉아 있다. 꼭 안아주고 싶은 작은 어깨를 웅크린 채로.

 “…….”
 “…….”

 정국은 지민에게서 다섯 발자국 떨어진 곳에 우뚝 선 채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지며 흐느끼는 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바보야.”
 “…….”
 “그러고 오면 어떻게 해.”

 고개를 들어 정국을 발견한 지민이 피식 웃었다. 그러나 얼굴도 가리지 않은 채 엉엉 울고 있는 그의 모습에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지민의 손에는 캐릭터 복면이 들려 있었다. 7년 전과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얼굴을 전부 가리기에도, 무더운 여름 땀을 흠뻑 쏟아내기에도 충분한 것이었다. 몸을 일으켜 천천히 다가온 지민이 그의 앞에 마주 섰다. 정국은 잇새로 터지는 울음을 그대로 흘리며 끅끅 소리를 냈다.

 “…이대론 한 발자국도 못 돌아다닐걸.”

 지민이 천천히 그의 얼굴에 복면을 씌우기 위에 팔을 들었다. 그러나 복면은 제 할 일을 하지 못하고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지금 이 순간은 무엇도 상관없었다. 서로를 위태롭게 했던 모든 것을 부정하듯, 정국은 가볍게 뿌리치며 지민의 손목을 잡아당겨 품에 안았다. 뜨거운 체온이 마주 닿았다. 오래 전 그날처럼 무더운 날씨에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정국아 안녕.” 
 “…흐윽.”
 “7년 만이야.”

 안녕이라는 말은 끝이자 시작을 의미한다.

 그들이 끌어안은 모습은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날과 겹쳐 있었다. 울음을 꾹 참으며 나지막이 말하는 지민의 목소리에 정국은 그를 더 꽈악 끌어안았다. 지민이 돌아온다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나 단 한 마디도 나오지 못했다. 바보 같은 울음소리만 엉망으로 새어나왔다.

 “많이… 기다렸지.”

 정국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흠뻑 취할 만큼 그의 향기를 가둬두었다고 생각했는데, 기다리는 시간 동안 모두 소모되었던 모양이다. 지민의 체취가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낯설고 좋았다.

 하나씩 꺼져가는 조명에 그들의 주위에는 점점 어둠이 내렸다. 두 사람은 미동 없이 기나긴 포옹을 했다. 입을 맞추지 않아도 가슴속에 충만할 만큼 넘치는 품이었다. 정국은 다시는 이 감촉을 놓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이제 그의 인생에서 지켜야 할 것은 지민이 유일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꺼져가더라도 반드시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더 이상 그 시절의 아픔은 안고 가야할 숙제가 아니다.



 긴 기다림 끝에 다시 시작된 사랑이었다.
 그리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그런 사랑이었다.














아는 애 fin.


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외전은 천천히 올리도록 할게요.
하고 싶은 말과 비하인드는 내일 올릴 작가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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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눈물이.....너무 슬프고 너무 좋고 .....
작가님 좋은글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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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님 애쓰셨어요
좋은 적품 정말 감사해요...
두고두고 잀을게요
jk  | 190514   
랠리님 드디어 아는애를 떠나보내시는가요 ㅜㅜ
아는애를 읽고 진짜 울고 웃고 했는데 이렇게 보내니 맘한켠이 아리네요
그동안 너무 좋은글 감사드리며 수고 많으셨습니다 ^^♡♡♡
국민포에버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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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쿡민  | 190516   
흐어어어어엉어어럴ㄹ러럴러어엉ㅇ어엉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개슬퍼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인생에서 자신을 설레게 했던 유일한 남자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지만 내 눈물 터뜨리고 말아버린 두 마디는 “정국아 안녕 7년 만이야” 흐어엉엉어엉엉어어어어어오어어어어엉어어어어엉엉 ㅠㅁㅠ
짐니  | 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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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찢  | 19051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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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kkyo  | 1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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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zo97  | 19051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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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디미온  | 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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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꾹  | 190519   
정국아 안녕 7년만이야
이것만 다시 읽으러 왔눈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 한줄 읽고 또 눈물ㅠㅠㅠㅠ
아 진짜 내 가슴아ㅠㅠㅠㅠㅠ
지미닝  | 19051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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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해  | 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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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071319  | 1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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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민뱅크  | 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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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inis  | 19052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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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joo88  | 19061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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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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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 190621  삭제
글 너무 재미있어요 ㅜㅜ 여기 가입은 어떻게 하나요??
국영민사  | 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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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나  | 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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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피  | 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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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틀린  | 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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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꾸꾸  | 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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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 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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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플라워  | 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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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ana  | 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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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트  | 190705   
필연인거에요, 그렇죠..? 서로를 잃어버린 7년의 세월동안 어쩌면 그 먼 과거에 머물러 멈춰있었을거라 생각하니 둘의 재회가 비로소 성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뗀 것 같아요
참 어렵게 왔다 제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하면 마음이 공허하다가도 동시에 이제야 같이 가겠구나 하면 마음이 꽉차요 치열하게 다시 얻은 행복이니까요..! 저에게는 너무 희망 결말이었습니다 정국 지민 태형만큼 감정앓이 하셨을 작가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영롱한봄  |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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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 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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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꼬물맘  | 19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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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  | 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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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flower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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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국민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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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이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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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8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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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늘바랄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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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기꾸깆  | 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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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중독녀  | 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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뇨핸슨  | 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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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연  | 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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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 1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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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 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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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98  | 19082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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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치미  | 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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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송  | 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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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뿌우  | 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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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ri  | 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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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국  | 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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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샤샤  | 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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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 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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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잉  | 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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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노래  | 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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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 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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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찜니  | 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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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notic  | 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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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쟝  | 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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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미미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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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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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 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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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브  | 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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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론  | 19100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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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  | 191009   
태형이도 잘 있는거죠... ㅜㅜㅜ
브라우니  | 19101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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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찜  | 19110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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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mm  | 19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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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닝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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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ka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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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0107  | 19111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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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망개  | 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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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JK  | 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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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교  | 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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