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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픽션 1
therapy + fiction










 오래 생각해왔던 것을 해치우고 말았다. 법원을 나오자마자 탄식과 같은 숨이 저절로 뱉어졌다. 절대로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지르고 나니 참 별것도 아니었다. 이혼소송 이까짓 거, 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 지난 5년간의 결혼생활을 떠올리며 자조하는 내 자신이 우습다.

 삶의 한 구석이 어그러지는 기분은 수도 없이 느꼈지만 돌파구를 찾으려 한 적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러지 못했다. 바쁜 의사 남편, 그리고 아홉 살짜리 아들 연우. 그 둘 사이에 갇혀서 꼼짝도 못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위해 하는 일들은 내게 아주 당연히 적용되는 법칙과도 같았다. 애초에 예정된 일이었기에 불평하거나 남편을 탓할 수 없었다. 아이가 있는 남자와 결혼한 것은 어렸던 내 선택이었다.

 내 하루 일과는 늘 비슷했다. 아침 일찍 기상해 밥상을 차리고, 병원으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한다. 연우가 옷을 입는 동안 책가방을 챙기고, 차를 몰아 초등학교 정문까지 직접 배웅한다. 집으로 돌아와 설거지를 한 뒤 청소를 시작한다. 먼지 한 톨도 용납할 수 없는 남편의 성격 때문에 대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 보면 금세 점심때가 되었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연우를 픽업할 시간에 알람이 울린다. 조금만 늦어도 학교 앞 도로는 차를 세울 곳도 없이 붐비기에, 30분 일찍 나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차 안에서 지루하게 기다리다가 연우를 태워서 학원으로 보낸다. 학원 차량은 엉덩이가 아프다는 연우의 말에 그 일은 내가 직접 해야 한다.

 그것으로 끝이냐고? 아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연우는 피아노, 영어, 수학, 독서논술을 배운 뒤 저녁시간이 다 되어 귀가한다. 물론 그 역시 내가 직접 픽업한다. 그나마 학원이 한 건물에 있다는 게 다행이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한 시간마다 연우를 태우고 돌아다녔을 테니까.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인 후 학원 과제를 체크해주고, 9시가 되면 연우의 옆에 누워 잠들 때까지 토닥여준다. 그러다가 깜빡 잠들기라도 하면 어느새 퇴근한 남편의 눈초리를 받는다. 그의 야간진료는 9시까지인데, 언젠가부터 양악수술 건이 많다는 이유로 11시가 넘어 퇴근한다. 남편이 씻는 동안 야식 상을 차린다. 입맛이 없다고 하면… 내가 그의 야식이 된다. 일방적인 섹스를 받아주며 소리를 참고, 사정하자마자 아래를 씻으러 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홀로 몸에 묻은 체액을 닦아낸다.

 그래도 괜찮았다. 따지고 보면 어디 가서 고되게 돈을 버는 것보다 훨씬 나았으니까. 나의 이십대가 허무하게 저물고, 나이 서른에 8학군의 유난스러운 학부모 노릇을 하고, 남편의 섹스돌이 되는 것 따위, 다 참을 수 있었다. 남편에게 첩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언젠가부터 내게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남편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는 거라며 인내했다. 남편은 워낙에 바쁘니까, 늘 피곤하니까, 좋아하던 술도 마시지 못하고 초췌한 몰골로 퇴근하는 걸 보면 측은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어느 날은 남편이 좋아하는 초밥을 잔뜩 사들고 병원에 찾아갔다. 부원장들과 수술방 간호사들, 실장, 코디, 프론트 직원들이 먹을 것까지 사자 50만원이 훌쩍 넘었다. 나름대로 내조를 하겠다는 기특한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병원 안에 남편은 없었다.

 ‘어머, 원장님 오후진료만 보신 지 반 년 넘었는데요….’
 ‘원장님 요즘 쁘띠만 하시잖아요.’

 헛웃음이 나왔다. 양악수술은 무슨. 큰 수술은 전부 부원장들의 몫이었고 남편은 간단한 필러나 보톡스 같은 쁘띠 시술만 하고 퇴근했다. 반 년 넘게 나를 속이면서.

 이유가 뭘까 홀로 고민했다. 그를 의심하기 시작하자 그간 보이지 않던 것이 보였다. 지갑에 있는 콘돔, 그의 차 안에 있는 머리끈, 내가 사준 적 없는 셔츠와 신발. 결정적으로 어떤 여자와의 카카오톡 대화내역까지. 비참했다. 그가 잠든 사이 몰래 휴대폰 패턴을 열어 온갖 더티한 내용이 담겨 있는 대화목록을 일일이 캡쳐해서 전송했다. 유책배우자가 되기에는 충분한 증거였다.



 남편은 내 첫사랑이었다. 의과대 킹카로 유명한 선배가 늘 디자인대 건물 앞을 서성이며 나를 기다린다는 사실은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그는 내게 정성을 다했고, 나는 지독한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연애한 지 1년 만에 내게 고백했다. 세 살 난 아들이 있다고.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 있던 나는 그가 내게 1년이나 말하지 못하고 끙끙 앓았다는 사실이 그저 가엾기만 했다. 그리고 또다시 1년 후 내게 청혼했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와의 결혼을 선택했다. 나는 스물다섯 청춘에 팔려갔다. 앞길이 창창한 의사의 마누라로. 지참금은 바로 나, 박지민의 인생이었다.

 두 학기를 남기고 자퇴한 후 가정주부가 되었다. 그는 헌신적인 내 성격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도 연우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나름대로 괜찮은 배우자였다. 내게 사랑과 돈을 부족함 없이 주었으니까. 연우가 성장하면서 육아 스트레스가 오긴 했지만, 남편이 나를 칭찬하며 입을 맞춰주면 눈 녹듯이 괜찮아졌다. 그의 사랑만 있으면 정말로 다 괜찮았다.

 이렇게 멍청한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대학 졸업장도 쥐지 못한 채 한 남자에게 모든 것을 바치다니. 어느 순간부터 소홀해진 남편에게 서운했지만 내색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성형외과를 개원한 후부터였다. 그는 가장으로서 절대적인 존재가 되었고, 나는 그저 낮에는 아이를 케어하고 밤에는 엉덩이를 대주는 신세로 전락했다. 우리가 부부라는 건 그가 나를 ‘여보’라고 부를 때 말곤 느낄 수 없었다.

 

 그의 외도를 알게 된 순간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평화를 깨고 싶지 않았기에 모른 체하며 속앓이 했다. 병원 개원 후 스트레스가 많으니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되뇌었다.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거라고. 예전처럼 나를 아껴주고, 칭찬해주고, 사랑해줄 거라고, 그렇게 믿었다. 상처받은 마음은 병으로 드러났다. 몰래 정신과 약을 먹으며 버텼다. 그러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나는 스스로를 치유하고자 억지로 취미를 만들었다. 하루에 한 시간, 캔들 공방에 다니며 이것저것 배우는 일이었다. 그나마 아로마 향이 가득한 공간에 앉아서 향초나 석고방향제를 만들면 조금이나마 진정이 되는 것도 같았다.

 그러나 남편은 그것마저 못마땅해 했다. 내가 만들어 온 차량용 석고방향제를 보고 쓸데없는 짓을 하냐며 픽 비웃는 목소리. 연우의 방에 놓아둔 아로마 캔들을 향해 싸구려라며 인상을 찌푸리던 얼굴. 그렇게 심심하면 연우를 케어하는 데에 더 힘쓰라며 어깨를 툭툭 두들기던 손. 결국 꾹 참아왔던 것이 폭발했다. 더 이상 이 남자에게 나는 사랑하는 배우자가 아니었다. 잠깐의 외도가 아니라 아예 마음이 떠난 것이다. 나는 그에게 있어서 아이를 봐주는 보모에 불과했다.



 내가 처음 이혼하자고 말했을 때, 그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다시는 그런 말을 하면 가만히 안 두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두 번째로 이혼하자고 말했을 때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화를 냈고, 세 번째로 말했을 때는 다짜고짜 나를 엎어놓고 폭력적인 섹스를 했다. 네 번째로 말했을 때는 물건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지르다가 뺨을 때렸다. 그의 기행은 차곡차곡 적립됐다. 결국 곪을 대로 곪아버린 나는, 오늘, 다섯 번째 말을 이혼소송으로 대신했다.

 협의이혼을 요구하는 동안 집안일을 하지 않으려 가사도우미를 불렀고, 나를 대신해 연우를 책임지고 픽업해줄 사람을 구했다. 남편에게 애정이 식으면서 아들에게도 정을 떼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헤어지면 영영 볼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모아둔 용돈으로 상가를 임대했다. 취미생활을 하며 딴 자격증을 가지고 작은 공방을 오픈할 생각이었다. 그나마 이 취미마저 없었더라면 먹고 살 걱정에 이혼을 결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돈이 모자라 당장 살 집은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남편이 없는 시간에는 집에 있다가, 퇴근할 시간이 되기 전에 오피스로 도망쳤다. 거의 별거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햇수로 연애 3년, 결혼생활 5년. 그동안 나는 한 번도 그의 말을 거역한 적 없었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제멋대로 구니 위기감이 생긴 모양인지, 남편은 내게 살살 기며 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내 맘은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멀리 떠나버렸다. 8년을 헌신한 사랑의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했으니까.

 ‘갑자기 왜 이래? 연애할 때 내가 연우가 있다는 사실 말했을 때도 받아들였잖아. 이번에도 그냥 넘어가면 안 돼?’

 개소리.

 ‘잠깐이야. 아주 잠깐이라니까? 그 정도도 못 봐줘? 기계처럼 돈 왕창 벌어다주는데 그 정도 실수도 눈 못 감아주는 애였니, 너?’

 개소리.

 ‘솔직히 지민아. 그동안 너 편하게 살았잖아. 다 해줬잖아. 너처럼 편하게 사는 애가 어디 있다고.’

 개소리.

 ‘생활비 부족해서 그래? 필요한 거 말하면 다 해줄게. 그럼 되잖아. 뭐 갖고 싶어. 응? 말을 해야 알지.’

 개소리.

 ‘아…. 진짜. 시발, 지민아. 애 팽개치고 나가면 어쩌라는 거야. 말이 돼? 연우 아직 초등학생이잖아. 응?’

 개소리.

 ‘그래. 진짜 내가 잘못했다.’

 거짓말.

 ‘여보. 정리할게. 정리하려고 했어.’

 거짓말.

 ‘딱 한 번만 봐줘. 정말 처음이야. 걔랑 사랑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재밌어서 데리고 논 거야. 그 계집애가 꼬셔가지고…. 나 여자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

 거짓말.

 ‘야, 박지민. 집에 안 들어올래? 내가 순순히 이혼해줄 것 같아? 너 위자료 한 푼도 못 줘. 네가 뭘 했다고?’

 …나쁜 놈.

 ‘하…. 지민아. 내가 잠깐 화나서 그랬어. 우리 대화 좀 하자. 지민아! 박지민! 아니, 이 씨발… 아무것도 없는 새끼 데려다가 예쁘다 해줬더니, 뭐? 이혼? 네깟 게?’

 진짜 나쁜 놈….

 그의 폭언들은 아직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사랑했던 만큼 내 가슴에는 큰 구멍이 났다. 변호사에게 말했다. 위자료 같은 거 안 받아도 좋으니 이혼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발 이제 그만 그 사람에게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런 내게 변호사는 눈썹 산을 늘어뜨리며 위로하듯 말했다. ‘외도와 정신적 피해 물증이 뚜렷하니 걱정 마세요.’ 그 말이 내 가슴을 더 할퀴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강남대로에 차가 이렇게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 서초동에 오래 살았으면서도 아이의 학교와 학원 외에는 멀리 나가본 적이 없으니 모를 수밖에. 이혼소송을 하고 나면 속이 후련할 줄 알았는데, 지금 이 도로만큼이나 끔찍하게 갑갑했다. 나는 조금 전 남편과의 통화를 상기했다. 소송을 신청했다는 내 문자에 그는 득달같이 전화를 걸어 나를 향해 윽박질렀다.

 ‘네가 부족한 게 뭐가 있었다고 나한테 이래?’
 ‘당신 사랑. 사랑이 부족했어. 항상.’
 ‘구질구질하게, 애도 아니고 언제까지 사랑타령할 거야?’
 ‘…….’
 ‘우리 8년이야 8년. 그까짓 게 그렇게 중요해?’
 ‘그래. 나에겐 그게 이유가 돼.’
 ‘시발, 내가 쪽팔려서. 병원에다간 입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직원들 알게 되면 네 탓이야. 가만히 안 둬.’
 ‘정말… 당신은 끝까지 뻔뻔하구나.’

 속에서 욱하고 치받는다.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지난 8년, 물러 터지게 살아온 것의 결과는 처참했다. 다시는, 다시는 누구에게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당신 같은 사람 만날까 봐… 절대로 다시는…….

 “…아!”

 순간 충격과 함께 몸이 앞으로 확 쏠렸다. 정신을 차리자 나는 브레이크 대신 엑셀을 밟고 있었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rpm이 올라간다. 깜짝 놀라 얼른 브레이크를 밟았다. 내가 세게 들이받은 차는 노란색 트럭이었다. 뒤에서 박는 것도 모자라 엑셀을 밟아대는 통에 끼익- 소리를 내며 앞으로 조금 미끄러졌다.

 심장이 발작을 했다. 헐레벌떡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내리자, 노란색 트럭 운전자가 뒷목을 짚으며 걸어 나왔다. 접촉사고는 처음이라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 같다.

 “하….”

 이 상황이 다 짜증나서 마구 소리를 지르며 악을 쓰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목소리는 쥐어짜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제대로 서 있을 힘이 없어서 비틀거리며 차를 짚었다. 그러자 운전자가 휘청거리는 나를 보곤 놀라서 팔을 붙잡았다. 정말 별꼴이다. 최악의 날이다.

 운전자와 눈을 마주쳤다. 어려 보이는 청년이었다. 남자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처음 보는 사람을 이렇게 바라봐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순간 불쾌해져서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젠 초면인 사람의 눈에도 내가 물러 터져 보이는 걸까. 억지스러운 생각들이 머릿속에 뻗쳐댔다. 남자에게 팔목이 붙들려 있는 내 모습이 초라해보였다. 숨고 싶다. 실은 그냥, 어디에든 이 치받는 감정을 표출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남자의 손을 뿌리쳤다.

 “보험 부를게요.”
 “…….”
 “잠시만요.”

 노란색 트럭의 뒷 범퍼는 엉망으로 찌그러졌다. 물론 내 차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차 안에 넣어둔 폰을 꺼내들고 보험사에 전화를 걸기 위해 다이얼을 눌렀다. 그러자 갑자기 남자가 내 손을 저지하며 액정 위를 손으로 감싸 가렸다.

 “대체 뭐하는…”
 “제가 급하게 가봐야 해서요. 보험 부르셔도 기다릴 수가 없어요.”

 하, 멀쩡하게 생겨가지곤. 역시 돈인가.

 “얼마 드리면 되죠?”

 나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며 물었다. 그러자 남자의 커다란 눈이 가늘게 뜨이며 미간에 주름을 잡는다. 순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침착하려고 애썼다. 마침 뽑아놓은 수표 몇 장이 있었다. 손가락으로 지폐를 뒤적거리며 세어 보니 5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돈을 꺼내려다 말고 나보다 한 뼘 큰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이 정도 가지고는 당연히 안 된다고 할 거지? 하는 뜻이었다. 이혼소송에다가 접촉사고로 돈까지 뜯기고, 정말 최악의 날이라고 생각했다. 머릿속으로는 얼마까지 이 남자에게 줄 수 있을까 계산하며 통장 잔고를 떠올렸다. 그리고 잠시 뒤 고요하게 날 바라보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저는 돈 달라는 게 아닌데요.”

 억울하다는 듯 눈에 힘을 주고 입술을 내민다.

 “그럼요? 방금 보험처리 거부한다는 뜻 아니었나요? 그냥 제 과실로 처리해드릴게요. 보험을 부르든 돈을 드리든 얼른 처리하고 가고 싶은데요.”

 내가 정신없이 쏘아붙였더니 그가 입꼬리를 올려가며 실소를 뱉었다. 그게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 같아서 수치스럽다. 한 번도 누군가에게 이런 식으로 엉망으로 대한 적 없었다. 그러니 지금 이건 내게도 면역이 없는 일이다. 그저 이상한 자존심과 오기만 남아 있었을 뿐.

 “그게… 제가 지금 바빠서 보험사 직원을 못 기다려요. 연락처 알려드릴 테니 사고 접수번호 문자로 보내달라는 뜻이었어요. 정차 중에 갑자기 박으셨으니까… 원래 그쪽 과실이 맞는 거고요.”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내게 천천히 설명하듯 내려앉는다. 순간 나는 멍해졌다. 혼자 날뛰던 게 민망할 정도로 고저 없는 남자의 반응에 이내 내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한다.

 “그, 그럼… 연락처 찍어주세요.”

 나는 황급히 남자의 손에 내 휴대폰을 넘겼다. 남자는 동그란 눈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더니 표정 없는 얼굴로 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이 쪽팔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부렸다. 잠시 뒤 남자의 바지 주머니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걸 확인하자마자 그의 손에서 내 휴대폰을 빼앗다시피 가져갔다.

 “이 번호로 문자 넣어드릴게요.”

 얼른 몸을 돌려 차에 타려 하자 갑자기 남자의 손이 또다시 내 팔을 잡는다. 눈꺼풀이 자동으로 파르르 떨려왔다. 대체 뭐가 문제야. 보험처리 해주겠다잖아. 나는 남자에게 짜증을 쏟아낼 작정으로 표정을 굳히며 돌아봤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남자의 말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충격이 왔다.

 “다친 데는… 없으세요?”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지금 인간 이하의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사고를 내놓고선 피해자에게 그 기본적인 안부의 말도 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사과조차도. 안하무인으로 돈 타령이나 하면서 말이다. 남편의 뻔뻔한 태도를 그렇게 증오했으면서.

 쪽팔려. 이 멍청이.

 아주 엉망진창이다. 더 그곳에 있다가는 발가벗겨지는 기분이 들 것 같다.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차에 올랐다.

 “저기요!”

 남자가 나를 따라와 다급히 열려 있는 창문틀을 잡았다.

 “다치신 거 아니죠? 계속 울고 계셔서….”
 “…….”
 “아프신 데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남자의 동그란 눈동자가 걱정스럽게 내 얼굴을 살폈다. 울고 있었다고? 반사적으로 손등을 앞볼에 가져다 댔다. 축축한 물기가 가득 묻어난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창피해졌다. 최악. 최악. 정말 최악. 아랫입술을 꽉 깨물며 기어를 변속하곤 얼른 사고 현장에서 벗어났다. 뒤에서 남자가 나를 부르며 따라왔지만 못들은 체하고 속도를 높였다.

 망가지고 깨진 앞 범퍼를 단 채로 정신없이 달렸다. 남편은 이토록 내게 큰 존재였나 보다. 털어내겠다고, 벗어나겠다고, 그렇게 발악을 해 봤자 소용없는 것이었나. 이혼소송 그 네 글자가 나를 거세게 뒤흔들었다. 박지민, 너 계속 이럴 거야?

 이제 내가 갈 곳은 텅 빈 오피스뿐이다. 아직 집기를 갖추고 있지 않아서 허전한 내 공간. 앞으로는 홀로서기를 해야 할 공간. 여태 받아온 상처를 꾸역꾸역 치유하고, 더 이상 다치지 않도록 나를 꽁꽁 숨길 곳.



 도착할 때까지 바보처럼 엉엉 울었다. 오피스에 들어서자마자 빈 소파에 얼굴을 묻으며 쓰러졌다. 그리고 그날 밤 꿈을 꿨다. 꿈속에서 노란 트럭의 운전자는 내게 괜찮다고 말했다.

 ‘괜찮아요. 울지 마세요.’





*






 그 남자를 다시 만난 건 몇 달이 지난 후였다.

 남편과의 이혼소송이 마무리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조정기일에 출석을 하지 않는 등 억지스러운 만행을 계속 저질렀다. 결국 법원의 강제조정결정이 내려졌고, 그 후엔 이의신청을 하며 시간을 질질 끌었다. 남편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열이 올라서 벌떡 몸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렇게나 치사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매일 분노로 이를 갈다가는 내 자신을 좀먹고 말 거라는 적색경보가 켜졌다. 나는 꾸역꾸역 공방 오픈을 준비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것도 쉽지 않았다. 여태 남편이 준 카드로 생활해왔기에 여윳돈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어찌저찌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다. 가끔 연우가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날 때도 있었지만 이를 악 물고 참았다. 내 핏줄은 아니지만, 네 살 때부터 한집에 살며 애지중지 키웠으니 정을 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연우는 나를 아빠라고 부르며 잘 따랐다. 지 아빠를 닮아 벌써부터 깐깐한 구석이 있었는데, 그것마저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잘 살아보려 했다. 미술학원 보조강사 아르바이트를 하며 푼돈을 모아 공방 재료를 천천히 사들였다. 그러다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밤도깨비 야시장의 상인 부스를 신청했다. 경쟁이 치열해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포트폴리오로 보낸 석고방향제와 아로마 캔들이 나름대로 독특하고 괜찮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잠시나마 미대생이었다는 게 나름 도움이 됐다. 그렇게 나는 판매부스를 꾸리며 재기를 꿈꿨다.

 봄부터 가을까지, 일주일에 두 번 금토에만 열리는 야시장에는 매년 젊은 층의 방문자가 무척 많았다. 첫 홀로서기 치고는 마음에 드는 출발이었다. 야시장이 열리는 첫날, 주황색 천막이 늘어진 곳 중에 내 자리를 찾아 앉았다. 내 양 옆에는 각종 수공예품을 파는 신기한 부스들이 있었다. 앞으로 반 년 동안 주말마다 함께할 사람들이니 안면을 트는 것이 좋지만, 결혼생활 내내 주부로 살며 사회성을 잃어버린 내겐 쉽지 않은 일이었다. 분주하게 준비하는 사람들 틈에 앉아서 멍하게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어….”

 내 판매부스 바로 맞은편에 노란색 트럭이 보였다. 흔치 않은 디자인의 트럭이라 잊을 수가 없었다. 노란색 바탕에 화려한 무늬로 래핑을 한 푸드 트럭. 순간적으로 몸이 바짝 굳었다. 몇 달 전 나의 바보 같은 태도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불안함이 맞아떨어졌다. 트럭 안쪽에서 낯익은 얼굴이 걸어 나왔다.

 “…….”

 남자가 나를 쳐다봤다. 그리곤 빙긋 웃는다. 당황스러운 마음에 얼른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남자는 내게 오래 시선을 두지 않고 옆에 있는 푸드 트럭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 남자와 똑같은 유니폼을 입은 두 명의 남자들은 바쁘게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나는 그 분주함을 힐끔거렸다. 이상하게도 자꾸만 눈길이 갔다.

 그 남자는 키가 컸고, 뚜렷한 이목구비와 웃는 인상을 가진 얼굴이었다. 아직 4월 말, 날씨가 쌀쌀했음에도 남자는 반팔 티를 입고 바삐 움직였다.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식재료를 옮긴다. 누가 말을 걸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성껏 대답한다. 그와 대화를 나눈 사람들의 입가에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참 신기하게도 밝고 활기찬 기운이었다.

 나는 문득 몇 달 전 꿈속에 그 남자가 나타났던 걸 떠올렸다. ‘괜찮아요. 울지 마세요.’ 처음 본 남자가 꿈에 나온 건 난생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이 되어 사고 접수번호를 문자로 보내주자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메시지가 올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 감사합니다. 다친 덴 진짜 없으시죠? ]

 또다시 묻는 말에 나는 뭐라고 대답할까 망설였다. 이제 와서 죄송하다고 하기도 뭐하고, 어차피 안 볼 사람이니 얼른 치워버리고 싶단 생각도 했었던 것 같다.

 [ 차 수리 잘 마무리되길 바랍니다. ]

 건조한 내 문자에 한참 뒤 다시 답장이 왔다.

 [ 네. 차주님 건강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그 메시지를 받고 잠시 멍해졌다. 꿈속에 나온 이상한 남자가 내게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편에게 수 없이 보냈던 메시지였다. [ 여보,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 하지만 답장이 온 적은 없었다. 남편은 내게 답장할 시간에 여자와 시시덕거렸으니까. 울컥하는 마음에 그 남자에게서 온 문자를 싸그리 삭제했다. 그리고 몇 달 뒤, 그 남자와 이런 곳에서 또 만난 것이다. 신기하다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이다. 기분이 이상하다.



 오후 6시 야시장 오픈을 앞두고 푸드 트럭과 판매 부스들은 어느 정도 정돈이 되었다. 벌써부터 한강공원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다. 그 바쁜 분위기 속에서 나 혼자만 동떨어진 기분이다. 혼자 머쓱해서 테이블 위에 진열해 놓은 캔들과 석고를 만지작거리기만 했다. 그때, 갑자기 맞은 편 푸드 트럭에서 그 남자가 걸어왔다.

 “우와, 향기 좋다. 직접 만드신 거예요?”

 석고방향제를 들어 향기를 맡더니 환하게 웃으며 물어온다. 나는 멋쩍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건 어떻게 만들어요? 손재주 진짜 좋으시다.”

 도처에 널린 게 내 물건보다 훨씬 독특하고 예쁜 핸드메이드 제품이었다. 남자는 전혀 이런 것에 관심 없을 것처럼 생겨가지곤, 계속 내 테이블 위에 있는 방향제와 캔들을 이것저것 만져보며 아이처럼 구경했다.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시선이 마주쳤다. 얼른 고개를 돌리며 딴청을 피웠다.

 “덕분에 차 잘 고쳤어요. 뒷 범퍼 래핑이 마음에 안 들어서 원래 갈아 끼우려고 했었거든요. 세게 박아주셔서 범퍼가 한 번에 떨어져나갔어요.”
 “…….”
 “흐흥, 농담이에요. 아아, 갈아 끼우려고 한 건 농담 아니고요!”

 남자는 기분이 좋은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조잘거렸다. 어쩐지 민망해져서 입술을 말아 물었다. 이 남자에게 나는 무례하고 불쾌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뒤끝이 없는 것일까, 까먹은 것일까. 아니면 성격이 좋은 건가.

 “차주님도 차 고치셨어요?”
 “…네.”
 “비싼 차 타시길래 걱정했어요.”

 내 명의로 된 그 차는 이미 팔아버렸다. 벤츠는 이제 내게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성형외과 원장의 안 사람도 아니게 될 거고, 집도 없이 오피스에서 자는 처지에 유지비를 감당할 능력도 없다. 그래서 벤츠를 팔아서 국산 소형차를 중고로 구입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을 구구절절 말해줄 필요는 없기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내 반응에 머쓱한지 뒷목을 긁더니 내게 손을 내밀었다.

 “반 년 동안 주말마다 볼 건데, 차주님이라고 부르는 건 좀 그렇죠? 성함 알려주실 수 있어요?”
 “…….”
 “아 맞다. 제 소개부터. 저는 전정국이고, 스물다섯이고요! 아시겠지만 저어기 노란 빠방이에서 찹스테이크 팔아요.”

 그는 내가 간절히 되감고 싶어 하는 나이였다.  

 “저는… 박지민이라고 합니다.”
 “와, 이름이 엄청 예쁘세요.”
 “…….”
 “나이는… 아마도 저보다 연상이시겠죠?”

 그는 더 이상 내게 묻지 않았다.

 “지민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네.”
 “잘 지내 봐요. 지민 씨.”

 스물다섯. 전정국. 활기차고 건강한 푸드 트럭 청년. 나는 영 이상한 기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첫날의 영업은 완전히 꽝이었다. 사람들은 테이블 위에 있는 물건들을 관심 있게 보다가도, 숫기 없이 가만히 앉아 있는 나를 보곤 금세 발걸음을 돌렸다. 사실 내가 그렇게 조용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사람이 이렇게 많은 공간 안에 섞여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그런 것일까.

 어쩌면, 자꾸만 눈이 마주치는 전정국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푸드 트럭은 원래도 입소문이 나 있었는지 오픈부터 밤 11시 마감 때까지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그를 포함해 세 명의 남자들은 손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고기를 구웠다. 줄이 길게 늘어져 있는 복잡한 광경을 보고 있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그의 얼굴은 멀리서도 눈에 띄었고, 깔깔거리는 소리는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었다. 나는 비교적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며 하염없이 푸드 트럭을 구경했다.

 활기찬 청춘. 건강한 미소. 싱싱한 육체. 그는 내가 잃어버린 이십 대의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를 질투하고 있는 걸까.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나를 바라보며 웃음을 던지는 얼굴에 심장이 쿵쿵 뛰었다. 나는 그것이 시기의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잘나고 좋은 것을 보면 말초신경을 자극당한 것처럼 피가 돌며 적당히 흥분하는 법이니까.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지민 씨.”

 시기의 대상이 나를 향해 또 다가왔다. 뒷정리를 빠르게 마쳤는지 푸드 트럭의 간판 불은 꺼져 있었다. 그는 판매 물품을 정리하는 나를 향해 자그마한 종이상자를 내밀었다.

 “이거 저희 트럭에서 파는 거예요.”
 “…아.”
 “제가 마지막으로 만든 거예요. 따뜻할 때 드세요.”

 얼떨떨한 표정으로 받아든 나를 향해 웃어준 그가 돌아서서 멀어졌다. 온기가 올라오는 상자를 내려다보았다.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기요!”

 트럭의 셔터를 내리고 운전석에 올라타려는 그를 향해 달려갔다. 내 부름에 그가 놀란 얼굴로 돌아보았다. 나는 아까 그가 예쁘다고 했던 석고방향제 하나를 건넸다. 왠지 보답을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저도… 이거, 마지막에 만든 거예요.”
 “우와….”

 그는 감동받은 표정으로 석고를 내려다보았다. 귀에 꽃을 달고 있는 토끼 두 마리가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모양을 보고는 환하게 웃는다. 그 모습이 꼭 토끼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진짜 예뻐요. 너무 감사합니다.”

 가까이서 보니 그의 눈동자는 더 까맣고 맑았다. 그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그러나 나는 마주보고 웃어줄 수 없었다. 금방 시선을 피하며 돌아섰다. 그가 저 미소 뒤에서 나를 여전히 신경질적이고 예의 없는 사람으로 보며 경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기 때문이다.

 “잘 쓸게요 지민 씨!”

 내 등 뒤에다 해맑게 외치는 말도 편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남편은 이토록 나를 망쳐놓았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으며 상처받기 싫어하는 예민한 고양이처럼,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나쁜 자식.





 오피스로 돌아와 소파 위에 몸을 묻었다. 그러다가 아차 싶어서 그가 준 상자를 열었다. 먹음직스러운 찹스테이크와 함께 아스파라거스와 매쉬드포테이토, 방울토마토, 브로콜리가 예쁘게 곁들어져 있다. 조금 식어서 온기는 덜했지만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육즙이 부드럽고 괜찮았다. 자정이 다 된 시각에 무언가를 먹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항상 남편을 위해 야식 상을 차려주었지만 절대로 내가 먹는 일은 없었다. 원체 입이 짧기도 했지만, 미美의 기준조차 까다로운 성형외과 원장 앞에서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남편의 마음에 들고자 노력해온 세월이 길었던 것이다.

 꾸역꾸역 가니시까지 다 먹어치웠다. 안하던 짓을 하니 위에 부담이 되었는지 괜히 더부룩했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다른 남자가 준 음식을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먹는다는 것 자체가 묘한 해방감을 준다. 여태 야식을 먹는 일탈조차 하지 않았기에 괜히 복수라도 한 것처럼 통쾌하기까지 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다.

 상자에 쓰여 있는 로고를 눈으로 읽었다.

 ‘푸드테라피’

 전정국의 푸드 트럭 이름이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구글을 열어 푸드테라피를 검색했다. 온갖 건강 관련 아티클이 떴다. 아무래도 흔한 이름이라 찾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머리를 조금 굴려서 푸드테라피 앞에 푸드 트럭이란 글자를 붙였다. 그러자 푸드 트럭 이미지 몇 개가 떴다.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되는 화면이었다. 내 눈을 확 이끈 것은 손님들과 함께 찍은 전정국의 사진이었다. 그는 노란색 반팔 티와 까만 에이프런을 둘렀고, 머리에는 까만 캡을 눌러 쓰고 있었다. 남자답게 각이 잡힌 옆선과 짧은 턱, 동그란 눈. 하얀 얼굴. 오늘 본 모습과 다른 게 있다면 눈썹과 이마였다. 하루 종일 이마를 가리던 흑발을 보다가 앞머리를 시원하게 올리고 모자를 쓴 모습을 보니 또 다른 이미지였다.

 나도 모르게 해시태그를 타고 들어가 그의 사진을 찾아보고 있었다. 전정국의 사진을 스무 개쯤 보고 나자 불현 듯 내가 무얼 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내 휴대폰엔 그의 사진 다섯 개가 캡쳐되어 있었다.

 “미쳤네.”

 헛웃음을 터뜨리며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다. 이런 내 모습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괜히 마음이 이상해서 후다닥 사진들을 지웠다. 그리고 그 순간 진동과 함께 문자메시지가 왔다.

 [ 잘 들어가셨어요? 톡을 보낼까 하다가 문자해요. 오늘 만나서 좋았어요. 계속 연락해도 될까요? ]

 전정국에게서 온 메시지였다. 순식간에 내 얼굴이 뜨거워졌다. 누가 본 것도 아닌데, 사진을 훔쳐보고 있던 당사자에게서 연락이 오니 괜히 들킨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의 메시지에 뭐라고 답장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고민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알 수 있다. 자정이 넘은 시각에 계속 연락해도 되느냐는 메시지를 보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결국 나는 고민 끝에 답장을 썼다.

 [ 네. 앞으로 계속 볼 텐데요. 주신 음식 잘 먹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내가 봐도 참 정 없는 문장이었다. 두 번밖에 보지 않은 남자를 생각하는 내 자신이 한심해서 그렇게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뜨거웠던 사랑도 8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그러니 누군가를 향해 다시는 감정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한참 동안이나 답장이 없다. 그가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대화를 더 이어가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알 것이다. 폰을 가슴팍 위에 올려놓은 채 멍하게 천장을 바라보며 눈을 껌뻑였다. 집사람 노릇만 해왔던 내가 처음으로 군중들 속에 있으니 잠깐 머리가 어떻게 된 거라고, 괜히 일탈적인 이 분위기에 취해 어쩔 줄 몰라서 그런 거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러나 이런 내 노력은 금세 허무해졌다. 가슴 쪽에서 진동이 여러 번 울렸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그게 그 남자의 답장이라는 걸 알았다. 왠지 두려워서 길게 심호흡을 하고 폰을 열었다.

 긴 메시지 여러 통이 연달아 도착했다.

 [ 울던 모습이 자꾸 생각났거든요. 사실 꿈에도 나왔어요. 그래서 인연이라고 생각했어요. 멋대로 생각해서 죄송해요. ]

 그리고 또.

 [ 그런데 지민 씨도 저 계속 보셨던 거 알아요. ]

 그리고… 또.

 [ 반했어요. ]

 또.

 [ 그냥… 말해드리고 싶었어요. 내일 뵙겠습니다. ]
 

 “하…….”

 그대로 눈을 감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의 꿈속에 나타났던 남자가 내 꿈을 꾸었다고 한다. 온종일 힐끔거린 내 시선을 다 알고 있다고 한다. 내게 반했다고 한다.  

 나는… 무언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다. 몸도 마음도. 그래서 버겁다.







 





(+)

단편을 쓰려고 했는데 병에 걸리는 바람에 중편이 되어버렸어요. 아무리 써도 써도 정국이가 안 나오는 거 있죠. 망했어요. 가볍게 읽어주세요. 구독자 14,000명 기념 자축글입니다. 헤헤. 내일 또 가져오던가 할게요 ㅇ_"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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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ㅜㅜ 미치게 좋네요... 지민이가 가장 힘들 때 짠하고 나타난 환상같은 25살의 정국이라니.. 싱싱한 육체에 청춘을 가진.. 시기 같기도 하지만 그게 더 발전해서 또 다른 들끓는 감정이 될 것 같네요ㅋㅋㅋㅋ ㅠㅠ 젊어서 그런가 패기 넘치고 솔직하고 밝은게 넘 좋네요... 젊음 때문이 아니라 (저 글 속의)정국이어서 그런 거겠지만.. 간만에 막 떨려하면서 행복한 글 읽었어요ㅎㅎㅎ 앞으로의 연재가 기대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랠리님❤
only국민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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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지  | 190612   
노란색. 정국이에게는 특별한 색?!

특별한 사랑 이야기.
나는야..특별한 독자..제 바람입니다 ㅎㅎ;;;
ladychoi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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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zizzim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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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어도 중편이어도 장편이어도 환호하며 읽었을거에요ㅠㅠ 소재부터 너무 심장떨려가지구 아주진짜 짜릿해요.. 1편부터 반했다는 대사를 보다니요
갓랠리님 구독자 58130000000명이 될 때까지 함께 국민해주세요!!
언제나 감사합니다🙌🏻😍
얌미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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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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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h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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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미 이거 왜케 재밌어여
로에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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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강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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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헝 제가 너무 좋아하는 가벼운 말랑말랑 로맨스네요ㅠㅠㅠㅠ그냥 빨리 정국이랑 지민이 이어졌음 좋겠어요 허억허억 그리고 정국이가 해주는 찹스테이크 저도 먹고 싶네요(지금배고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민둥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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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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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병아리  | 190612   
싱그럽고 활기찬 정국이가. 직접적으로 반했다고 말하는 정국이가 예쁘네요:-) 아껴서 천천히 읽어야지 했는데 또 이렇게 금세 읽어버렸네요. 랠리님 새 연재 감사합니다!
yo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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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트윗에서 테라픽션 후기보고 무슨 내용이길래 그러지?? 마지막이 어쨌길래?? 했는데 와.........완전 이해하고 공감하고 같이 울고 그렇습니다 ㅜㅜㅜㅜ
국이찜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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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oridai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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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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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냠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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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국민빵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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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트리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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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모드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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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kkyo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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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망고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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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in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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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곰팡이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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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렌디피티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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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짱짱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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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디미온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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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hi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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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타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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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토깽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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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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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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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지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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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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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야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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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달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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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190613   
단편으로 안끝나서 너무 좋네요 ㄲㅑ~~~
가엾은 지민이를 꾸기가 행복으로 이끌어주겠죠?
작가님이 글로써 저를 행복으로 이끌어주듯이😳
오늘도 새글로 기쁨주셔서 넘~흐 감사해욧!
잘자요. .작가님🙆
지민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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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갯개소솔소리 .. 나쁜놈 ㅠㅠ 지민이 힘들게 하는놈들은 다 망해라 ..! 정국아 들이대 ~ •̀ ਊ•́
토마토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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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adamia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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쮜밍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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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punch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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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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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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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you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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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yu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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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새미로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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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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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짐꾹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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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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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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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미쵸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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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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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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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my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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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님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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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국이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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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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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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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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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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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ong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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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ukku77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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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ook_1108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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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봉따따봉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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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리♥  |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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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침  | 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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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니맘  | 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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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k****  | 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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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원  | 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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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럽  | 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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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jim  | 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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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 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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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근냥지민  | 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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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시아  | 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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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s0309  | 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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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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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선  | 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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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디  | 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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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엠  | 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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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jk  | 190702   
너무 좋아요~~
토닥  | 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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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냄비  | 19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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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m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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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love  | 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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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트  | 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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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바라기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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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e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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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챠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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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밍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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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꼴찌 댕댕이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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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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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게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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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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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아  |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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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롱한봄  |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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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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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꾸정꾸  |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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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  |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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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hwa  |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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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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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망개  |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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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엔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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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모랑주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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즴바라기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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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꾹꾹이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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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윤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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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윤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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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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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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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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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벨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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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미  | 190724   
아니 이걸 왜 인제 봤을까 후회합니다ㅠㅠㅠ 정국이 너무 스윗하고 ㅠ 삘리 지민이랑 만나서 잘됐으면(? 좋겠어여ㅠ
jkjk제케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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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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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아줌마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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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나라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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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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찡찡이  | 190724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소설 가슴이 두근두근 해요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
침침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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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TS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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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이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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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yot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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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밥상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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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쿠헨  | 190726   
지민이 뭔가 꼬옥 안아주고 싶네요 하지만 그건 정국의 품으로 넘겨주고
딱10번째 다시 읽고 있는데 볼때마다 제가 놓친게 하나씩 나오는게 신기해요.
응답하라국민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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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피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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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쮸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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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디르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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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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졔졔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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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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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iiiM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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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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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옹냐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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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방울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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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뿌우  | 1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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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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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이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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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짐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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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a12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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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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굥스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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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희  | 190804   
랠리님의 새로운글 함께 할수있어서 행복합니다
제이민
 | 19080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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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기꾸깆  | 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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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wert  |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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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  |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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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콩  |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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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니  |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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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불가  |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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춉춉  |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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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우  |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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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  |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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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러분국민하세여  | 19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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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초  | 19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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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망  | 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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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리  | 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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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안개  | 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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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상  | 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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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꾸아꾸  | 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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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국민  | 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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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502  | 1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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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류랄랴리  | 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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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낭케  | 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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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찡이  | 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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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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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러브  | 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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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면이들처럼  | 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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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아앙  | 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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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 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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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e84  | 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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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짐  | 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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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 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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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이라좋아  | 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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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슬  | 1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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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침  | 1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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윰윰  | 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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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aate  |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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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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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고구마  | 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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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터  | 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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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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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  | 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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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여는바람  | 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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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 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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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진짜  | 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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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Da  | 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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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쫄  | 1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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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 1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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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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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 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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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 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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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jin  | 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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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m  | 191115   
우리지민이도 행복해지자ㅠ
스터닝  | 1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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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 191116   
하ㅠ 진짜 오랜만에 연재 픽을 읽네요 ㅜ 한글자 한글자 놓치기 싫어서 정말 초 집중 모드로 읽어 내려갔네요. 결혼 생활, 아내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긴장했는데 지민이였네요 ㅠ 이쁘기도 하지 ㅠㅠ 둘의 캐릭터가 너무 잘 맞아 떨어져서 더 좋았어요~ 함께 달려요 작가님♡
피글렛  | 1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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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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