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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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애인 랠리 씀


일일 애인





흐음… 나오나?
아. 아. 마이크 테스트.

2017년 11월 10일, 정국의 로그.

지금부터 내가 남길 이야기는… 어…
나와 그 남자의 이야기다.

이걸 보는 당신은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박지민이 얼마나 반짝이는 사람인지.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촬영 중이었다. 도쿄에 살고 있는 나는 관광객의 여행스냅 찍어주는 일을 했다. 날씨가 좋은 요즘은 제법 돈벌이가 쏠쏠했다. 내 피사체는 주로 여행 온 커플이었다. 도쿄의 거리를 걷는 모습, 사이좋게 거리의 음식을 나눠 먹거나, 도쿄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주를 이뤘다. 이곳에 살고 있는 내겐 전혀 감흥이 없는 장면들이지만, 사소한 것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여행객의 표정을 담는 건 즐겁다. 추억. 그래, 그들에겐 숨 쉬는 모든 순간이 추억이겠지.

두 시간의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마지막 컷을 찍는데 한 남자가 앵글에 불쑥 들어왔다. 뷰파인더로 그 남자를 보자마자 놀라서 눈을 뗐다. 거짓말 안 하고, 그에게서 나는 빛이 너무 강해서 눈이 부셨거든. 하마터면 실명할 뻔 했다고, 그런 우스운 생각까지 들었다. 그 짧은 순간에 말이다. 하얀 피부 때문인지,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그런 건지.

귀에서 상투스가 들린다는 게 이런 걸까 싶었다. 첫눈에 반한다는 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말인 줄 알았다. 충격이었다. 내가 그 드라마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실례인 줄 알면서도 그를 향해 렌즈를 들었다. 조금 뿌옇던 핀을 제대로 맞추니까 더 가관이었다. 왜냐고? 이 정도로 내 취향을 빼다 박은 남자는 처음이었거든. 마른 몸, 나른한 눈꺼풀, 통통한 입술, 뾰족한 턱… 뭐 그런 부분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 마음에 콱 박힌 것은 그런 단순한 것들이 아니었다. 그에게 눈이 간 이유를 언어로 설명하려고 하니 퍽 난감하다. 내가 이렇게 말을 못 했던가. 그냥 뭐랄까. 분위기 같은 것. 그래, 분위기라고 대충 얼버무려 보겠다.

촬영하던 이들과 급하게 마무리 짓고 그 남자를 따라갔다. 쭐레쭐레 걷는 뒷모습이 예뻤다. 팔랑거리는 소리가 날 것도 같았고. 까만 나비 같았다.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 남자가 길을 잘 모르는지 두리번거렸다. 나는 대책 없이 그를 따라 걸었다. 쉴 새 없이 고민이 들었다. 길 알려준단 핑계로 말을 붙여볼까. 아냐,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무얼. 어떻게 말을 걸지. 날 이상하게 생각 할까.
  


그때 갑자기 그 남자가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너무 놀라 몸이 바짝 굳고 말았다. 그 남자의 눈동자가 정확히 날 쳐다보고 있었거든.

“저기요.”
“네…?”
“왜 따라 오세요?”
“아, 아, 안 따라 갔는데요?”

멍청이처럼 말을 더듬고 말았다. 그가 내 어깨에 매달려 있는 카메라를 힐끔 보았다. 딱히 이상한 의심을 하는 눈초리는 아니었는데, 나는 괜히 죄지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입술이 바싹 말랐다.

“계속 저 쳐다보신 것 맞잖아요.”
“아, 아닌데요.”

의지와는 다르게 파르르 떨리는 목소리가 튀어나갔다. 그 남자가 그걸 듣더니 푸핫 하고 웃었다. 세상에. 웃으니까 엄청 귀여웠다.

“그래요? 아쉽네요. 데이트할 상대가 필요했는데.”
“네??”

갑작스런 그의 말에 나는 또 머저리처럼 바로 되묻고 말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미련 없이 돌아서려는 그 남자의 손목을 잡았다. 거의 반사 신경 수준이었다. 내게 잡힌 그가 나를 돌아보며 내 카메라를 또 힐끔거렸다. 나는 그를 붙잡아 놓고 크게 당황했다. 데이트 상대란 말에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다니.

일단 그를 붙잡았으니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데, 당최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머릿속이 어지러운데 정돈된 말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냥 충동이었다. 그의 뒤를 따라온 것부터가. 단언컨대 뭘 어째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그의 손목을 잡은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물거리고 있으니, 그가 나를 물끄러미 보다가 입을 열었다.

“나 찍어줄 수 있어요?”
“…네?”
“오늘 하루 동안요.”

그에게서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 나왔다. 그는 여전히 내 카메라를 힐끔거렸다.

“예?”
“보수는 충분히 드릴게요.”

갑작스런 제안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데이트할 상대가 필요하다면서, 갑자기 사진을 찍어달라니. 이게 무슨 전개인가 싶었다. 멀뚱히 서서 눈만 껌뻑이고 있으니 답답한지 그가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그 남자의 제안은 간단했다. 하루 종일 자신과 데이트를 하며 모습을 담아달라고 했다. 사진도 좋고, 영상이면 더 좋다고.

“그냥 오늘 하루는 애인이라고 생각하고 찍어주세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맘껏 찍을 수 있는 기회. 거기에 무려 페이까지 준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말한 ‘하루’라는 게 언제까지인지 정확히 이야기 나눈 바 없었지만, 나는 일단 그러마 했다. 설렜다. 처음이었다. 충동과 충동의 연속이 쌓아올린 만남 같은 것.




우리는 통성명을 했다. 그는 외모와 어울리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박지민. 이 세 글자에 또 바보 같이 설렜다. 그가 나를 정국 씨라고 살갑게 불렀다. 만난 지 10분도 안 됐는데 마치 오래 만난 사이처럼 간지럽게.

“정국 씨. 점심 먹으러 가요.”

그가 어디가 맛있냐고 내 팔짱을 끼며 물었다. 도쿄는 처음이라고 했다. 나는 그에게 붙잡힌 팔을 어정쩡하게 들고 자주 가는 스테이크 덮밥 집으로 향했다. 그는 스킨십이 매우 자연스러운 사람이었다. 나 혼자만 얼굴이 붉어지는 것 같았다. 정작 그에겐 별 의미 없는 행동이겠지만 말이다.

맛있다면서 도톰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먹는 모습을 물끄러미 봤다. 아 물론, LCD 화면으로 말이다. 나는 그가 먹는 모습을 가만히 찍었다.

“먹으면서 찍어도 돼요. 일하는 거 아니고 데이트 하는 거예요 우리.”

돈까지 주면서 어떻게 일 하는 게 아니라는 걸까. 나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할 지 고민됐지만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마음먹었다. 부담스럽게 그의 앞에서 쥐고 있던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고 그와 속도를 맞춰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그가 귀엽게 콜라를 빨대로 쪽쪽 빠는 모습을 보고, 급하게 카메라를 들어 녹화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그가 나를 보고 빵 터져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어댔다.

“정국 씨 연애 안 해봤죠?”

티 많이 났나. 정곡을 찔려서 당황스러웠다. 대답을 하지 못하고 뻘쭘하게 듣고만 있으니 그가 또 한바탕 나를 보며 웃었다. 고른 치열이 하얗게 빛났다.

“애인을 그렇게 쫓기듯 찍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자연스럽게 해요. 그냥 내가 예뻐 보일 때. 이건 꼭 오래 간직하고 싶은 모습이다 싶을 때.”

하아…. 그런 어려운 걸 하란 말이지. 대체 그가 내게 원하는 그림이 어떤 건지 감이 안 왔다. 처음 만난 내게 대체 뭘 바라는 걸까.

“어… 그러면… 다 예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음?”

이런 씨. 내가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건가. 나도 잘 모르겠다. 말이 제멋대로 튀어 나왔다. 다른 건 다 모르겠고 그가 예쁘다는 건 알겠거든. 계속 예쁘면 어떻게 해야 되냐고. 그런 애인 여태 없어봐서 난 모르겠는데.

“진짜 연애 안 해봤나봐. 푸흐… 애인이 그렇게 예쁘면 보통은 스킨십을 하죠.”
“…….”

대체 그가 무슨 이야길 하는 건지 몰랐다. 하루 종일 찍어 달라면서, 저런 말을 내게 하는 이유가 뭔지. 스킨십을 해달라는 걸까? 혹시 그도 내가 마음에 드는 걸까?

“일일 찍사 말고, 일일 애인을 해 달라는 소리예요.”

그리고 궁금증은 '일일 애인'이란 말로 해결됐다. 심장이 쿵쿵거렸다.




내가 어리바리하게 구는 사이 어느새 식사를 마친 그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곤 내게 손을 내밀었다.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크게 뜨고 올려다보았다.

“손 잡아줘요.”

그가 내민 손을 조금 흔들었다. 윽… 당황과 긴장이 섞여 심장이 아팠다. 나는 얼떨결에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 연극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가 내게 손깍지를 끼고, 팔짱을 끼듯 내 팔을 감싸 안고, 가끔 내 어깨에 턱을 괴며 가까이 몸을 붙였다. 나는 그 때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었지만 지금은 연극 중이라고 되뇌며 내 역할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틈틈이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카메라가 익숙한지 귀여움을 떨어댔다. 나는 점점 이 역할극에 빠져 들어갔다. 진짜로 그가 내 애인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내 취향을 범벅으로 해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얼굴이며, 간지럽게 애교를 떠는 모습이며. 정신이 다 혼미했다.

그와 거리를 걷다가 발이 닿는 아무 곳에나 들어가 쇼핑을 했다.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쉴 새 없이 앵글을 들이댔다. 그가 렌즈 앞에서 온갖 끼를 떠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렸다. 무심코 본 거울속의 내가 너무 활짝 웃고 있어서 헛기침을 큼큼 하기도 했다.

“정국 씨는 이상형이 어때요?”
“어… 귀여운 사람이요.”
“난 아니네 그럼.”

그가 어이없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 자기가 귀여운 걸 잘 모르는지,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내가 살면서 본 사람 중 가장 귀여운 것 같은데 말이다. 내가 얼빠진 얼굴을 하자 그가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나는 좀 과묵하잖아요.”

그렇게 말하곤 저 멀리 걸려있는 옷을 향해 뛰어갔다. 아무래도 그는 과묵의 뜻을 모르는 게 분명했다.

이번엔 내가 그에게 이상형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옷을 고르다 말고 행동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곤 자못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 거 없어요, 나는.”

갑자기 그의 얼굴에서 쌩- 부는 한파에 당황한 나는 입만 달싹였다. 민망해서 카메라를 든 채로 우물쭈물 서 있으니까 그가 다시 원래처럼 해사하게 웃으면서 그랬다.

“정국 씨 같은 사람이면 취향 상관없단 뜻이에요.”

나는 그 온도 차에 어쩔 줄 몰라서 입을 꾹 다물었다.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그는 도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무작정 택시를 잡아탔다. 그리곤 목적 없이 가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보이면 차를 세웠다. 나는 하릴없이 그를 쫓아다녔다. 어딜 가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냥 어설픈 애인처럼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실컷 그를 찍으면 됐다.

그가 외진 골목으로 향하며 내게 손짓했다. 카메라를 든 채로 순종적으로 다가갔더니, 그가 갑자기 이런 소릴 했다.

“이런 데선 키스하고 싶지 않겠어요?”
“…쿨럭! 쿨럭!”

나는 그의 말에 갑자기 기침이 나왔다. 키스라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지민 씨 그게 무슨…”
“애인이면 사람 없는 골목에서 키스하자고 해야죠.”

혼란이 왔다. 그가 대체 어디까지 역할극을 해주길 바라는가 싶어서. 기대심과 불안함이 뒤섞였다. 조금 무서운 감정이었다.

“키스해주세요. 그 모습도 찍어 주고.”
“지민 씨, 그래도 그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의 입술이 닿았다.

얼떨결에 나는 그와 키스를 했다. 부드러운 입술 안쪽의 점막끼리 닿았다. 카메라를 쥔 내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가 까치발을 들고 내 입술을 빨았다. 내 양 얼굴을 감싼 그의 손가락이 귀에 살짝 닿았다. 그와 닿은 모든 부분이 뜨거워졌다. 입술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다. 나는 어쩔 줄 몰랐다. 그에게 입술을 맡겼다.

그가 내 손을 재촉했다. 어서 카메라로 찍으라고 신호를 보냈다. 나는 대체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순순히 팔을 뻗어 우리의 키스를 캠에 담았다. 처음 본 사람과 몸을 부대끼는 것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나로선 적잖이 충격이었다. 처음 본 남자와 진하게 키스를 하고 있다니. 그것도 캠을 찍어가며….

정신없이 하는 키스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쓰러질 무렵, 그가 입술을 겨우 뗐다.

“키스 더 배워야겠어요. 정국 씨.”

그가 흥흥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통 웃을 수 없었다.





*





2017년 11월 10일, 지민의 로그.
이게 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이걸 보는 전정국 네가 기억해주길 바라.

이건 우리의 이야기니까.



어느 순간부터 네가 바보가 됐대. 아니 진짜 바보는 아니고. 바보같이 자꾸 까먹는대. 네 기억은 몇 년 전 도쿄에 머무르고 있어.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에 말이야. 그걸 처음 알았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우리가 쌓아온 추억이 네 머릿속엔 흔적조차 없는 거잖아. 처음엔 날 잊은 네가 야속했어. 음… 그런데 지금은… 어떻게 말해야 하지? 지금은 그냥 감사해. 내가 널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을 재현해. 네게 사진을 찍힐 커플을 구하고, 네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찍게 해. 너는 카메라를 무척 좋아했으니까. 그리고 넌 이맘 때 날씨도 엄청 좋아하잖아. 쌀쌀한데 체온으로는 충분히 녹일 수 있는 그런 날씨.

그리고 나는 네 곁을 얼쩡거려. 멀리서 사진을 찍고 있는 너를 훔쳐보다가, 못 참고 뛰쳐나가. 그렇게 너의 곁을 지나.

그럼 거짓말처럼 네가 내게 또 반해. 우습지? 이거 정말 웃겨. 몇 번이나 똑같은 걸 반복해도 너는 얼마든지 내게 반했어. 가끔은 눈물겹다.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넌 또 날 까먹을 거잖아. 그걸 알면서도 나는 또 같은 일을 반복해.

이게 몇 번째 사랑인지 모르겠어. 처음엔 널 믿지 못했어. 100번을 반복해도 네가 날 사랑할까 싶었지. 그런데 어쩜 그렇게 100번 다 넘어 오냐. 너 진짜 바보인 것 같아 전정국.




“어… 그러면… 다 예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매번 사랑에 빠지는 네 얼굴이 낯설어. 낯설다가 곧 익숙해져. 우리의 진짜 첫 만남이 자꾸만 새록새록 떠올라. 시간이 지나도 똑같은 네 표정, 눈빛, 바디사인이 미치도록 좋아.

너는 오늘도 내 일일 애인이 되어줘. 근데 진짜로 일일 애인이 맞잖아. 다음 날이면 우린 다시 모르는 사이가 되니까. 그 생각을 하면 가끔 억장이 무너져. 네 속에 나는 통 담기지 않아.




네가 괜찮았을 때, 넌 사람이 없는 골목에서 키스하는 걸 좋아했어. 그래서 나는 도쿄의 골목을 볼 때마다 네가 떠올라. 이곳저곳, 온갖 너와의 추억이 거리에 가득해.

“키스 더 배워야겠어요. 정국 씨.”
“…….”

내 말에 너는 뒷목을 긁적여. 기억을 잃으면서 키스하는 방법도 까먹는 건가. 넌 매일 서툴러. 매일 키스를 하는데, 어쩜 그렇게 매일 서툴러. 모든 게 다 리셋 되나봐. 어떻게 나랑 키스한 것도 다 까먹냐. 이 나쁜 놈아.

근데 위로가 되기도 해, 네가 이 세상에서 나 하나만 까먹는 게 아니라서. 나 혼자만 마냥 진 건 아닌 것 같아서. 흐흐. 불쌍하지, 나.




“정국 씨 저랑 잘래요?”

날이 어두워지고,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넌 항상 놀라서 겁을 집어먹은 표정을 지어. 원래도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입을 살짝 벌리고 멍해지는데, 그게 진짜 귀엽거든. 너 모르지. 그래서 난 매일 어떻게 하면 더 너를 놀라게 할까 하고 궁리해.

하루 종일 거리를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해서 피곤할 텐데, 넌 내가 무례하게 굴어도 다 받아줬어. 오늘처럼.

“호텔에 같이 올라가요.”

내가 널 한 번 더 꼬셔. 그럼 넌 충실하게 나를 찍고 있다가 놀라서 캠을 닫고 마른 입술을 축여. 그리곤 늘 같은 대답을 해.

“지민 씨… 어떻게 그래요.”

난 그 말이 나올 줄 알고 있어서, 속으로 웃음을 참아. 네가 당황해서 신발 코를 바닥에 통통 찍어.

“정국 씨랑 자고 싶어요.”

내가 한 번 더 널 자극하고 네 대답을 기다려. 근데 난 안다. 결국 네가 나를 따라 호텔 방으로 올 거라는 걸. 넌 나를 사랑하니까. 박지민을.




벌써 100번째 만남이야. 우리는 100번째 잠자리를 가져. 너는 역시나 서툴러. 우리가 지금까지 사랑을 나눈 횟수는 어림잡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나는 네게 늘 처음 자는 남자가 돼. 그게 설레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민 씨…”

옷을 다 벗은 내 앞에서 네가 어쩔 줄 몰라 해. 그게 되게 소년 같아. 막상 하면 또 잘 할 거면서. 내가 네게 매달려 입을 맞추고, 네 손을 잡고 내 몸에 가져다 대. 그럼 너는 생전 처음 내 몸에 손을 대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만져. 그 손길이 좀 재밌어.

혹시 네 본능이 날 알아볼까, 그런 궁금증도 생겼어. 근데 100번이 될 동안 넌 알아보지 못해. 몸이 하나가 되고, 뜨거운 숨이 터지면서, 네가 내 귓가에 신음을 흘려.

지민 씨, 너무 좋아요. 미안해요.
저 미칠 것 같아요. 으… 아… 너무 좋아요.

처음 잠자리를 갖는 사람처럼 반응해. 귀여워 너.




기념적인 숫자에 민감한 게 좀 특징적이잖아. 특히 한국 사람들. 내가 그래. 100번째. 그 까짓 숫자가 뭔지. 자꾸만 슬퍼져. 그런 적 없었는데, 처음으로 네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어. 한참 네 몸이 세게 내 몸속을 파고 들어오고 있을 때였어.

하필 내가 우는 바람에 네가 놀라서 굳어버려.

“하… 지민 씨. 미, 미안해요… 저 때문에… 제가… 아…”

넌 내가 우는 게 마치 네 잘못인 것처럼 굴어. 넌 진짜 바보야. 일일 애인 해달라고 한 것도 나고, 자자고 널 꼬신 것도 난데, 나한테 왜 사과를 하는 거야. 착해 빠져가지고.

내가 질질 울면서 너의 허리에 다리를 감아.

괜찮다고. 더 거칠게 나를 안아도 된다고. 그렇게 너를 위로해. 근데 너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은 모양이야. 덩달아 울먹거려. 참 나. 처음 본 남자에게 사랑에 빠지고 눈물까지 보이는 너, 진짜….

전정국, 너 같은 애 진짜 없을 걸.




네가 내 몸 안에 따뜻한 것을 쏟아내고, 내 몸 위로 쓰러져. 나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슬픔이 올라오는 걸 느껴.

너는 날 왜 잊는 거야. 왜 매일 날 까먹어.
날 기억해줄 순 없어?
원망스러워.

그래서 네게 다 털어놓으려 해. 어차피 넌 금방 잊겠지만, 이렇게 안 하면 내가 죽을 것 같았어.






*







그의 몸은 아름다웠다. 내가 감히 손을 가져다 대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처음 만난 그와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서 망설였는데, 그가 너무 해맑은 표정을 하고 나를 안심시켰다.

“일일 애인이잖아요.”

어째서 그 말이 날 안심시켰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마법 같았다. 그가 대체 왜 내게 이러는지 알 수 없다. 혹시 그도 내게 반한 걸까. 저렇게 예쁜 사람이 내게 그런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서 계 탄 기분도 들었다. 살면서 두 번은 없을 기회가 아닐까. 첫 눈에 반한 상대를 안을 수 있다는 게.

결국 그와 함께 호텔방에 올라갔다.
방문이 닫히자마자 그가 내 입술을 핥으며 엉겨 붙었다.

한참 끈적하게 물고 빨다가 입술을 떼고, 그가 내 앞에서 옷을 벗었다. 팔랑거리며 옷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나신이 되어가는 그를 보며 바짝 굳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런 나 대신에 그가 모든 것을 리드했다. 내 몸의 구석구석을 핥고, 자연스러운 몸짓으로 내 몸에 보드라운 살갗을 비볐다. 그가 내 손을 끌어 자신의 은밀한 곳에 가져갔다. 내가 모르던 세계가 펼쳐졌다.

강한 욕망이 솟아올랐다. 나도 모르게 정신없이 그를 탐했다. 무언가에 홀린 것 같았다. 귓가에 들리는 그의 신음이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끌고 갔다.




“흑…”

별안간 그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내가 엉망으로 그를 안고 있었다. 짐승이 따로 없었다. 벌어진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고 큰 마찰소리를 내며 그에게 몸을 세게 박고 있었다. 내 모습이 참 낯설었다.

처음 만난 남자와 어떻게 이렇게…

이성을 찾고 나자, 참던 것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의 안에 파정하며 몸을 기울였다. 울던 그가 내 등을 감싸 안았다. 갈증이 나는 사람처럼 허겁지겁 나를 끌어안고 숨이 막힐 정도로 꽉 당겼다. 우리의 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그리곤 그가 이상한 말을 했다.


우리가 백 번째 만나는 거라고.
날 사랑한다고.
자길 잊지 말아달라고.
참다못해 처음으로 고백한다고….






*






네가 혼란스러워 해. 나는 잠시 후회했어. 괜히 말했나. 어차피 다시 잊을 너지만, 그 잠깐 동안 네게 큰 스트레스를 준 것은 아닐까 해서.

네가 내게 납득시켜 달래. 무슨 말인지 모르겠대. 조금 흥분한 듯 보여. 나는 결국 매일 찍어온 우리 영상을 보여줘. 매일 네가 나의 일일 애인이 되어 찍어온 영상들. 그걸 꺼내서 보여주니 네가 주먹을 말아 쥐고 입을 가려. 놀란 토끼 눈으로 화면을 보다가, 이내 그 눈동자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

“지민 씨… 이게, 이게 무슨…”

네가 엉엉 울며 내게 물어. 혼란스럽겠지. 이해해, 난.

나는 네게 모든 것을 설명해. 하나부터 열까지. 그 이야기 속에는 너와 내가 사랑한 것들이 가득해. 우리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네가 내게 어떻게 반했는지, 몇 번이나 그랬는지, 네가 얼마나 나밖에 모르는지.

네가 울면서 나를 끌어 안아.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미안해. 미안해요.”






*






그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잠을 잘 수 없었다.
자고 일어나면 이 모든 게 다 사라지니까.

수 없이 많은 날 동안, 그가 느꼈을 감정을 헤아려보았다. 감히 그 무게를 잴 수가 없었다. 잠자리를 가진 후 내가 잠들면 자리를 뜨던 그. 혹시 잠에서 깨어나 기억을 잃은 내가 자신을 보고 당황할까봐 자리를 피해 도망치던 그. 내 옆에서 잠을 잘 수 없었던 그. 잠든 내 얼굴에 입맞추고 혼자 울었을 그.

그가 혼자 감당한 것들이 너무 컸다.

하루를 꼬박 새고, 나는 다짐했다. 이젠 그가 아닌 내가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이제부턴 내가 남기려고 한다. 그가 100번이나 나와 사랑에 빠지기 위해 노력했던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동안 찍어온 우리의 영상을 한 곳에 담았다. 서로 매일 처음이 되어 만났던 하루의 기억들. 그것들을 고스란히 모아 담았다. 자고 일어나 내일이 되면 분명히 또 잊겠지. 그래도 상관없다. 내일의 나는 이 영상을 보고 기억해낼 것이다. 조각난 파편 속에 조금이라도 묻어있을 지민이와 나를.

아침에 눈을 뜨면 해야 할 것들을 포스트잇에 적는다.

일어나자마자 영상을 볼 것.
그에게 전화를 할 것.
꼭 사랑한다는 말을 할 것.






나는 카메라를 켠다.


“이 로그를 보는 당신은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박지민이 얼마나 반짝이는 사람인지.
내가 찍고 그가 주연이 된,
100일 간의 첫 사랑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그걸 기억하는 당신이 전정국 너이길.”





fin.





(+)

새벽에 썼던 썰을 단편 글로 다듬어봤습니다.
G.C.F in Tokyo 의 스핀오프라고 생각해주세요.

< 일일 애인 >은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의 후반부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새로 꼬시는 거야. 네가 안넘어오고 베겨? 매일 새로 시작하는거야. 죽이지, 평생 연애만 하고."

꾸요  | 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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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비치  | 17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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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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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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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4Blanc  | 18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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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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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리의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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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링  | 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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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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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냐뇽스  | 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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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꾹민  | 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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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돌어블국민  | 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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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금조아  | 190406   
ㅠ0ㅠ 으어엉ㅠㅠㅜㅠ
망개짐니  | 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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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리야  | 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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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희  | 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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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키스트자몽소다  | 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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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lla  | 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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춉춉  | 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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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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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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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아웃  | 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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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강양이  | 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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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  | 1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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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이  | 19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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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bong_  | 19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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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윤  | 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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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늘바랄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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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밤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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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닝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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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엉국민너무사랑해  | 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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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비  | 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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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유  | 1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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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브  | 190522   
Ahㅠㅠㅠ포스트잇 너므 슬프잖아요ㅠㅠ 어제 우욘히 kbs에서 하는 주문을 잊은 식당? 을 봤는데, 참 기억을 잊는 병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병이라는데...옆에서 지켜보는 지민이나 사실을 알고난 잠시의 시간 동안 당사자들은 참 얼마나 그 하루- 그 순간이 지나가는게 아쉽고 아쉬울까요...울고갑니다ㅠ
라랄랄라  | 1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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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럽  | 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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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달  | 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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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ho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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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아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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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송  |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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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  |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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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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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you  | 19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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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14   
정국이는 지민이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게 분명해요ㅜㅜㅜㅜ
지민이도 정국이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게 분명해요ㅜㅜㅜ
매일매일 행쇼해라 얘들아........ ㅜㅜㅜ
밀담  | 19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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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  | 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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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짐  | 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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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맛망개떡  | 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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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구미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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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리  | 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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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yu  | 19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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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상  | 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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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 1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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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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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vidafeliz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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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뿌우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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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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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꽃  | 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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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국민  | 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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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난  | 19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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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니짐니  | 19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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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밍  | 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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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행복  | 19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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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  | 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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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어니스님  | 19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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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  | 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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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희  | 19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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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로  | 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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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den  | 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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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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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케헤이  | 19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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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당이  | 191118   
초반부분 읽다가 반전이 똬악!!!
하루이틀삼일이 이어지는게 아니라
하루하루인게 더소중 할거 같아요
감자  | 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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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공주  | 191129   
울었어요. 마음이 너무 짠해서..ㅜ
처도르마무  | 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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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오늘 하루동안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