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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픽션 5 랠리 씀

Man with a history

테라픽션 5
therapy + fiction











 



 사라지던 그의 뒷모습을 기억한다. 읽어낼 수 없는 표정. 눈꺼풀 아래로 가라앉던 눈빛. 말없이 돌아서던 어깨. 나는 그를 붙잡지도 변명하지도 못했다. 연우를 안고 울던 순간의 슬픔이 손끝으로 전부 빠져나갔고, 그 대신 허무하고 외로운 감정이 밀려들어 나를 머리끝까지 잠기게 했다. 그 장면을 계속해서 떠올리며 우울함을 통 벗겨내지 못했다.

 나를 집어삼킨 건 모두 무너지고 끝나버렸다는 상실감이었다. 그리고 이내 우스워졌다. 끝이라니. 사랑을 시작한 적도 없으면서.

 ‘지민 씨랑 알아가고 싶어요.’

 틀려먹었다. 당신이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들켜버렸으니까. 아무것도 정리되지 못한 나의 구질구질한 삶을 알았으니 당신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박지민이라는 사람을 삼킬지 뱉을지. 스물다섯 살, 찬란한 당신 인생의 일부를 유부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지. 만약 그럴 거면 어떤 식의 관계를 정립할지. 가벼운 섹스파트너, 아니면 연애.

 ……부질없다.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멍하게 바라보며 나는 끊임없이 바보가 되어간다. 그렇게 벌써 나흘이 흘렀다.

  

 “아빠, 이거 만져도 돼?”

 연우는 아홉 살 난 아이답게 금세 밝아졌다. 언제 침울한 적 있었냐는 듯 책상 위에 널브러진 공방 재료들을 이리저리 가지고 놀며 즐거워했다. 며칠째 학원 대신 이 낯선 공간에서 나와 단 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아이는 무척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연우를 떼어내는 게 쉽지 않다. 피가 섞이지 않은 가족. 평생 미워하게 될 남자의 아들. 연우와의 관계를 정의한다면 그럴 텐데, 야속하게도 내겐 너무 많은 기억이 살아 있다.

 더듬더듬 사랑스럽게 말을 배워가던 네 살배기. 졸릴 때면 내 품에 안겨 뺨을 비비적거렸던 작은 머리통. 유치원 캠프를 떠날 때는 나와 떨어지는 게 싫어서 차창을 붙잡고 눈물을 뚝뚝 흘리던 아빠바라기. 한글을 배워 처음으로 아빠라는 단어를 삐뚤빼뚤 썼을 때의 감격. 매일 내 볼에 뽀뽀하며 애교를 부리던 귀염둥이. 학교 참관수업에서 내게 보여주겠다면서 목소리를 떨며 발표하던 모습. 처음 배워 쓰는 영어 편지에 ‘I Love you’를 적어서 수줍게 내밀던 아이.

 아이는 솔직하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을 알아채고, 그만큼 사랑을 돌려줄 줄 안다. 연우는 남편보다 나를 더 잘 따랐다.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도, 요구하는 것도, 어리광을 피우는 것도 모든 상대는 나였다. 아이와 공유했던 감정과 추억들은 남편과의 관계처럼 쉽게 끊어낼 수 없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보통의 에로스적 사랑과는 다르듯이 말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 덜 사랑할걸 그랬다. 이렇게까지 괴롭지 않았을 텐데.

 “연우야, 딱 내일까지만이야.”

 내일 저녁엔 다시 야시장에 가야 한다. 이번 주 내내 연우는 하교 후 픽업도우미의 차를 타고 오피스에 왔다. 물론 이건 남편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다. 학원에 있을 시간에 연우는 내 곁에서 물끄러미 캔들 만드는 모습을 구경하고, 낮잠을 자고, 책을 읽었다. 연우가 사라진 사건은 픽업도우미와 입주도우미에게도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그녀들은 연우의 안위를 걱정하며 나와 입을 맞췄다. 남편이 아이에게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연우의 부모가 별거 중이란 사실만으로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할 테니까.

 “싫어.”
 “아빠랑 약속했잖아.”
 “나 여기서 아빠랑 살래.”

 아이는 막무가내였다. 아빠들이 헤어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알지만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연우가 이러면… 아빠는 더 먼 곳으로 가야 해.”
 “흐으….”
 “무슨 말인지 알지?”
 “싫어…. 나 아빠 아들 할래.”
 “…연우야.”
 “의사 아빠 아들 안 할래. 응?”

 이 가엾은 아이를 내게서 떼어낼 방법이 있을까. 모르겠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연우를 픽업도우미에게 보내고 나면 진이 빠졌다. 남편에게 이야기를 해볼까 했지만, 연우를 빌미로 나를 붙잡을 게 분명했다. 그러다 보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아 내게 언성을 높이고 폭언을 하겠지. 정신병자처럼 온갖 감정 변화를 다 보여주고는 미안하다는 빈말로 회유하려 들 테고. 그 피곤한 과정을 또다시 겪고 싶지 않다.

 소파에 늘어져서 눈을 껌뻑이고 있다가 습관처럼 휴대폰을 확인했다. 여전히 그에게선 연락이 없다. 나는 문자함을 눌러 여태 그가 내게 보냈던 메시지들을 하나씩 꺼내보았다. 이 짓을 나흘 동안 반복했다. 만약 이것이 편지였다면 종이가 닳아 없어졌을 것이다.

 지민 씨, 밥 먹었어요?
 보고 싶어요.
 반했어요.

 처음엔 슬펐고, 그 다음엔 알량한 감정이 들었다. 이럴 거면 나한테 왜 그랬냐고 원망하고 싶다는 생각. 이기적인 걸 알면서도 그를 탓하고 싶었다. 반했다면서. 보고 싶다면서. 호감이라면서. 이럴 거면… 이렇게 바로 버릴 거면… 왜 흔들어 놓았느냐고. 당신이 아니어도 힘들어서 미치겠는데, 왜 나한테 이러는 거냐고.

 결국 난 사랑에 빠진 건가 보다. 상처가 벌어져 있으니 누구라도 내게 약을 발라주려 한다면 쉽게 기대는 사람이었던 거다. 참 쉽다. 멍청하다. 다시는 안 한다면서. 사랑 같은 거.





*






 2주 만에 찾은 야시장은 예전처럼 다시 활기를 띠었다. 비가 쏟아지고 난 뒤로 날씨가 무척 더워졌다. 상인들의 차림새가 가볍다. 나는 일찍 한강공원에 도착해서 판매부스를 정리하며 푸드 트럭을 힐끔거렸다. 칼같이 연락을 끊어버린 그 남자를 원망했으면서, 마주칠 생각을 하니 심장이 쿵쿵거렸다. 일주일 내내 넋 놓고 금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막상 그를 보면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할 거면서.

 노란 푸드 트럭에는 세 명의 남자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어디에도 전정국은 없었다. 노란색 티셔츠와 까만 에이프런을 맞춰 입은 남자들은 식재료를 옮기고 청소하며 다른 때보다 더 바쁘게 장사를 준비했다. 전정국의 자리를 대신 채운 낯선 사람의 얼굴을 보며 머리가 아파왔다.

 설마 나 때문인가. 내가 보기 싫어서?

 여태 호감을 표했던 상대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어쩌면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 내게 다가왔던 지난 시간을 후회하며 짜증을 냈을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밀려드는 서운함과 좌절감에 눈꺼풀을 드는 것조차 힘겹다.

 “어머, 새로운 분이네?”

 내 옆에 있는 수공예품 부스의 상인이 대뜸 트럭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나는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정국 씨는 왜 안 오셨어요?”

 몇 주가 지나면서 서로 통성명을 하며 가깝게 지낸 모양인지, 옆 부스 여자는 친근하게 그 남자의 이름을 말했다.

 “아, 사장님이요. 그게….”
 “뭐 안 좋은 일 있대요? 웬일이야.”
 “몸이 좀 안 좋으셔서요.”

 푸드테라피 직원은 뒷목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의 말에 주변 상인들이 놀란 얼굴로 관심을 가지며 모여들었다. 어디가 어떻게 안 좋은지, 어디 다치진 않은 건지, 내가 묻고 싶은 말들을 상인들이 대신해서 물었다.

 “감기 기운이래요. 걱정 말라고 하셨어요.”

 직원은 일주일 내내 사장님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말을 덧붙이며 멋쩍게 웃었다. 사람들은 전정국에게 관심이 많다. 그는 어딜 가나 이목을 끄는 남자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기 쉬운 외모와 성격을 가졌다. 말투까지 다정하고 친절해서 푸드 트럭 손님들조차도 한 번 본 그를 기억했다.

 그는 나와 참 많이 다르다. 넘치는 관심을 받는 사람이니, 누군가에게 받은 관심 한 줄기의 무게가 그리 무겁지 않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겠지. 지금처럼, 보기 싫으면 간편한 방법으로 치워버릴 수 있을 만큼.

 ‘처음부터 진지하게 만나자는 거 아닌데.’
 ‘버겁지 않게 천천히 알아가는 거예요.’

 바보처럼 그 말에 설레서는….



 그 남자가 없는 야시장에서 또 멍하게 시간을 때웠다. 내내 푸드 트럭을 구경하며 그의 모습을 떠올렸다. 사람들에게 눈을 맞추며 대화하는 모습도 떠올렸고, 마스크를 내리며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던 얼굴도 생각해냈다. 다채롭게 변하는 표정과 웃음기가 가득한 목소리도. 그러다가 이내 축축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순간도 생각났다. 숨이 닿을 거리에서 형형하게 내려다보던 얼굴도, 손을 잡아오던 감촉도.

 혹시 이대로 영영 그를 못 보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에까지 닿자 보고 싶단 마음이 쏟아져 내렸다.

 소파에 파묻혀서 인스타그램을 열었다. 더는 참지 못하고 이전에 검색했던 해시태그를 다시 찾았다. 찹 스테이크 사진들 사이에 조금씩 등장하는 그 남자의 얼굴을 찾아 헤맸다. 최근 피드에서는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없어서 한참이나 스크롤을 내렸다. 그러다가 몇 주 전에 찍힌 사진 하나를 발견했다. 트럭 앞에서 브이를 한 채로 웃고 있는 사진 위에는 야시장 대신 한 대학가의 장소가 태그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가 평일에는 뭘 하는지, 어느 곳에서 장사를 하는지. 나는 홀린 듯이 피드를 뒤지며 그의 푸드 트럭이 태그된 장소들을 찾아냈다. 반복된 장소 몇 군데를 체크하고 나니 실소가 터졌다.

 “뭘 어쩌겠다고….”

 찾아갈 용기도 없으면서 알아서 뭐하게? 연락처를 알면서도 문자 한 통 보내지 못하는 주제에.



 [ 왜 아무것도 묻지 않아요? ]

 어렵사리 메시지를 적었다. 하지만 전송 버튼을 누를 수 없다. 눈을 질끈 감고 몇 번이나 마른 침을 삼키며 고민해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절대로 그에게 보낼 수 없다고.

 [            ]

 문장을 지워버리고 멍하게 빈 메시지 창을 바라본다. 한 마디를 쏟아내는 순간 일주일 가까이 홀로 쌓아왔던 감정들이 와르르 무너져버릴 것이다. 왜 내게 묻지 않느냐고. 겨우 그 정도 감정이었으면서 나를 건드렸냐고. 내가 그렇게 꼴 보기 싫은 거냐고.

 결국에 비참해지는 건 나뿐이다.



 사랑 참, 구리다.





*






 토요일 밤에도 여전했다. 전정국이 없는 푸드테라피는 무언가 비어 있는 것처럼 허전했으며 내 시선은 갈 곳을 잃고 또다시 환상이나 쫓아댔다.

 “지민 씨, 괜찮아요?”

 갑자기 물어오는 옆 부스 상인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정신이 들면, 뭘 그리 놀라냐는 듯 상대가 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 네. 괜찮아요.”

 괜찮으냐는 평범한 질문도 전정국의 입에서 나왔던 말이라면 다르게 들렸다.

 “지민 씨는 가만 보면 야시장이랑 안 맞는 것 같아.”
 “아…. 그런가요.”
 “장사보다는 공방 쪽이 낫지 않겠어요?”
 “…공방도 준비 중이에요.”

 내 홀로서기 점수는 여전히 빵점이다. 이제는 대화 몇 마디 나눠보지 못한 사람에게서 무례한 평가를 받을 정도로.

 “뭐, 처음 하는 장사면 적응기간이 필요하긴 하지. 그래도 너무 기운 없이 앉아 있으니까 옆에서 같이 힘 빠지는 거 알죠?”
 “…….”
 “뭐라 하는 건 아니고, 힘 내보자고 하는 말이에요. 서로 돕고 사는 거니까.”
 “네. 죄송합니다.”
 “아유, 그런 소리 들으려고 한 말은 아니구.”

 옆 부스에서는 수공예 드림캐처나 장식품을 파는데, 종종 자신의 것을 팔면서 손님을 내 부스로 보내주곤 했다. 장사 수완이 좋아서 나를 대신해 입담을 자랑하며 캔들이나 석고 방향제를 같이 팔아주기도 했다. 그러나 좀처럼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내 모습이 보기 불편했는지 결국 편치 않은 말을 건네고야 말았다. 이토록 엉망이 되어버린 내 자신이 미워서 견딜 수 없다. 결혼 전 내 모습이 어땠는지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푸흐….”

 별안간 웃음이 터졌다.

 “…갑자기 왜 웃어요?”
 “아뇨, 아니에요.”

 갑작스러운 내 실소에 그녀는 미간은 찌푸렸다. 웃음이 새어나온 이유는 한 가지다. 내 청춘을 저당잡고 인생을 통째로 쥐고 흔들어버린 것 모두가 그깟 사랑이어서. 사랑 때문에 남편과 결혼했고, 사랑을 잃어서 이혼을 결심했고, 또 찾아온 사랑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까.

 여기서 나도 그만 둬야 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피스 건물 주차장에 도착하자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다. 수리를 했음에도 여전히 고물인 이 자동차는 당장 숨통이 끊어질 것처럼 털털거리는 엔진소음을 냈다. 몸도 마음도 낡고 지친 나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시동을 껐다. 이렇게 조용했었나 싶을 정도로 순식간에 정적이 찾아왔다. 생각해 보니 오늘도 하루 종일 밥을 걸렀다. 이제 굶는 것에 조금 익숙해진 건지, 견디기 힘들 정도의 허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문득 룸미러로 얼굴을 확인하자 얼굴 뼈 위에 가죽만 올려놓은 것처럼 참 볼품없었다. 그 순간에도 내 마른 몸이 좋다고 했던 남편의 말이 떠올라 코웃음이 터졌다.

 ‘엎드려. 너랑 할 때마다 뼈 부딪치면 좀 아프더라. 엉덩이 살집은 마음에 드니까 몸은 말라도 돼. 넌 마른 게 예뻐. 대신 엉덩이 관리는 잘 해.’  

 그땐 그게 나를 칭찬하는 말인 줄 알았다. 콩깍지가 씌어서는. 돌이켜 생각하니 은근히 나를 짓밟는 말이었다. 섹스할 때마다 나를 짓누르고 굴복시키기 위해 뒤집어 놓으려는 수작이었고, 5년의 결혼 생활 동안 제 입맛에 맞게 나를 만들어간 거였다. 나쁜 새끼가.

 그런데도, 사랑?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 물음표다. 불쑥 올라오는 화에 숨을 짙게 내쉬고는 차에서 내렸다. 재고 가방을 꺼낼 힘이 남아 있지 않아서 조금 끙끙거리다가 관두었다. 하나하나 짜증스럽기 시작한다. 관두어야 하는 것에 장사도 포함되어야 할 것 같다. 더 이상 맞지 않는 방법보다는 다른 길을 찾아 홀로서기를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 남자 때문에라도 더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쭉 늘어서 있는 차들을 지나쳐 걷다가 코너에서 방향을 틀었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유리문을 향해 손을 뻗자, 갑자기 주차장 기둥 뒤에서 익숙한 인영이 불쑥 나타났다. 순간 놀라 숨이 멎으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일주일간 미치게 만들었던 남자다.

 “…….”

 전정국은 조금 파리한 얼굴로 나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낮게 깔린 눈빛과 축 처진 눈썹, 그 아래로 거스러미가 일어난 입술이 보였다. 그와 눈을 마주친 순간 나는 바짝 굳은 채 애꿎은 차키만 손 안에 꽉 쥐었다.

 “지민 씨.”

 이제 와서 왜. 왜 나를 찾아왔어?

 조금 전까지 나는 관두어야 할 것들을 생각했다. 내게 맞지 않은 모든 것을 끊어내려 했다. 그러나 이 남자의 등장으로 모든 게 물을 탄 것처럼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 됐다. 나는 필사적으로 그를 무시하고자 고개를 돌렸다.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잔뜩 갈라져 있어서, 조금 더 그 앞에 서 있다가는 어디가 아팠던 거냐고 묻고 싶어질 테니까. 나는 그를 못 본 체 지나쳐서 유리문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나 그가 내 손목을 붙잡는 바람에 또다시 허사가 되었다. 순간 울컥 치받는 감정에 아랫입술을 깨물며 거칠게 그의 손을 뿌리쳤다.

 “잡지 마세요.”
 “…지민 씨.”

 또다시 그를 무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의 손이 내 양 어깨를 조심스레 붙잡고 몸을 돌려 세웠다. 그 와중에도 조심스러운 손길에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나는 어깨에 있는 그의 손을 치워냈다. 지금 내 표정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커다란 눈이 축축해진 걸 보니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닌 모양이다.

 “잡지 말라고.”
 “잠깐만요. 얘기 좀 해요.”
 “얘기?”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이제 와서 왜.

 그가 이번엔 내 팔을 붙잡아 당겼다. 나는 이를 악 물며 그의 손을 뿌리쳤으나, 그는 내 행동을 예상했는지 손쉽게 붙잡았다. 그렇게 소리 없는 실랑이를 하다가 눈앞이 뿌옇게 변하기 시작했다.

 “놔…. 가요. 가라고!”
 “지민 씨.”
 “놔, 놓으… 라고…!”
 “미치겠어요….”

 결국 그가 힘을 주어 나를 당겼다. 소리를 누르며 악다구니 쓰던 내 몸이 힘없이 그의 품에 안겼다. 순식간에 온기가 느껴지는 가슴팍끼리 맞닿고, 그가 팔을 둘러 나를 꽉 끌어안았다. 가슴께가 아픈 건 심장이 멎어버릴 정도로 빨리 뛰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의 품 안에서 몸부림을 쳤지만 단단한 포옹 안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다. 그는 바르작거리는 내 몸을 감싸 안고 진정시키듯 내 등을 천천히 쓸었다.

 “나한테 왜 그래요. 왜…. 대체 왜…….”
 “미안해요.”
 “놔 줘요. 나한테… 아무것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으면서….”
 “지민 씨….”
 “연락도 안 했으면서…!”
 “진짜 미안해요.”

 어느새 나는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멋대로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단단하지만 포근한 그의 품에 안긴 채 후각이 마비될 정도로 그의 체향을 들이마셔야 했다. 온종일 향기가 가득한 공간 속에서 아무런 향도 맡지 못했으면서, 참 신기한 일이었다. 그는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내 뒤통수와 뒷목과 등을 찬찬히 쓰다듬으며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나는 분한 사람처럼 씩씩거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뭐가… 뭐가 미안해요?”
 “…미안해요.”
 “당신이 뭐가 미안한데!”

 내가 그에게 화를 낼 상황이던가. 그가 내게 미안해 할 상황이던가. 잘 모르겠다. 뭔가 뒤바뀐 것 같은 이상한 이 상황에서도 나는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채 그에게 근거 없는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그는 그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나를 더 꽈악 품에 안았다.

 “흐윽….”

 그 품이 위로가 되었던가. 나도 모르게 울음소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참, 이상하다. 구리고.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느라 늦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되겠어서… 미치겠어서… 그래서 왔어요.”

 전정국의 목소리가 웅웅 울린다. 귓가에 맺히지 못하고 다른 세상에 있는 언어처럼 들려온다. 내 상태는 조금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 감정도, 생각도, 그 어느 것 하나 통제할 수 있는 게 없다. 미처 그의 등을 마주 끌어안지 못한 손은 부들부들 떨려왔고, 다리에는 힘이 하나도 없다. 만약 그가 내 몸을 놓는다면 당장 바닥으로 쓰러질 것만 같다.

 “다 봤잖아요. 그쵸. 아이 있는 거, 나 유부남인 거… 다 봤잖아.”
 “…….”
 “그런데 찾아오면… 나보고 어쩌라고….”
 “지민 씨.”
 “왜 생각을 해요. 일주일… 생각한 결과가 이거예요? 당신 바보야? 나한테, 대체 뭘….”

 내 몸을 꽉 끌어안고 있던 그의 팔에 힘이 풀리고, 대신 허리를 감아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내 몸을 조금 떼어내 얼굴을 마주본다. 내내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얼굴이다. 야시장의 주황빛 천막 아래에서 하염없이 떠올렸던 얼굴이다. 맑고 아름다운, 그리고 찬란한 그의 얼굴이다.

 그런 당신은 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으면서 어째서?

 끊임없이 묻는 내 눈빛에 그가 화답한다.

 “혼자였잖아요. 늘… 지민 씨 혼자였잖아요.”

 다 알아챈 것처럼.

 “맞아요? 지민 씨 항상 혼자였던 거 맞죠.”
 “…….”
 “맞으면… 맞다고 해주세요.”
 “맞으면? 그럼 뭐 어쩌게요?”
 “지민 씨.”
 “나랑 뭐 어쩌려고요. 내가 늘 혼자였다고 해서… 진짜 혼자가 아닌데…. 내가… 내가…….”
 “상관없어요.”

 그의 단단한 말이 내 가슴을 저민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아요?”
 “알아요. 그런 고민… 이미 다 끝냈어요.”
 “하….”

 결국 조금도 서 있을 수 없어서 다리에 힘이 모두 풀려버렸다. 몸에 감각이 없는 사람처럼 미끄러져 내려갔다. 무릎을 꿇고 앉은 채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흥건한 물기가 묻어났다. 울음이 터진 순간부터 끊임없이 울고 있었던 모양이다.

 “다 상관없을 정도로 좋아요.”

 그가 나를 따라 몸을 낮추어 무릎을 꿇고 앉고는 울고 있는 내 어깨를 감싸 잡았다.  

 “그냥 미쳤다고 할래요? 나한테.”
 “…흐, 흐윽.”
 “나 미쳤어요. 지민 씨.”

 아니, 미친 건 나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접고 접히는 마음을 간수하지 못하고 결국엔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남편과의 관계. 그리고 연우. 구질구질한 생활. 그보다 더 가난한 내 마음. 관두겠다면서. 멍청한 짓인 걸 안다면서. 언젠가는 이 사랑도 나를 망칠 거라고 하면서. 결국 또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고 감정을 소모하다가 이렇게 낡았는데, 홀로 끝없이 돌고 돌아도 결국 원점.


 그런데도, 사랑.
 사랑이었다.
















(+)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 정말 힘드네요. 히힝.


골든클로젯ㅅ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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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u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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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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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국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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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국민빵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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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국민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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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선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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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la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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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치미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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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yu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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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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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너무 기다렸어요 눈물뽑아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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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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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우잇  | 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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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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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님 글을 읽고 나면 영화를 본거 같은 착각이 들어요. 의식을 하면서 읽는건 아닌데 어느 순간 머릿속에 이미지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어요. 아주 자연스럽게. 좀전까지 눈물 줄줄 흘리면서 읽었는데 아직 감정 정리가 되지 않은거 같아요. 어제 하루종일 정국이 생각을 해서 그런지 조금 힘드네요^^ 환절기인데 감기 조심하십시오!! 눈물 흘릴 수 있는 글 남겨주서서 코마워요~ 랠리님 천재만재!!
Yol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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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다읽었어요ㅠ책임져주세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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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랠리님께서 글 쓰기가 힘들지 않게 해주소서🙏
jydanc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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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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