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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상열지사 3 랠리 씀

고희든 - 四月戀歌(사월연가)

남남상열지사
(男男相悅之詞)

3















 두 사람이 서찰을 주고받으며 그리움을 움큼 키워나간 지 한 계절이 지났다. 정국은 성균관에서의 생활을 어느덧 적응해나갔다. 유생으로서 하루에 해야 할 의식과 절차가 많았고, 들어야 할 수업도 다수였으며, 잊을 만하면 다가오는 월고(月考: 월말평가)는 긴장의 끈을 느슨히 할 수 없을 만큼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그럼에도 정국은 제 앞에 닥친 모든 것들을 소화하고자 노력했다. 지민을 떠올리면 이까짓 것들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에게 문제라 할 것은 오로지 거관수학으로 그의 옥안을 보지 못하는 것뿐이었다.

 그는 한 주에 한 번 반촌 출입구에 서서 개똥아범을 기다렸다. 그가 항상 세책방에 들러 지민의 서찰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가끔은 개똥아범 대신 지민이 직접 서찰을 가지고 와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다른 집의 종살이를 하는 지민이 반촌 앞을 들락거린다는 걸 혹시라도 그의 주인이 알게 되면 무슨 시비를 걸어올지 모를 일이기에 그렇다.

 정국은 지민의 하얀 얼굴 대신 서찰을 보며 마음을 달랬다. 어느 날은 지민이 편지 글 주위에 말린 꽃잎을 붙여 보내곤 했으며, 향이 좋은 기름을 화선지에 펴 발라 그곳에 사모한다는 글자만 담아내기도 했다. 정국은 그의 연서를 품에 안고 한참을 아껴 보았다. 향기가 달아날까 두려워 봉투에 고이 접어 품에 넣고 다니다가, 못 견디게 그리울 때면 살짝 들춰 보며 웃음 지었다.

 시각과 후각으로나마 지민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다만 자신의 두 손으로, 혹은 체온이 높아진 몸으로, 그를 만져볼 수 없다는 것은 여전히 해갈되지 않은 문제였다. 정국은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수학하여 과거에 급제할 것을 다짐했다.

 두 사람의 간격은 도리어 마음을 키우는 돌길이 되었다.
 아무리 닳도록 밟아도 절대로 닳지 않는 그런 길.


 지민아. 두 계절이 흘렀어.주천에 공부한 것이 머리에 내내 풍족하게 넘실대다가도 네 얼굴을 떠올리면 까맣게 잊는 듯해.

 어리석다 할 테야? 그런 말이라도 좋으니 네 목소리를 듣고 싶구나.너를 만지고 싶어.

 선비가 상사몽을 꾸니 그것도 꾸짖어줄래?







 소슬한 야천에 북두칠성이 보이지 않아
 눈물을 뿌리다가 잠드는 일이 많사옵니다.
 님의 온정이 우거져 소인의 눈을 가린 것은 아닐는지요.
 감히 내 님에게 별을 견주었으니 벌하시는 걸까요.
 
 추야장에 잠 못 들어 또 붓을 들었습니다.
 이미 꿈에서 몰래 내 님을 만졌으니
 얄궂다 먼저 꾸짖어 주세요.






*

  
 



 재회(학생회의)가 열린다고 했다. 임원을 선출하는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장의 현겸은 제 밑에서 자신을 도울 귀인이 필요하다며 운을 뗐다. 성균관의 유생들은 현겸의 말에 자연스럽게 정국을 바라보았다. 유생들 사이에서 정국은 독보적인 존재였다. 소론 집안의 자제이기도 하며, 눈에 띄게 총명하여 월고마다 장원을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 성품 또한 유생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을 만큼 곱기 때문이다.

 비어 있는 자리는 상색장과 하색장이었다. 상색장은 전방(前榜: 전번 합격생들)에서 선출하고, 하색장은 신방(新榜: 신입 유생)에서 선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국의 이름이 하색장 자리에 거론되자 그의 동기인 상민은 눈에 띄게 불편한 기색을 비추었다. 그건 감투를 쓰고 싶어 하는 욕심이 그를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정국의 트집을 잡아 공격할 만한 것이 나오지 않다 보니, 식사를 하다가도 괜히 정국에게 시비를 거는 일이 잦았다.

 “전정국 상유는 어찌 밥을 흘리고 먹는 겐가?”
 “아, 보기 불편했다면 미안해. 늦게까지 과제를 했더니 손목이 아파 자꾸만 실수를 하게 되네.”
 “종놈들이나 흘리고 먹지.”
 “…….”
 “유생이 품위를 지켜야 하지 않겠어?”

 얼토당토 않는 공격에도 정국은 가만히 입술을 말아 물고 조용하게 자신이 흘린 자리를 치웠다. 그걸 보며 다른 유생들은 대신 화가 나서 상민을 몰아 붙였다.

 “이봐, 이상민 상유. 말이 심한 것 아냐? 종놈이라니.”
 “이상민 상유야 말로 유생의 품위를 지켜주었으면 해.”
 “맞아. 옆에서 듣고 있기 불편하구만.”

 상민의 적대적인 태도는 다른 유생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러면 정국은 다른 상유들에게 손을 내저으며 일단락 시켰다.

 “그만들 하게. 내 실수가 맞으니 지적해주는 것도 옳은 셈이야.”

 정국은 가끔 속에서 치받아 올라올 때가 있었지만, 그가 지민의 주인이라는 것을 상기하며 참고 또 참았다. 그럴수록 상민은 점점 노골적으로 정국에게 적대심을 표현했다. 자연스럽게 동재 내에서 정국의 편과 상민의 편으로 갈렸다. 말이 나뉘었다곤 하지만, 실제로 상민의 편은 거의 없었다. 상민의 아비를 통해 콩고물을 얻어먹는 집안의 자제 두 명 정도가 다였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상민의 열등감은 커져만 갔다.



 재회가 열리기 전, 유생들은 처음으로 외출증을 받았다. 입학한 후로 몇 개월이 흐를 동안 한 번도 반촌 밖으로 벗어나지 못했던 그들이기에, 오랜만의 외출은 유생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정국은 외출 소식에 가장 먼저 지민을 떠올렸다. 그리고는 제 부모를 먼저 떠올리지 않은 제 자신을 불효자라고 탓했다. 그러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어찌 부모를 아끼는 마음과 비할 수 있을 것인가. 저울에 올리듯 딱 떨어지게 재볼 수 없는 노릇이기에 정국의 감정이 불효의 그것과는 다르리라.

 정국은 설레는 마음으로 짐을 꾸려 반촌을 나섰다. 개똥아범이 말고삐를 쥐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국은 한달음에 달려가 제 하인을 꽈악 끌어안았다.

 “에이 도련님, 보는 눈이 많습니다요.”
 “뭐 어때. 내 식솔이 반가워서 그러는 게 이상한가?”
 “이러실 줄 알고 오시기 전에 다들 옷을 세탁해 입으라고 일러두었습죠.”
 “개똥아범은 쓸데없이 염려가 많아.”

 정국은 해맑게 웃으며 말에 올랐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어느덧 가을의 끝자락이었다. 몇 개월 만에 맞이하는 도성의 풍경을 하나하나 담으며 눈을 반짝였다. 어서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고 집안을 살핀 뒤, 밤이 되면 지민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혹시 몰라서 별장을 청소해두었습니다요.”

 그가 탄 말의 고삐를 쥔 채 걷던 개똥아범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국은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 금세 알아차리고 얼굴을 붉혔다.

 “개똥아범이 그걸 어찌….”

 지난 번 지민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던 흔적을 알아차린 것일까. 정국이 뒷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달싹였다. 그러자 개똥아범이 그를 향해 고개를 올려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 마시어요. 정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것이 흠이 된답니까. 이제 도련님도 어엿한 사내신데요. 물론 별장을 청소하는 아랫것들에겐 아직도 아기 도련님 같긴 합니다만. 흐흐.”
 “…비밀 꼭 지켜 줘.”
 “그럼요. 나중에 그 규수와 혼인을 하시게 되지 않을까요?”
 “…….”

 그리고 정국은 그의 입에서 나온 규수라는 말에 시무룩해졌다. 규수. 혼인. 자신의 정인과는 관계없는 그 말에 가슴 어딘가가 콕콕 따가워졌다. 정국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고 달그락 거리는 말발굽 소리만 가만히 들었다. 그는 새삼 지민과 자신의 차이를 실감했다. 지민, 어찌하여 그대는……. 머릿속의 생각이 자꾸만 끊겼다. 그와 같은 성이라는 게, 다른 신분이라는 게, 원망스러웠다. 누굴 탓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다면 백번이고 탓하며 저주를 내릴 수도 있을 심정이었다. 그의 유순한 성품에서 어두운 생각이 튀어나올 정도로 정국은 지민을 사랑했다.

 같음과 다름이 무엇이 중요할까.
 지민아, 사랑만 하면 되는 세상은 영영 없는 걸까?





*

  




 상민 역시 외출증을 받아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반촌 밖으로 나온 그는 성균관에 들어가기 전보다 더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질투와 시기로 점철된 몇 개월을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상민은 제 하인이 가지고 온 말에 오르고는 뒷발로 말의 옆구리를 세게 찼다. 놀란 말이 거친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황망하게 버려진 그의 종은 뒷목을 긁적이며 그가 사라진 길목을 바라보았다.

 그는 빠르게 집에 도착하자마자 대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상민의 거친 등장에 식솔들이 놀라 허리를 숙여 조아렸다. 얼굴에 화가 가득한 그를 보며 몸을 떨며 눈치를 살폈다. 그건 지민도 마찬가지였다. 뭐가 그리 마음에 안 드는지, 마당을 쓸고 있던 하인의 빗자루를 빼앗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화풀이 하는 모습을 보며 지민은 어깨를 움츠렸다. 그의 식솔들 모두가 몇 개월 만에 보는 자신의 큰 도련님을 보며 두려워했다. 혹시라도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두려워 발소리를 죽이며 흩어지기에 바빴다.

 상민의 등장에 한바탕 소란이 휩쓸고 난 뒤 지민은 부엌 앞에서 하던 일을 마저 했다. 하인들끼리 소리를 낮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큰 도련님 오시니 간 떨려 죽겠어 아주.”
 “괜히 책 잡혔다간 매질 당하니 쥐죽은 듯 지냅세.”

 그 말들을 귀동냥하며 지민은 가마솥을 닦던 손에 집중했다. 상민은 종종 자신을 보면 이유 없이 화를 내거나 트집을 잡을 때가 있었다. 계집 같이 생겼다는 게 하나의 이유였고, 다른 하나는 비리비리해서 쓸 데가 없는 종놈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상민이 지민에게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는 화가 많은 사람이었고, 누구라도 제 눈에 거슬리면 성질을 내며 매를 들었다. 다만 조그맣고 곱상하게 생긴 지민이 유독 다른 하인들 사이에서 눈에 잘 띄었을 뿐이다.

 “지민아, 너도 조심하렴.”
 “네.”

 한편으로는 정국도 지금쯤 외출을 하여 반촌 밖으로 나왔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분명히 그가 오늘 밤에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손에 힘이 풀려 자꾸만 헛손질을 하기 일쑤였다. 오랜만에 보는 그의 모습은 어떨까. 지민은 정국의 얼굴을 가득 그렸다. 자신을 향해 해사하게 웃는 모습을 떠올렸다. 어쩌면, 지난번처럼 내게 입을 맞춰주시진 않을까. 붉은 손끝으로 내 몸을 만져주시진 않을까. 지민은 그를 떠올리며 뜨거워지는 뺨에 손등을 대고 열을 식혔다.



 “오늘은 마님께서 장독을 다 닦아두라고 하셨어. 아마 김장을 준비하시려는 모양이야. 어서 부엌 정리를 마치고 장독을 다 꺼내자.”

 나이 든 몸종 하나의 말에 지민은 순식간에 정국을 떠올리던 생각을 지웠다. 장독을 닦으라는 말에 그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간 장독에 고이 모아두었던 정국의 서찰이 떠올랐다. 머리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었다. 지민은 가마솥을 급히 닦아 정리하고는 뒤뜰로 달려 나갔다. 혹시라도 서찰을 들키기라도 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날지 모를 일이었다. 물론 그에게서 온 서찰에 정국의 이름이 쓰여 있지는 않았지만, 그가 항상 자신을 향해 지민아- 하며 운을 띄었기 때문이었다. 감히 미천한 종놈이 글자를 아는 것도 괘씸할 텐데, 누군가와 연서를 주고받는 다는 걸 알면 어떻게 불똥이 튈지 모를 일이다.

 지민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구석에 있는 장독을 열었다. 소중하게 보관해두었던 서찰들이 보였다. 지민은 그것들을 조심스레 꺼내어 제 품에 감춰 넣었다. 그간 주고받은 서찰의 양이 꽤 많았다. 지민은 지금이 여름이 아니라는 점에 새삼 안도했다. 날씨가 추워져 옷이 제법 두꺼웠기 때문이다. 이제 이 서찰들을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지민은 뒷생각은 하지 못하고 얼른 서찰을 챙겨 넣었다. 가슴팍과 소매가 둔해졌다. 그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흘렀다.

 뒤뜰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지민은 급하게 장독 뚜껑을 닫고, 다른 장독들을 여닫으며 태연하게 보이려고 애썼다. 어디선가 잎담배 태우는 냄새가 풍겨왔다. 지민이 몸을 급하게 돌리자 기다란 곰방대를 입에 문 상민이 장독 근처로 다가오고 있었다. 지민은 그가 두려워 얼른 고개를 조아렸다. 상민은 미간에 주름을 가득 잡은 채로 입을 뻐끔거리며 연기를 뿜었다. 지민은 혹시나 그가 또 트집을 잡을까 싶어 얼른 그곳을 벗어나고자 했다.

 “잠깐만.”

 그때 상민이 그의 발걸음을 막으며 말을 걸어왔다.

 “예, 도련님.”

 지민이 얼른 허리를 낮게 숙이며 답했다.

 “어딜 그리 급하게 가느냐.”
 “예, 마님께서 장독을 닦으라고 명하셨기에…”
 “마치 나를 피하는 것 같은 모양새구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도련님.”
 “내가 오자마자 달아나는 꼴을 보니 심기가 아주 불편해.”
 
 상민의 말투를 듣자 하니, 평소에 하인들에게 시비를 걸 때와 같은 것이었다. 지민은 속으로 아뿔싸, 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오, 오해시옵니다….”
 “종놈새끼들마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 더러워.”
 “…….”

 지민은 눈을 질끈 감았다. 지금은 그에게 매질을 당하는 걱정보다는, 혹시나 품과 소매에 감춰둔 서찰을 들킬까 봐 긴장되었다. 서찰의 양이 많아 혹시라도 화선지 끝자락이라도 보였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상되지 않았다.

 “근데 비실비실하던 놈이 어찌 몸이 둔해졌지.”
 “…예?”
 “배라도 나온 것이냐. 뭘 그리 많이도 처먹었기에.”
 “…….”
 “혹시 네놈이 계집은 아니더냐. 임신이라도 한 게야?”

 상민이 짓궂게 웃으며 손을 뻗어 지민의 아랫배를 만졌다. 지민은 놀라서 헙 소리가 나올 뻔한 것을 꽉 참으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바스락. 상민이 배에 손을 대자마자 종이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지민은 꿈을 꾸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이게 꿈이었으면….

 “뭐야?”

 손을 대자마자 나는 종이 소리에 상민이 눈을 길게 떴다.

 “품에 뭘 감춰둔 게야?”
 “…아, 아닙니다.”
 “이 종놈의 새끼가. 도둑질이라도 한 것이냐?”
 “그, 그게 아닙니다. 도련님.”
 “어서 꺼내거라.”

 지민은 딱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는 얼어붙은 채로 몸을 벌벌 떨었다. 지민이 제 말을 듣지 않자 상민이 다짜고짜 그에게 발을 걸어 바닥으로 넘어뜨렸다. 콰당 하며 지민의 몸이 하릴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 바람에 지민의 품에서 숨겨 두었던 서찰 하나가 삐죽 튀어나왔다.

 “뭐야.”

 상민이 쭈그리고 앉아 그의 품에 삐져나온 종이를 얼른 꺼냈다. 지민은 그의 손을 막으려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상민이 서찰을 확인하고는, 곰방대를 입에 문 채로 마구잡이로 지민의 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도, 도련님…!”

 그가 지민의 저고리를 마구 풀어 헤쳤다. 이내 품에 숨겨두었던 서찰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지민은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을까도 싶었다. 상민이 눈을 치켜 떠 지민을 노려보더니 침착하게 서찰 한 장을 폈다.

 “…….”

 서찰을 내려 읽던 상민은 그 안에 적혀 있는 선비의 도리와 학문적인 이야기를 보고는 의문이 들었다. 왜 이런 글귀들이 종놈의 품에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누구의 서찰이냐.”
 “…….”

 지민은 그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이 망할 놈이 입을 다물어?”

 상민은 화가 난 얼굴로 지민의 머리통을 한 대 치고는 바닥에 흩어진 서찰 하나를 또 주워서 펼쳤다. 이번에는 사서오경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 반듯한 필체로 써내려간 글자들은 마치 과거 시험에서 볼 법한 심오한 이야기들이었다. 상민은 점점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글자만 읽어도 서찰을 쓴 이가 학식이 뛰어남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또 다른 서찰을 꺼냈다. 펼치고, 읽고, 또 다른 것을 펼치고. 상민의 행동이 여러 번이나 반복됐다. 지민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상민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가 읽은 글귀는 분명히 연서로 보아도 무방한 내용이었다. 앞선 서찰들에 ‘선비님’이라고 칭하던 것들이 점점 ‘그대’로 바뀌었다. 그리고는 사랑 시조에서나 쓸 법한 문장들이 줄지어 있었다.

 상민이 또 다른 서찰을 폈을 때, 그곳에는 분명한 글자로 ‘지민아.’ 라는 단어가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성균관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또 발견할 수 있었다. 거관수학, 명륜당, 입신양명, 반촌……. 그것은 즉, 성균관 안에 있는 자가 제 하인에게 연서를 보냈다는 것을 의미했다. 남색이 분명했다.

 “네 이름을 말해보거라.”
 “……도, 도련님.”
 “말해.”
 “…….”

 지민은 그 순간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게 끔찍했다.

 “말 안 해?”
 “…….”
 “네놈의 이름이 지민인 건 내가 진즉에 알고 있다.”
 “…….”
 “서찰을 보낸 이가 누구더냐.”
 “주, 죽여주시어요.”
 “성균관 유생이지? 그게 누구야.”
 
 재차 묻는 말에 지민은 고개를 떨구고 입을 꾹 닫았다. 절대로 제 입에 올려서는 안 될 정국의 이름. 자신이 죽더라도 그의 이름은 절대로 말할 수 없으렷다.

 “오호라, 네 놈이 죽고 싶은 모양이구나.”

 상민이 지민의 벌어진 옷 속에 손을 넣어 남은 서찰이 있나 찾았다. 심지어 하의에 달린 끈을 잡아 당겨 아무렇게나 풀어헤치고는 마구잡이로 그 안을 헤집었다. 지민은 바닥에 널브러진 채 끔찍한 그의 손길을 거부하려 애썼다. 그러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상민이 큰 손을 들어 지민을 몇 대 더 때렸다. 입술 옆이 찢어져서 피가 새어나왔다. 지민은 골이 울리는 충격에 망연자실 누워서 헉헉, 거친 숨을 내쉬었다. 상민이 지민의 옷을 아무렇게나 벗겨내고는 고깃덩어리를 만지듯 그의 몸을 뒤졌다. 결국 소매에 감춰둔 서찰까지 모두 찾아낸다.

 뒤뜰에서 들리는 소란에 하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눕혀져서 저고리와 하의가 풀린 채로 반 벌거숭이가 된 지민을 보고는 에구머니나, 하고 고개를 급히 돌렸다. 지민은 상민에게 맞아 정신이 멍한 가운데 저 멀리서 자신을 힐끔거리는 모습에 시선을 두었다. 눈앞이 점점 흐려졌다. 수치스러웠다. 그냥 이대로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놈을 당장 광에 가둬라!”

 화가 가득한 상민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민의 정신이 뚝 끊겼다.





 
*






 어둠이 낮게 깔린 새벽이 찾아오자, 정국은 조용히 집을 나섰다. 통금이 풀릴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다. 지민의 얼굴을 볼 것을 생각하니 피곤함도 잊었다. 정국이 말에 올랐다. 상민도 외출을 받아 집으로 돌아갔으니, 지민도 자신의 외출을 알아챌 것이다. 지민은 지혜로운 사람이기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만남을 예견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상민의 집이 있는 동네로 향하는 정국의 심장이 콩닥거렸다.

 저 멀리 상민의 커다란 집이 보였다. 길목에 있는 나무에 고삐를 묶어두고는 조심스럽게 걸어 그의 집 뒷문으로 향했다. 새벽마다 이 문으로 지민이 나타났던 것을 떠올렸다. 통금이 풀린 시간에 늘 만났으니, 지민이 그걸 기억하고 이곳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국은 그의 집 담벼락에 기대어 지민을 기다렸다. 고갤 올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날씨가 쾌청하여 별이 잘 보였다. 정국은 속으로 쿡쿡 웃었다. 어찌, 북두칠성이 안 보인다고 했는가. 이리도 잘 보이는 것을. 새삼 지민이 썼던 글귀를 떠올렸다. 그대도 내가 많이 보고 싶었던 게야. 밤하늘에 별도 못 찾을 만큼 내 생각으로 가득했던 거지. 지민을 생각하니 자꾸만 웃음이 샜다.



 한참이 지나도 지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담벼락에 오매불망 서 있던 정국은 점점 다리가 아파왔다. 결국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도포자락이 더러워질 게 분명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정국은 점점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민이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도 자신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국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

 그렇다고 상민의 집에 들어가서 그를 찾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국은 혹시라도 그가 깜빡 잠에 들었을까 생각했다. 종살이가 고단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드는 불안함은 떨칠 수 없었다. 이런 저런 걱정으로 머릿속에 수를 놓다 보니 어느새 저 멀리 해가 뜨기 시작했다.

 어찌 나오지 않는 게야.

 정국은 자신도 모르게 차오르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냈다. 닦아도 닦아도 계속해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그건 아마 정국이 그만큼 지민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습을 보이지 않는 지민이 야속하다가도 그의 안위를 걱정했다.

 지민아. 지민아. 지민아.

 해가 뜨는 광경을 멍하게 바라보며 그의 이름을 되뇌었다.





*






 정국은 며칠의 휴가 동안 밤마다 지민을 찾았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허망하게 그의 짧은 나날이 지나갔다. 성균관으로 돌아온 정국의 얼굴은 초췌해져 있었다. 유생들은 정국의 낯빛을 보고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냐고 걱정스럽게 물었고, 정국은 대답하지 못했다.

 “전정국 상유.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도울게.”
 “…….”
 “자네가 이러고 있으니 다른 상유들 모두 자네 걱정만 해.”

 그의 동방생은 일과가 끝나면 이불에 누워 멍하게 눈을 뜨고 있는 정국을 보며 걱정의 말을 전했다. 정국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 없이 정신을 놓은 사람처럼 시간을 죽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일과 중에도 종종 넋을 놓는 통에 대사성 어르신께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 정국이 한 번도 이런 적이 없기에 모두들 그를 걱정했다. 장의 현겸 역시 정국을 불러다가 이유를 물었지만, 정국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임원 선출을 앞두고 그가 좋지 않은 상태로 있으니 정국의 편에 서 있는 모든 자들이 그를 염려했다. 혹시 상민이 그에게 나쁜 짓이라도 한 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커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월고 날이 다가왔다. 유생들은 휴가를 끝내자마자 돌아온 시험에 죽는 소리를 냈다. 다들 시험지에 답을 적어내느라 분주했다. 정국은 지민의 생각으로 정신을 놓고 있다가,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 시험을 망치면 벌점을 받아 성균관 졸업이 미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머릿속을 온통 지배하고 있는 지민 때문에 힘들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지민을 자유롭게 보기 위해서는 시험을 잘 치러야 했다.

 정국은 뭐에 쓰인 사람처럼 미친 듯이 답을 적어 내려갔다. 그리곤 가장 먼저 시험지를 제출하고는 고사장을 빠져나갔다. 대사성은 정국의 답지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외출을 다녀온 후 그의 상태가 좋지 않아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훌륭한 답안이었다. 어느 때보다 더 우수할 정도로.

 월고가 끝난 뒤 대사성은 정국의 답안지를 펼쳐 공개했다. 전정국 상유가 이번에도 장원이니, 이 답안을 귀감으로 삼아 학문에 정진하도록 유생들을 독려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마음으로는, 정국을 걱정하느라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다시 바로잡기 위함이기도 했다.

 “……!”

 상민은 정국의 답지를 보고 물음표를 띄웠다. 지민에게서 뺏은 수십 통의 서찰을 모두 읽으며 익숙해진 필체였다. 반듯하게 적은 글자. 끝 흘림 없이 단정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유려한 글씨체. 서찰을 읽는 내내 이것을 쓴 자가 성균관 유생이라는 걸 끊임없이 생각했던 상민이었다. 상민은 그의 답지를 보자마자 지민의 서찰의 필체와 같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전정국 상유가 남색이라. 재밌군.”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






 일과를 마치고 정국은 동재로 들어섰다. 지나가는 상유들이 모두 정국을 향해 칭찬의 말을 한 마디씩 던졌다.

 “자네, 걱정했는데 역시는 역시구만.”
 “전정국 상유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얼른 털어내고 원래 모습을 찾아주시게.”

 벗들의 격려에 정국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터덜터덜 걸었다. 그가 자신의 방 앞에 걸음을 멈추었다. 의외의 인물이 그의 방문 앞에 앉아 있었다. 상민이었다.

 정국은 그의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묻고 싶은 말이 튀어나올 뻔한 것을 숨기느라 힘들었다. 이상민 상유, 혹시 지민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지민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어디 멀리 간 겐가…. 그러나 한 마디도 그의 앞에서 꺼낼 수는 없었다. 정국이 멍하게 서서 상민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상민이 몸을 천천히 일으키고는 정국의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왔다.

 “전정국 상유, 답안지 잘 봤네. 역시 자네는 총명해.”
 “…….”

 그답지 않은 칭찬에 정국은 축축한 눈을 들어 그를 응시했다.

 “필체도 아주 반듯한 것이 명필이야.”
 “…….”
 “자네는 어찌 그리 글을 잘 쓰는가?”
 “…고마워.”
 “연서를 많이 써서 그런가?”

 정국은 상민의 입에서 나온 ‘연서’라는 말에 멈칫했다. 자신이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건지 헷갈렸다. 상민이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자네의 글귀를 보고 내가 아주 감동을 받았어. 어쩜 그렇게 심금을 울리던지. 크으. 상열지사 책 한 권 펴낼 생각은 없는가?”
 “이상민 상유, 자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통…”
 “전정국 상유. 아, 아니다. 북두칠성 상유라고 해야 하나?”

 상민이 클클 웃으며 이죽거렸다. 정국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지금, 지금 무슨 말을…

 “천하의 전정국 상유가 우리 집 종놈과 연서를 주고받는다니! 이것 참, 하늘이 나를 돕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정국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어찌 알게 된 것일까. 지민이 가지고 있는 서찰을 본 것인가. 그럼 지민은… 지민은 어찌 된 것인가. 정국의 눈동자에 금세 눈물이 차올랐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지민이 나오지 못한 이유를. 다 들킨 게야. 그런 것이지. 지민아.

 “끔찍하군.”
 “이, 이상민 상유…”
 “아주 더러워. 비역질(사내끼리의 성교)도 했겠지?”
 “…….”
 “이 순진한 낯짝으로 그런 짓이나 하고 다녔던 겐가? 왜. 우리 집 종놈이 계집 같아서 동하던가? 그래. 그놈이 비리비리하고 허여멀건 한 것이 계집스럽기는 하다만.”
 “…….”
 “그래도 너무 괘씸하지 않은가.”

 이어지는 상민의 말이 지옥 같았다. 정국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의 눈동자에 고여 있던 눈물이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오해야. 지민이는… 마음을 나눈 벗이야.”
 “내 노비와 벗이라고?”
 “…그래.”
 “웃기지도 않는군. 벗? 벗이라고?”

 상민이 어이없다는 듯 허공을 보며 크게 웃었다.

 “어이, 북두칠성 상유.”
 “…….”
 “자네는 벗끼리 보고 싶다, 연모한다, 이런 말도 쓰는가?”
 “나, 나는…”
 “지민아, 너를 만지고 싶다. 목소리를 듣고 싶다.”
 “…….”
 “윽. 오금이 저려와. 내 벗이 내게 이런 말을 하면 당장 아구창을 날려줄 텐데. 아니 그런가? 다른 상유들에게 물어볼까? 내 종놈이 과연 자네의 벗일지, 비역질 상대일지. 재회 때 토론을 해보면 좋겠군.”

 그가 쏟아내는 말에 정국이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곤 상민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미 그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의 웃음기 가득한 얼굴과, 확신에 찬 말투가 그러했다. 상민은 자신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니, 이 사실이 성균관 안에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자신 하나쯤 망가지는 건 어떻게든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여파로 아버지께 돌아갈 피해를 헤아려보았다. ‘우의정의 아들이 남색을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그간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아온 아버지께 몹쓸 불효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또한 지민은 어떠한가. 아마 지민은 누군가에게 돌을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상민이 그를 당장 죽여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었다.

 “제발,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정국이 그의 발목을 잡고 허리를 숙였다. 그걸 본 상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제발… 제발… 하나만 답해 줘.”
 “뭔가?”
 “지민이는, 지민이는 어떻게 되었어?”
 “어이가 없군.”

 정국이 떨면서 물었다. 지민이는 어떻게 되었어? 혹시 그를 상하게 했어? 대답해줘. 정국이 울며불며 그에게 매달렸다.

 “그 더러운 놈을 죽일지 살릴지 지금 고민 중이지.”
 “제발 부탁할게. 제발 지민이…”
 “온통 그놈 걱정뿐이군. 자네 걱정은 안 되는가?”
 “시키는 대로 다 할게. 내게 바라는 게 뭐야?”

 눈물 젖은 얼굴로 애처롭게 올려다보며 애원하는 정국의 얼굴을 본 상민은 기분이 좋은지 크게 웃어댔다. 그의 비열한 웃음에도 정국은 자신이 비참하다고 느낄 새가 없었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는 상민이 마음대로 이 사실을 터뜨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정국의 집안은 상감을 모셔온 명망 높은 권세가이고, 잘못 하다가는 상민 자신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쯤은 계산했으리라고. 그렇기에 이 사실을 아직 알리지 않고 자신을 찾아와 능욕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자신에게 바라는 게 있을 것이라고.

 “나는 자네가 싫어. 자네가 있으며 내가 이 안에서 아무 것도 못 하질 않는가. 다들 자네만 보면 좋다고 아양을 떨어대는 꼴을 보니 배알이 꼬이는 것 같거든.”
 “…….”
 “성균관을 떠나.”
 “…….”
 “그럼 이 사실을 묻어주지.”

 정국은 그의 말에 눈꺼풀을 바르르 떨었다.

 “물론, 종놈을 어떻게 할지는 자네 하는 걸 보고 생각해볼게.”

 상민의 말에 정국은 바닥에 얼굴을 묻고 엎드렸다. 끔찍하고 끔찍했다. 정말 성균관을 떠나야 하는 걸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눈앞이 캄캄하다. 정국은 한참이나 그의 발밑에서 흐느꼈다.



 지민아. 지민아.

 그 와중에도 그의 이름이 머릿속에 하염없이 맴돌았다.













랠리님충성충성  | 18061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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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 18061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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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한스푼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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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큭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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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향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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싀핫🍇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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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근땅콩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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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듀듀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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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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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짐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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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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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긔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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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아람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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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  | 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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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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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은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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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로짐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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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t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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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침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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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망글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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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y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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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yot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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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  | 18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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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 180617   
랠리님..최고,,
이얜  | 18061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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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개  | 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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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루미  | 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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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 18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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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말을들어  | 180622   
잘 풀어내 주신다는 랠리님 말씀 믿고 기다릴게요 ㅠㅠ정국아 지민아 ㅠㅠㅠㅜ
 | 1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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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교  | 18062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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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 1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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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hiGili  | 18070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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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바라기  | 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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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국민  | 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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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 18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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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onds  | 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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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  | 180724  삭제
잘 풀어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프링  | 18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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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  | 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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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  | 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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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해  | 180819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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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 1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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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빈  | 180916   
랠리님 ㅠㅠㅠ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ㅠㅠ
꿍민러브  | 1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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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숙  | 181110   
항상 사랑엔 시련과 고난이...ㅠㅠㅠㅠ
잘 풀어내리라 믿습니다...
quasar  | 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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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드릅나  | 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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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밥  | 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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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  | 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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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신  | 19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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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꾹러버  | 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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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후메이쥬  | 19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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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111   
아아ㅠ_ㅠ.. 기다릴래요..................
gks0309  | 19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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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둥이  | 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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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yle  | 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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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씨황제  | 19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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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라라  | 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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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엽  | 19012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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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원  | 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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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짐인  | 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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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 190327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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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웅냥  | 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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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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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 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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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la  | 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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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심  | 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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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아파덕  | 190413   
참 웃기죠 사랑은 그저 사랑일 뿐인데요, 남자끼리 해서 이상하고 여자끼리 해서 이상할게 전혀 없는 그저 사랑일 뿐인데 성별이라는 것 하나에 막혀서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비난받고 조롱받고 약점이 된다는게 참 안타까운 세상인 것 같아요.. 우리 지민이 여느 유생들보다 더 참한 선비같은 아이인데 상민이 쌍놈같은 새끼 때문에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네요 상민이 쌍놈 엉덩이에다가 압정을 박아주고 싶어요 아주 그냥,,
최현정  | 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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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 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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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가링  | 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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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  | 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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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정  | 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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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 1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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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ok  | 19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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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 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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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사랑  | 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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춉춉  | 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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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니미니  | 19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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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꾹민  | 1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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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sotis  | 19042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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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love  | 19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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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링  | 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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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n0707  | 190504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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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kkyo  | 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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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위  | 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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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jk  | 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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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윤  | 1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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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 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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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  | 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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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미니  | 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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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살아야나라가산다  | 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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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 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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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소렌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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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미미  |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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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제시카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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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깨  | 190612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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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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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mmy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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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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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챈  | 1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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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설탕  | 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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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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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화둥둥  | 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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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화둥둥  | 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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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드라마  | 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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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ny1013  | 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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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뀩  | 190628   
랠리님 이 과정이 지민과 정국이 관게가 더 끈끈해지기 위해 있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ㅜㅜㅜㅜ
탱탱  | 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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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밍  | 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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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 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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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  | 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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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캬쿄캬쿄  | 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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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 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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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jung1013  | 19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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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u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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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침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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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이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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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불가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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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난  | 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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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찡이  | 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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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방울  | 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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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양말  |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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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침  | 1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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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하하  | 191111   
상민이 저눔을 그냥 막 확그냥....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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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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