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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언더커버 1 랠리 씀


블랙 언더커버
1











 정국과 지민은 경찰대 시절 만난 커플이다.


 우선 정국 얘기 먼저 해볼까.

 정국은 부모님 없이 조부모님 밑에서 자라다가 시간이 지나 혼자가 되었고, 늘 생활고를 겪었기 때문에 검소하고 소박한 타입. 자수성가만이 살 길이었기에 일찍 철이 들었고, 치열하게 사는 게 몸에 밴 사람임. 경찰대는 무도 특채로 합격해서 들어갔다. 몸 쓰는 거 가장 잘함.

 원래는 중학교 때부터 꿈도 없이 매일 아르바이트만 전전하면서 살았음. 그러던 중 아르바이트하던 고기집 사장님 친구 분을 알게 되었고, 정국의 성실한 모습이 기특하고 딱해서 데려다가 유도를 가르치게 되었다. 체육관 관장이었거든. 정국이 워낙 체력이 좋고 뛰어나서 유도선수로 키워보겠다고 한 것. 그러면서 태권도, 검도, 주짓수, 무에타이 등등 이것저것 곁다리로 많이 가르쳤음. 뭘 가르쳐도 쑥쑥 소화하는 정국. 신체 조건도 우수한데 열심히 하기까지 하니 승승장구할 수밖에.

 결국 유도로 전국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우승까지 하게 됐다. 관장님도 가족이 없었기 때문에 정국을 아들처럼 여겼음. 나중에 체육관 물려줄 생각까지 할 정도로. 결국 정국은 최연소 조건에 유도 공인 4단(전문가)에 승단했음.

 그러던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관장님을 잃게 됐다. 강력범죄 살인사건 피해자가 된 것. 한바탕 떠들썩한 사건이었지만 결국 범인은 아직 잡지 못했음. 이후로 정국은 이를 갈며 경찰이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됨. 원래는 각종 대회 성적이 좋아서 국가대표도 문제없는 실력이었지만, 가차 없이 포기하고 경찰대 무도 특채로 지원했다. 당연히 각종 이력과 체력 조건이 좋은 정국은 프리패스 합격. 자신을 거두어준 관장님을 떠올리면서 반드시 나쁜 놈들 다 잡아 처넣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스물 둘에 경찰대에 입학했음.



 이번엔 지민의 이야기.
 
 지민은 현 경찰청장의 아들이다. 역대 부계 쪽 라인이 후덜덜한 명예 집안이라 대대로 장관도 있고 국회의원도 있음. 한 마디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케이스. 살면서 무언가에 딱히 욕심내지 않아도 모든 것을 쉽게 얻을 수 있기에 인생의 즐거움을 모르고 살았다. 하고 싶은 건 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뭔가에 대해 열정적으로 생각해보거나 치열하게 행동한 적 없었음.

 정국과는 다른 의미로 꿈이 없이 살았던 것. 결국 적당한 명문대 들어가서 집안 학벌의 구색만 맞추는 정도였음. 그러다가 우연히 TV에서 강도 살인사건에 대한 다큐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미결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이 쭉 나오는데 너무 답답함을 느꼈음. 어쩜 저럴 수가 있는지? 당시 그 사건이 좀 커서 국민들도 그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히지 않은 것에 대해 엄청 분개했음. 뭔가 경찰의 초동수사가 부실했다는 느낌이 많이 나서 문제 제기도 많이 됐다. 지민도 TV보면서 화가 막 올라왔음.

 그런 마음이 드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기사 찾아보게 되고, 그러다가 피해자가 체육관 관장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음. 미디어가 그렇듯 피해자의 스토리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있더라. 고아를 거두어 기르던 선한 사람이었다… 등등 그런 류의 신파들. 개중에는 경찰청장 가족이 죽었어도 이렇게 엉터리로 했겠냐는 네티즌들의 비난도 많이 있었음. 지민은 그런 걸 보면서 가슴 속에서부터 무언가 쿵쿵거리는 것을 느꼈다. 분노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살면서 처음으로 느껴보는 감정이었음.

 결국 고민 끝에 다니던 명문대를 퇴학하고 경찰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지민의 결정에 가족들 다 식겁하고 반대하고 화내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경찰청장인 아버지가 경찰된다는 걸 막는 것도 모양새가 영 빠지는 탓에 반대가 그렇게 오래 가진 않았음. 결국 지민도 조금 늦게 경찰대에 입학했음. 프로파일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된 것.

 여기까지가 두 사람이 경찰대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



 두 사람은 경찰대에 입학한 스물두 살부터 현재 스물여덟이 될 때까지 자그마치 6년 동안 만난 사이. 서로 비슷한 점이 없는데도 희한하게 잘 맞았음. 심지어 현재 하는 일도 완전히 다르다. 정국은 뛰어난 신체조건에 맞게 강력반 형사로 위험한 현장에서 뛰고, 지민은 경찰청 안에서 범죄 프로파일링 수사하고 있음.

 - 밥 챙겨 먹었어?

 사귀면서 크게 다툰 적도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정국의 다정한 성격 덕임. 6년 동안 정국은 하루도 빼먹지 않고 밥 먹었냐는 안부 인사를 했음. 지민은 처음에 ‘인사할 말이 그것밖에 없나?’하며 꽁했었거든. 근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조금씩 먹다 보니, 누군가가 자신의 끼니를 걱정하고 신경써준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관심인지 깨닫게 되었다. 서로 다른 관할이기 때문에 대학시절만큼 붙어 있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처음 연애할 때와 똑같이 아침 안부 전화를 하는 정국. 덕분에 지민이는 밥 거르는 일 없었음.

 “너나 잘 챙겨 드시죠. 또 차 안에서 삼각김밥 같은 거 먹지 말구.”
 - 잠복이라 어쩔 수 없어. 헤헤.
 “또 잠복이야? 잠은 언제 자?”
 - 이번 사건만 해결하면 휴가 받는대.
 “맨날 말만.”
 - 지민아, 나 휴가 받으면 놀러갈까?
 “놀 생각에 들뜨지 말고, 정신 바짝 차리고 범인 잡아.”

 지민은 보고 싶은 마음에 괜스레 퉁명스럽게 말하곤 했는데, 정국은 그런 것쯤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해맑게 웃어주기만 했음.

 - 역시 우리 마누라 잔소리가 최고지. 가고 싶은 데 없어?
 “음…. 몰라. 생각해볼게.”

 사실 보직배정 받은 이후로 워낙 정국이 바빠서 제대로 시간을 보낸 적 없었다. 지민은 그게 늘 소소한 불만이었음. 근데 경찰이 범인 잡는다는데 거기다 대고 투정부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 꾹 참기만 했지. 겨우 시간이 좀 생겼다 싶어서 데이트 하려고 하면, 꼭 귀신 같이 정국의 폰에 불이 났다. 절묘하게 또 갑자기 사건이 정국 앞으로 떨어졌음. 꼭 누가 방해하는 것처럼.

 그런 게 반복되다 보니 좀 지치긴 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까 뭔가 이상하긴 했다. 지민은 촉이 좋은 편이라 그게 경찰청장인 아버지의 방해라는 것을 눈치 챘음. 대학 다닐 때부터 정국과 만나는 걸 아버지도 알고 있었고, 늘 제 아들이 별 볼 일 없는 놈과 만난다는 것을 무척 고까워했기 때문임. 아무렴, 빵빵한 엘리트 집안의 귀한 외아들인데. 부모도 가족도 없이 운동만 하던 애를 만난다니까 마음에 들어 할 리가 없지.



 생각해 보면 아버지는 좀 못됐음. 부러 저녁 식사 자리에 정국을 불러놓고선 괜히 기만 팍 죽여 놓는 일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거든. 졸업하고 정국이 강력반에 가겠다고 했을 때도 아버지는 영 탐탁지 않아 했다. 위험하고 빡센 강력팀에 지원하는 정국이 꼴사나워 보였기 때문임. 처음부터 정국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기에, 그가 하는 모든 것이 그냥 거슬리는 거였음.

 그러다가 한창 경찰 욕 다 먹였던 그 미결사건 피해자가 거둬 키우던 애가 정국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됐다. 그러니 더더욱 싫어할 수밖에.

 그래도 정국은 성숙한 사람인지라, 지민의 아버지가 집에 불러놓고 앞에서 대놓고 무시하는 언사와 기죽이는 말을 해도 그저 얌전히 참기만 했음. 기분 나쁜 티도 내지 않았고 묵묵히 듣고만 있었지. 자신의 최상관인 경찰청장이라는 지위 때문도 있었지만, 사실 그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이유를 본인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정국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서 그런 걸로 상처받거나 힘들어하지는 않았어.  

 체할 것 같은 식사자리 마치고 지민의 집을 나오면,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손 잡으면서 국밥 한 그릇 먹으러 가자고 했지. 지민의 집 식탁에 그렇게 많은 음식이 있었는데 한 젓가락도 제대로 먹지 못했거든.

 ‘나 원래 고급스러운 거랑은 좀 안 맞잖아. 너 빼고.’

 그렇게 말하며 히히 웃곤 콩나물 국밥집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보며 지민은 몇 번이나 울컥했지. 가진 거 없다고 아버지한테 무시당하는 정국 때문에 마음이 아픈데, 혹시라도 정국이 지쳐서 자길 떠날까 봐 마음 한 구석은 불안하기도 했고. 치열할 필요 없던 지민의 삶에서 유일하게 열심히 지켜야할 대상은 바로 정국이었음.

 

 생각해보니 오래 연애하는 동안 제대로 된 여행 한 번 가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둘의 주머니 사정은 너무나도 달랐고 정국은 지민이 자신 대신 돈 쓰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기 때문임. 워낙 빠듯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면서까지 해야 하는 건 정국의 기준에 맞지 않았음. 지민은 늘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 같이 떠나고 싶었지만, 정국은 자신이 그럴 능력이 되지 않았기에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늘 여행 계획 세우려고 시동 거는 지민을 보며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겼다며 둘러대서 흐지부지 되었음.

 지민은 그게 돈 문제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음. 정국이 고학생이라는 것도, 부모님 없이 자랐다는 것도, 사귄 지 3년이 지나서야 알게 됐거든.

 둘이 처음 만난 건 경찰대 입학 후 생활관이었다. 경찰대는 입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시스템임. 지민은 2인실에 들어서서 짐을 내려놓고 있었는데, 눈동자 데굴데굴 굴리면서 낯가리며 들어온 룸메이트가 바로 정국이었음. 사실 원래 생활관은 3-4인실을 쓰는데, 지민은 경찰청장 아들이기 때문에 2인실을 혼자 쓰는 특혜를 받은 거였음. 근데 무도 특채 정국이 정원 외 합격을 하는 바람에 생활관 분배에 문제가 생겨서 어쩌다 같이 방을 쓰게 된 것.

 처음 방에 들어오자마자 정국이 물었다.

 “왜 우리 방만 두 명이야?”

 그때 알았다. 아, 얘 소문 같은 거에 엄청 둔한 애구나. 남 얘기에 별로 관심 없는 그런 애구나. 왜냐하면 지민이 경찰청장 아들이라는 사실은 교수나 학생들이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

 “너 나 몰라?”
 “응. 모르는데. 너도 나 모르잖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동그란 눈동자 깜빡거리는 정국이 얼굴 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당황스러움은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호기심이 관심으로 이어지는 건 순식간이었지. 귀엽게 생긴 얼굴과는 달리 무시무시한 무도 실력을 가진 특채생이라는 의외성도 한 몫을 했음.

 결정적으로는 자신이 프로파일러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그 미제 살인사건 피해자가 정국을 키워준 체육관 관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임. 한 학번 위의 무도 특채 선배가 정국에 대해 잘 알고 있었거든. 유도 대회 좀 나가본 사람들 사이에선 정국이 유명했으니까. 국가대표 준비했던 것도 알고, 그 살인사건 이후로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됐지. 소문이 퍼진 것은 순식간이었음. 그게 지민의 귀에도 들어갔고, 놀라서 인터넷 마구 뒤지다 보니 그때 그 사건이 정국과도 관련 있다는 걸 금세 알게 되었음. 그래서일까. 정국에게 더 마음이 갔다. 자기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둘은 같은 방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음. 다른 애들과 달리 지민은 외출과 외박이 자유로웠어. 그게 다 아버지 덕인 거 아는데 그게 창피하진 않았음. 그저 정국과 함께 외출해서 술도 몇 번 마시고, 그러다 보니 한 학기가 지나서는 분위기 타서 자연스레 입도 맞췄고, 생활관 안에서 몰래 야한 짓도 했어. 그리고 다음 해에는 생활관 안에서 처음으로 섹스도 했음. 방 밖으로 소리 새어나갈까 봐 입 꽉 틀어막고 삽입했던 것들이 기억에 새록새록해. 20대 초중반의 나이, 사랑에 불붙기에는 충분했으니까.

 정국의 외모로만 봤을 때는 연애도 많이 해보고 상대 마음고생 제법 시켰을 것 같은데, 보기와는 다르게 수더분했지. 생활관 안에서 체육복 입고 있는 모습만 봐도 벗겨먹고 싶을 정도로 눈길 가는 앤데, 정작 연애에 서툴고 애인 다루는 방법도 잘 모르는 숙맥이었던 거야. 반전 매력에 지민이 완전히 감겨버리는 건 시간문제.

 경찰대 졸업하고 나서 의경 가기 전까지 몇 달만이라도 같이 살자고 정국에게 매달려보기도 했는데, 기어코 뿌리치고 좁아터진 고시원 들어갈 때는 진짜 얄미웠음. 그래도 싫다는 걸 어쩌나. 그 덕에 지민은 팔자에도 없는 2평짜리 고시원 구경도 해봤다. 싱글 침대 하나, 허접한 샤워 부스 하나, 책상 하나 달랑 있는 데를 뻔질나게 드나들었음. 옆방 소음까지 다 들리는 조악한 환경에서 신음소리 참아가면서 섹스 했던 건 나름 스릴 있는 추억이었고. 사실 정국과 있었던 곳, 했던 모든 것들이 다 즐거웠다. 지민에겐 정국이 전부였기에.



 옛날 일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 있다가 시계 보니까 벌써 밤 10시가 다 되어갔다. 정국에게 전화 걸었어. 신호음 몇 번 가자마자 들리는 목소리.

 - 어 마누라, 나 곧 갈게. 거의 끝이야. 이놈 오늘 잡는다.

 그놈의 마누라 소리. 들을 때마다 웃긴데 싫진 않은 애칭에 웃음 실실 새는 거 감추고 괜히 근엄한 척 대꾸했다.

 “알겠어. 다치치 말고.”
 - 응. 나 전정국이야. 거기만큼은 꼭 지킬게.
 “으이구. 말이나 못하면.”
 - 자고 있을래? 뽀뽀해서 깨워줄게 공주처럼.

 그 말은 곧 많이 늦는다는 소리였다. 아마 해 뜨고 나서야 들어올 테지. 얼굴 본 지 일주일도 넘은 것 같아서 아쉽지만 참을 수 있다. 곧 여행가기로 했으니까.

 전화 끊고 나서 혼자 여행지 검색했다. 이제 다달이 월급도 받고, 하도 바쁘게 일하는 바람에 각종 수당도 많이 붙는 정국이었어. 여유가 생기고 나니까 먼저 여행가자고 말 꺼내는 거 보니 지민의 마음 한 켠이 아렸다. 가고 싶은 곳 없냐는 말에 퉁명스럽게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정국과 함께 가고 싶었던 곳 있었음. 바로 지중해 쪽에 있는 휴양지.

 그렇게 먼 곳까지 갈 수 있을 만큼 휴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안 되면 가까운 동남아라도 가자고 할까, 하면서 지민은 벌써부터 여행 생각에 입이 귀에 걸렸음. 애인이랑 첫 여행을 간다니 너무 설레잖아.

 지민은 혼자 커피 내려 마시면서 노트북으로 여행지 이곳저곳 알아봤다. 사실 여행간다는 핑계로 정국에게 옷이며 가방이며 이것저것 사주고 싶기도 했음. 마침 곧 정국의 생일이기도 했다. 이유 없는 선물 받는 거 꺼리는 청렴한 녀석이라, 그간 뭐 사주는 것도 마음대로 못 했음. 마음속으론 비싸고 좋은 거 잔뜩 안겨주고 싶었는데, 정국의 천성이 사치랑은 워낙 거리가 멀어서 그것도 쉽지 않을 게 분명해. 정국에게 최대의 사치란 몇 년 전에 맞춘 커플링이 다였거든. 금도 아니고 은으로 된 6만 5천 원짜리 반지. 지민이 금으로 맞추겠다는 거 정국이 바득바득 우겨서 저렴한 걸로 맞춘 거였다. 그 와중에 또 자기가 반 내겠대서 겨우겨우 맞췄지.  

 고급 레스토랑 가서 분위기 잡고 싶어도 정국은 감자탕에 소주 마시며 이야기하는 걸 제일 좋아했다. 덕분에 부잣집 도련님으로 평생 살아온 지민의 취향도 많이 변했음. 정국에게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야.

 지금 지민이 있는 곳은 아버지 몰래 얻은 오피스텔인데, 자기한테 돈 쓰는 거 싫어하는 정국 때문에 전전긍긍하다가 이것만큼은 양보 못한다고 으름장 놓으며 겨우 키 넘겨줬다. 각자 집 있지만, 이곳은 밀회 장소처럼 둘만의 은밀한 아지트였음. 정국이 일하는 서에서 가까운 곳에다 집 얻어서, 밤이든 새벽이든 정국이 편할 때 들를 수 있는 곳으로 정했음. 얼굴을 워낙 잘 못 보니까 이렇게라도 만나서 같이 잠도 자고 시간 보낼 수 있게 해달라고 박박 우겨서 쟁취한 거였다. 정국도 바쁜 강력팀 형사 생활이 미안했는지 오피스텔만큼은 양보했음.

 [ 올 때 베스킨라빈스 사와. ]
 [ 민트초코? ]
 [ 응. ]
 [ 알겠어. 잘 자 마누라. 사랑해. ]
 [ 나도 사랑해. ]

 문자 남겨놓고 부스스하게 웃었다. 거봐. 베스킨라빈스 사온다는 거 보니 역시 해 뜨고 나서야 들어온다는 거였네.

 정국에게서 온 문자 보면서 괜히 입술 내밀어 뾰로통한 표정 지어본 지민. 이내 바닥에 드러누워서 몰려오는 잠에 슬슬 취해갔음. 머릿속엔 정국과의 즐거운 첫 여행을 그리며 단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게 마지막 대화일 줄은 몰랐다. 정말로.




 - 박 경위, 놀라지 말고 들어. 전 경위가…….

 새벽 세시에 울리는 벨소리에 번쩍 잠에서 깼다. 전화 너머 들리는 동료의 목소리에 비몽사몽한 채로 눈만 껌뻑였음. 꿈꾸는 중인가 싶었다.

 - 전 경위가…… 그렇게 됐어. 경찰병원이야.

 발신자는 정국의 번호가 맞고, 상대방 목소리는 경찰 동기 목소리 맞는데…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모르겠어. 정국이가 뭐 어떻게 됐다고?

 “무슨 소리하는 거야?”
 - 하…… $%@# …… 전 경위 …… @^**#!% …… 순직…….

 다른 말 하나도 안 들리고 저 두 단어만 또렷하게 들렸다. 전 경위. 순직. 대체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건지.

 미쳤어? 갑자기?

 어이없어서 실소가 터졌다. 근데 왜 눈앞은 뿌옇게 변하고 앞볼이 따가운 걸까. 고장 난 것처럼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데,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신이 다 멍하다. 꿈 한번 참 고약하다 싶었다. 전화 붙들고 넋이 나간 채로 이야기 듣고 있는데, 이 지독한 꿈은 끝날 줄을 몰라. 대체 뭘 어쩌라는 건지. 나는 왜 울고 있는 건지.



 미친 사람처럼 뛰쳐나가서 택시부터 잡아탔다. 경찰병원으로 향하는 내내 온몸이 바들바들 떨려와. 정국의 번호로 다시 전화 걸었는데 안 받아. 딱 미쳐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음. 몇 시간 전에 통화했잖아. 문자까지 했는데. 곧 범인 잡을 것 같다며. 사건 끝난다며. 아이스크림 사온다며.

 멍한 상태로 앉아 있다가 어느새 병원 앞에 도착했음. 헐레벌떡 달려갔는데 벌써 병원 로비에서부터 정복 입은 경찰들이 무더기로 보여. 미친놈처럼 사람들 막 헤집으며 정국을 찾는데, 얘가 당최 안 보인다. 아무나 붙잡고 전 경위 어디 있냐고 물었어. 얼굴은 엉망진창이 된 채로.

 누군가가 대답했다.

 “전 경위… 조금 아까 영안실 들어갔어.”

 미친 소리 하지 말라고 뺨을 때릴 뻔했어. 근데 다리에 힘이 저절로 풀려서 병원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이 놀라며 일으켜 세워주는데, 병원 안의 소란 같은 거 어떻게 된 게 귀에 하나도 안 들어와.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진 못 믿어. 절대로.

 지민은 이를 악 물며 영안실로 마구 뛰어갔음. 굳게 닫혀 있는 문 미친 듯이 두들기며 소리쳤다. 따라 내려온 동기들이 진정하라고 옆에서 뜯어말리는데, 성가실 뿐이야. 지금 단체로 미쳐가지고 정국이 죽었다느니, 영안실 안에 있다느니, 자꾸 개소리만 하잖아.

 “정국아! 전정국!!”
 “박 경위, 진정해!”
 “내가 지금 진정을 어떻게 해?! 정국이 어디 숨었어!”

 자기 붙잡는 손길 마구 떼어내며 발악했다. 주먹으로 영안실 문 계속 두들기면서 나오라고 고래고래 소리쳤어. 아니 대체, 정국이 얼굴 좀 확인하자는데 왜 문을 안 열어주는 거야. 원망하면서 엉망으로 소리 지르고 있는데 한참 뒤 영안실 문 열리고 사람 하나가 나왔어.

 “유가족이신가요?”

 그 물음에 눈앞에 새카매진다.

 “유가족이라뇨? 시발, 미친 소리 하네….”

 지민은 실소를 터뜨렸다.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러나오고 있고, 지민을 의아하게 바라본 병원 직원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덧붙인다.

 “이상하다. 피해자는 가족사항이 없는 걸로 나오는데요.”

 그 말에 눈이 돌아갈 만큼 화가 뻗쳤다. 피해자라고? 유가족이라고?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해? 확인도 못 했는데. 지민이 병원 직원 멱살부터 다짜고짜 잡았더니 옆에 있던 다른 경찰들이 기겁하며 뜯어말려. 그리곤 지민에게 다그치듯 말했지.

 “정신 차려, 박 경위. 조금 아까 서장님 오셔서 전 경위 얼굴 확인하셨어. 바로 장례절차 밟는대….”

 하…….
 말도 안 돼.

 “얼굴… 얼굴 확인만 할게요. 제가 전 경위랑 제일 가까운 사람이에요. 네? 제가… 제가 다시 한번만 확인할게요. 그럴 리 없어요. 정국이가… 정국이가 그럴 리가…….”
 “절차는 이미 끝났습니다. 그럼.”

 싸늘하게 내뱉고는 돌아서서 영안실 문을 쾅 닫아버리는 직원의 태도에 지민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꽥꽥 내질렀다. 대체 말이 돼? 내가 확인한다잖아. 내가 정국이 얼굴 확인하겠다잖아!

 “정국아! 전정국!!!!! 야!!!! 전 경위!!!!”

 듣는 이 없는 이름 애타게 불러가며 악을 썼음. 목이 찢어질 것 같아. 아니, 어쩌면 벌써 자신의 영혼조차 너덜너덜하게 변해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지.



 결국 한참이나 동기들 손에 붙잡힌 채로 발악하다가, 순간적인 충격에 지민은 픽 쓰러져버렸음. 한참 뒤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응급실 천장이었다. 손등에 꽂혀 있는 수액 바늘을 확인하고는 화들짝 놀라서 바늘부터 뽑아버렸어.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기가 지민을 뜯어말리며 붙잡았음. 이 정신이라면 지민이 당장 대형 사고라도 칠 게 뻔했으니까.

 “…정국이는?”

 자신을 붙잡고 있는 동기에게 물었다. 그러자 역시나, 대답 대신 고개를 숙이며 침울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보고는 또다시 눈물이 차올랐음. 꿈이 아니란 게 실감났다.

 “박 경위, 진짜 미안하다. 전 경위 순직했어. 받아들여. 나도 갑작스러워서 믿기지 않는데… 분명 같이 잠복 중이었거든. 근데 갑자기 전 경위가 사라졌어. 어디서 소변이라도 보고 있나 싶었는데, 이 자식이 안 오잖아.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알고 보니 휴대폰도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 하아… 이게 무슨 일이냐. 나도 미치겠다.”

 지민은 그의 말이 여전히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전 경위 계속 못 찾다가… 병원에서 연락이 왔어. 다 죽어가는 놈 하나 들어왔다고…. 그 연락 받고 우리 다 뛰어갔지. 근데 도착했을 때는 이미…….”

 믿겨지지 않는 말들의 연속에 머리가 아팠다. 지민은 결국 충격에 다시 기절하고 말았음.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눈물은 끊임없이 흘렀어.



 정국아, 이 사람들 이상해.
 전정국… 나 무서워. 너 어디 있어?






 
   

 


디엔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헤딩왕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andYou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tndud2332  | 190506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sora lim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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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ng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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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은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정혜숙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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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sela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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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re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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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HUEG  | 190506  삭제
비밀댓글입니다
국민에미쵸  | 190506   
5월은 가정의달 아니라 선물의달인가영? 아침부터 신작의 스펙타클한 전개에호흡곤란!!!! 잠이 훅 깼어영!
한예슬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hana  | 190506   
비밀댓글입니다
과일소주  | 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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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넘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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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y  | 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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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  | 1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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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돔  | 1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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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꾹  | 190518   
순식간에 읽어버렸네;;;; 이상하다 랠리님을 알기전까지 나는 분명
난독증이 있어서 글을 집중하고 읽는데까지 오래 걸렸는데...
랠리님이 내 난독증을 고쳐주셨네
뀨밍  | 19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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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  | 1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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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챈  | 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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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ooQoo  | 19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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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de  | 1906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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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러블국민  | 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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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디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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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연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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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 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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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  | 19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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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버  |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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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돌이는울어요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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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방울  | 1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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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아누나라고불러봐  | 190612   
와나........... 숨도 못쉬고 읽었네요..........
지민이가 정국이 찾으면서 병원 헤집고 다닐때 까무룩 기절할때 전부 마치 제가 지민이인양 같이 가슴 치고 다리 힘풀리고... 정국아 어디갔어ㅜㅜㅜ 지민이 두고 이렇게 허망하게 가면 안돼ㅜㅜㅜㅜㅜ
김애송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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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님  | 1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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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란  | 19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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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은서너개  | 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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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ny1013  | 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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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민럽  | 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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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클로젯ㅅ  | 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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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예원  | 1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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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양지  | 19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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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아  | 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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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주  | 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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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92NK  | 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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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이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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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찜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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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아  | 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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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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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은서너개  | 19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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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 19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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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은서너개  | 19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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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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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른우주최고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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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아_가자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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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아만두먹쟝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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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zawaza2  | 19072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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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꼬미까뮤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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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달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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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stal Kim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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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토깽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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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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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러분국민하세여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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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랑  | 190728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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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ㅎ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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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막내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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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글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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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iiiM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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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lda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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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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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키바나나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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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음  |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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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불가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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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림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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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비  | 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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댜림  | 19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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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엘  | 19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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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믈  | 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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